친한 친구이자 동료로써 카스미를 아껴주는 포핀파티 멤버들

하지만 그런 친구들과는 정 반대로 태생이 총수이며, 누군가한테 아낌을 받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일어나곤 하는 카스미

지금까지는 자기를 신뢰해준 멤버들 앞에서 자기 이미지를 깨고싶지 않아서 그냥 골드리트리버 마냥 달라붙는 수준으로 끝내고, 이런 카스미의 취향을 알고있는 동생 아스카한테 관리를 받아왔지만 이것도 한계가 오고, 마침내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니 오타에, 사아야, 리미, 그리고 카스미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리사한테 아낌받으면서 총수생활을 하고싶다는 무시무시한 결론을 내려버리고...

*

야마부키 사아야는 당황했다. 인생에서 가장 당황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지금 당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당황스러웠다.

같은 밴드의 친구, 토야마 카스미는 사랑스러운 친구였다. 강아지처럼 누구한테나 달라붙고, 언제나 애교를 뿌리고 다녀서 사랑스러우며 보다보면 아껴주고 싶은 그런 친구. 그런 친구한테서 늘 연습하는 창고로 모여줄 수 있겠냐는 문자가 왔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걸까? 싶어서 곧장 창고로 향했다.

아무래도 문자를 받은건 사아야 혼자만이 아니였던 것 같았다. 가보니까 다른 멤버-오타에, 리미, 아리사 세 사람 다 창고 앞에 서있었다. 안쪽에서 소리가 들리는걸 보면 카스미는 이미 와있는 것 같았지만 문이 걸어잠겨져 있었다고 했다.

"잠시만 기다려달래."

아무래도 자기 집인만큼 제일 먼저 도착한 아리사가 손가락을 펴서 입에 가져다대며 말하자 사아야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미 짱,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려는걸까?"

"그런 것 같아. 갑자기 전부 모이라고 하다니."

이어지는 타에, 리미의 말에 사아야의 머리속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카스미가 네 사람을 부를만한거라면, 우리 네 사람이 기뻐할 만한 일-서프라이즈 파티 같은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봐온 카스미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그럴법 했기에 순식간에 긴장이 풀린 네 사람이 무슨 서프라이즈일지 열심히 떠들기 시작했다.

시험이 끝나서 모인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아서 미리 축하하려는 것이다...이런저런 다양한 추측이 오갈때 쯤 준비가 끝난걸까? 이윽고 카스미한테서 들어와달라는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네 사람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창고 안으로 들어간 그 순간이였다.

아리사의 표정이 드물게 딱딱해졌다.

언제나 여유롭던 사아야는 그녀답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항상 활기차던 리미마저 자기가 지금 무엇을 본거냐는 마냥 몇 번이고 눈을 비비고 있었다.

심지어는 오타에마저도 침묵을 고수한 채 눈 앞의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창고 안에는, 카스미가 입에 목줄을 앙 문채 알몸의 상태로 무릎을 꿇고있었다.

괴롭힘인걸까? 아니면 누군가 카스미를 이런곳에 방치한걸까? 카스미가 스스로 그랬다는 건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네 사람의 머리속에서 같은 생각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건 아리사였다. 자신의 윗옷을 벗더니 그대로 카스미한테 덮어주었던 것이다.

"얌마, 카스미.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감기걸려..."

"...주세요..."

아리사가 윗옷을 덮어준 그 말이 트리거였던걸까, 카스미가 입을 열어서 물고있던 목줄을 손으로 옮긴 뒤, 그대로 아리사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에헤헤...아리사아...사아야...리미...오타에...날 아껴줘..."

*

대충 그렇게 자발적 총수로 목줄물고 네 사람한테 애낌받고 싶어하는 카스미 보고싶다

누가 써와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