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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천한 계집아이 18

ㅇㅇ(112.156) 2020.10.28 03:32:05
조회 513 추천 16 댓글 5
														

빌른, 그 도시를 말하자면 대상인들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이다.

도시의 외곽을 지키고 있는 성벽의 크기만 보아도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예측할 수 있었다.

빌른은 다른 도시와의 차별점으로 오락시설을 발전시켜 유동인구를 꾸준히 모아 언제나 활발하였고.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기본적으로 상품들의 수요도 늘어나 상인들이 장사하러 오기 딱 좋은 도시였다.


"네모난 돌로 층층이 쌓여있는, 쓸데없이 크기만 한 성벽이 저 멀리 보이는구나."

"얼마나 커?"

"저 하늘에 걸린 구름에 닿을 만큼 거대하구나. 너의 빈약한 신체가 50개 있어도 저 성벽을 넘지는 못하겠구나."

"헤에.. 엄청 큰가 보네!"

빌른으로 향하는 마차의 안, 보니타와 레이첼은 반대편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고.

내 이복 여동생은 흰색 레이스가 장식된 초커를 달고 내 무릎 위에 앉아있었다. 가까이서 살펴보지 않는 한 목의 상처를 들킬 일은 없겠지.

빌른으로 가는 것은 이 세명과 나. 그리고 마차를 다루는 사람이 다였다.

나는 주렁주렁 떨거지들을 데리고 길을 다니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라 일부러 소수만을 데리고 나간 것이다.

자신의 부를 자랑하는 행위만큼 보기 흉한 것도 없으니.. 솔직히 그런 것은 질색이었다.


"옆에서는 천한 평민이 마차도 못 타고 걸어가고 있구나. 가엾은 것."

"언니 나쁜 말!"

내가 말한 사실이 뭐가 나쁜 말이라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나는 그저 내가 본 것을 전해준 것뿐인데.


"하늘에서는 거대한 드래곤이 날아다니고 있구나.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마침 용사가 나타나 드래곤을 격퇴할 움직임을 보이니."

".. 재미없어 언니."

흠, 이제는 이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건가? 어릴 때는 그렇게도 좋아했으면서.

내 이복 여동생도 이젠 나름대로 새대가리에서는 탈출한 모양이군. 칭찬해야 마땅하겠어.


살짝 내 앞을 보자, 보니타는 계속 내 이복 여동생의 목이 신경 쓰이는지 시선이 계속 목 주변을 왔다 갔다 요동을 치는 것이 보였다.

이윽고 내 눈과 마주치고는, 흠칫 떨며 고개를 숙였다. 흥, 괜한 거에 신경 쓰지 말고 업무에나 집중하면 될 것을.


"호오. 내 앞에서 보니타가 마법을 시전하는구나. 그 이름하여 탈출 마법! 당장 이 마차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려도 상처하나 없는 마법이지. 기대되는구나."

"언니 재미없다니까!!"

그 말과는 다르게 네 얼굴은 기대에 차있다만. 역시 아직도 마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이런 계집의 기대를 과연 어떻게 충족시켜줄 것인가 보니타여. 설마 재미없게 그냥 넘기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보니타의 얼굴을 노려보고는 고개를 까딱하며 움직여 마차의 문을 가리켰다.


"... 아하하.. 재밌는 농담을.."

"...."

".. 아델라님..? 아니죠..?"

흥, 재미없기는. 마차 밖으로 당장 나가 좀 구르는 것도 못하느냐?

내가 널 데려온 것은 이복 여동생을 돌보는 것도 있지만 재롱잔치용 광대도 필요해서인 걸 모르나 보지.

이젠 흥이 다 식어버렸구나..


"... 근데 언니 다리 저리니까 그만 내려놓으라니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구나 계집."

평민들이 사용하는 저급한 마차가 아니라 비교적 편안한 여행길이었지만 그렇다고 순탄하지는 않았다.

포장되지 않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차가 들썩이고. 그 충격을 미처 다 완화하지 못해 불편하기 마련. 쿠션을 준비했다고 해도 그것은 잠깐의 위안에 지나지 않았다.

하루 종일 계속 마차에 타는 것도 고역이라 먼저 좀 지친다고 말한 것은 네가 아니었느냐 계집.


"분명 네년이 나에게 어리광을 부리지 않았느냐. 분명.. 언니~ 나 너무 힘들어요~라며 떠들지 않았느냐"

"그..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조금 지친다고만 말했지.."

말로는 분명 그 정도만 말하였지. 하지만 내가 너의 속 뜻을 모를 줄 아느냐?

겉멋으로 너와 몇년동안 같이 지낸 게 아니다.

괜히 헛소리를 지껄이지 말고 얌전히 있으면 어디가 덧나는 것이더냐.


"그리고 내 다리는 아무렇지도 않ㄷ..! .... 무엇을 하는 게냐 계집."

"그냥 다리만 조금 만졌는데 이 반응이잖아요! 난 정말 괜찮다니까 언니!"

이 씹년이.. 신경에 거슬리게 하는구나..


---------------------------


도착했다! 빌른에! 그리고 누웠다! 침대에..

빌른에 도착할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어 따로 방을 구한 곳에 먼저 간다고 언니는 말했다.

방에 가기 전에 어떤 음식점 같은 곳에 들어가 식사를 했지만.. 보니타와 레이첼도 동반해서 그런지 전혀 데이트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애초에 데이트 같은 식사가 뭐지? 으음.. 모르겠네 전혀.. 나중에 보니타에게 물어봐야 하나?


식사를 한 후에는 방에 바로 돌아와 간단하게 세정을 하고 옷을 갈아입어 침대에 누울 뿐이었다. 그 모든 것을 내가 할 수 있다는데도 언니가 해주긴 했지만..

그리고 음식점에 갈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방에 도착할 때까지도 언니는 날 안고 돌아다녔다.

진짜 부끄럽게 왜 그러시는거야!! 소곤거리는 사람들의 얘기 소리가 언니는 안 들리는 건가?

휠체어도 분명 마차에 실어 갖고 왔을 텐데!!


대부분 부끄러운 기억만을 남긴 빌른에서의 첫날이라 아쉬웠지만 밤에 돌아다니자고 떼쓰지는 않았다.

언니가 엄청 강한 건 알지만 역시 밤의 도시에서 여자가 돌아다니는 건 너무 위험하지..

내일을 기약할 수밖에!!!


"언니, 내일은 뭘 할 거야?"

"네가 알 바가 아니다 계집."

내일 아침을 위해 나는 일찍 언니랑 같이 침대에 누워 내일의 일정을 물어보았다.

언니가 언제 업무를 안 하고 쉬는지 궁금한데..! 그래야 나랑 같이 데이트하지!


"내일 바쁘면 보니타랑 거리를 돌아다녀도 되지?"

언니가 바빠서 어쩔 수 없다면 미리 데이트 코스를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나는 여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동물원이라는 곳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다.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언니를 데리고 다니는 건 난도는 높지만 해볼 만하겠지!


".. 아니, 그건 안된다."

"왜?"

언니는 두 손으로 내 몸을 꽉 안고서는 놓지를 않았다.

나는 순수하게 왜 안된다는 건지 의문이 들어 언니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언니는 내 목의 붕대를 풀고 상처가 나지 않은 쪽에 입술을 대었다.


"하으.."

언니는 아침과는 달리 소중하게 내 목을 핥아주었고.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히 신경 쓰며 내 목을 빨아 주었다.

아침에 한 격렬한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상냥한 언니도 역시 좋은 걸..

하지만 그 기분 좋은 시간은 길지 않았고 금방 지나가버렸다.

언니는 침대에서 일어나 가져온 손수건으로 내 목에 남은 침들을 닦아주시고는 다시 내 목에 붕대를 감았다.


"끝..?"

"이만 자라 계집. 늦게 자면 내일 아침에는 어떡하려고 그러느냐."

언니는 이만 자라며 나를 껴안고는 그대로 수면에 취한 상태인 것 같았다.

나는 뭔가 불만족스럽게 끝나 아쉬웠다고는 결국 말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말하면 언니는 날 변태 취급하며 놀릴게 뻔하니까!





"비비안..."

기대감 때문에 그런지. 낯선 침대에 누워서 그런지. 언니가 날 꽉 껴안고 자고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욕구가 미처 다 채워지지 않고 행위가 끝나서 그런지.

잠이 그다지 오지 않아 멍하니 10분 정도 누워있을 때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 미안하다."

"언니..?"

언니는 붕대를 감은 내 목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작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건 혹시 언니가 인생에서 4번째로 사과하는 순간?! 지금이 며칠이더라?! 잊지 않고 기억해두어야..!


"..."

"언니?"

언니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을 유지하셨고 나는 의아하게 생각하여 언니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었다.

눈을 감고 계시며 일정하게 호흡을 하시는 언니의 모습은 이미 잠에 빠진듯한 모습이었다.

아까 한 사과는 설마 잠결에 하신 건가.. 아니면 부끄러워서 일부러 자는 척을 하시는 건가..

만약 내가 이 침대에서 몰래 슬쩍 빠져나가는 척을 하면 언니는 자는 척을 그만두고 바로 일어나 날 잡으실게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것을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잠결에 하시든 아니든 그게 그렇게 중요한 사실도 아니고. 언니가 날 마음속 깊이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안 것만으로 난 만족했다.


".... 좋아해.. 언니.."

나는 날 껴안고 있는 언니의 목에 다가가 살짝만 깨물어 주었다.

언니가 잠에 빠져 못 들을 수 있는데도 사랑한다고 말을 못 하는 나는 분명 겁쟁이 일 것이다.

이미 언니와 마지막 선만 안 넘었지 할 건 다했는데도.. 그 말을 전하지는 못했다.

아마 나는 언니와 같이 밤을 보내도 내가 먼저 선뜻 고백을 하기는 어려울거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유일하게 의지하고 있는 언니니까.. 지금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두려우니까..

같이 밤을 보낸다고 해도 날 받아드릴 가능성이 100퍼센트가 되는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언니이.."

역시 언니가 날 사랑한다고 고백하게 만들어야겠지.. 아니.. 그렇게 만들고 말겠어...

아직 만족하지 못한 탓인지 나의 손은 자신의 위로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고.

어느새 내 입은 쇠의 맛이 풍기는 액체를 빨아먹고 있었다.



------


악역영애의 앞잡이가 다시 재업하는거 보고 너무 기뻐서 눈물 흘렸어..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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