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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예쁘네. 별."

과카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02 00:05:33
조회 610 추천 18 댓글 4
														



쓰던 중 듣던 노래라 같이 트셔도 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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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에서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새까만 도화지에 물감을 흩뿌린 듯 별이 총총했다. 행여나 옆으로 떨어질까 서로를 끌어안은 채, 우리는 침대에 누워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직 우리 둘과 별빛, 그리고 이따금씩 깜빡이는 불빛만이 있었다.


나는 쉽게 잠에 들지 못했었다. 밤이 되면 내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시커먼 느낌에, 항상 잠을 설치곤 했던 것이다. 하지만 혜원과 함께 잤던 첫날, 이상하게 그날은 유독 잠이 오지 않던 밤이었음에도, 왠지 좋은 느낌으로 잠들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항상 그녀와 함께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랬다.


"...넌 항상 별 보는 거 좋아했잖아."


"널 보는 것보다 좋아하진 않았지."


"뭐야, 갑자기."


나의 능글스러운 말에 혜원이 가볍게 픽 웃었다. 평소라면 그 후로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겠지만, 오늘은 조용했다. 새근거리는 나와 그녀의 숨소리, 그리고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뿐이었다. 그 고요를 틈타 새어오는 한기에 나는 그녀를 안았다. 느릿한 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도 똑같은 소리를 듣고 있을까. 나는 문득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나를 마주 보았다.


나를 가만히 올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별빛을 비추던 그 눈동자에 나는 가만히 들여다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말 없이 아기를 다루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쥐었다. 항상 동여매고 있던 머리카락도 지금은 하늘하게 풀려 손가락 사이로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장난치듯,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가볍게 꼬아보자 그녀가 목을 살짝 움찔였다.


"...이런 것도 괜찮을지도."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혜원은 내 말이 어이 없는지 질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숙여 그녀와 입술을 맞대었다. 그녀의 입술은 차가웠다. 색을 볼 수 있었더라면 창백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시 한 번, 그리고 여러 번, 나의 체온으로 그 입술을 붉게 데우려는 듯 계속 그녀와 입을 맞췄다. 나의 반복적인 키스 속에서도 그녀는 그저 내 옷깃만을 가볍게 쥐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힘 없는 몸짓에, 나는 더욱 세게 그녀를 안았다. 옷 아래로 그녀의 서늘한 살결이 만져졌다. 나는 그녀의 모양 하나하나를 손가락으로 더듬어갔다. 잊고 싶지 않은 그 모양.


그녀도 내 옷깃을 놓고 천천히 팔을 뻗어, 나의 몸을 폭 감싸 안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팔이 내 등을 두르며 가볍게 눌러왔다. 슬며시 등허리를 쓰다듬어오는 그녀의 손길에 나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점차 추워지는 탓은 -물론 실제로 그렇긴 했지만서도- 아니었다. 오롯이 그녀의 손길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품었다. 온기를 최대한 붙잡으려 하며.


"성은아."


문득 그녀가 말했다. 가녀린 목소리였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여전히 차갑다.


"후회하지 않아? 날 만난 거."


"후회하지 않아."


"날 사랑한 건."


"후회하지 않아."


"하지만 날 따라왔잖아."


미안해, 그녀는 덧붙였다. 그 마지막 말에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다시금 찾아온 고요. 또 다시 조용했다. 새근거리는 나의 숨소리, 그리고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


"...혜원아. 나 후회 안 한다. 정말이야."


그녀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의 몸 너머 깜빡이는 불빛의 글귀만이 끊임없이 답하고 있었다.




"통신 장치: 오프라인.

중앙 엔진: 오프라인.

발전 모듈: 오프라인."

.

.

.

경고, 잔여 동력이 부족합니다. 설비의 정상 가동이 불가능합니다. 발전 모듈을 복구해주십시오.

치명적인 시스템 손상: 생명 유지 장치. 복구를 재시도합니다."

.

.

.

"...복구를 실패하였습니다. 복구 시도 127번째. 복구를 재시도합니다."




나는 혜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도 평온하게 잠든 그 모습에, 나는 그녀의 고개를 가슴으로 품었다. 변함없는 메시지에 나는 눈을 감았다.


"...잘 자."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 채 나는 속삭였다. 이제는 잘 시간이었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곧 그녀가 기다릴 별 속의 꿈으로, 고요히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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