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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제-141

1234(39.113) 2020.11.05 23:58:12
조회 119 추천 10 댓글 7
														

남편이 있다.


자식이 있다.


그렇지만 미호는 외로웠다. 무엇이 부족한지 그녀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에게 무언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외로웠다.


남편은 상냥하고 자상했으며 능력있고 완벽했다. 아이도 말 잘듣고 사고 치지 않고 잘 크고 있었다.


게다가 미호 본인은 만약 원한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다.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미 여러가지 성과도 이룬 상태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공허했다.


만에 하나 무언가 있다면 그녀의 마음은 채워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미호도 몰랐기에 잿빛과도 같은 무미무취한 생활이 반복되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이라고 합니다."


남동생이 자신의 아내 될 사람이라고 데려온 여자를 만난 그 날, 미호의 마음은 얼마만에 흔들렸는지 모른다.


이것이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지만 미호는 오랜만에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남동생의 아내.


너무 다가가거나 하면 오히려 관계는 최악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마지막 이성이 알려주었기에 미호는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시누이로 있으면서 챙겨줄 것은 챙겨주는 정도에서 미호는 마이에게 너무 다가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 정도가 딱 좋았다.


자신의 생활, 그리고 마이의 생활이 균형을 이루면서 가끔씩 두근거리는 마음을 즐기는 정도가 잿빛 뿐인 생활에 활기를 만들어 주었다.


허나 그런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륜.


남동생의 불륜은 곧 이혼으로 이어졌다. 마이는 결국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저녁 미호는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전혀 예정되지 않은 파멸이었다.


그렇게 세상은 다시 잿빛으로 돌아갈 터였다.


---------- 


벨소리가 울렸다.


미호는 언제나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누구에게 왔는지 확인하였다. 그 순간 그녀의 눈은 크게 커졌다.


"여보세요?"


아주 살짝 떨리는 목소리가 되었다는 것을 미호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언니? 미호 언니지요?"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마이였다. 이혼 이후 단 한번도 연락 한 적이 없었는데 그녀 쪽에서 먼저 미호에게 연락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 못했기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무슨 일이니?"


반가움을 가득 담아 미호는 마이에게 물어보았다.


"저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마이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시간을 정해서 미호는 마이를 만나러 갔다.


----------- 


"그런거구나."


미호의 목소리는 조금 무거워졌다. 마이가 어쩔 수 없이 전화한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누구라도 비슷한 감정일 터였다.


이혼 직후 마이는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상태는 안타깝게도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이는 자신의 남은 모든 돈을 다 아이에게 쏟아부었다.


허나 병원 치료비는 위자료 따위로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러나 마이 역시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마이는 어쩔 수 없이 염치 불구하고 미호에게 연락을 한 것이리라. 미호는 그런 마이를 보며 안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두운 욕망이 물씬 솟아 오른 것도 사실이었다. 그것을 행하는 순간 자신은 선을 넘긴다는 것을 미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이의 울먹거리는 얼굴을 보는 순간, 미호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욕망에 굴복하고 말았다.


---------- 


"미안. 하지만 난...."


이미 일은 벌어진 뒤였다. 뒤늦게 미호는 후회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이는 멍한눈으로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호텔의 스위트 룸, 벗겨진 옷, 그리고 나신이 된 두 사람.


미호는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실감했다. 그리고 마이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마이는 그저 아이를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자신에게 몸을 맡겼다.


미호는 자신이 쓰레기 같이 느껴졌다.


남동생은 마이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그랬는데 자신마저도 사람이 해선 안될 짓을 한 것이다.


미호는 한숨만 내쉬었다. 그 순간의 즐거움은 더 없는 쾌락이지만 끝난 후 후회는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


마이는 아무런 말 없이 샤워하러 들어갔다. 미호는 조용히 그녀가 적어준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우울감이 미호를 감쌌다. 이대로 자신은 쓰레기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너무 미안해 할 거 없어요. 그래도 덕분에 애 병원비는...."


씻고 나온 마이는 폰으로 입금을 확인한 후 그렇게 말하며 쓸쓸하게 웃었다. 미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철컥


마이는 옷을 다 입고 조용히 나갔다. 미호는 한동안 멍하니 문만 바라볼 뿐이었다.


---------- 


그 일이 있고 얼마 동안 마이는 연락이 없었다. 미호도 그 날의 일을 잊으려고 했다. 하지만 또 다시 폰이 울렸다.


"또 돈이 필요한거야?"


미호는 조용히 물어보았다. 마이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날 유린하더라도 돈을 줄 사람은 미호 언니 밖에 없으니까요."


"...."


미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마이와 함께 호텔을 향할 뿐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전부라는 듯 서로의 몸을 섞고 돈을 입금했다.


우울함은 미호의 마음에 더해진다.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허나 일그러진 바퀴는 그렇게 계속 돌아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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