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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천한 계집아이 22

ㅇㅇ(112.156) 2020.11.10 19:30:44
조회 306 추천 14 댓글 5
														

수십 명의 발소리, 길을 나아갈 때마다 주변에서 들리는 겁먹은 듯한 목소리, 소곤거리는 마을 사람들.

필히 우리들은 지금 빌른의 거리에 불온한 낌새를 내뿜는 존재겠지.

이렇게 대규모로 떼를 지어서 돌아다니니 당연한 건가..

아니, 드디어 언니와 빌른에서의 데이트인데 이까짓 문제야 아무것도 아니지!!

언니랑 오늘! 마침내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중요한 거니까!!


“언니, 근데 우리 지금 어디 가는거야?”

“글쎄다.. 모르겠구나.. 후후.”

이왕이면 내가 데이트 코스를 정해서 언니랑 돌아다니고 싶지만.. 불가능하려나.

난 빌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사전답사를 위해 보니타랑 미리 빌른을 돌아다닌다고 언니에게 말해도 싫어하는 눈치였고.

동물을 좋아하는 언니를 위해서 동물원이란 곳에 자연스럽게 데려갈 방법도 없고. 애초에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그냥 대놓고 가자고 해야 하나?


“계집, 기대하고 있어도 좋다. 오늘은 특별히 네가 예상하지도 못한.. 놀랄만한 장소에 데려가 줄 테니.”

“응, 언니! 기대하고 있을게!”

“그리고.. 이봐.”

나와 대화를 하던 언니는 잠시 걸음을 멈추시더니, 고개를 돌려 뒤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에게 무언가 얘기하셨다.

이후 몇 명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근방에서 남자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는 언니는 그 남자를 끌고 가시라고 명령하셨다.

무.. 무슨 일이지? 누가 다친 건가?


“언니, 무슨 일이야..?”

“넌 신경 쓸 필요 없다. 버러지 같은 놈이 계속 우릴 쳐다보고 있어서 말이다. 조금의 벌만 줬을 뿐.”

“쳐다봤다고 비명소리가 날 정도로 시민을 괴롭히지마 언니!”

“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다.”

하긴 그런가.. 언니는 쓸데없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고 자상하시니. 이상한 짓을 하실 리가 없겠지.

또한 내가 신경 써서 괜한 일을 벌일 가능성도 있으니 얌전히 넘어가는 게 맞겠지.

빌른에서의 마지막 날이니만큼 시간도 철저히 아껴 써야 하고!


그렇게 가끔씩 몇 명의 사람들을 언니가 잡아가면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기 위한 식당을 찾으러 거리를 돌아다녔다.

2일 동안 하루 종일 여관에서 제공해 주는 식사를 먹기만 해서 질리니 오늘은 아침부터 밖에서 먹자고 언니에게 말하였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저항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귀에 흘러들어오지만 나는 굳이 들은 척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것보다 지금은 언니와의 데이트가 중요하니까! 언니도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하셨고!


“이거 무슨 냄새야?”

“저기 너의 동족이 꼬치에 꽂혀 구워지고 있구나.”

“내 동족? 인간을 말하는 거야?”

“새대가리 년이 뭐라는…. 계집, 아프니까 그만 꼬집거라.”

고소한 냄새가 거리에 풍겨 언니에게 물어보니, 시민들이 즐겨먹는 닭꼬치의 냄새라고 하셨다.

맛있어 보이는 냄새.. 먹고 싶은걸..


“언니 저거 먹자!”

“저런 오물 같은 음식을 거리에서 돌아다니며 먹는 것은 품위가 떨어지는구나.”

“.. 나랑 같이 먹기 싫어..?”

“…”



---------------------------------------


 


“뭐라고? 지금 뭐라고 지껄인 거지?”

“아쉽지만 이번 일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시아님. 게다가 제가 직접 살펴본 바, 그 소녀의 보호자는..”

“하, 그래. 됐다. 데리고 오는 게 안된다면 내 직접 다녀오지. 어차피 보호자라고 해봐야 돈 앞에서는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가령 다리가 3개인 여자. 다리가 3개지만 걷는 것도 편치가 않아 제대로 된 일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성인이 된 그녀를 부모가 아직도 키우고 있었지만 서민인 이상 한계는 언젠가 찾아오는 법. 난 그 틈을 찔러 식비 일주일치 정도의 돈만을 건네주었지만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것도 모르고 이곳에서 도망쳐서 부모에게 가려하다니.. 어리석은 년.


손가락이 6개인 남자. 손가락이 6개라고 주위에서 피하고 부모조차 불길하다며 버린 남자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자신은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왔고, 문제 또한 일으키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자칫하면 마을에서 불길하다며 살해당할뻔한 것을 이 내가 간신히 납치해온 것도 모르고 나에게 반항하는 멍청한 남자이기도 하다.


키가 굉장히 작아 내 무릎에도 머리가 안 닿는 남자. 자신의 마을에서는 다들 자신을 반겨준다며 돌아가고 싶어 하는 어리석은 생물. 마을 아이들이 돌을 던지면서 놀고 주민들이 화풀이로 때리는 것조차 자신을 좋아해서 그런 거라는 낙관적인 그. 그의 부모는 돈을 줄 필요도 없으니 제발 데려가달라고 사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마을에 돌아가고 싶다니..


여기에 있는 모든 상품들이 그래왔다.

끔찍이 자신의 아이를 아낀다며 겉으로는 큰소리 뻥뻥 치던 부모조차도 돈 몇 푼 쥐여주니 금세 조용해졌다.

하긴, 밥만 축내며 노동력도 없는 짐 덩어리들을 어느 누가 나서서 돌보겠는가?

보호자랍시고 나서는 자들은 돈을 받고 자신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하면 누구나 좋아하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보호자가 없어 혼자서 살림살이를 하거나 팔려가기 싫다고 저항하거나 도망치던 자들에게는 따로 전문적으로 일을 맡아주던 이들이 있으니 걱정도 없었다.

남들과 다른 상품들은 항상 주위에 위협을 받거나 짐이 돼왔고, 나도 돈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들을 구해내는 처지가 되었다.

항상, 예외란 없었고. 지금도 그럴 것이 틀림없다.


이제 자금도 예전보다 비교적 여유로워 직접 찾아가 거래를 하는 것도 번거로우니 편하게 의뢰를 맡겼으나.. 결국은 날 귀찮게 하는구나.

그렇게 내가 직접 거리를 걸어 찾아가기를 몇 분.

집사의 안내에 따라 거리의 안으로 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였다.

오전부터 시끄럽게도 지껄이는구나..


“이거 맛있다 언니!”

기어코 보이기 시작한 소문의 천사 같은 얼굴의 소녀.

확실히 그 얼굴은 나까지도 한순간 흔들릴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였다.

닭꼬치의 소스로 얼굴 주변을 전부 더럽히지만 않았으면 말이다.

 

“그렇군.. 네가 잘 먹는 걸 보니 가축의 먹이 정도로는 쓸만하겠구나”

“언니도 먹어봐!”

자신이 먹던 닭꼬치를 언니로 보이는 여자의 입가에 들이밀어 소스를 묻혔다.

후훗.. 진짜 바보 같은 자매가 따로 없구나.

아델라의 입가는 닭꼬치의 소스로 범벅이 되었지만 그것에 신경도 안 쓴 채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응? 아델라?


“"아델.. 라?"

"호오.. 여긴 어쩐 일이더냐, 신시아여."

아델라의 뒤에서는 까칠한 인상의 용병 수십 명이 날 째려보고 있었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조만간 저택으로 찾아갈 예정이었지만, 그 저택의 주인인 아델라가 빌른에 있었으니까. 놀랄만도 하지.

하지만 그것보다 그 소녀의 보호자가 설마..


".. 크흠, 오랜만이구나. 아델라. 그 싸가지없어 보이는 말투는 여전하구나."

"오랜만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여전히 그 씹창난 얼굴은 바뀌지 않았구나 신시아."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만나지도 못했던 오랜 친구. 아델라.

그 얼굴은 여전히 자존심이 넘치고 눈빛 또한 날카로웠다.

시간이 흘러도 그 용모와 성격은 정말 여전하구나.. 설마했지만 내가 알고 지내던 아델라가 정말 맞는 거 같았다.

입가에 소스를 묻히고 있는 그 멍청한 모습만 빼면.


“그것보다.. 네가 안고 있는 소녀는 너랑 무슨 관계인 거지?”

그래, 지금은 아델라와의 재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었다.

나의 사업을 더욱 성공시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않으면 지금 아델라와 만나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사실은 지금도 인정받을만하지만 더욱 재산을 늘려 나쁠 건 없지. 그것을 위해서 새로운 상품을 구비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거? 이건.. 그래, 내 짐 덩어리라 말할 수도 있겠지.”

“우물우물..”

아델라의 말과는 달리, 그녀는 닭꼬치를 작은 동물마냥 야금야금 먹고 있는 소녀를 소중하게 안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부자처럼,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는 양 아델라의 얼굴은 행복에 빠져있었다.


“흐응.. 그래..?”


어느새 내 손은 주먹을 쥐고 힘이 들어가, 피가 날 지경이었다. 


----------



글 좀 빠르고 길게 쓰고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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