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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습작앱에서 작성

참수리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11 03:02:54
조회 465 추천 16 댓글 4
														

마지막으로 글쓴게 2년 전인데다 백합은 첨이라 넘 이상해도 나쁘게 보진 말라주라 ㅠ

제목 그대로 습작이야.


------


*나는 사랑이라는게 뭔지 모른다.

딱히 관심도 없었고 그냥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주변에서 시키는대로, 되는대로 살았던 것 같아.

그렇게 대학을 나오고 평범하게 직장에 들어왔다.

사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그냥 숨을 쉬고 피가 돌고, 별다른 의미라는 건 없는 거 아닐까.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뭘 그렇게 생각해요?"

들었다가 맞으려나.. 얘는 도대체 뭘까.

휴일에 딱히 할 것도 없고, 고향에서 보던 별풍경이 그립기도 해서 별보는 동호회를 찾게됐다.

죄다 나이 지긋한 아저씨.. 도 아니고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이라 글러먹었구나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나 보다. 동년배의 여자애도 있다는 게.

"또 대답 안해주네.. 그거 되게 무례하다는 거, 본인도 잘 알지 않아요?"

"별 생각없이 답했다가 꼬리를 물리는 것 보다는 입을 다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완전 질려버린 표정. 눈에 보이지 않아도 훤했다.

그래, 난 이런 년이니까 가서 네 볼일이나 보렴. 별보러 와서 왜 내 옆에서만 알짱 거리는건지...

가을의 산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추웠다.

할아버지들이 단단히 입고 오라고 하기는 했는데, 찬공기를 계속 마시니까 몸 속부터 차가워지는 것 같다.

... 뭐 어때 추운 것 마저도 반가워.

무료하고 의미없는 내 삶에는 이런 작은 생소함이라도 달콤해.

역시 사람은 취미를 가져야..

"연초님, 커피 마셔요."

아직도 안갔나, 하는 생각에 옆을 보니 작은 컵을 손에 들고있다.

"고마워요."

호의는 고맙게 받아야지. 그치만 그 이상은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

다들 처음에는 웃으면서 다가온다.

남자든 여자든, 동년배든 연상이든.

그러다 내 무미건조함에 질려서 다들 떠나버린다.

멋대로 왔다가 멋대로 떠나고, 내가 터미널도 아니고..

무뚝뚝한 내 탓이라면 탓이겠지. 난 원래 이런 사람인 걸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아! 별똥별!"

"별똥별 처음 봐요?"

"방금 게 처음이에요. 와... 엄청 빠르다.."

달도 뜨지 않아 칠흙처럼 캄캄한 눈앞에, 별빛이 비친 눈동자가 보인다.

감탄하는 걸 딱히 방해하고 싶진 않아서 가만히 커피를 홀짝인다.

"소원은 빌었어요?"

"빌 틈이 없는데요? 너무 금방 사라져서.. 유성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찰나의 순간이라서 소원 같은거 빌 엄두도 안나서요?"

"앗 연초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음.. 그래도 보자마자 로또 당첨!! 이렇게 외치면 들어줄지도 모르겠는데..."

연초는 동호회에서 쓰는 내 별명이다.

혼자서 로또 당첨을 외우면서 하늘을 쳐다보는게 꽤 귀여워 보이기도 하다.

"파랑님은 왜 별을 보세요?"

"으음... 왜일까요.. 저곳에 별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나랑 정말 코드가 안맞는 사람인 것 같다.

예의상 어색하게나마 미소를 지어 보지만 어두워서 안보였으려나.

"예쁘잖아요. 도시에서는 안보이기도 하고. 뭔가 고상하기도 하고..? 연초님은요?"

"저는..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서요."

그치. 잃어버린 나.

이젠 빈 껍데기 밖에 안남은 나를, 이전에 가득 차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어렸을 때 할머니 손가락을 잡고 동산에 오르던, 순수하고 반짝이던 나.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싶었더라.

무얼 하면서 살고 싶었더라..

"차에 들어가있을게요. 너무 춥네요."

계속 생각했더니 또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무 생각 안하고 싶어서 온건데 그것도 글러먹은 것 같아.

대답도 듣지 않고 차에 들어와 히터를 켰다.

저 앞에 보이는 실루엣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혼자서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손을 휘적거린다.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부러워라.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편다.

밤의 어둠이 무색하게 아침의 풍경은 너무나도 밝고 화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돌아간건지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새벽 공기라도 즐겨야지.. 하는 마음에 차 문을 열자 서늘하고 축축한 가을 아침의 공기가 몸을 울려댄다.

땡그랑-

땡그랑 소리가 날만한게 여기 있던가..?

가만 보니 작은 커피캔 하나가 뒹굴 거리고 있다.

붙어있는 작은 포스트잇

읽지 않아도 누가 두고간건지 짐작이 간다.

'급한 일 생겨서 먼저 가요. 운전 조심하고 다음에 또 봐요.'

나도 모르게 지어진 미소.

그때 왜 웃음이 나왔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



나는 사랑에 배신당했다.

매번 그랬다.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랑도 결국엔 식어버리고 만다.

나에게 사랑은 그저 당연한 건데.

곁에 있는게 당연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당연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게 당연하다.

당연한게 차곡차곡 모여서 어느새 돌아봤을 때 우리가 이만큼 깊어졌구나, 생각하는게 사랑 아닐까.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다들 질리고 무료해지면 문제점에 눈이 더 가고

결국 이별을 고한다.

그럼에도 나는 웃는다.

밝은 척이라도 해야 내 삶이 밝아질 것만 같아서.

그 사람과의 흔적을 모두 정리한다.

사진도 커플링도 옷들도 기구들도 전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성장했다고 생각해야지.

그래도 이번에는 서로 웃으면서 헤어졌잖아.

괜찮아. 이별은 익숙해.

아픈건 익숙해.

익숙해.

...

처음으로 별이란 걸 보기 위해서 먼 곳 까지 왔다.

아는 사람이 추천해줘서 들어간 동호회인데, 어째 할배들 밖에 없는 것 같아.

의사에 변호사에 사장님에 세무사.. 별보는 거는 돈이 많이 드는구나...

조금 일찍 도착해서 할배들에게 인사하고 이것저것 망원경 구경도 하고,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왔다.

어둠! 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캄캄한 거를 생각해 왔는데, 정말 어둡다.

발 밑이 보이질 않아서 걷는 것도 조심스러워진다.

산등성이랑 하늘의 경계가 보이질 않는다.

별이 안보이는, 저기가 산이구나. 어렴풋이 짐작해야할 정도로.

나름 힐링도 되는 것 같다. 별들이 예쁜 것도 그렇지만 이 칠흙같은 어둠이 참 매력적이야.

저 아래쪽에서 밝은 라이트가 올라오는게 보인다.

늦게 온 사람인걸까?

한쪽에 차를 대고 내리는데, 불을 전부 꺼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예의 바른 사람이네..

할아버지들에게 인사를 하고 어디론가 향한다.

너무 어두워서 가만히 지켜보지 않으면 안보일 것만 같다.

인사라도 해야지, 생각하면서 조심조심 다가가서

"안녕하세요. 파랑이라고 해요."

"... 아 네, 안녕하세요. 연초에요."

! 할아버지가 아니야?!

"와, 전부 할아버지들인줄 알았는데 젊은 사람도 있긴 했나보네요?"

"..."

씹혔어.. 너무해 나만 반가운가? 아니, 내가 너무 친한척 했나?

딱히 대답할 마음 없나 싶어서 옆에 쪼그려 앉는다.

목소리로 봐서는 나랑 나이도 비슷할 거 같은데..

목석마냥 앉아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얼굴도 잘 안보여...

"오늘 날씨가 되게 좋은가봐요. 구름도 없고 하늘도 캄캄해서 할아버지들도 좋아하시더라구요."

"..."

뭐야.. 슬슬 기분 나빠지려고 해. 무시하는거야 뭐야?

한마디 쏘아 붙이려고 옆을 보았더니, 눈동자에 별빛이 반짝인다.

오.. 눈에는 우주가 담겨있다는게 이런 뜻이었나? 예쁜데?

"뭘 그렇게 생각해요?"

"..."

앗 이쪽 봤다. 보일락 말락.. 머리는 꽤 길었네.

근데 왜 말을 안해? 벙어리야?

"또 대답 안해주네.. 그거 되게 무례하다는 거, 본인도 잘 알지 않아요?"

"별 생각없이 답했다가 꼬리를 물리는 것 보다는 입을 다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우와... 뭐야 이사람? 슈퍼 철벽.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왜이래..

싫다는 걸 이렇게까지 표현하는데 굳이 더 말 걸어서 좋을 건 없겠지.

아, 할아버지들 커피 끓이고 있었는데, 가져다 줘야겠다.

... 근데 왜 이사람을 챙기고 있담?

하여튼 오지랖 넓은건 고쳐지질 않아..

조용히 일어나서 종이컵에 담긴 믹스 커피를 가져온다.

딱히 오늘만 오고 관둘것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마주칠텐데 사이 좋게 지내면 좋잖아.

그냥 좀 쿨한 사람인거겠지.

"연초님, 커피 마셔요."

"... 고마워요."

와 나 이거도 무시했으면 집에 갔어 정말.

역시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아. 고맙다는 말도 해줬잖아?

자연스레 옆에 쪼그려 앉아서 고개를 든다.

음... 오리온 자리가 어느거지..? 아는게 오리온이랑 가시오피..? 가시오가피? 아무튼 그거 밖에 없는데...

별이 너무 많아서 전부 다 오리온인것 같아..

어플이라도 다운받아서 올걸,

"아! 별똥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말 1초도 안되는 순간에 번쩍이는 섬광에 나도 모르게 외쳐버렸다.

"별똥별 처음 봐요?"

앗 말 걸어줬네. 왠지 기분 좋아. 목소리도 예쁘고..

"방금 게 처음이에요. 와... 엄청 빠르다.."

"소원은 빌었어요?"

"빌 틈이 없는데요? 너무 금방 사라져서.. 유성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여튼 옛날 속담 전부 그짓말들 투성이야. 이걸 어떻게 빌라는 거야? 기만이야 기만!

"찰나의 순간이라서 소원 같은거 빌 엄두도 안나서요?"

"앗 연초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음.. 그래도 보자마자 로또 당첨!! 이렇게 외치면 들어줄지도 모르겠는데..."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이지.

돈 많은 부자돼서 애인이랑 놀러다니는게 소원인걸! 로또 당첨 로또 당첨....

음... 연초님은 소원 같은거 없을까..?

물어보고 싶은데, 또 무시당할 것 같아..

"파랑님은 왜 별을 보세요?"

머뭇거리던 중에 먼저 물어온다.

츤데레야..? 아깐 다 씹더니 이제와서..

"으음... 왜일까요.. 저곳에 별이 있으니까?!"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친구 추천으로 온거니까...

... 그래도 좀 성의 있게 대답 해줘야겠지?

"예쁘잖아요. 도시에서는 안보이기도 하고. 뭔가 고상하기도 하고..? 연초님은요?"

자연스러웠어 자연스러웠어. 자 언니의 소원은 뭐에요??

"저는..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서요."

... 역시 괜히 물어봤네. 기분이 별로인가봐.

이사람도 차였나?

아님 주식 떡락이라도 했나..?

궁금해. 뭐가 그렇게까지 우울하게 만든거야?

얼굴도 안보이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

신경쓰여...

"차에 들어가있을게요. 너무 춥네요."

쫒기 듯이 차로 걸어가버리는 연초님을 잡을 수가 없었다.

들어주고 싶었는데..

위로해주고 싶고 공감 해주고 싶었는데.

하긴, 내가 뭐라도 되는 것도 아니고.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인걸.

너무 붙임성 좋은 내가 문제인거지.

가만히 캄캄한 하늘을 바라보다 그녀의 차를 몇 번 보고 나도 내 차로 향했다.

히터를 켜고 던져뒀던 폰을 집자 잔뜩 쌓여있는 부재중이 나를 반긴다.

아... 좀 밤새 즐기려고 했더니만.. 연초님 얼굴도 보고싶은데...

부랴부랴 모여있는 할아버지들에게 인사하고 시동을 건다.

저 구석의 그녀에게 자꾸만 눈이 간다.

밤샐 작정이었어서 캔커피 몇 개 가져왔는데, 이거라도 주고 가야지.

작은 포스트잇에 몇 글자 끄적이고 차 문 앞에 내려뒀다.

밤새 얼어버리진 않겠지.. 아 몰라. 할만큼 했어.

그래도..

다음에는 좀 더 오래 얘기해 보고 싶다.

또 볼 수 있겠지?



---------------------


이 뒤로는 몇 번 더 만나다 밤말고 낮에 만나다 야스까지 가는거로 써볼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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