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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치사토 선배, 이제 넣어도 돼요?”앱에서 작성

타에치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11 22:44:41
조회 1293 추천 40 댓글 20
														



“음.... 나도 처음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흘러나오는 걸 보니 괜찮지 않을까?”

“그럼, 넣을게요.”

 타에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막대 과자를 초콜릿 분수에 담갔다. 긴 검은 머리의 미녀가 초콜릿이 끈적하게 발라진 과자를 입에 넣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요염해 보인다고 치사토는 생각했다. 

 오도독 소리를 내며 과자를 씹던 타에는 눈을 반짝이며 감상을 말했다. 

“맛있네요!”

 실로 간단한 표현이었지만, 후배의 황홀해하는 표정을 본 치사토는 그녀가 매우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타에의 이런 표정을 볼 수 있다면 초콜릿 분수는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일의 발단은 며칠 전이었다. 이제 제법 쌀쌀해진 날씨 속을 걸으며 슬슬 겨울옷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치사토에게 타칭 운명의 만남이 찾아왔다. 

“치사토 선배, 오랜만이네요! 이건 운명일지도!”

“아, 타에 짱. 오랜만이네.”

 치사토의 한 학년 후배인 하나조노 타에는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자신보다 10센티 이상 작은 선배의 옆에 섰다. 

“오늘은 쉬는 날이에요?”

“응, 모처럼 생긴 여유시간이라 산책하고 있었어.”

“그런가요. 저도 산책 좋아해요.”

 그렇게 말하고는 싱긋 웃는 타에의 얼굴을 보자니 치사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 잠시 같이 걸을래?”

“네!”

 떨어지는 낙엽 밑을 걸으며 두 사람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마치 길바닥을 구르다가 사람 발에 차인 돌처럼 여기저기 튀어 다니던 대화의 주제는 어느덧 초콜릿 분수에 이르렀다. 

“그래서 리미 생일날에는 초콜릿 분수를 꺼내와서 마음껏 먹었어요.”

“후후, 그거 좋았겠네.”

“네. 그래서 언젠가 꼭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요, 초콜릿 분수!”

 주먹을 꼭 쥐고 다짐하는 타에의 얼굴이 아른거려서였을까. 그날 저녁, 치사토의 손가락은 쇼핑 앱에 올라온 초콜릿 분수의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막상 집에 배달왔을 때는 충동구매의 결과에 자괴감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1월 11일.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치사토는 초콜릿 분수를 내세워 타에를 집에 초대했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치사토 선배는 안 드세요?”

 잠시 과거 회상에 빠져있던 치사토는 타에의 말에 정신이 돌아왔다. 

“아, 아니야. 나도 하나 먹어볼까.”

 분수에서 흘러나오는 초콜릿을 막대 과자에 골고루 바르고 입에 넣자 달콤한 맛이 치사토의 입안에 달라붙었다. 맛을 음미하던 그녀는 문득 타에가 자신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왜 그러니?”

“치사토 선배, 혹시 저 때문에 초콜릿 분수를 산 거예요? 제가 저번에 좋아한다고 해서?”

 그러고 보니 타에는 눈치가 빨랐지. 치사토는 대답을 망설였다. 분명 타에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산 건 맞았지만, 사실대로 말해서 너무 무거운 사람 취급받는 건 싫었다. 

 결국 그녀는 얼버무리기로 했다. 

“꼭 그런 이유만으로 산 건 아니지만, 타에 짱이 좋아한다면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그런가요. 그렇다면...”

 타에는 초콜릿이 발라진 막대 과자를 치사토에게 내밀었다. 

“자요, 치사토 선배.  아앙~.”

“뭐, 뭐니? 갑자기.”

 치사토는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지만, 타에는 포기하지 않고 과자를 계속 들이댔다. 

“내버려 두면 초콜릿이 바닥에 떨어질 거예요.”

“후우, 정말....”

 치사토는 할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눈앞의 과자에 입을 갖다 대었다. 마치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처럼, 타에는 조심스럽게 과자를 치사토의 작은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막대 과자는 또각또각 끊어지며 치사토의 입을 채워나갔고, 과자를 끝까지 넣은 타에의 손이 치사토의 입술을 스쳤다. 

“아.”

 입술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치사토는 뜨거운 것이 닿은 것처럼 몸을 뒤로 뺐다. 하지만 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금 치사토의 입술에 닿았던 손가락 끝을 혀로 핥았다. 그 모습을 본 치사토는 마치 자기 입술이 타에에게 핥아지는 것 같아 얼굴을 붉혔다. 

“왜 그래요, 치사토 선배?”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타에를 본 치사토는 속에서 무언가 울컥했다. 언제나 이 아이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것은 싫었다. 

 결심한 치사토는 초콜릿 분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을 세워 흐르는 초콜릿에 집어넣자 그녀의 흰 손가락이 금세 진한 갈색으로 덮였다. 치사토는 초콜릿에 적셔진 손가락을 그대로 타에를 향해 내밀었다. 

“타에 짱도 아앙~.”

 이 정도면 아무리 타에라도 당황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손가락을 들이대는 치사토였지만,  언제나처럼 타에는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타에는 자신의 긴 머리가 초콜릿에 닿지 않도록 쓸어넘기고는 치사토의 손가락을 입에 머금었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어찌할 줄 모르던 치사토는 타에의 입안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그녀의 손가락에 얽히는 것을 느꼈다. 

 이건 설마...혀?

 몰캉한 타에의 혀가 손가락에 감기자 치사토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촉에 당황하여 손가락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타에는 두 손으로 치사토의 손을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타에의 잡아당기는 힘이 치사토의 힘보다 강하다 보니, 치사토의 작은 몸은 그대로 끌려가고 말았다. 

 잡아당겨져서 털썩 엎어진 치사토는 자기가 타에의 몸을 덮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새 빠진 손가락에는 타에의 타액이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더럽잖니.”

“손 안 씻었어요?”

“그런 얘기가 아니라....”

 치사토는 문득 자신의 얼굴이 타에와 아주 가깝다고 생각했다. 가까이서 느껴지는 타에의 향기가 가슴을 가득 채우자 치사토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키스할 것 같아. 

 아니, 해도 괜찮지 않을까. 

 치사토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타에를 살폈다. 방바닥에 흘러 퍼진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그녀의 미모를 한층 살리고 있었다. 처음으로 사랑에 눈뜬 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만약 첫사랑을 사람의 모습으로 빚는다면 그건 하나조노 타에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치사토는 생각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막 치사토가 타에의 입술 위로 고개를 숙이려는 찰나, 두려움이 갑자기 그녀에게 파고들었다. 만약 이게 타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그저 좋은 선후배 사이를 바라는데 자신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면?

 불편한 자세를 유지한 채로 치사토는 한동안 고민하였다. 하지만 타에는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실례할게요.”

 치사토의 어깨를 잡은 타에는 몸을 일으켜 세워 뒤집었다. 순식간에 아까와는 정반대의 포지션이 된 상황에서 치사토를 내려다보며 타에가 물었다. 

“치사토 선배, 저 좋아해요?”

“응? 아니, 잠깐만....”

“대답은 예스 아니면 노에요.”

 입을 뻐금거리며 변명을 말하려던 치사토는 진지한 타에의 눈빛에 더는 물러날 곳이 없음을 직감했다. 결국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작은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 말했다. 

“...좋아해.”

 치사토의 고백에 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초콜릿 분수의 보답을 드릴게요.”

 타에의 얼굴이 천천히 내려오고,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졌다.  치사토는 입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이 초콜릿의 잔재인지, 아니면 지금 녹아내릴 것 같은 자신의 기분 탓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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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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