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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제-151

1234(39.113) 2020.11.15 17:59:59
조회 97 추천 10 댓글 1
														

"엄마! 나 왔어!"

 

미사토는 딸의 목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딸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라 그렇지 않아도 간식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안녕하세요."

 

마중을 나간 미사토 앞에 딸의 친구 치에가 조용히 인사했다. , 세츠코는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면서 미사토에게 오늘 어쩌다보니 같이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 그렇구나 어서 들어오렴."

 

미사토는 그렇게 말하며 치에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평소 딸이 친구를 데려오는 일이 없었기에 세츠코는 더 없이 반가운 모양이었다.

 

허나 방으롤 들어간 치에의 아름다운 옆 얼굴을 보는 순간, 미사토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미사토는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최초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한번 놀러오는 것이 어려웠을 뿐, 이후 치에는 종종 세츠코를 만나기 위해 집으로 찾아오곤 하였다.

 

미사토는 그런 치에를 항상 자신의 딸처럼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먹을 것도 잘 챙겨주었다.

 

"후우...."

 

치에를 떠올리며 미사토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스스로에게 자기 혐오스러운 감정을 느끼곤 하였다.

 

치에는 나이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아이였다. 단순히 성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타고난 색기며 특유의 분위기가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매우 위험했다.

 

그저 관계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파멸로 끌려갈지 모르는 일.

 

그렇지만 미사토는 자신도 모르게 치에에게 빠져드는 것을 어느 정도는 자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절대로 피해야 할 일.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듯한 아이다. 그런 아이에게 마음이 뻇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몰랐다.

 

다행한 것은 치에가 자주 집에 온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건 저주일지도 모른다.

 

미사토는 어느 정도 그 이유를 눈치채고 있었다. 아이들은 때론 어른들의 눈을 속인다고 잔꾀를 부리는 법이다.

 

미사토 또한 그런 것을 일부러 모르는 척 속아주고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미사토의 딸, 세츠코는 흔히 말하는 소년스러운 면모가 있는 아이다. 조금만 꾸미면 미소년으로 착각할 정도의 중성적인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아이에게 치에가 끌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터였다. 그리고 둘은 넘어선 안될 선을 이미 넘은 것인지도 몰랐다.

 

그런 치에를 볼 때마다 미사토는 가슴이 아파왔다.

 

크고 맑은 눈동자, 긴 머리카락, 그리고 아름다운 입술.

 

떠올리는 것만으로 황홀해지는 치에를 보고 있으면 어두운 욕망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

 

만에 하나 자신이 남자라면 이미 진작에 파멸로 향해 갔을 터였다. 그렇지만 미사토는 그러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이성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치에가 비에 젖어 집을 방문했을 때 미사토의 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물론 그녀가 치에에게 몹쓸 짓을 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단지, 비에 젖은 소녀의 황홀한 모습에 휩쓸려 살짝 입을 맞춘 것 뿐이었다.

 

처음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비에 젖은 소녀의 몸을 닦아주려고 수건을 가지고 간 것 뿐이었다.

 

그러나 떨고 있는 치에의 모습은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맞춘 것은 저항할 수 없는 유혹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성은 금방 돌아왔다.

 

겹친 입술은 곧 떨어졌고 치에 뿐 아니라 미사토마저도 서로 놀라 얼굴을 붉혔다.

 

그것은 명백한 행동이었다. 미사토도 치에에게 일말의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허나 치에는 그 후로도 세츠코를 만나기 위해, 혹은 그녀가 없더라도 집에 오곤 하였다.

 

그것은 미사토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차라리 오지 않으면 좋을지 모른다. 아니 딸 아이와 헤어져 주면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치에는 그러지 않았다.

 

치에에게 있어 세츠코는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은 상대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미사토는 분명 자신에게 입을 맞춘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겁박하거나 하진 않았다.

 

미묘하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공기 속에서 하루 하루 시간은 흘러만 갔다.

 

----------

 

세츠코가 대회 출전을 위한 합숙으로 며칠간 외지로 나갔다. 그 동안은 치에도 집에 오지 않을 터였다.

 

미사토는 약간은 아쉬운 마음으로 빨래를 정리하였다. 그래 이것이 맞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차피 자신은 그 아이들 사이에 끼어들면 안될 터였다. 비가 오는 우울한 날씨 때문에 그런 자신이 더욱 서글프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게 당연한 것이겠지.

 

딸이 누구와 사귀던 그것은 딸의 문제. 자신이 괜히 복잡하게 만들면 그게 더욱 큰 죄가 될 터였다.

 

빗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 소리에 맞춰 미사토는 빨래를 정리했다. 조용히, 시간은 흘러만 간다.

 

띵동

 

이 시간에는 누가 올 사람이 없었다. 남편은 돈만 보내주지 이미 다른 살림을 차린지 오래였다.

 

그렇기에 잡상인 정도를 제외하면 올 사람이 없을 터였다. 최근에는 뭔가를 주문한 것도 없으니 초인종을 누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일단 장난은 아닌거 같으니 미사토는 밖으로 나갔다.

 

"치에양...."

 

미사토는 또 다시 비에 젖은 치에를 바라보며 탄식과도 같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

 

치에는 쓸쓸한 미소와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어쩌다 이렇게 젖은거야?"

 

미사토는 자신의 본능을 최대한 억누르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치에는 주저하듯 답했다.

 

"그때도 이랬으니까요."

 

"...."

 

미사토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는 실수였다. 그리고 세츠코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라 미사토는 죄책감마저 가지고 있었다.

 

"그때의 키스, 잊을 수 없었어요. 두 사람 모두 날 사랑한다는 걸 느꼈거든요."

 

아직도 비에 젖은 상태로 치에는 그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요염함은 너무나 치명적이다.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전히 젖어있는 몸을 닦으려고 하지도 않고, 치에는 미사토에게 다가갔다. 미사토는 그런 그녀를 거부하거나 하진 않았다.

 

"나쁜 아이구나."

 

미사토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치에를 껴안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긴 키스를 나누었다. 지난 번과 다른, 긴 입맞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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