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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무제-153

1234(39.113) 2020.11.17 20:26:52
조회 141 추천 12 댓글 2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뒤치닥거리를 하는 것은 보기보다 훨씬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학생회장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성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업무를 뒤에서 서포트 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레이코는 오늘도 학생회장 유코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완전히 뻗어버렸다.

 

유코는 분명히 대단한 사람이다. 언제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을 음지에서 지원하는 건 레이코의 몫이다.

 

유코가 각종 사업을 조금만 줄여도 레이코의 업무는 줄어들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유코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절대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덕분에 레이코는 매일 고생이다.

 

아직 학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레이코는 사축이 된 기분이었다. 만에 하나 그녀가 가진 유코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런 일은 하라고 해도 안 할 터였다.

 

그랬다.

 

애정.

 

레이코는 유코를 사랑했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이고 비밀스러운 짝사랑이지만 레이코는 유코를 사랑했다.

 

그렇기에 이 많은 일들을 해내는 것이다. 레이코의 업무능력은 덕분에 어지간한 회사원들보다도 나았다.

 

덕분에 레이코는 매일 피로에 쩔어있었다.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학생이라면 충분히 잘 때는 자야하지만 그렇지 못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아...."

 

오늘도 많은 업무에 지쳐 레이코는 한숨만 내쉬었다.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기에 더욱 그런 것인지도 몰랐다.

 

만에 하나 유코가 조금만 덜 열정적이었다면 조금은 편했겠지. 그러나 레이코는 안다.

 

그랬다면 그녀는 유코에 끌리지 않았을 것이다.

 

유코는 스스로를 한계까지 불태우기에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런 유코를 지탱할 수 있기에 레이코는 행복했다.

 

그것은 어쩌면 자기파멸적인 것인지도 몰랐다.

 

자신에게 가중되는 수많은 일은 이미 레이코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코는 유코를 계속 부추겼다.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의 광기였다.

 

레이코는 유코가 그런 일을 해나가는 사이에 빛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으니까. 유코가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컨트롤 하면서 레이코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모두 처리해 내었다.

 

하지만 덕분에 둘다 서서히 한계다.

 

아무리 잘나봤자 학생이라는 것을 레이코는 망각했다. 유코 또한 마찬가지. 이제 레이코는 서서히 일을 줄여야 할 때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이라는 건 시작은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 그 사실을 망각한 대가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오늘도 야근은 확정. 이대로라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레이코는 처음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끝나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다.

 

"고생이야 레이코."

 

학생회시로 들어온 미야는 그런 레이코에게 고생한다며 캔음료를 하나 주었다. 고맙게 받아 마시며 레이코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일 또 늘리고 하면 위험하겠는데?

 

미야는 레이코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레이코는 그저 쓴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어찌할 방법을 그녀는 몰랐다. 레이코 입장에서는 돈이 걸린 일도 여럿 했으니까.

 

만약에 유코가 조금 덜 유능했으면 선생님들이 그녀를 막았을 터였다. 하지만 유코가 유능했고 레이코가 그걸 확실히 커버해주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왜 그렇게 일을 늘린거야?"

 

"그러게...."

 

미야는 레이코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레이코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저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할 뿐.

 

그런 레이코를 보며 미야는 쓰게 웃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미야는 이미 알고 있었다. 레이코가 왜 그러는지를.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 무어라 말을 하진 않았다. 대신 그 상황을 즐길 뿐.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이것을 놔둘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대로라면 미야에게 소중한 사람이 쓰러질 터였다.

 

"즐거움도 좋지만 적당히 하는게 좋을거야."

 

미야는 그렇게 말하며 레이코에게 다가갔다. 레이코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없었다.

 

만약에 피로로 머리가 멍해지지 않았다면 영민한 그녀는 금새 알아차렸겠지. 그렇지 못한 것은 피로 누적의 결과였다.

 

그리고 잠시 후 레이코는 쓰러졌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며 미야는 한숨만 쉬었다.

 

약을 넣은 음료를 아무렇지 않게 마신 레이코의 미스. 허나 일반사람들은 이런 걸 예상도 못할 터였다.

 

이건 모두 레이코를 위한 것이라고 미야는 생각했다. 아마 이건 이것대로 일방적인 생각이겠지.

 

그렇지만 그런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터였다. 미야는 레이코가 더 이상 유코와 얽매이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레이코는 미야가 생각하는대로 움직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야는 레이코의 몸을 이곳 저곳 만지며 그녀가 완전히 잠에 빠졌는지 확인했다.

 

그리고는 일부러 유코가 오기를 기다렸다. 언제나 그렇듯 유코는 정해진 시간에 레이코를 만나러 오기 때문이었다.

 

또각또각

 

멀리서 발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 때에 맞춰 미야는 일부러 보라는 듯 잠에 빠진 레이코와 입을 맞췄다.

 

", 무엇을 하는겁니까?"

 

유코는 당황해서 말했다. 그러자 미야는 그런 유코에게 자랑하듯 말했다.

 

"레이코는 내꺼니까. 회장은 신경 안 쓰는게 좋지 않나요?"

 

미야의 말에 유코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달려가버렸다. 이런 일은 처음이니 내성이 없는 것이겠지.

 

"자 이제 어떻게 하지?"

 

난장판을 만들었으면 그 다음이 문제였다. 과연 어떻게 될지 미야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유코와 레이코를 떼어 놓아야 레이코는 자신의 것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레이코는 좀 쉴 수 있을 터였다.

 

"해보자고...."

 

미야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재밌을 거란 생각과 함께.

 

그러나 레이코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르고 그냥 잠을 잘 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입술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미야는 레이코에게 다가가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아까는 유코를 놀리기 위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방적인 긴 키스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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