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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자매백합 플롯 짜봤다

ㅇㅇ(1.219) 2020.11.18 20:42:59
조회 291 추천 12 댓글 3
														

이지희와 이혜린은 유별나게 친했던 자매였다. 서로 옷 바꿔입기에 거리낌이 없었고 혼자만의 시간이 아닌 서로와 함께 있는 지내는 시간을 좋아했다. 혜린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누워있기보다는 언니의 방에 놀라가 웃음꽃을 피웠고, 지희는 컵라면을 끓이기보다는 동생을 식탁에 앉히고선 부모님 몰래 소 등심을 태워먹었다. 주말만 되면 영화를 틀어놓고 서로 소파에 기대 한시간정도 보다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졸기 일쑤였다. 잠에 들 때도 안 온다 싶으면 서로의 침대에 가서 같이 자곤 했다. 은근한 따스함을 느끼며 서로를 꽉 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땀 때문에 흥건하게 젖어도 같이 있는 것을 좋아했던 자매였다.

 

자매는 쌍쌍바를 좋아했다. 항상 지희가 산 다음 쌍쌍바를 반으로 갈랐는데 십중팔구 못생기게 갈라졌다. 항상 큰 쪽을 혜린에게 나누어주며 배시시 웃었다. 혜린은 매일 작은 것만 먹는 언니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지희는 학교에서 요구르트가 나오면 안 먹고서 주머니에 넣고서 나중에 혜린에게 주었다. 손에 꼭 쥐어서 뜨뜻미지근한 요구르트는 맛없었지만 혜린은 좋다며 넙죽 먹었다.

 

지희와 혜린은 한 살 차이였다. 하지만 혜린은 7살에 학교를 들어가고 지희는 8살에 학교에 들어가 같은 학년을 다니게 되었다. 지희와 혜린의 부모님은 자매들을 빠른년생으로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었다. 자매는 이미 대부분 말들을 잘하며, 덧셈 ,뺄셈, 곱셈까지도 잘했다. 어린이집을 더 이상 보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부모는 차라리 1년을 낭비하기보다는 일찍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급생보다 벌어들인 1년은 확실한 값어치가 있었다. 하지만 지희는 부모님이 학교를 일찍 갈 건지 물어보니 동생과 좀 더 있고 싶다며 거절했고, 혜린은 부모님이 물어보자마자 넙죽 언니랑 같이 학교를 가겠다며 빠른년생으로 들어갔다.

 

두 자매는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항상 한자리수, 못해도 10등 대에 들어갔다. 자매는 사립학원에 안보내도 문제집과 인강을 주면 서로 공부하며 머리를 맞대어서 그런지 공부를 잘했다. 그래도 항상 지희가 혜린보다 평균 등수가 높았다. 마지막 남은 언니의 자존심을 열심히 지키다 가끔씩 동생에게 지곤 했지만 건강한 경쟁의식을 불태우며 펜을 끄적였다. 언니! 내가 이번에 이기면 스테이크 만들어줘. 그래. 내가 이기면 혜린이가 나한테 스테이크 만들어줘. 자매의 부모는 가끔씩 집에 있는 커다란 고기들이 사라지는 것을 애써 눈감아주었다.

 

자매는 슬프게도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졸업까지 같은 반에 배정된 적이 없었다. 지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말인 보이지 않는 손이 나랑 혜린을 떨어뜨렸다며 내년에는 제발 동생과 한 반이 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담임은 곤란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런 데에 쓸 말이 아닐뿐더러 진짜 있다 해도 운빨이라고 하는 신의 손장난이었다.

 

자매는 서로 같이 급식을 먹고 싶어 해도 먹을 수 없었다. 한껏 친구들에게 안기며 의리를 외쳐대고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지희는 친구가 없을 수가 없었다. 운동도 잘하며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 혜린도 친구가 없을 수가 없었다. 자매들은 평소에는 대여섯명, 많을 때는 10명까지도 이동수업이든, 급식이든 뭉치고 다니니 같이 밥을 먹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매가 중학교 때 붙여진 별명은 지혜였다. 지희와 혜린의 앞 글자를 따서 지혜. 공부를 잘하다는 점은 별명에 힘을 실어주었다. 가끔씩 친구들은 지희에게 지혜라고 불렀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혜린에게 지혜라고 불렀다. 혜린은 이 별명이 맘에 들었다. 마치 언니와 자신이 어딜 가든 떨어뜨릴 수 없는 피붙이임을 인정해주는 말 같았다. 지혜라는 예쁘고 자연스러운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도 좋아했다. 서로가 같이 있을 때라면 친구들은 지혜즈 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언니. 나랑 영화관 고?”

 

 

혜린은 가끔씩 지희가 만들어내는 신조어가 당황스러웠다. 저번에는 야스라는 말을 만들어내더니 뭔가 했더니 YES를 어디나라 발음으로 했다나. 아저씨 같은 말투가 참으로 신기했다. 근데 야스라는 말 좀 이상한 의미.. 아니야..?

 

? 기가 뭐야?”

 

를 기라고 한 거야.”

 

뭐야. 언니 아저씨 같아.”

 

내가 좀 세상을 이끌어가는 기성세대 같은 분위기가 있지.”

 

아니 그 소리가 아니라..”

 

혜린은 지희의 이상한 오만함에 고개를 휘휘 저었다. 자꾸 이상한 말을 뱉는 언니가 걱정되었지만 친구들 많은 걸 보니 그래도 친구들이 좋은 사람인 거 같아 마음이 놓였다.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으면 이런 이상한 단점 하나정도는 신이 만들어 준 것 같았다.

 

자매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발단은 지희가 점점 친구들과 논다며 혜린과 있는 시간을 줄여가서였다. 서로 친구가 많고 잘 논다고 해도 매일 마다 20시 이후와 토요일만큼은 자매의 시간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다. 말로 정하진 않았지만 9년의 시간동안 몸에 박혀있던 애매하고도 민감한 규칙이었다. 마치 급식시간에 친구들과 밥 먹는 것처럼.

 

처음으로 규칙을 깨버린 지희는 연거푸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혜린은 잘 하지 않는 사과까지 하는 지희에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딱 정한 규칙도 아니었고 그걸 강요하기에는 명분 같은 것이 부족했다. 혜린은 서러움을 가면 속에 숨긴 채 괜찮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언니가 선물을 사와서 팔찌를 달아주니 서러움이 눈 녹듯 사라졌다.

 

하지만 지희는 이런 자매의 약속을 계속 깨가다가 나중에는 그냥 말없이 나가버리기까지 했다. 혜린은 가시 같은 응어리가 속에 쌓여만 갔지만 말할 수 없었다. 매일 마다 기다린 8시는 무엇을 하며 놀까 같은 기대감이 아닌 언니가 올지 안 올지 라는 의문과 두려움이 쌓여갔고, 토요일에도 또한 그런 두려움과 함께 언니가 남아있기를 기대하며 항상 시간을 비웠다. 친구들이 놀러가자며 권유를 해도 항상 이런저런 핑계로 피하며까지 시간을 비웠다. 언니가 토요일에 안 나갈 확률이 1퍼센트라도 있었으니 그 작은 확률을 버릴 수 없었다.



이러다가 친구랑 나쁜 장난을 하는 언니를 발견하고 그걸로 협박해서 나쁜장난을 치는 혜린 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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