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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스미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사아야 (카스사야)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19 03:59:13
조회 697 추천 21 댓글 9
														

야마부키 사아야. 의지가 되는 언니. 밴드 내에서 맡는 악기도 박자의 기준이 되는 드럼. 집에서는 가사도, 빵집 일도 척척 해내는 믿음직한 장녀이자, 학교에서는 이렇다할 말썽 없이 성실한 학생.


그러나 사아야와 꽤 오래 같이 지내다 보면 사아야의 본성을 다들 어렴풋이 알게 된다. 사아야는 은근히 남들한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가끔 엉뚱하거나 - 아리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카스미스러운 - 충동적인 말과 행동도 보여줄 때가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그녀의 이미지가 대외적으로는 [모두의 언니] 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런 유치한 성격을 감출 정도로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대가 천직인 배우조차 내가 아닌 나를 장시간 연기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학교가 아닌 집에서만이라도 가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사아야의 특수한 가정 환경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쨌든 집에 가면 끼니마다 챙겨야 할 동생들이 있었고, 카운터를 보는 사아야 없이는 야마부키 베이커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직 고등학생인 사아야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 나도, 언니가 있었다면...... '


그러니까 사아야는 아주 오래 전부터 언니가 생겼으면 했다. 준과 사나가 자기한테 응석을 부리듯이, 자기도 하루쯤은 누군가에게 안겨서 투정을 부리고 싶었다. 남이 차려주는 밥을 맛있게 먹고, 품에 안겨서 오늘 있었던 일을 아이처럼 떠들고, 같이 잠자리에 들고 싶었다. 물론 사아야에겐 그저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지만.


적어도 며칠 전 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던 사아야였다.


*


카스미랑 그런 일이 있었던 이후로 사아야는 이전처럼 카스미를 대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흑역사를 만들어버렸다는 후회도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그날의 경험은 사아야의 마음 속 깊은 욕구를 콕콕 자극했다. 그날을 떠올리면 사아야는 금세 묘한 기분이 되었다.


카스미도 카스미였다. 그날 이후로 카스미는 사아야한테 좀체 어리광을 부려오지 않게 되었다. 사-야, 사-야 하면서 달라붙고, 주는 빵을 받아먹고, 바보처럼 헤실거리고... 여동생을 넘어서 애완견같은 이미지를 줬던 카스미였지만 왜인지 그날 이후로 카스미가 바뀌었다. 태도 자체는 당연히 살가웠지만, 이전의 카스미에서 사야야를 향한 어리광만 의도적으로 빼 버린 느낌! 


그러니까, 카스미는 은근히 어른스러워졌다.


그런 생활이 몇 주 이어지다 보니까, 사아야는 까놓고 말해 미칠 지경이 되었다. 솔직히, 카스미의 색다른 모습이 두근두근하다. 이전에는 마냥 친동생 같은데다 어린애같이 순수하고 귀엽다고 생각한 카스미한테서 요새 사아야는 매번 다른 매력을 발견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체육 시간이 되면 카스미는 늘 투정을 부렸었다. 더운 여름에도 꾹꾹 달라붙어 와서는, 구슬땀에 젖은 머리를 사아야가 수건으로 닦아주고 나면 사아야의 무릎 위에 앉아서 같이 휴대용 선풍기의 바람을 쐬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종류의 응석이 아예 없어진 데다가, 오히려 은근히 사아야를 챙겨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딱 그 시점부터 사아야는 묘하게 실수가 잦아졌다. 준비물을 빼먹는다거나, 약속을 까먹는다거나... 어쩌면 '누군가가 나를 챙겨준다' 라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놓아버렸는지도 모른다. 역시 자기도 집에서는 아스카의 언니라는 건지 카스미의 돌봄은 사아야가 느끼기에도 꽤 능숙했다.


" 사-야. "


그날 방과 후에도 카스미가 사아야를 불러 세웠다. 사아야는 흠칫 몸을 떨었다. 카스미가 요즘 자기를 부를 때에는 무언가 또 언니처럼 챙겨주고 싶어 할 때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또 뭘 놓쳤을까, 가방 챙겼고. 서클 예약 시간 확인했고. 핸드폰은 주머니에 있고. 그리고 또...


" 사-야, 운동화 끈 풀렸어. "


" 응!? 아, 그렇네... "


얼른 몸을 숙이려는 사아야보다도 카스미의 손이 더 빨랐다. 발치 아래서 꼬물거리는 카스미의 손가락이 금세 사아야의 신발 위에 예쁜 리본을 만들었다.


" 자, 됐다. 사-야, 끈을 풀고 다니다 넘어지면 큰일인걸. "


" 아핫, 아하하...... "


운동화 끈으로 지적을 받은 건 정말 유치원 이후로 언제였을까. 사아야의 뺨은 어찌할 새도 없이 달아올랐다. 그런 사아야를 보는 카스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도, 사아야는 눈치채지 못했다.


" 그럼, 이따 저녁에 봐! "


그런 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카스미의 손을, 사아야가 무심코 덥석 잡았다. 놀랄만도 했는데도, 카스미는 오히려 태연하게 사아야를 돌아보고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너 그럴 줄 알았어' 라고 말하는 것처럼. 


" 사-야? 할 말 있어? "


" 응!? 아, 그, 그러니까...... "


" 으응-? "


그 와중에도 고개를 갸웃하는 카스미의 눈웃음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아야는 간신히 대화의 다음 운을 띄웠다.


" 오, 오늘은 나 한가하거든. 그러니까 저녁 연습 전까지 카스미네에 있을까 해서...... "


*


카스미의 집까지 가는 동안, 왜인지 둘은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었다. 손에서 느껴지는 카스미의 높은 체온이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카스미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사아야의 가슴은 콩콩 달음박질을 쳤다. 그때랑 똑같은 상황, 똑같은 공간... 카스미의 손을 잡고 있으니, 사아야는 긴장이 풀어지려고 하면서도 은근히 가슴 한 구석을 누가 간질이는 것처럼 기분 좋은 불안감을 느꼈다.


마실 것을 가져 오겠다는 카스미를 부엌에 두고, 카스미의 방에 들어서자 사아야는 곧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남의 집에선 예의바른 사아야였으니만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상하다고 느낄 법 한 행동이었다. 어쨌든 사아야는 카스미의 침대에 누운 채로 마음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몇 번 했다. 그러다 보니 카스미의 향이 폐 끝까지 들어차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더욱 두근거리게 되는 역효과를 주었다.


' 이게 뭐람, 진짜로... 미리 말도 안하고 카스미네에 놀러 가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오면서 내내 카스미한테 손 잡히고, 지금은 카스미 침대에 누워있고... 나 진짜 왜 이렇게...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럼 안 되는데... 아아- '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풀어진 최근의 모습을 반성하다가도 어느새 카스미 생각이 났다. 향기 좋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온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걸까. 목욕할 때 장미 꽃잎 달인 물이라도 쓰나? 카스미가 쓰는 이불을 눈 밑까지 끌어올리자 마치 전신이 카스미에게 둘러싸인 것만 같았다. 그 상상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이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사아야는 반대로 짜릿한 기분마저 들었다.


벌컥-


그 순간, 카스미가 노크도 없이 - 애초에 자기 방이지만 - 문을 열었다. 사아야는 반사적으로 몸을 확 일으켰지만, 마치 이불을 무릎담요처럼 두르게 된 꼴이 되었다. 


" 사-야, 내 이불이 그렇게 맘에 들어? 후후후, 그거 내가 아끼는 거라서, 떼 써도 못 주는데. "


" 무, 무슨 내가 떼를 쓴다고 그래, 카스미!? 이불을 달라니, 억지도 그런 억지가... 아우, 더워... "


들고 온 다과를 책상에 올려 놓은 카스미가 사아야의 옆에 걸터앉았다. 이렇게 스킨십을 해오는 카스미가 사아야한테는 오랜만이었다. 이전의 순수한 스킨십과는 다르게 조금 더 끈적한 느낌은 들었지만...


" 프흐흐, 사-야, 사-야~ "


은근히 경직된 분위기를 눈치 챈 것인지, 카스미가 손가락으로 사아야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장난을 쳤다. 맹수 앞의 초식동물처럼 움츠러든 사아야의 긴장도 조금 녹았다. 


" 어라, 해보자는 거냐~!! "


사아야 쪽에서 본격적으로 카스미를 간지럽히자, 카스미도 깔깔거리며 반격을 했다. 그렇게 둘이 한참을 손장난을 치다가, 침대에 나란히 눕게 되었다. 카스미와 얼굴을 가까이서 마주하니 또 새삼스럽게 두근거리게 되는 사아야였다. 


" 사-야. "


" 응...? "


" 있잖아...... 나랑 또 그거 할래? 그때 했던 거. "


" ...... "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사아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이전에 잠깐 즐겼던 달콤한 역할놀이, 카스미 언니의 여동생이 된 나... 평소 같았으면, 심지어 오늘 학교가 끝났을 때까지도 체면 때문에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을 사아야였지만 이번에는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방 안 가득한 카스미의 향기 때문이었을까, 억눌렸던 욕구가 드디어 한계에 다다른 탓일까?


그래서, 사아야는 대답 대신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언니- 해봐. 흐흥... "


귀여운 웃음소리를 내면서, 카스미가 역할놀이의 요구조건으로 내민 것은 그때 차마 못하고 도망간 호칭 정리.


" 아무리 그래도, 그, 그건 부끄러운데... 아... "


" 어라, 싫으면 그만 하구... 그때 했던 거 다시 하고 싶지 않아? 후후... "


' 네,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


결국 카스미가 눈앞에서 흔드는 달콤한 마시멜로를, 사아야는 덥석 물고 말았다. 부끄러움은 잠깐이지만 이걸로 오후 내내 응석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


" 어, 언니... 카스미 언니. "


" 응, 그거야~! 사-야, 하려면 할 수 있잖아! 정말, 너무 귀엽다~! "


그런 말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서 침대 등받이에 기댄 카스미가 두 팔을 벌렸다.


" 자, 사-야! 이리 온... 마음껏 어리광부려줘. "


카스미의 달콤한 말에 이끌려서, 사아야는 거의 반자동적으로 카스미의 무릎에 올라탔다. 이 순간을 얼마나, 얼마나 기다려왔던 걸까... 체격이 카스미보다 조금 큰 사아야라서, 다른 사람이 보면 조금 웃긴 포즈로 어정쩡하게 올라탄 두 사람이었지만 지금 사아야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 사-야, 이렇게 안기는 거 좋아해? "


" 네, 카스미 언니... "


" 흐흐흥, 귀여워.... 아~! 사-야, 진짜 너무 귀엽다! 그때 안 도망갔으면 좋았을 텐데! 언니 소리 듣는 거 엄청 기분 좋은 거 있지? "


그러게요, 제가 그 때 미쳤었나 봐요. 부끄러움 탓에 합리적인 사고의 회로가 살짝 녹아버린 느낌의 사아야는, 그렇게 대꾸하는 대신 카스미에게 완전히 몸을 푹 기대었다. 그리고는 카스미를 살짝 올려다보았다.


카스미도 그런 사아야의 뺨을 손으로 기분 좋게 어루만져 주었다. 어느새 사아야의 뺨은 카스미의 체온보다 더욱 달아올라서, 뺨에 닿는 손가락이 기분 좋게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 사-야, 아~! "


탁자에 놓인 간식은 자세히 보니 아이스크림이었다. 여름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아이스크림이라니. 거기다가 아~! 라니! 지금 나한테 그걸 네가 먹여줄 때까지 입을 벌리고 기다리란 말이니, 카스미? 아무리 네가 좋다고 해도, 내가 거기까지 할 리가 없잖아...


라고 생각은 해도, 지금의 사아야에게 카스미의 말 한마디는 마치 마법의 주문같은 효과가 있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사아야는 입을 조금 벌렸다. 


한 손으로 능숙하게 포장지를 깐 카스미가 사아야의 입술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조심히 물렸다. 튜브형 아이스를 쪽쪽 빠는 사아야의 머릿속에서는, 묘한 쾌감과 수치심이라는 양가감정이 일기토를 벌이고 있었다.


" 맛있어, 사-야? "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살짝 뺏어 버리고는, 짓궂게도 사아야에게 자꾸만 말을 시키는 카스미였다.


" 네에, 카스미 언니... 맛있어요. "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카스미 언니라는 낯부끄러운 호칭도, 은근슬쩍 하게 되어버린 존댓말도 어느새 입에 붙어버렸다. 사아야는 부끄러워 고개를 돌려 버렸던 카스미 쪽으로 다시 슬그머니 눈길을 주었다. 마치 귀여운 어린 아이나 애완 동물을 보고 있는 듯한 카스미의 표정이 사아야를 더 부끄럽게 했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맞자, 카스미는 사아야에게 입맞춤을 했다.


" 프, 하앗...!? 카, 스미!? "


" 푸하, 으응... 사-야, 언니! "


" 그그,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방금 왜 키키키, 키스를.... 키스 맞지!? "


" 응, 맞는데? "


" 그런 거, 이상하잖아! 아무리 그런 분위기라고 해도, 우리 딱히 사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나 처음, 이었는, 데... "


" 나도 처음이었어. 사-야는 나 싫어? 나는 사-야가 좋은데... 사-야가 내 여자친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


달콤한 키스에 이어지는 달콤한 사랑 고백에 사아야는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이미 어쩌면 이거 꿈인지도 몰라. 이게 꿈이라면 난 진짜 욕구불만인거야, 이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어... 그런데 좋잖아, 카스미 언니랑 키스하고... 이 꿈 아껴놨다가 내일 밤에도 꾸고 싶다....


" 나, 나도 너 좋아해...! 카스미 언니, 조, 좋아해요, 하...... 읍, "


사아야의 말이 끝나니가 무섭게, 카스미가 다시 입을 맞춰왔다. 이번에는 서로의 혀가 섞이는, 아까보다는 더 질척한 키스. 생각지도 못하게 하게 된 첫 키스에서는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 향이 났다.


" 엣, 내 정신 좀 봐. 아이스 다 녹았네... "


이미 꽤 녹아서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 튜브의 겉면은 끈적해진 상태였다. 더구나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저녁 연습에 가야 할 시간이었다. 아이스크림을 접시에 내려놓으며 카스미가 몸을 일으켰다.


" 사-야, 나중에 또 하자? 나 손 씻고 올게! "


" 자, 잠깐만...! "


" 응...? "


고개를 갸웃하는 카스미의 손을 사아야가 잡아 끌었다.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이 묻어 끈적해진 손가락을, 하나하나 입에 물기 시작했다.


" 쪽... 츄웁... 츕... "


사아야의 도톰한 입술에서 야릇한 물소리가 새어나왔다. 부드러운 혀로 카스미의 손가락을 훑고, 아이스크림을 핥아 내었다. 카스미의 손가락을 빤다는 행위에 너무나도 열중한 나머지, 사아야가 입을 떼고 카스미를 다시 올려다 보았을 때는...


얼굴이 빨개진 카스미가 황급히 손을 등 뒤로 숨기고 있었다.


" 사-야!? 변태!! "


" 내, 내가!? "


" 그렇게 야하게 핥으면 어떡해! 말도 없이! 부, 부끄럽잖아...! "


" 야, 야하게!? 카스미 네가, 분명 마음껏 어리광 부리라고... "


" 손가락을 핥는 건... 그냥 야한 거잖아! 어리광이 아니라! "


" 아하, 아하하...... "


" 오, 오늘은 그만...! 다음에, 조금 더 해보자... "


황급히 화장실로 향하려는 카스미의 허리를, 사아야가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늘 부추겨놓고 비겁하게 도망가려는 부끄럼쟁이 카스미를, 오늘만은 그냥 놔둘 수 없다.


" 저기, 사-야...? 언니는 이제 연습 가야 하는데... 아하하... 아니, 생각해보니까 사아야도 가야지! 자, 착하지...? "


언니이면서도 평소에 마음껏 어리광부리던 카스미는 모르겠지만 사아야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두는 건, 오로지 동생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 어랏, 사-야!? 그, 그만... 햐읏!? 손가락 깨물지 마! 아, 흐앗...... 아....... "


*


[ 카스미랑 할 일이 있어서, 오늘 연습은 쉽니다! ]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단톡방에 올라온 사아야의 짤막한 카톡을 그날따라 아리사는 한참을 처다봤다. 왜인지 필요 이상으로 간결한 문장에, 어딘지 모르게 깊은 속사정이 숨겨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까...


" 뭐, 별일이야 있겠어! "


카스미랑 사아야가 둘이서 뭘 어쨌든, 뜻밖의 자유 시간이 생긴 만큼 <월간 분재>의 다음 장을 경쾌하게 넘기는 아리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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