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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리사 외] 우리 중에 범인이 있어! 下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23 22:58:55
조회 288 추천 15 댓글 8
														





*


침묵만이 다시 맴돌았다.


네 사람은 네 사람대로 범인이 누군인가, 누가 퍼트렸는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고 있었지만 한 사람-드러머, 우다가와 아코만큼은 달랐다. 거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언니들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미소를 지었던 것이다.


정말로 누구인지 모르는걸까?


가장 먼저 머리에 든 생각은 그거였다. 그녀, 히카와 사요는 자각이 없는 것 같았지만 길거리 한복판에서 대놓고 키스라니, 아코한테 있어서는 알아봐달라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니, 오히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있는 힘껏 노력한 자신이 바보같을 지경이였다. 약속 이래로 린린과 했던 노력은 무엇이 되는가!


아니, 아코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녀의 여자친구인 시로카네 린코-통칭 린린도 그렇게 다를 바는 없었던 것이다. 예를들어서 남들한테 들키지 않기 위해 데이트 횟수를 줄이자고 하자 혀를 찬다던가, 만난다면 어떻게 해서든 키스를 하려고 한다던가...생각해보면 조짐은 이미 있지 않았을까? 


그것도 아니면 네 사람은 이미 들켜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걸까?


어느쪽이든 아코의 안에서 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많이 떨어져있었다. 존경하는 선배, 믿음직한 언니, 존경하는 보컬,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친구-그런 이미지에서 성욕에 휩쌓인 마귀로. 언젠가 인터넷에서 봤던 단어가 꼬옥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아코가 살며시 고개를 저은 순간이였다.


"이마이 씨, 미나토 씨...두 사람의 이야기도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요, 우리를 의심하는거야?"


갑작스러운 사요의 말에 두 사람-유키나와 리사가 눈을 조금 크게 뜨고 사요를 노려보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유키나와 리사-두 사람이 사요와 히나 두 사람의 관계에 버금갈만큼 건전한 연애를 하는것을 사요는 이미 히나한테 들어서 알고있었던 것이다. 그저 조금 확실하게 하자는 의미였기에 오해라고 말하며 한 마디 덧붙였다.


"두 사람이 저만큼 건전한 연애를 하고있는건 알고있지만 어디서 누가 봤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여동생이랑 길거리에서 혀까지 섞는주제에 무슨..."


사요의 말에 아코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에서는 이미 평소 존경하던 선배한테 이야기하는 말투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정신이 다른데로 팔린 뒤였기에 그 방에 있는 사람들 중 누구도 아코의 말을 듣지 못했다.


그렇네, 잠시 유키나가 생각하려던 차에 리사가 먼저 발벗고 나섰다.


"우린 결백해!"


"어째서인가요?"


"지난주 토요일이지? 왜냐면 그 날은 하루종일 실내에 있었거든! 카드사에 조회하면 기록도 남아있을테니까..."


"그렇네, 맞아. 우린 그 날 하루종일 실내에서 일하고 있었어."


유키나와 리사의 말에 아코의 표정에 살짝 화색이 도는게 느껴졌다. 실내에서 하루종일 일했다-적어도 길거리에서 여동생이랑 혀나 섞는 사요 씨와는 다르게 실내에서 할 만큼 자각은 있다는 것이였다! 없어졌던 존경심이 조금이나마 살아나는게 느껴지면서 아코가 네 사람의 대화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무슨 일을 한걸까? 작곡? 작사? 그것도 아니면...


아코의 궁금증을 읽기라도 한듯 사요가 어디서 무얼 했냐고 물어보자 잠시 생각하던 유키나가 그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사진을 찍었어."

"무슨 사진 말씀이신가요?"


무슨 사진을 찍은걸까! 그러고보니까 두 분은 곧 고 3, 대학 입시를 위한 사진을 찍은걸까? 두근두근 하면서 아코가 빤히 쳐다보았다. 존경심이 다시 막 불길을 내면서 치솓으려는 그 순간이였다.


"웨딩드레스 사진이였어. 리사랑 둘이 나란히 입었지."


"입고 기념으로 거리도 한 바퀴 돌아다녔다? 아하하하...맞다, 사진 볼래?"


그리고 그 타오르던 존경의 불씨는 두 사람이 끼얹은 냉수에 곧장 꺼졌다.


아코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하루종일 실내에 있었다고 하더니만, 사람들 많이 오가는 장소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었단다, 거기다가 그 상태로 길거리를 돌아다니기까지 하다니, 길가던 사람이 아무나 찍어도 걸리지 않을까...


잠시만, 웨딩 드레스 업체라면 혹시...아차 싶어서 아코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렸다.


"리사 언니...어디서 했는지 물어볼 수 있어?"


"응? XX업체인데? 아하, 아코도 입어보고 싶어서 그렇구나? 아하하, 벌써부터 린코랑 결혼생각 하는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적당히 대꾸하면서 아코가 휴대폰으로 업체를 검색하자 맨 위에 사이트 정보가 나왔다. 전에 아코의 언니인 토모에와 새언니, 히마리가 미리 알아보겠다면서 웨딩드레스를 시착하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러더니만 아코한테도 보여주겠다고 사이트에 들어갔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코는 그 모든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의 언니가 그랬다, 이런 건 홍보를 위해서 양해를 구하고 찍은 사진을 대문위에 올려놓기 마련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였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다. 떨리는 손으로 사이트에 들어간 다음 조심스럽게 저번주 토요일 날짜를 검색했다. 아니겠지, 아닐거야...로딩되는 그 짧은 순간에 빈 아코의 소원이 무색하게 후기 게시판 맨 위, [공지]라는 타이틀까지 붙여진 채 반짝반짝한 무지개 글씨로 써져있었다. 도저히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 없는 글귀였다.


[오늘은 그!! 그!! 초 유명한 로젤리아의 보컬 미나토 유키나 씨와 연인, 이마이 리사 씨의 웨딩드레스 사진을 찍었답니다!]


게시판 관리자가 팬인걸까, 제목에서부터 들뜬 티가 팍팍 났다. 댓글도 이미 300+를 돌파한지 오래, 아코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게시글을 들어갔지만 사진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키나와 리사의 사진만 잔뜩, 댓글에는 결혼을 축복한다는 메시지가 잔뜩 달려있어서...


"아코? 왜그래?"


리사가 걱정스럽게 아코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물어보았다. 확실히, 주소를 듣고 휴대폰에 무엇인가를 검색하더니만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아코는 누가봐도 심상치 않았다. 리사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지 다른 세 사람도 아코한테 다가오자, 그녀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숨길마음 없지?"


이럴거면 기밀이고 나발이고 그냥 폐기시켜버려, 마지막 남은 존경심마저 싸그리 날라가버린 아코가 평소 그녀답지 않은 독기어린 말투로 중얼거렸다.


당연히, 네 사람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


마녀의 여행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음


일레사야도 간간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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