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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독일 군가로 회로 돌린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천월강(182.226) 2020.11.24 18:14:36
조회 170 추천 10 댓글 0
														
하늘은 곧 비가 내릴 것처럼 흐렸다. 오늘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던가? 빨리 소나기가 내리기 전에 친구를 보고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난 이 마을의 공동묘지로 들어섰다.
루이제 마이어. 지난 전쟁에서 나와 함께 전선으로 나선 전우이자 소꿉친구이자 짝사랑한 사람이었다. 비록 그녀는 나를 소꿉친구 이상으로 보지 않았지만. 그랬기에 다른 곳에 있었지만 언제나 그녀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결국 그녀는 한 줌의 흙으로 돌아왔다.
하루에 반드시 한 번 씩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는 것은 그녀의 장례식 이후로 내 일과가 되었다. 다른 이들은 극성스럽다고 말하지만 나 혼자만 돌아온 것에 대한 속죄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내가 그녀의 자리에 대신 있었다면 그녀는 살아있었을텐데. 하루에도 몇 번 씩하는 생각이었다.
"어?"
누군가 나보다 먼저 그녀의 무덤 앞에 있었다. 문제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것이고, 그 년이 루이제의 무덤에 놓인 백합 세 송이를 집고 있다는 것이다.
"안돼!"
나는 다급하게 달려가서 그녀를 밀치고 백합을 빼앗았다. 그녀는 넘어지지 않았지만 크게 휘청거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녀는 내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가 할 말이예요! 어떻게 고인에게 바쳐진 꽃을 가져갈 수 있죠?"
"네?"
그녀는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분명히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까 저렇게 당황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 무덤은 제 친구의 것이예요. 그런데 제가 보니 무덤 위에 있는 백합을 가져가시려고 하시던데. 정말 인간으로써 어떻게 그런 짓을 하실 수 있죠?!"
나는 파렴치한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이 정도면 알아들었겠지. 아니, 이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도 많으니 못알아 들었다면 그렇다면......
"저기, 루이제 마이어 씨와 아시는 사이이신가요?"
나의 생각은 그녀의 물음에 멈추었다.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

공동묘지 근처에 있는 카페에 왔다. 인테리어는 평범한 편이지만 커피향이 유난히 좋아서 친구의 무덤에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찾는 곳이었다.
"전 마리아 베틴이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루이제 씨와 지난 전쟁에서 같이 싸운 사이입니다."
"네."
내 퉁명스런 대답에 그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내가 생각한 그녀의 행동이 놓았던 것을 다른 위치에 놓기 위해 옮기려한 것에서 오해했다는 점에서 사과했다. 정말이다. 절대 그녀에게 왠지모를 질투가 나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루이제 씨에게는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처음 전쟁에 참여한 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녀는 항상 타인에게 친절했다. 본인도 힘들면서 남을 먼저 챙겼다. 그런 점이 좋았지만 동시에 불안해 보였다.
"그녀는 항상 요안나 씨와 관련된 말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두 분이 정말 친한 사이라는게 느껴졌습니다."
루이제는 항상 나를 동생처럼 대했다. 같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막내로 태어난 나와 장녀로 태어난 그녀의 차이였을까.
"사실 전쟁이 끝나고 곧 찾아올려고 했는데, 어떻게 일이 꼬이다보니 이제서야 찾아왔습니다. 사실은 꽃만 두고 바로 갈려고 했는데 요안나 씨를 만났으니 인연이 아닐까요."
그녀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진다. 웃는 얼굴에 침도 못 뱉는다고. 이제는 그녀를 향한 내 감정이 소꿉친구를 마지막을 함께 한 이에 대한 질투라는 것이 느껴진다. 어린 감정이었다.
"하아, 마리아 씨는 참 좋은 소리만 하시네요."
"후훗, 감사합니다."
그 뒤로도 우리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그녀의 말재간에 나도 점차 말문이 트였다. 전후에 인연이 닿아 그녀가 어릴적 가족 이야기, 학창시절에 스쳐간 첫 사랑 이야기, 전역한 후에 인연이 닿아 신문사에 취직한 이야기. 그녀의 말이 계속 될수록 나도 점차 내 이야기를 꺼냈다. 어릴적 말괄량이처럼 동네를 뛰어다닌 이야기, 학창시절에 남자 애들을 골탕먹인 이야기, 전쟁 후에 공장으로 들어가 지금까지 일하는 이야기. 비가 오면서 꿀꿀했던 기분이 그녀와 이야기하면서 점차 씼겨지는게 느껴졌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요."
그녀의 말에 시계를 보니 곧 저녁시간이 될 것 같았다.
"요안나 양,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근래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다음에 제게 오시면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대접할께요. 여기, 이건 제 연럭처예요."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서면서 내게 카드를 주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카드가 아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어머, 요안나 양?"
앗, 이게 무슨 짓이야. 그녀는 궁금증이 가득 담긴 눈으로 날 보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호, 호, 혹시 우리 집에서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
"괜찮아요, 갑자기 가면 실례잖아요."
"저도 괜찮아요, 이것도 인연이니까 제가 먼저 대접할께요."
내가 그런 말을 먼저 꺼낼지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웃으면서 그럴까요라고 말하면 수락했다.
"따, 따라오세요."
"제가 차가 있으니 그 쪽으로 가시죠."
"아, 네."
나는 그녀를 따라 카페 문을 나섰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입가가 계속 실룩거렸다. 그렇게 내게 새로운 인연이 맺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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