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신화(神火)를 받은 여자의 이야기

삼일월야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25 04:50:25
조회 407 추천 14 댓글 6
														

그런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색이 아닌 생명력으로 타오르는 그 붉은 머리카락을. 햇빛을 받는다면 그것은 태양이 되어, 어스푸름한 달빛의 아래에서조차 처연히 타오르는 성화가 되어 모두를 밝혀주는 그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젊음의 순수로 가득 찬 20살의 봄, 인디아나 존스를 생각하며 교문을 밟았다. 기대와는 다르게 문헌 자료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날. 이것도 청춘이라면,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니, 진정으로 청춘이 맞을까. 소라와의 우정을 쌓을 수 있었으니, 생명이 흐르는 불꽃을 지닌 친구와의 우정을.


“웃기네, 뭔 지금같은 시대에 인디아나 존스야.”


“로망이란 건 있잖아.”


“귀여워.”


어쩌다 닿은 인연인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 소라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형태로. 처음 본 순간에 매료되었던 것일까. 로망을 찾는, 나의 동경을 실체화한 사람에게 나는 빠져버렸다. 그리고...점차 가빠지는 숨과 붉게 상기되는 얼굴에서 알 수 있었다. 나는 소라를 사랑한다고. 무엇보다 끓어오르는 생명력을 힘껏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잘 있어, 건강하게 지내라고.”


소라는 개인 사정으로 외국으로 떠났다. 그것만으로 인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절대 끊고 싶지 않은 고집에 어떻게 알아낸 주소로 드문드문 편지를 보내고 답장도 받았다. 하지만 점차 멀어져만 가는 소라에게, 그리고 점점 오지 않는 편지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멀어졌다. 강렬한 기억으로만 남아, 내 안에서 흩어져갔다.


내겐 가나안 유대 사람들의 주거지를 찾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출애굽의 역사를 이 손을 찾고 싶었다. 영웅처럼, 위인처럼. 하지만 무의미하게 흐르는 시간의 사이에서 어머니의 병을 핑계로, 사실은 스스로의 열정이 식어버린 걸 인정하지 못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어떻게 일을 시작했다. 나의 기만을 벌하듯 어머니는 2년 뒤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렇게 붕 떠버린 상태에서, 되는대로 인생을 살았다. 느지막히 일어나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잠에 든다. 그런 내가 다시금 신화(神火)의 아래에 선 것은 찬 바람이 불어오는 지난 새벽. 미간에 조금 주름이 잡힌 나와는 다르게 그 붉은 빛은 변하지 않은 채로, 나의 사랑은 주황색 가로등에 비쳐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뭐라 할 말이 없네.”


“그냥 그 때처럼 귀엽다고 한 마디만 해줘...그럼 행복할 거 같으니까.”


“그래, 귀엽다 귀여워, 우리 애기.”


뒷골목의 조촐한 포장마차에서 한 잔, 그리고 또 두 잔. 오랫만에 입에 대는 술이지만 실로 거부감이 들지가 않아서 달게 목을 타고 흘렀다.


“분명 취했네.”


“왜?”


“아니, 술이 달아서.”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다시금 소라와 만나는 시간을 바라고 있었다. 내 마음 속 열정에 불이 붙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젊었을 때 사랑하던 그 마음이 재도 남지 않고 전부 타버린 것일까...생각보다 가슴뛰는 재회였을 텐데도. 늘 상상해왔던 시간임에도. 내 마음은 차가운 채 그대로였다.


‘볼품없는 모습으로, 뭘 바라는거야?’


못난 마음이 속삭인다. 그렇다, 변해버린 것은 오직 나 하나 뿐.


“그럼 이제 어떻게 살건데? 그냥 그렇게?”

“...잘 모르겠어.”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까. 하지만 삶의 불꽃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떻게 나는 살아나갈 수 있다는 확신은 도저히 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막연한 질문조차.


“그렇다면 말야...나한테 생각이 있는데.”


어딘지 반짝이는 눈을 하고 소라는 입을 뗐다.


“뭔데 그게?”


“소설 한 번 써볼래? 좋은 소재가 있어.”


목을 축이고 있던 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소라의 제안은, 그 갑작스러운 말은 충격이 되어 나를 강타했다.


“갑자기 뭔 소리야...소설이라니.”


“아니, 뭐 얘기나 한 번 들어봐. 좋은 소재가 있으니까.”


나를 놀리는 것 같아, 허망하게 시간을 보내는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아 결코 좋은 눈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하지만 소라는 여전히 내가 동경했던 그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분명 이런 말에도 이유가 있지않을까.


“그래, 그렇게 노려보지 않아도 좋다고.”


“...얘기나 해줘봐, 뭐길래.”


소라는 무엇인가를 토해내려는 듯이, 잠시 심호흡했다. 서부의 총잡이들이 대결을 하기 전 마음을 가다듬는 것 처럼. 그리고 이내 곧 방아쇠는 당겨진다.


“키워드는 불꽃, 타오르는 화염이야.”


----------------------


태고적부터 사람들은 불꽃을 추구했다. 자연에 벌거벗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을 탐욕스레 원했다. 송곳니를 들이미는 짐승을 쫓을 그 도구를, 자신을 둘러싼 어둠을 걷어낼 그 용기를, 그리고 증오스러운 사람을 지워버릴 그 힘을, 불꽃을 원했다. 그리고 수림 속에서 슬피우는 소녀 또한 불을 바란다.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태워버릴 힘을. 부모님을 다시 만나기 위한 신의 자비를. 그렇기에 소녀는 기도한다. 엎드려 하늘에 구걸했다. 죽음을, 이어가고 싶지 않은 생을 끊어달라는 자비를.


“아가야.”


얼마나 긴 시간이 흐르고나서 였을까, 다 헤진 옷이 떨어져나갈 때 쯤 소녀는 목소리를 들었다. 듣는 것만으로 차오르는 그 마음은, 분명 이 목소리가 신의 뜻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벅차오르는 가슴을 달래며 소녀는 말했다.

“만약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하지만 이어지는 대답은 소녀가 정녕 원하던 것이 아니었으니.


“너에게 필요한 건 죽음의 안식이 아니었으니.”


“자비로운 만물의 아버지라면…”


잔인하게도, 소원의 빛은 꺼졌다.


“나의 불을 기꺼이 나눠주마.”

신화(神火), 세상 모든 독을 태워 없애는 정화의 불꽃이며 악한 것이라면 재도 남기지 않는 채 불살라 태우는 하늘의 천벌. 소녀는 신의 불을 휘두르는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가 바라는 죽음은 가지지 못한 채.


사람들은 소녀를 원했다. 모든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그 불꽃을 너무도 탐했다. 소녀가 불의 철퇴를 휘두를 때라면, 주변에 모여들어 그 잔재를 주워 담았다. 자신을 태우고서라도, 원하는 것을 그 손에 담았다.


그렇기에 소녀의 곁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그녀를, 불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배를 불리고 육욕을 탐했다. 그러면서 소녀는 닳아 빠진 옷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었다. 어른이 되는 과정, 그렇게 소녀는 한 사람의 어엿한 여인으로 거듭났다.


화려한 옷으로 치장해 공물을 바치는 사람에게 불을 하사하는 여인은 마치 지상에 강림한 신처럼, 어느 순간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지위를 얻었다. 여인은 모두에게나 공평하게 불을 하사했다. 정화의 불꽃을 바란다면 정화의 불을, 힘을 원한다면 신벌의 불꽃을. 여인은 본래의 소망을 잊었다. 자신의 소원을 잊었다. 그렇기에 어른이 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여인은 다시 벌을 받았다.


흩뿌려지는 탐욕, 비대해진 욕망의 사이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은 모든 것을 불태웠다. 그것은 찰나의 순간. 열흘이 지나기 전에 져버리는 꽃처럼 여인의 영광은 잿더미만 남아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여인은, 자신을 정화의 불꽃으로 덮었다. 불타지 않았다. 신벌로 자신을 태웠다. 그렇지만 타오르지 않았다. 단지 머리카락만이 불꽃에 물들어, 바람에 흩날려 자꾸만 흩어져가는 죽음의 가운데 멍하니 서 있었을 뿐이었다.


여인은 자신의 불꽃을 숨겼다. 자신의 힘을 숨긴 채 생을 연명했다. 비대해진 탐욕의 그릇을 채울 수는 없는 궁핍한 삶. 그녀가 영광에 젖어있었을 때 처럼 모든 것을 바랄 수는 없었다. 여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이상을 바란다면, 다시 또 타오르고 말 것이라는 것을. 진정한 신이 벌을 내릴 것이라는 걸.


그렇게 떠돌아 살아가는 생의 연속, 여인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노파를 만났다. 노파는, 그 숨을 멎지 못하는 가련한 생명은 안식을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육체는 끈질긴 면이 있어서 어떻게든 노파를 이 지상에 잡아두고 있었다. 하루라도 더 숨을 쉴 수 있도록. 고통 속에서 살아나가도록.


“...제발…”


여인은, 불을 피웠다.


“...감사합니다.”


타고 남은 재는 바람에 날려 여인의 옷에 들러 붙었다. 그 날부터 여인은 검게 물든 천으로 타오르는 머리칼을 감춘 채 세상을 헤맸다. 안식을 바라는 이들에게 불을 나누어주며, 이전에 신이 소녀에게 주지 않은 안식을 하사하며.


“죄에 짓눌려 계시는군요.”


어느 날인가 불에 타오르는 사내가 여인에게 말했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면, 누구나 그럴거에요.”

“그런 당신에게 구원이 찾아오길...”


엷게 웃으며 떠나는 사내를 보고 여인은 어떤 표정을 했을까. 그 날 여인은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불의 철퇴로 덮었다. 불은, 타오르지 못했다.


여인의 삶은 어떻게든 계속 되고 있었다. 신이 허락하지 않은 안식이 찾아오는 일은 없었으니, 그렇게 살아가는 여인이 수림을 지날 때 였다.


“엄마의 원수!”


때아닌 괴성, 여인이 놀라 돌아볼 때 이미 여인은 창에 꿰뚫려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사람을 죽이겠다는 살의로 가득 차 있는 소녀의 날카로움에 그 육신은 꿰뚫렸다.


“...미안하구나, 아가야.”


“그냥 잔말말고 죽으라고…!”


하지만 사람의 아이가 신도 하사하지 못한 안식을 전해줄 수는 없다. 여인이 흘린 피는, 불로 타올라 하늘에 올랐다. 여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만이, 땅에 떨어졌을 뿐.


“아가야.”


“나한테 말 걸지마, 괴물이!”


여인을 질책하며 소녀는 달려나갔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소녀를 보며 여인은 손만을 내밀었다. 죄책감에 몸부림치며. 그렇게 그 날의 밤은 지나갔다.


아침의 해가 밝아, 그녀만의 여행길에 오른다. 나무 뿌리를 넘어 덩쿨을 치우며 나아가야하는 수림. 소녀는 어느 그루터기를 이부자리 삼아 자고 있었다. 여인은 소녀에게 다가간다. 그 불꽃으로 어미를 빼앗긴, 소녀에게 다가간다. 그저 소녀가 깨어날 때 까지, 조용히 소녀를 바라본다.


“...어.”

눈을 뜬 소녀가 보는 것은 그녀의 어미를 죽인 원수, 불꽃처럼 일렁이는 머리카락을 가진 검은 옷의 여인. 반사적으로 몸을 튕겨 여인에게서 거리를 벌린다.


“나한테...나한테 뭘하려고 온거야…”


“아가야, 나는 그냥 사과를…”

“웃기지도 않는 소리는 하지도 말라고!”


소녀는 분노에 차 돌을 던졌다. 흐르는 피도 금방 불꽃으로 변하는 여인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을 던졌다. 상처받지 않는 여인에게 계속해서 큰 상처를 안겨주며. 그러기를 얼마나의 시간이 지났는가.


“...미안하단다, 아가야.”


“나한테, 그런 얼굴...하지 말라고…”


소녀는 주저 앉아 흐느낀다.


‘미안하단다, 혼자 떠나는 나를 원망하거라…’


병이었다. 그리고 상처였다. 소녀의 어머니는 악인에게 상처받아 삶의 의지를 잃었다.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두 다리, 그리고 붉게 그을린 팔. 자신의 딸을 안아줄 수 없다는 것에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소녀는 그런 어머니를 웃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춤을 추었다.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는 그걸 보면서 웃다가도 이내 고통에 신음하며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이제..편안하구나…’


그런 어미는 불길 속에서 안식을 얻었다.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이 여인의 불꽃 속에서.


소녀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여인을 쫓았다. 하지만 마음 속에 남은 다른 감정. 어머니는 진정 그 불길에서 안식을 얻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원수에게 돌을 더 이상 던지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며 눈물을 흘린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여인은 소녀를 그 품에 안았다. 어떻게 그 이상 소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따뜻하게 안아줄 뿐이었다. 그 품 안에서 소녀는 직감했다. 자신은 앞으로 원수를 갚을 수 없다고, 그런 생각을 했다.


실로 얼마 만이었을까, 여인의 곁에 누군가가 선다는 것을. 그 감각을 오랫만에 느낀 여인은 조심스레 움직였다. 너무 빠르게 걷는다면 이 소녀가 따라잡기 힘들어할까봐, 또 너무 느리게 걷는다면 이 소녀가 지루해할까봐. 힘들었지만 결코 불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여인과 소녀는 함께했다.

소녀 또한, 차오른 원념을 녹이며 여인과 함께 했다. 그녀가 머지않아 따라잡을 키를 가진 여인을,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며 눈물을 흘리는 그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함께 했다.


그런 동행에서 둘은 실로 가족이 되었다. 사람들을 잃어버리기만 했던 여인은 어미를 잃은 소녀의 가족이 되었다. 어머니를 잃은 소녀는 여인의 아이가 되었다.


그렇게 세상을 떠도는 여행의 도중 둘은 어느 마을에서 살 수 있었다. 기적처럼 만난 탐욕이 없는 사람들의 터전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당신이 있어 저희 선조분들은 삶을 영위할 수 있었고 제가 태어날 수 있었지요.”


“제 불꽃에 그들이 불타 사라졌는데..."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스스로 불타버린 것이지요...사람을 옭아매는 욕망에서 벗어난다면, 당신의 불꽃은 축복이랍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평화를 누리는 삶의 연속. 꽃이 핀다면 그것은 한껏 자신의 아름다움을 흩뿌리고 땅에 저문다. 나비가 일렁인다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춘분이 시야를 덮는다. 여인은 그런 광경에 살고 있다. 자신이 정녕 이렇게 살아도 될 지 고뇌하며, 이제껏 해왔던 고민을 계속하면서.


“뭘 보고 있어, 엄마.”


“그냥...좋구나 싶어서.”


“거짓말.”


눈웃음조차 짓지 않는 그 눈동자에서 행복이란 것을 소녀는 찾을 수 없었다. 여인은, 그녀의 새로운 어머니는 늘 자신을 책망한다. 죄에 짓눌려, 당장의 안식조차 누리지 못한 채로.


“그런 슬픈 표정 짓지 말아줘. 이제는 웃어보라고.”


“...미안하구나.”

그래도 이렇게 엷게 웃음짓는다면 그걸로 좋은 것일까, 마을에서 둘은 그렇게 살아갔다. 하지만 슬프게도, 게걸스럽게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탐욕이 마을에 그 마수를 뻗쳐 오고 있었다.


시작은 한 악의가 휘두른 칼날이었다. 칼날에 베여 흐르는 피를 시작으로 마을은 무너져내렸다.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더 가지기 위해, 더 손에 쥐기 위해 마을을 습격해 음식을 빼앗고 생명을 빼앗고, 모든 것을 앗아갔다.


여인은 강가에서 웃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소녀가, 그녀의 딸이 원하는 웃음을 지을 수 있도록 입꼬리를 움직이거나 손을 입에 가져다 잡아당겼다. 소녀에게 더 이상 걱정끼치지 않도록. 그러던 중 들려오는 것은 금속의 파열음, 그리고 잊고 있었지만 익숙한 피의 비린내. 곧장 뒤돌아 마을로 달려갔다.


마을에 도착한 여인이 목격한 것은 피를 칠한 아귀들, 그리고 그 아래 쓰러져있는 딸이었다. 여인은 팔을 뻗어, 곧 유황과 같은 불이 되어 그들을 덮치니 마을에 거하는 모든 악의는 재가 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이미 죽음을 맞이한 생명이 되돌아오는 일은 없었으니 여인은 차갑게 식어가는 자신의 아이를 끌어 안을 뿐이었다.


“만약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여인은 기도한다.


“만약 저를 가엾게 여기신다면…”


기적을 구걸한다.


“제발, 이 아이를…제가 사랑하는 이 아이를 다시금…”


“아가야.”


그녀에게 들리는 목소리는 분명 어릴 적, 안식을 바랄 때 들었던 그 목소리였다.


“이 아이만큼은…”


“답은 자신에게 달려있으니.”

그렇게 목소리는 멀어져갔다. 신은 다시금 그녀에게 절망만을 안겨주는가. 그렇게 자세가 무너져 몸은 쓰러진다. 그 순간, 그녀의 몸에서 불꽃이 조금 피었다. 그토록 바랬음에도 피어오르지 않은 불꽃이 팔을 집어삼키고있다.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답은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말. 여인은, 아이를 끌어안아 스스로를 불태운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모든 것을 집어삼킬듯 타오르는 불길이 꺼지고...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태양과도 같은 아이였다.

____________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이 모티브

소라=소돔과 고모라를 합친겁니다

백합이 아닌거도 같지만 봐주십사

짤려서 나머지 부분 따로 있습니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해외에서 겪는 불합리한 대우에 대응 잘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11/03 - -
- AD N사가 엑셀방송 금지한 이유 알겠네 운영자 25/10/24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2999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1311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1]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391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7123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552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809 69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357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7893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205 10
1823813 일반 나쁜외계인너무좋아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2 6 0
1823812 일반 블러드 타임 후반에 그림체 바껴서 좀 아쉽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1 2 0
1823810 일반 보빔무리 같은 갓만화 추천 좀여 [5] 얀데레젤다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3 64 0
1823809 🖼️짤 "이야, 뭐랄까, 그, 그 검은색 비키니 엄청 잘 어울려! 평소에는 비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73 2
1823808 일반 종투 요코 이 도파민 중독자년 ㅋㅋ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56 28 0
1823807 일반 如此亦如何(여차역여하) 이런들 또 어떠하며, 如彼亦如何(여피역여하) 저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7 46 0
1823806 🖼️짤 어머니가 생일이셔서 좋으시겠어요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4 59 2
1823805 일반 망령검이랑 토끼는 왜 엮이는거임 [7]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2 75 0
1823804 일반 이누카이 안즈 이사람은 글쓰는게 엄청 빠른건가 [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0 68 0
1823803 일반 동방고수붕들아 들어와보렴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8 37 0
1823802 일반 백봉들 히비메시 완전 힐링된대!! [8] 레이레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1 70 4
1823801 일반 히나코랑 큰엄마 ㅇㅇ(121.160) 03:47 39 0
1823800 일반 와타타베 5화 봤는데 [4] 레이레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0 101 4
1823799 일반 아 양키도 같은 소리를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8 79 0
1823798 일반 크히힉 큭큭 크하하하핫 흐히힉 흐흑 푸핫 킥! 깔깔 [1] 헛소리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1 70 1
1823797 🖼️짤 검은 고양이 짱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61 1
1823796 일반 미간의 악마 vs 우솝의 악마 [2]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5 76 0
1823795 🖼️짤 유우(니지동) 유죄 [3]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6 82 3
1823794 일반 인어 여우는 기싸움 정실싸움 할게 아니라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6 76 2
1823793 일반 센다이가 변태는 맞지만 다 미야기 업보임 [4] 만월을찾아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5 92 1
1823792 일반 근데 우는 마이만 미간 넓은게 아닌데? [1] ㅇㅇ(210.223) 03:15 81 0
1823791 🖼️짤 서로 목도리 바꿔끼는 사츠레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2 81 3
1823790 일반 백합물 주인공들은 어디 하나 이상한듯 [6] III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1 134 0
1823789 🖼️짤 실어증소녀 노래방 [1]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66 1
1823788 🖼️짤 센다이가 성욕의 화신이 아닌 이유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87 2
1823787 일반 우우 돈을 많이 벌어야돼... [2] ㅇㅅ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9 76 0
1823786 🖼️짤 백합데이트국룰장소 에마히로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66 3
1823785 일반 하아 동방 2차좀 보다 자야지 공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39 0
1823784 일반 내가 진짜 애니 안 보긴 하나보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6 90 0
1823783 🖼️짤 미야기 바라보는 센다이 건전한게좋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76 4
1823782 일반 숏츠보는데 세이카 왤케늙엇냐.. [4] 공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93 0
1823781 일반 아지사이 강제 키스장면 잘 뽑은듯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0 106 0
1823780 일반 요즘 한창 어린 애들이 이승기 욕해도...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6 147 1
1823779 🖼️짤 아흐 개추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6 75 2
1823778 일반 ㄱㅇㅂ) 착한 백붕이 오늘 치킨 먹었었대 [7]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4 64 0
1823777 일반 미뤘던 무리무리 7권 읽었는데 이거 근친은 확대해석이었잖아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1 111 0
1823776 일반 시즈코 대박 잘생겼어 [9]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9 74 0
1823775 일반 야 백봉!! [5]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4 68 2
1823774 일반 와타타베는 무슨맛으로 보는거임 [2] ㅇㅇ(220.84) 02:42 99 0
1823773 일반 이거 그림체 넘무 맘에 든대!!!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8 102 4
1823772 일반 근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3]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7 90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