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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마음이 들리는 소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25 22:43:04
조회 716 추천 33 댓글 8
														

갑작스럽지만, 나에게는 사람의 마음이 들린다.


어째서 이런 능력을 얻게 되었냐고 물어본다면 대답하기 조금 곤란했다. 정말로, 아무런 전조도 없이 자고 일어나니까 갑작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들리기 시작했으니까. 처음에는 이래저래 수많은 목소리가 겹쳐서 들려오는 바람에 일상생활에 지정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생물이라고, 이제와서는 적당히 구분하면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 이런 능력을 얻게되었냐고 물어본다면, 곧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이 능력을 처음 얻었을 때의 일은 어제일처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내가 열 세 살,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때 쯤이였을 것이다. 


그 날은 아침에 일어날 때 부터 이상했다. 평소라면 알람소리에-혹은 내 침대 위로 다이빙 해서 온 몸으로 다이빙을 해주는 여동생에 의해서 눈이 떠졌어야 했건만,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려왔던 것이다. 영상을 보다가 안끄고 잤나? 싶어서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휴대폰은 아무것도 틀어져있지 않은 상태엿었다.


[...저 인간 또 자려나봐!]


[와, 잠꾸러기! 잠꾸러기!]


잘못들었나보다, 빠르게 상황판단을 마친 내가 10분이라도 더 자려고 누웠건만, 귀에서 자꾸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 진짜 시끄럽네...양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음에도 뇌에 직접적으로 속삭이기라도 하듯 들리는 말에 내가 자리를 벅차고 일어났지만 방 안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분명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처음에는 여동생의 장난이라 생각해서 당황한 내가 방 안을 샅샅히 뒤졌지만 여동생은 커녕 쥐새기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도 목소리는 자꾸 들려오고 있어서 반쯤 미칠 지경이였지만 다행히도 소리의 진원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창 밖으로 천천히 걸어가니까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렸던 것이다.


창 밖에 매달려 있었구나! 아직 중학생 답게 그런 어린 상상을 한 내가 창문을 곧장 발칵 연 순간이였다.


[저 인간 우리를 봤어!]


[와! 우리 목소리가 들리나봐! 우리 목소리가 들리나봐!]


창 밖에 있는것은 무슨 새인지 모를 새 두 마리.


나뭇가지에 앉아서 날 보면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더니만, 그대로 휙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 머리속에서 울리는 이상한 목소리가 점점 잦아지기 시작했다. 잠깐만, 설마 나 지금 새의 목소리를 들은거야? 조금 당황한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창 밖을 빤히 내다보고 있었다...


이게 처음으로 들은거냐고? 설마. 새의 목소리를 들은게 마음의 소리를 들은 첫 경험이라면, 조금 특별하고 신비로운 체험담으로만 남아있을터, 지금처럼 똑똑히 기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 오히려 정말로 이 상황을 잊지 못할 상황으로 만들어준건 그 다음순간, 방에 들어온 여동생이였다. 평소처럼 문을 발칵 열고 들어온 그녀가 평소처럼 침대에 다이빙 하려다가, 일어나서 창문에 서있는 날 보았다. 


"뭐야, 벌써 깨서 바람쐬고 있던거야?"


아무 사정도 모르는 여동생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합리적인 추리였다. 물론 나 역시 새의 목소리가 들렸어, 하고 말한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께 뻔했기에 적당히 얼버부리면서 벽에 몸을 기댔다. 내려가자, 여동생이 내게 손을 내민 그 순간, 머리속에 여동생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려왔다.


[아쉽다. 오늘은 못깨웠네. 언니 자는모습 계속 보고싶었는데...에헤헤...십 년만 기다려 언니야, 내가 성인이 되고 그대로 덮칠꺼니까...]


잠깐만.


지금 뭐라고?


*


그게 내 충격적인 첫 체험이였다.


여동생이 날 덮치려 해! 여동생이! 내가 뭘 잘못들은건가 싶어서 그렇게 외치자 어머니는 공부 스트레스라면서 날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셨고, 여동생은 우리 언니가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았다. 물론 아직 자각은 못해도 생각은 읽을 수 있던 나였기에 두 사람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똑똑히 읽혔다.


[우리 딸, 같이 목욕 안해준다고 삐진걸까...]


[어떻게 들킨거지?]


그 때 우리 집에는 정상이 없다는 것을 소소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삼 년-솔직히 말하자면 좋은 능력은 아니였다. 물론 이게 만화나 영화였다면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만한 능력이었겠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멋대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뿐만아니라 이 삼 년 간, 소소하게 인간혐오에도 걸릴 수 있었다. 생각해봐라, 어제까지만 해도 웃으면서 친하게 대화하던 친구가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욕을 하고 있는것을! 덕분에 중2병 시절, 자그만한 인간불신에 걸려서 그만...어휴, 흑역사라 생각하기도 싫네.


계속 이렇게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걸까, 그렇게 생각했었다. 어째서 갑자기 나한테 이런 능력이 생겨버린걸까 하고 원망하고 저주했던게 한 두번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것도 고등학교에 올라온 순간 달라졌다.


인생이 180도 뒤바뀌었다. 


츠루마키 코코로-같은 반의 그녀는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였다. 당장 나같은 사람한테도 활짝 웃으면서 


"난 코코로야! 이름이 뭐니!"


[어머, 멋진 이름!]


그런 식으로 말을 걸어주었던 것이다. 


강렬하면서도 짧은 첫 만남-거기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앞 뒤가 똑같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내 착각인줄 알았지만 아니였다. 생각하는것과 입 밖으로 내뱉는 것-티끌하나없이 놀랍도록 순수했다. 지금까지 같이 있으면서 마음이 편한 사람이 없었건만, 그녀 앞에서는 아니였다.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마음이 더 편해졌던 것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세 달을 내리 코코로와 같이 붙어지냈단 것을 눈치챌 수 잇었다.


그 삼 개월간, 코코로에 대한 내 감정은 어느덧 친한 친구에서 사랑해로 바뀌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할 수 있었다.


우연히도 그 시간동안 코코로의 마음 역시도 조금씩 바뀐 것 같았다. 마음의 소리가 똑똑히 들려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 한 달 즈음에는 믿을만한 사람, 두 달 즈음에는 예뻐라는 소리만 남발되었고, 세 달쯤 되자 결혼하고 싶다는 음성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때가 찬스라고 생각한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한테 내 마음을 있는 힘껏 고백했다. 결과는 물론...


사귄 다음부터는 매일매일이 더 행복해져서, 이제와서는 아예 그녀의 집으로 짐을 옮기고 동거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조금 아른거렸다. 손을 흔들면서 날 떠나보내는걸 아쉬워하는 여동생, 안부 전해달라는 어머니...


[...일년만 더 기다려줬으면 먹을 수 있었는데]


[역시 감금을 했어야 해.]


아니, 역시 아른거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린 두 사람의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면서 그대로 코코로의 품 안에 꼬옥 껴안겼다.


아마 하느님은 코코로와 만나게 해주기 위해서 나한테 이런 능력을 준게 아닐까?


*


요즘 미사코코 잘 안쓴거 같아서 한편


마음이 들리는 미사키 x 코코로


겉과 속이 똑같아서 코코로 곁에서만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는 미사키와 코코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음


근데 쓰고보니 좀 그렇다


그냥 말없이 침대로 보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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