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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인싸티콘 잘못올린 아싸의 최후...txt

ㅇㅇ(125.180) 2020.11.25 23:27:51
조회 2513 추천 34 댓글 12
														



※본문에는 읽는 사람의 PTSD를 불러올 만한 요소들이 몇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선예고등학교의 점심시간, 오랜만에 나오는 제육볶음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급식실로의 분노의 질주를 찍는 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는 있었다. 평소 이 시간대에는 아무도 없을 체육실 창고에 모인 네 여고생이 그 주인공이었다.


선예고등학교 2학년 2반의, 소위 말하는 '일진' 수희진과, 1학년 시절부터 그녀를 호위무사로 일하는 쌍둥이 유하나, 유두리.


그리고 그 셋의 독사같은 눈빛에 종아리를 벌벌 떨고 있는, 소심한 단발 소녀 이소미가 있었다.


먼지투성이 체육실 창고에서 이소미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렇기에 더욱 불안에 떨고 있었다.


땀을 타고 흘러내리는 안경을 어떻게든 다시 치켜올리고 싶었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 순간.


"눈 까냐?"


"히이익!?"


"'히이익!'은 무슨."


"존나 웃기네. 그치, 언니?"


평소에도 '장난'을 빙자한 의자 빼기, 필기구 '빌리고서' 안 돌려주기 등등, 자존감 제로 이소미에겐 수희진 패거리는 피하고 싶은 대상 1위였다.


그런데 오늘 하필, 하필 아무도 없을 체육실 창고로 불러나오다니. 흡사 악몽과도 같았다.


그런 소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쩌면 그 공포심마저 의도한 건지, 쌍둥이 자매 중 언니인 유하나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 화면을 소미의 눈 앞으로 보여주었다. 소미가 본 화면은 모 노란색 메신저 앱의 채팅창. 아니, 그 채팅창을 캡쳐한 스크린샷이었다.


그 스크린샷에는 소미가 어제 황급히 삭제한 메세지, 정확히는, '이모티콘'이 있었다.


어느 귀여운 갈색 머리 캐릭터가 '찡긋~''"하며, 손가락을 올리는 이모티콘.


그리고 그 화면 위로는 희진의 독기 품은 미소와, 두 쌍둥이 자매의 메아리치는 키득거림이 있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수희진이었다.


"야."


"어... 그건..."


"참 나, 이 시국에 이런 일본만화 캐릭터나 올리고, 씹덕취급 많~이 좋아졌다?"


"그...그건 애니가 아니라 뱅드림이라는...애니도 3기까지 나오긴 했는데..."


"욱. 뱅드림이래. 네다씹."


"그거 우리 사촌오빠놈이 하는 여자애들 빨개벗기는 게임 아냐? 우웨엑. 깔깔."


"그...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희진의 싸늘한 한마디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소미의 표정 또한 아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공포에 침식되었다.


다시 아무 일 없었던 듯, 희진은 상냥한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희진에 얼굴에 서린 어둠은 '상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뭐, 원한다면 취향은 존중은 해줄게. 게임이든 애니든, 좋아하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거지 뭐~ 안 그래?"


"그...그렇ㅈ..."


"대신."


팔랑. 얇은 종이가 나풀거리는 소리와 함께 두리가 무언가를 꺼내었다. '이 소 미' 세 글자가 적힌, 투박한 종이 노트였다.


"그건... 아....안돼!"


"안돼긴 뭐? 마침 '영어노트'라고 써져 있네? 이번에 영어 쪽지시험이라는데, 친구끼리 노트 좀 같이 보자~"


"그니깐 쩨쩨하게. 영어쌤 그 병X신은 짱나게 맨날 쪽지 쪽지. 아 X발."


"어디보자, 그럼... 야, 이거봐봐! 푸훕!"


정작 노트의 주인이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는 동안, 희진과 그녀의 패거리는 그 내용물에 비웃음 섞인 놀라움을 표하고 있었다.


그 속에는 수많은 <뱅드림> 캐릭터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다. 게임 내 교복 차림, 스테이지 의상, 그 외의 여러 복장들도.


몇몇 의상들과 포즈는 교복 차림이었던 캐릭터가 입기엔 야시꾸리한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런 차림의 캐릭터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개중에는 두 <뱅드림> 캐릭터들이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거나, 서로를 껴안고 있거나, 입과 입을 포개는 장면의 그림 또한 있었다.


"와. 그냥 씹덕인줄 알았는데 레즈였네. 이 새끼."


"이거 X발 우리 보고 그린 거 아냐? 존X 역겹다."


"언니, 이거 얼른 단톡이든 페북이든 올려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거 아니야?"


소미의 눈에서는 이미 두손 그득히 방울 방울 눈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털썩. 이소미는 먼지투성이 바닥에 힘 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희진의 패거리는 무슨 놀잇감 보듯이 경멸과 조소의 시선을 자비 없이 보내고 있었다.


"...그...그만해..ㅈ...줘... 제...발..."


"하. '작가님'께서 그만 하랜다. 얘들아. 애니 캐릭터로 역겨운거나 그려놓고선."


"아니야...아니...흑..."


"왜? 우리한테 바닥에 쳐박혀서 매도당하니까 예술적 영감이 존X 샘솟냐? 응!!!?????"


"히이익!!!!!"


과거 합기도 유단자이기도 했던 희진의 발차기가 소미의 머리 위를 지나쳤다. 쌍둥이 자매가 키득거렸다.


물론 희진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벌벌 떠는 이소미의 모습을 1분 1초라도 즐기고 싶었을 뿐.


마치 가면을 바꾸듯이, 희진은 다시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소미를 향해 몸을 숙였다.


"뭐, 우린 친구니까. 그냥 '사고'로 처리해 줄 수도 있어. 우리가 멋대로 훔쳐본 것도 있으니까. 대신."


"대...대시...ㄴ...?"


"뭐, 한 10만원이면 돼. 무슨무슨 법의 벌금으로는, 이 정도가 적당하려나? 하!"


"ㄱ...그건..."


"왜? 안돼? 하긴, 좀 무리인 금액이긴 하지..."


희진은 유하나로부터 다시 공책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두 손으로, 그림을.


"아...안...ㄷ...안돼...!!!!"


"이딴 역겨운 종이 쓰레기에 비하면 말이야!!! 아하하핫!!"


이소미의 종이 노트는, 산산히 찢어져 바닥으로 흩어졌다. 소미의 마음 또한 산산히 부서졌다.


쌍둥이와 희진의 폭소가 웅웅대었다. 왜. 어째서.


"...이렇게 심한 짓을."


"...뭐?"


벽을 등지고 이소미는 일어섰다. 울먹이는 소리 대신, 목소리엔 어딘가 무거운 느낌이 서려 있었다.


"언니, 쟤 미쳤어?"


"...그만둬."


"몰라. 아까 머리라도 맞았나, 그냥 장난으로 친 건데..."




"뱅드림을 욕하지 마."




"...?"




내앞에서카스미를욕하지마오타에를욕하지마리미링을욕하지마사아야를욕하지마아리사를욕하지마유키나를욕하지마사요를욕하지마리사네를욕하지마아코짱을욕하지마린린을욕하지마란을욕하지마천재미소녀모카쨩을욕하지마히마리를욕하지마토모에를욕하지마쯔구미를욕하지마아야쨩을욕하지마히나를욕하지마치사토를욕하지마마야를욕하지마이브를욕하지마코코로를욕하지마카오루를욕하지마하구미를욕하지마카논센빠이를욕하지마미셸을욕하지마미사키쨩을욕하지마카스아리욕하지마타에사야욕하지마모카란욕하지마리사유키욕하지마사요츠구욕하지마토모히마욕하지마미사코코욕하지마카오치사욕하지마아야치사욕하지마미사코코욕하지마나를욕보여도우리천사들은욕하지마니들이뭐라고할존재들절대아니니까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




낮은 톤의 목소리로 미친 듯이 캐릭터 이름을 읊는 이소미의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운 모습에 희진과 쌍둥이 또한 긴장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소미를 얕잡아본 희진이 바로 태도를 굽힐 리는 없었다. 희진의 주먹이 잽싸게 소미의 얼굴 중앙으로 날아갔다.


"이...이 X발년이 돌았나!!!"


그리고.




턱.




"이...이 X발..."


"그렇구나. 잘 알겠어. 너도 뱅드림에 대해 알고 싶었던 거구나?"


"뭔 개소리야 X발년아!! 당장 더러운 손 안놓아??!!!"


"정말, 전에부터 생각해봤는데, 이 갈색 곱슬머리도 그렇고, 리사를 정말 닮았지 뭐야. 일진으로만 살기에는 너무 아까운걸."


"히...히이익!? 미쳤어, 이새끼 미쳤어!!!"


"미쳤다니, '미셸'이나 '미사키'를 잘못 말한게 아닐까? 하지만 난 이소미라고? 정말, 그 정도로 뱅드림을 좋아해 주다니..."


"하...하하...아..."


이소미는 웃고 있었다. 웃으면서 슬그머니, 벽에 닿을 때까지 희진을 자신의 앞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희진은 하나와 두리를 생각했다. 그래, 이 X발년들은 내가 이 꼴이 될 때까지 뭘 하고 있는 거야?


그 두 명은 수희진의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이자, 이 악몽의 종지부를 찍을 열쇠였다. 희진은 쌍둥이를 부르려고 옆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희망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하...하아... 언니... 언니이..."


"이... 씨... ㅂ... 미친 동생년이... 흡...! 희진아, 나... ㅈ..."


"언니, 언니... 제발, 이젠 희진이 말고 나 좀 봐줘... 언니이..."


"히얏!? 야 두리 씨X년...거기는...으읏!?"


"거... 거짓말... 다 거짓말이야. 이건..."


"아, 두리도 사실 나랑 같이 뱅드림 해. 사요히나 스토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저번엔 같이 온리전도 갔다왔지 뭐야?"


"그게...뭔..."


희진의 눈 앞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놈의 그림이 뭐라고. 그놈의 이모티콘이 뭐라고. 조금 '놀아줄려고' 했을 뿐인데.


희진의 눈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사과해야 한다. 유하나 꼴이 나기 전에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아니, 그보다 심한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


"소미야... 그림은... 그게..."


"아, 찢은 거? 걱정 마. 우린 친구잖아."


"그... 그렇지!? 친구끼리 조금 실수... 좀 할 수 도 있는거지??"


"응. 대신 다음 그림은 조금 도와줘야겠어."


"물론이지!"


소미의 얼굴이 다시 뒤로 물러났다. 희진이 씨익 미소지었다. 이소미 이년, 역시 호구라고 잘만 넘어가는구나.


"그래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 건데...?"


"아, 별 거 없어."


"뭐, 물감이라던가, 색연필이라던가? 다른 건 더 필요 없어??"


"아, 그게..."




소미는 미소지었다. 날카로운 화선처럼.





너희들이, 직접 그림이 되어줬으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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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고등학교의 분주한 점심시간, 오늘은 쏘야급식으로 급식실에서는 여고생들의 매드맥스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는 있었다. 평소 이 시간대에는 아무도 없을 체육실 창고에 모인 네 여고생이 그 주인공이었다.


선예고등학교 2학년 2반의, 소위 말하는 '일진' 수희진과, 1학년 시절부터 그녀를 호위무사로 일하는 쌍둥이 유하나, 유두리, 그리고 이소미.


그러나 지금은. 그들은 선예고등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지 않다. 머리색도 다르다. 그들은.




"자, 그럼 찍습니다! 치-이즈~"


"와, 오네짱! 조금 더 붙어도 되지 않을까? 조금 더 룽하게!"


"히나, 하자와 씨도 사진찍느라 고생이잖니. 정말로..."


"뭐 어때~ 사요도 그렇고, 이렇게 점심시간에 모이는 것도 오랜만이잖아~"


"확실히, 츠구미 씨께서 도와주신 덕에, 이렇게 코스프레... 죄송합니다. 잠시 졸았군요."


"그래도, 난 이렇게 언니랑 가까이 있을 수 있어서 좋은걸? 츠구, 고마워!"


"아니에요! 저야말로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걸요. 그리고... 알죠?"


"응? 무슨 일인데?"


"종례 시간에, 저보고 '츠구미'라고 불렀던 사람..."




"...!"



"정말..."





세 사람들 모두, '벌'을 받아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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