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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건전] 언니가 날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1)

0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30 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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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끼리는 어떻게 해요?”

 중학교 3학년 때의 성교육 시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한 아이의 짓궂은 질문이었다. 교실은 한순간에 웃음소리로 초토화됐고, 중간 중간 더럽다는 반응을 하는 애들도 있었다. 선생님은 당황하며 질문한 아이를 혼냈다. 한창 성에 대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질 나이대였기에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수근 거렸다. ‘옆에 여고에는 진짜 커플도 있데.’, ‘, 우리 학교에도 있다더라.’, ‘근데 진짜 어떻게 하는 걸까?’ 그러게 어떻게 하는 걸까. 짐짓 관심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그 나이대 애였다.

 “나도 들은 건데, 여자 둘이 어떻게 하냐면...”

 귀기울여들은 속닥거림의 내용은 당시의 나에게 꽤 충격이었다. 거기에 손가락이 들어간다고? 아니, 남녀끼리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들어가기야 하겠지만. 성교육 시간에 배운 그림만으로는 굉장히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손가락이라니. 그런 발상을 해본 적이 없어서 뭔가 부끄러워졌다.

 

 집에 돌아와 손가락을 쫙 펼쳐 이러 저리 살펴보다가 배에 가져다 대고 길이를 짐작해봤다. ‘손가락이라면 상대가 아니라 나한테도 넣을 수 있는 거 아닌가’, ‘만약 들어간다면 어디까지 들어갈까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잠시 후 나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했다. 애초에 어디로 들어가는 거지.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이곳저곳을 만져봤지만, 딱히 들어갈 만한 구멍은 없어보였다. 알아낸 거라고는 앞쪽을 꾹꾹 누르면 조금 이상한 기분이 된다는 거? 왠지 배 안쪽이 움찔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자꾸 손을 움직이게 됐다.

 “언니!”

 방문이 열리면서 세연이가 들어오는 바람에 나는 황급히 손을 꺼내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하면 안 되는 짓을 하다 걸린 사람처럼 괜히 몸이 뜨거워졌다. 세연이는 옆집에 사는 동생인데, 부모님끼리 사이가 좋아 우리 둘도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였다. 부모님들이 집을 비우거나 하면 서로의 집에 맡겨지기도 하고, 지금처럼 자주 같이 놀아서 거의 친자매나 다름없었다. 요즘 들어 좀 더 자주 놀러오는 느낌인데, 오늘도 엄마가 문을 열어 줬나보다.

 “같이 하려고 이거 가져왔어.”

 게임기를 손에 들고 해맑게 웃는 세연이는 초등학생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웃을 때에는 나이에 맞아 보이는데, 무표정으로 있을 때는 조금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할아버지 쪽이 외국 사람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일까? 키도 아직 나보다 작긴 하지만, 최근 눈높이가 꽤나 엇비슷해진 게 곧 나를 추월할 것 같아 언니로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세연이가 입으로 잇차하는 소리를 내더니 내 다리 사이로 앉았다. 그래도 아직 하는 짓은 애구나 싶어 머리를 쓰다듬자, 기분 좋은 듯 베시시 웃는다. 내게 바짝 기대앉은 세연이의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평소랑 다를 거 없는 상황이었는데, 앞에 앉아 있는 세연이가 게임을 하다가 내 쪽으로 몸을 밀착할 때마다 왠지 몸이 진정이 안 됐다. 아까랑 비슷한 근질근질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자꾸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있잖아, 언니는 키스해봤어?”

 갑작스러운 질문. 사귀는 사람도 없는 내가 해봤을 리가 없다.

 “..? 갑자기 그건 왜?”

 “오늘 학교에서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애랑 해봤다고 해서

 요새 애들은 빠르구나. 조금 진 기분이 든다. 그나저나 이런 질문을 한다는 건...

 “...좋아하는 애라도 생겼어?”

 “으응, 내가 좋아하는 건 언닌데.”

 방금 이 대화의 흐름에서 나라니. 순수하기는. 살짝 웃음이 나왔다.

 “, 나도 세연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거랑은 좀 다르지 않을까?”

 “뭐가 다른데?”

 세연이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물어온다.

 “그야 일단 우린 여자끼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분명 언니보다 더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 나타날걸? 키스 같은 건 나중에 세연이도 그런 사람이 생기면 하는 거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침착하게 언니답게 잘 설명했다고 뿌듯해하던 중, 갑자기 세연이가 내게 입을 맞췄다.

 “난 앞으로도 쭉 언니가 좋아.”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아니, 친동생 같은 애한테 뭘 당황하고 있는 거야. 허둥지둥 말을 이으려는데, 눈이 마주친 세연이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방금 전까지의 웃음기가 싹 빠진 모습으로 날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분명 나중에 여러 사람 울린 만한 얼굴로 자라겠지.

 나보다 한 발 빠르게 입을 연 건 세연이였다. ‘다음 주에는 자러 올게그리곤 멋쩍게 헤헤 웃더니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방금 그건 뭐였을까. 키스..? 라기엔 가벼운 입맞춤이었지. 좀 더 어렸을 때는 세연이에게 자주 볼뽀뽀를 받거나 했으니까 그거의 연장선이 아닐까. 그렇게 결론을 내리니 조금 마음이 진정됐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아래쪽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봤더니 조금 젖어 있었다. 깜짝 놀라 손을 뺏더니 손가락에 투명한 액체가 길게 늘어진다. 오줌은 아니라는 걸 확인한 다음 다시 손을 넣어 만져봤는데, 문지르면 문지를수록 점점 더 액이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곧 아까 만졌던 곳 보다 조금 아래쪽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내 손가락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본능적으로 기분 좋은 곳을 찾아 움직였다.

 

 *  *  *

 

 “우리 세연이가 항상 신세지네요.”

 “에이, 뭘요, 저희 사이에. 그리고 우리 설이도 외동이라 애들끼리 친하게 지내면 좋죠.”

 “집에서는 무뚝뚝하고 말 수도 적은데, 설이를 잘 따르는 거 보면 둘이 꼭 친자매 같다니까요? 집에서도 저렇게 웃어주면 좋을 텐데.”

 저번 주에 세연이가 가면서 한 말이 이거였구나. 세연이네 부모님이 일 때문에 집을 비우시게 되어 우리 집에서 하루 자고 가게 됐다. 종종 있는 일인데, 가끔 세연이네 어머니는 저런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하신다. , 확실히 무표정인 세연이는 초등학생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분위기를 내니까 이해는 되지만, 나랑 있을 때는 거의 웃는 얼굴이라 무뚝뚝하다는 건 잘 상상이 안 된다. 얘기 하는 걸 들어보면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는 것 같던데.

 그것보다 문제는 저번 주에 있었던 일 때문에 세연이를 마주하는 게 껄끄럽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버렸을 때는 정말 얼굴이 빨갛게 익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순간 처음 겪는 일이어서 당황한 것뿐이라고, 성적인 것에 관심이 있을 나이라 그런 거지 절대 다른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애써 마음을 다잡아 봤지만, 그건 그것대로 부끄러웠다.

 한참 어린애를 상대로 뭘 의식하는 거야. 막상 당사자인 세연이는 평소랑 별 다를 것 없이 나를 대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게임을 하다가 뒹굴거리며 tv를 봤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당근을 슬쩍 내 접시로 옮기며 부탁한다는 시선을 보내는 세연이 덕분에 나도 마음이 한껏 느슨해졌고, 세연이가 사온 주스를 나눠 마실 때쯤에는 평상시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언니, 같이 씻자.”

 “, 그래.”

 이정도면 평범한 언니, 동생 느낌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세연이의 등에 거품칠을 해주는데, 내게 얌전히 몸을 맡기는 모습에 왠지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에잇하고 장난스럽게 소리치며 세연이의 가슴을 움켜줬다. 친구들끼리도 자주 하는 장난이었고, ‘언니, 하지마아!’ 하는 귀여운 반응을 기대했다.

 “...

 가늘게 새어나오는 앳된 소리. 동생의 목덜미가 조금 붉어졌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후다닥 손을 떼자, 세연이는 두 팔로 가슴을 가리고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 ...미안.”

  목욕이 끝나고 방에 들어와서 까지도 어색함은 이어졌다. 이 분위기를 바꿀만한 말이 필요하다.

 “, , 친구끼리 자주 하는 장난이라 나도 모르게 그만.. 갑자기 놀라게 해서 미안해..! 생각보다 꽤 커서 나도 놀랐....”

뒤늦게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엄청나게 째려보고 있잖아. 세연이가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쑥쓰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최근에 조금 가슴이 아파져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스포츠 말고 일반 속옷으로 바꿔주셨어.”

 아까 옷을 갈아입을 때는 시선 처리하느라 눈치 채지 못했다. 이어지는 정적에 조금 입이 말랐다.

 “...볼래?”

 마음을 읽힌 것 같아 당황스러워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눈치 없이 시선이 가슴 쪽을 향했다. 세연이가 잠옷 단추를 하나씩 풀어, 옷 사이로 슬쩍 보이던 분홍색 속옷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중앙에 리본이 달린 귀여운 속옷. 나도 하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세연이가 내 손을 끌어다 자신의 속옷 위에 얹었다.

 “언니라면 괜찮아.”

 여자끼리. 그 날 들었던 단어가 머릿속을 스친다. 몸은 이미 주체할 수 없이 뜨거웠고, 나는 그대로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너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해버렸다.

 “으으응..언니이..나 아파, 흐윽, 아파..,그만...”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면서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래, 이건 분명 꿈이다.

 

 *  *  *

 

 떨리는 손으로 너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던 나, 내 손가락을 삼킬 것 같이 뜨거웠던 너의 안, 신음 섞인 울음소리. 이제 와서는 그런 단편적인 것들만 기억난다. 그리고 그 단편적인 기억들의 끝엔 알몸으로 내 침대에 누워 숨죽여 울던 너와 내 손가락을 타고 흐르던 붉은색 액체가 있었다.

 그 이후로 우리가 어떻게 됐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몇 번인가 더 만났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날이 끝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야 이제 7년이나 지났는걸. 세연이는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솔직히 이제 그 시절의 목소리도 얼굴도 가물가물한데, 가끔 연신 아프다며 울던 모습만 꿈속에서 지나치게 생생하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아무리 그 땐 나도 어렸다고 하더라도, 외모만 그렇지 않아 보일뿐 나보다 훨씬 더 어렸던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 게 늘 속을 쓰리게 한다.

 한심한 소리지만, 가끔 나는 그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게, 그 동안 사귄 여자들에게 번번이 차이기만 했으니까. 잠자리만 가지게 되면 묘한 죄악감에 끝까지 할 수가 없다는 게 나의 문제였지만, 원인이 너무 명확해서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도 없었다.

 결국 이런저런 회의감에 다니던 대학도 휴학하고 집에서 뒹굴거리다 엄마의 등쌀에 못 이겨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옛날 꿈을 자주 꾸게 됐다. 오늘도 그 때문에 아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했는데, 방금 엄마로부터 더 충격적인 말을 듣고 말았다.

 “..?”

 “, 우리 옆집 살던 세연이 말이야. 이번에 돌아와서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대학 다닌다더라? 너 요새 영어 학원 알아본다고 했더니 과외해주겠다고 하더라고.”

 “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리고 내가 더 나이도 더 많은데, 과외는 무슨..”

 “네가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야? 허구한 날 제자리 점수면서. 유학 다녀왔으니까 영어 실력도 확실할 테고, 어렸을 때 친했잖아. 뭐가 문제야?”

 무언가 더 따지려던 나의 입은 날 쏘아보는 엄마의 눈빛에 막혀 알겠다는 대답을 해버렸다. 그렇게 7년 만에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너를 만나게 된 것은 오늘 오후 5.

 

 응,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거리를 지나가다 마주치면 누구라도 뒤돌아보게 만들 것 같은 날카로운 눈매의 미인상. 구두를 신기는 했지만, 키도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였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도 있는 인상이었지만, ‘안녕하세요인사를 하며 살짝 웃을 때 귀엽다는 점은 예전과 변하지 않았다.

 인사 후, 내 쪽을 향해 한 번 더 생긋 웃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든다. 나는 역시 벌을 받고 있는 걸까.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너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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