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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 여행] 상견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06 22:08:34
조회 841 추천 35 댓글 7
														

[친애하는 선생님께]


제 애제자이자, 선생님의 딸인 일레이나한테 신상의 문제가 생겨서 급하게 편지를 보냅니다. 확인해주세요


[친애하는 첫 번째 제자에게]


무슨 일이니?

그리고 편지는 착불로 보내지 말아줄래?


[친애하는 선생님께]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일이여서.

금일부터 일레이나와 교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세요.


[친애하는 첫 번째 제자한테]


지금 어디사니?


[친애하는 선생님께]


아, 잠깐. 선생님.


[딸을 훔쳐간 첫 번째 제자한테]


어디사냐고


[친애하는 장모님한테]


선생님, 쌤, 장모님, 일단 얘기를 들어주세요.


[딸을 훔쳐간 도둑놈한테]


누가 니 장모니.

그래서, 설마 귀여운 우리 딸에 손댄건 아니겠지?


[장모님한테]


잘먹었습니다


[도둑놈한테]


어디사냐


*


콰당 소리를 내면서 프랑 선생님이 그대로 넘어지셨습니다. 길거리에서 본 코미디언을 보는 것 같아서 무심코 웃음이 나와버린 제가 웃으면서 선생님한테 다가가, 의자를 그대로 일으켜 세워줬습니다.


"프랑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일레이나, 어쩌죠? 일레이나의 말대로 솔직하게 보냈더니 어머님한테서 어디냐는 편지가 계속 날라오고 있어요."


"전부 착불인가요?"


"전부 착불이에요!"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프랑 선생님이 내밀어진 제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상에 손을 올렸습니다. 프랑 선생님의 말대로 책상 위에는 편지가 가득, 그것도 전부 [어디냐], [죽이겠다], [누구 딸한테 손을 대냐] 같은 흉흉하기 짝이 없는 문자들이 가득 나열되어 있었지요. 그리고 말하기 무섭게 창문이 열리더니 비둘기 열댓마리가 날아와서 편지를 프랑 선생님 위에 다시 떨어뜨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교제를 허락해주실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네에, 아무래도 손을 대버린 부분에서 화내신 것 같아요."


직격타로 날아온 덕분에 어깨며 모자에 묻은 편지 무더기를 툭툭 털어낸 프랑 선생님이 창문을 닫으시고, 한숨을 내쉬면서 침대 위에 앉았습니다. 찬스다 싶어서 눈을 빛낸 제가 곧장 선생님의 무릎에 올라타고 품에 꼬옥 안겼습니다. 어머 어머, 조금 곤란한 듯 웃으시더니 프랑 선생님은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일레이나?"


"왜요, 프랑 선생님?"


머리 쓰다듬는걸 멈춘 선생님이 제 이마에 가볍게 입을 한 번 맞추시더니, 고개를 갸웃거리셨습니다.


"가만보니 덮친건 일레이나가 아닌가요? 왜 제가 어머님한테..."

"맞다, 점심 식사의 준비가 아직이었어요. 좀 만들고 올테니까 기다려주세요."


프랑 선생님의 말에 제가 순간적으로 말을 돌린다음 곧장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일레이나? 하고 등 뒤에서 크게 소리치는 프랑 선생님의 말을 무시하면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남은 재료를 재보았습니다.


너무나도 존경하고, 남몰래 흠모하고, 결국 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수행 도중에 자신의 스승을 덮쳐버린 몹쓸 마녀, 그것은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바로 저랍니다!


*


어째서 존경하는 선생님을 덮치게 되었느냐, 그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 달 하고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저는 상당히 의기양양해 있었습니다. 그 어렵다는 마녀 견습 시험을 한 번에 합격한 상태였거든요. 어렵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더 쉬워서 깜작 놀랐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제 능력을 시기한것일까요, 어디를 가도 저를 제자로 받아주는 마녀는 없었습니다. 견습생을 탈출해서 마녀가 되는 조건은 마녀의 아래에서 수행하면서 정식으로 인정받는 것, 그랬기에 당시의 저는 상당히 초조해져 있었습니다. 


그 때의 저를 이끌어주신것이 프랑 선생님이였습니다.


처음 한달은 상당히 초조했습니다. 기껏 제자가 되었음에도 프랑 선생님은 아무것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 그저 방치만 하면서 시중만 들게할 뿐, 그랬기에 다른 마녀들처럼 저를 괴롭히는 걸로 여겨졌습니다만, 드러난 진상은 그게 아니였습니다.


"어머님한테 부탁받았답니다."


한 달 정도 지났을까요, 조금의 사건을 겪은 이후 선생님한테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 장래를 걱정해서 일부러 그런 일을 자처했다는 것을, 참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싫은 건 싫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되라는 것을, 감정을 분출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라는 것을. 그 말을 들을 때 어느새인가 제 마음속에서 프랑 선생님에 대한 불만은 없어진 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부터 선생님은, 제가 니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한 달 전 까지 있었던 일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한 달-선생님이랑 보내는 매일은 정말이지 충실해서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만,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느껴지는 감정도 다른 법이였습니다. 글러먹은 스승에서 존경하는 스승으로 시야가 바뀐 다음부터는, 프랑 선생님과 단 둘이 한 장소에 있을 때 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일레이나, 등을 좀 밀어줄래요?"


그렇게 말씀하시며 프랑 선생님이 알몸으로 목욕 시중을 부탁할 때에는, 목덜미를 깨물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일레이나, 오늘은 같이 자지 않을래요?"


그렇게 말씀하시며 침대 위에서 같이 잘 것을 권유하실 때에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고는 했습니다.


"일레이나, 옷을 좀 갈아입혀주시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졸린 목소리로 저한테 갈아입혀달라고 요구할 때에는 등 뒤에서 꼬옥 껴안아드리고 싶은 충돌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런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제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프랑 선생님은 없었습니다. 아침에 선생님이 먼저 일어나시는 거야 조금 드문 일이였지만, 기본적으로 기분파로 어디론가 훌쩍 훌쩍 다니시는 분이시다 보니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으셨습니다. 아마 방에 몰래 들어온 나비라도 보고 쫓아가신게 아닐까요?


선생님이 돌아오셨을 때 배고프지 않기 위해서 아침을 미리 만들어둘 생각으로 거실로 나갔다가 몸을 그대로 멈췄습니다.


거실에는 속옷 차림의 프랑 선생님이 무방비하게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아무래도 자다가 더우셨던걸까요, 시원하다고 중얼거리면서 바닥에서 몸을 반바퀴 뒹구시는 그 모습을 본 순간, 제 이성의 끈이 뚝 하고 끊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 오고 한 달, 프랑 선생님한테 최초로 배운 것은 참지 말라는 것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참지 말아야겠지요,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곧장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


무심결에 덮쳐버린 것은, 어떻게든 사죄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없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고, 그 결과 이제는 사제관계가 아니라 연인 관계로 바뀌었습니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머니한테 어떻게 설명하냐는 것이였습니다.


"그냥 말하면 괜찮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말했지만 프랑 선생님은 선생님 대로 다른 사정이 있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 죽어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어떻게든 설득해서 솔직하게 말해보자고 이야기했지만, 솔직하게 보낸 결과가 이것. 착불로 오는 대량의 편지였습니다.


쾅, 소리가 나서 점심 준비를 하다 말고 곧장 선생님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방에는 쓰러진 선생님과 그 위에 올라타서 구구, 하고 울고있는 비둘기 들. 또 대량으로 왔네요, 이마에 손을 짚으면서 비둘기들한테 동화를 한 닢씩 건내준 다음 방을 정리하려던 순간에 제 머리속에 퍼뜩 무엇인가가 떠올랐습니다.


설마, 싶어서 곧장 창 밖으로 가서 창을 활짝 열었습니다. 숲 외곽, 프랑 선생님의 집으로 띄엄띄엄 오는 비둘기가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대량으로 온 착불 편지들, 집 방향으로 이정표마냥 거리를 두고 일정하게 날아오는 비둘기들.


그렇다면 비둘기의 뒤를 쫓아오기만 한다면 저희 집은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닐까요?


"일레이나? 왜그러나요?"


"선생님, 지금 당장 짐 싸서 도망쳐야 될 것 같은데요."


그제서야 어머니의 진의를 눈치챈 제가 도망치자고 권유하려 했지만 상황은 이미 늦었습니다. 쾅, 하고 거실에서 폭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프랑 선생님과 곧장 거실로 나가자 거실에는 오랜만에 보는 어머니가, 아름다운 잿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서계셨습니다.


"일레이나, 내 딸 이리온."


문 열리는 소리를 들으신걸까, 제 쪽을 보시더니 어머니가 손짓하셨습니다. 두 달 만에 보는 어머니에 제가 기뻐서 곧장 달려가 품에 안겨들었지요. 제가 한껏 어리광을 피우고 있는 사이 이번에는 어머니가 프랑 선생님을 향해서 지팡이를 휘둘렀습니다. 어디선가 의자가 나타나더니만, 프랑 선생님이 강제로 의자에 앉혔습니다.


"그러면 프랑? 믿고 수련을 좀 부탁했는데 내 딸에 손을 댄 이유, 좀 설명해줄래?"


"선생님, 쌤, 장모님, 그게 아니라요..."


이렇게해서 저와 프랑 선생님은,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어머니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상상했던 상견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였지만요.


*


저런...덮쳐버린건 저지만 프랑 선생님이 좆된거 같네요...어떻게 될까요? 상상도 하고 싶지 않네요


같은 느낌으로 써본 일레프랑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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