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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if) 일레이나가 실라의 제자였다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06 22:40:14
조회 818 추천 28 댓글 6
														

담배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라고 한때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실라, 나의 스승님은 곰방대와 연애하는 사람이다.

그곳이 하늘이든 성 안이든 밀폐된 자기 집이든 간에 상관없이 곰방대는 쉴 날 없이 제 머리를 붉게 달구었다.

마녀 견습이었던 시절에는 집을 가득 메운 담배 연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일어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던 스승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양이처럼 몸을 움크린 채 담배를 피웠다. 마치 죄를 짓는 사람처럼 말이다.

나는 그게 나를 배려하는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설마 세상 두려운 사람 하나 없을 것 같은 그 스승님이 그럴리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승님이 감기에 걸렸다.

얼굴 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홧홧하게 달아 올라 살아있는 숯 같았다.

“...으음

시도 때도 없이 기침을 하면서도 그 손은 바쁘게 곰방대를 찾아 움직였다.

흡연자에게 담배란 산소같은 거라면서 부족하면 항상 찾게 된다는 말이 사실이었나보다.



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집 밖으로 나서는 스승님을 만류하며 침대에 다시 눕혔다.

스승님, 그냥 안에서 피세요.”

손에 닿는 스승님의 숨결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여느때와 같이 곰방대에 불을 붙이려는데 흐릿한 시야 탓인지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곰방대에 불을 붙여 두어번 빨아 피우기 편하게 만들었다.

평소같으면 상상도 못할 간접키스였다.

“...일레이나?”

조금 매캐해서 기침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 향은 뭐랄까 날숨과 함께 머릿속의 온갖 것들이 빠져나가 조금 멍해지는 그런 류의 느낌이었다.

왜 담배를 피냐는 나의 질문에 스승님이 잊고싶을 때.”라는 말을 하였는지 이해가 갔다.

 

 

몽롱한 시선으로 스승님을 바라보니 언제나 자신 만만하고 세련된 일류 마녀가 아니라 그저 쌕쌕 거친 숨을 내뱉는 한 사람의 여자로만 보였다.

그 모습이 조금 야해서 눈을 마주치기 힘들었다.

연기로 멍해진 머리를 두어번 흔들고는 스승님께 다가가 곰방대를 입에 물려드렸다.

“...”

속이 후련해보이던 평소와는 달리 스승님은 조금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무언가 잘못된 게 있을까 싶어 황급히 주변을 살폈지만 딱히 잘못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레이나.”

네 스승님

스승님이 곰방대를 건넸다.

아직 한모금밖에 안하셨잖아요?”

오늘은 별로 맛이 없어.”

그렇게 말하고 스승님은 모로 돌아 누웠다.



나는 정말로 아프시구나 생각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조금 떨고있는 어깨 위에 발갛게 달아오른 귓불이 보였다.

단지 감기때문일까 아니면...

 


 

나는 승부수을 걸기로 했다.

평소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 스승님의 진심을 듣기 위한 일생일대의 도박을.

만약 간접키스로 조금이라도 나를 제자가 아닌 사랑할 대상으로 느껴주었다면 처음으로 스승님의 가족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스승님.”

“...왜 그러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스승님은 종종 담배와 연애한다고 말씀하시죠?”

그래.”

저는 재의 마녀잖아요?”

콜록. 그게 왜?”

나는 떨리는 두 손을 움켜쥐고는 말했다.



"곰방대에 타고 남은 재. 담배를 사랑하는 스승님. 저희는 완전히 운명으로 맺어진 게 아닐까요?"

스승님은 더욱 고개를 이불에 파묻기 시작했다.

일레이나.”

네 스승님.”

언제나 자신 넘치는 스승님 답지 않게 머뭇거리는 기색이 느껴졌다.

이제부터 들을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스승님의 심연을 드러내는 이야기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나는... 고아다. 뒷골목을 쏘다니며 가게의 음식을 훔치고 두들겨맞을 때마다 나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부모의 따뜻한 손을 생각했다.

”...“

하지만 구원은 없었고 눈을 뜨면 언제나 시궁쥐들이 내 몸을 기어다니는 끔찍한 뒷골목이었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면 언젠가 데리러 오겠다는 그 약속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멍청하게도 나는 그 말만 믿고 악착같이 살아왔다.“

“...스승님.”

일레이나, 나는 바람에 날아갈 재가 아니라 확신이 필요하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스승님께 달려 들었다.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를 엄청난 용기가 내 몸을 휩싸고 도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이라면 말 할 수 있다. 아니, 해야만 한다.

스승님, 아니 ...실라 씨.“

스승님의 눈 뜨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재는! 분명 가볍고 어리고 아무 생각도 없지만...그래도 당신이 나를 날아가지 않게 붙들면 되잖아요!“

한순간 새도 바람도 모두 멈추어 정적이 찾아왔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가슴 한 구석에서는 무척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때의 차이일 뿐 언젠가는 일어 났을 일이다.

단지 기회가 찾아왔고 나는 아득한 절벽으로 몸을 내던졌다.

이제 그녀가 나를 그 두손으로 붙잡아 주기를 기다릴 뿐이다.




하아...“

나는 간신히 눈을 뜨고 달아오른 토마토가 된 스승님을 보았다.

조금 머뭇거리면서도 제 품에 나를 가두는 두 손은 부드럽게 나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그 감촉에 나는 내 연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꿈에서만 그리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자 억눌렸던 감정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보지 않아도 당황해서 허둥지둥 하는 그녀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다.

그런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한번밖에 말 안할 거니까 잘 들어...... 좋아한다 일레이나.“

저도 좋아해요 실라 씨.“

... 너 울고 있는 거 아니었냐?“

후후 여자의 눈물은 무기인걸요.“

어처구니 없다는 듯 손을 이마에 갖다 댄 실라는 멋쩍게 웃고는 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어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게, 단단히.

 

 

 

부드러운 곡선들에 둘러싸여 달콤한 살내음에 취해 헤롱거리는 이 아름다운 소녀는 누구일까요?

, 저입니다.




마지막 말 쓰려고 이거 썼다.

일레이나 자뻑은 ㄹㅇ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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