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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 여행/일레사야] 나도 여행을 떠날래!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10 23:31:18
조회 642 추천 152 댓글 3
														


평화로운 휴일이였습니다.


먼저 눈을 뜬 저는 거실에서 자고있는 딸아이의 곁을 지키면서 느긋하게 책을 읽고있었습니다. 침대에서 같이 자다가도 덥다면서 정신을 차려보면 늘 거실로 나와있고는 했지요. 감기에 걸릴까봐 매일 걱정입니다만 이불을 꼭꼭 챙겨서 자는걸 보니 아직까지는 그럴 염려는 없었습니다.

어디론가 날아가버린 배게대신 제 무릎을 배게삼아 딸의 머리를 올렸습니다. 저와 꼭 닮은 잿빛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서 읽기를 잠시, 방문이 끼익 열리더니 사랑하는 제 아내가 눈을 비비면서 비트적 비트적 제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안녕히주무셨어요...일레이나 씨..."

"좋은 아침, 그리고 이제 부부니까 존댓말은 금지. 아이까지 있는데 언제쯤 적응할거니?"

책을 덮으면서 평탄한 어조로 얘기하자 그제서야 잠이 깬듯 제 아내-사야 씨가 제 품안에 안겨들었습니다. 그 흔들림에 자던 아이도 눈을 뜬건지 자그만한 손을 저희들한테 뻗어서 새끼손가락을 꼬옥 붙잡았습니다.

"안녕히주무셨어요...사야 엄마, 일레이나 엄마"

잠이 덜깬 목소리로 옹알거리는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참을수없어진 제가 아이를 들어올려서 품에 꼭 끌어안자, 질투라도 하는지 사야 역시 제 품 안에 껴안기려해서 양 팔을 벌려서 두 사람 다 껴안아주었습니다.

그러면, 여행을 끝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절 잘 따르던 마녀 후배와 결혼해 사랑스러운 딸아이까지 가진 이 아름답고도 가련한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저랍니다!


*


저는 어린시절부터 책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것은 [마녀의 여행]이라는 책! 실제를 기반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하는데, 저희 어머니와 같은 잿빛 머리카락에 유리색 눈을 가진 [이레이나] 라는 신비로운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책입니다!


어라? 어쩐지 어머니랑 이름이 비슷한데요?


다만, 책을 읽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레이나라는 마녀가 여행을 하는 장소마다, 그러니까 한 권에 한 명 씩 꼭 여자친구가 생기고는 했습니다. 아무리 적당히 각색을 했다고는해도 너무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었기에 어쩐지 궁금해져서 어머니한테 물어보니, 조금 곤란하단듯이 웃기만 하셨습니다!


거기다가 중간중간, 어딘지 모르게 자화자찬을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예를들어서 이 부분을 보세요! 여기, 책 서두에...


"날아다니는 새마저도 떨어뜨릴 만큼 경국지색의 외모를 가진 이 아름다운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너무나도 과장넘치는 묘사에 그 부분을 읽을 때에면 저는 뺨을 빵빵하게 부풀리고는 했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예쁜 외모라면, 다른 누구도 아닌 저희 어머니 두 사람 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런데도 이런 서술을 써놓다니 이건 저희 어머니를 모르고 쓴게 틀림없었습니다! 책을 쓴 사람한테 한 소리 해주고 싶었습니다!


사야 어머니와 일레이나 어머니도 같은 생각인듯 하였습니다. 제가 이 파트를 소리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뺨을 빵빵하게 부풀릴 때 마다 일레이나 어머니는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워하면서 시선을 피하고, 사야 어머니는 뭐가 그렇게 즐거우신듯 쿡쿡 웃으시기 시작했습니다. 어째서 웃으시는건지는 잘 모르지만, 두 분이 기뻐해주시니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참, 그리고 그리고! 이 다음이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파트였습니다! 어머니의 품에 꼭 껴안긴 채로 제가 큰 소리로 책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브로치를 무사히 돌려받은 마녀 이레이나는, 사-와 헤어집니다! 몇 년 후 마녀가 된 사-는..."


1권의 맨 처음 에피소드, 마법사들의 나라 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여기서 주인공 마녀인 이레이나는 어머나 세상에, 시작부터 마녀 브로치를 잃어버리는 크나큰 대 참사를! 다행히도 근처에서 만난 친절한 마도사 소녀, 사-가 도와주지만 이레이나는 그 범인이 사-였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믿었던 사람한테 배반당한 충격! 그리고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충격! ...농담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내용은 아니에요. 그저 외로웠을 뿐인 사-가 이레이나한테 위로를 받고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에피소드를 굉장히 좋아하는건 두 가지 이유에서 였습니다. 첫째는 이 사-라는 소녀는 소설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꾸준히 나오는, 요즘 말로 하자면 메인 히로인이였습니다! 거기다가 소설의 마지막 권에서, 이레이나는 사-와 결혼함으로써 고향으로 돌아와서 정착하는걸로 끝을 맺지요. 즉, 이레이나의 아내! 그런 아내가 첫 등장하는 1권 1화 에피소드! 이걸 팬으로써 어떻게 그냥 두고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두 번 째는, 저희 어머니들의 첫 만남과 쏙 빼닮았기 때문이였습니다. 한 번은 책을 읽다가 궁금해져서 두 분 한테 여쭤보신적이 있거든요!


"엄마, 엄마!"


"왜그러니, 우리 딸?"


제 부름에 저녁 준비를 하시다 말고 앞치마를 두른 채로 일레이나 어머니가 저한테 다가오셨습니다! 사야 어머니는 마침 저와 놀아주고 계시던 도중이었기에, 절 품에 꼭 껴안으신 상태였지요! 그 상태에서 어머니를 올려다보며 제가 손을 쭉 뻗었습니다. 후후 웃으시면서 일레이나 어머니가 양 손으로 제 자그만한 손을 꼭 감싸주셨습니다.


"일레이나 엄마랑 사야 엄마는 어떻게 만났어?"


"우와앗!"


제 말에 대답한건 뜻밖에도 사야 어머니였습니다. 뭐가 그렇게 당황한걸까요? 절 품에 안은 채로 얼굴을 붉힌 채 손을 위아래로 젓기 시작했지요. 그걸 보시던 일레이나 어머니가 소악마같은 미소를 지으신 채 쿡쿡 웃으시더니, 저한테 다가와서 뺨을 매만져주셨습니다!


"사야 엄마가 내 마녀 브로치를 훔쳐갔단다."


"일레이나 엄마는 첫 만남에 내 마음을 훔쳐갔어!"


대답해주신 일레이나 엄마에 질세라, 사야 엄마가 연달아서 외쳤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훔치는걸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건지는 몰라도 마음을 훔쳤다는 걸 보니 나쁜 만남은 아니였나보네요! 잘 이해하지 못한 제가 꺄르륵 웃으면서 두 분의 뺨에 한 번씩 키스를 해주었습니다.


1권 1화의 사-와 이레이나의 첫 에피소드와 어딘지 모르게 일치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 에피소드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은 다음에도 아직도 제 가슴속에 남아있는 에피소드이자,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엄마, 엄마!"


그 날도 [마녀의 여행]을 읽던 도중이였습니다! 올해는 제가 곧 열 살이 되는 날. 이레이나는 열 네살에 마녀 견습을 땄다고 했으니까 지금부터 슬슬 준비하면 될 것 같아서 일레이나 엄마와 사야 엄마를 똑바로 마주본 다음, 아주 어린시절부터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습니다.


"왜그러니 우리 딸?"


"나도 이레이나 처럼 여행을 떠날래!"


제 말에 일레이나 어머니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습니다.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금술 좋은걸 온 몸으로 표현하시던 사야 어머니의 눈도 크게 떠졌습니다. 그러고서는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셨습니다.


뭐가 그렇게 웃긴걸까요! 제가 뺨을 빵빵하게 부풀리자 두 분이 제 뺨을 말랑말랑하게 매만지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우리 딸, 이레이나 처럼 마녀가 되면 보내줄께."


"마녀가 되면 여행 가는걸 허락해줄거야?"


"그럼!"


조건부이기는 해도 허락을 맡은게 너무나 기뻐서 제가 양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품에 그대로 안겨들었습니다. 그런 제가 퍽 사랑스러웠던걸까요, 어머니가 몇 번이나 제 등을 토닥여주셔서...


어라?


이 대화,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요?


*


-일레이나 엄마랑 사야 엄마는 어떻게 만났어요?

-사야 엄마가 내 마녀 브로치를 훔쳤단다

-일레이나 엄마는 내 마음을 훔쳐갔어!


오로지 이 대화를 보기 위해서 써본 2세물


그냥 내가 보고싶어서 뇌비우고 써서 퀄은 좀 그럼


뱅드림 쓸 때부터 그랬는데 이상하게 꽁냥거리는 백합커플 보면 뇌절쳐서 2세물까지 쓰고싶어지더라고


피는 못속인다고 마녀의 여행 읽고 일레이나 처럼 여행가고 싶어하고 그걸 사야랑 일레이나가 흐뭇하게 바라보는 2세물 써봄


니케의 모험담처럼 소설속 이름도 적당히 비틀었다는 설정 (일레이나 -> 이레이나, 사야 -> 사- , 암네시아 -> 시아 ...), 아마 일레암네 2세물 쓸때도 설정은 동일하게 유지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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