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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여친 대행 알바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15 12:18:50
조회 730 추천 31 댓글 3
														

마법 총괄 협회에서 의뢰가 왔습니다.


의뢰가 오는거야 늘 있는 일이였지만 그 의뢰라는 것이 기묘하기 짝이 없는 의뢰였습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도중, 품에서 종이를 꺼내서 펼쳤습니다.


"마법 총괄 협회의 사야 님, 여자친구 역할을 대신 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해주면서 나라의 모든 여자들을 홀리고 있는 나쁜 마녀가 있습니다, 부디 어떻게 해주세요..."


이게 대체 뭐람, 한숨을 내쉬면서 종이를 반으로 접었습니다. 여자친구 역할을 해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마녀가 있는데, 그 마녀가 얼마나 요망한지 나라의 여자들이 계속해서 그 마녀만 찾아간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나라 안의 모든 여자가 홀렸다고.


심지어는 퇴치를 위해서 간 몇몇 마녀들도 되려 꼬여서는, 오히려 그 마녀한테 홀려서 새로운 여자친구 후보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일을 가져온 스승님이 담배를 문 채로 어이가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셨습니다.


"마녀 자격도 없는놈들..."


그거 엄청나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제가? 스승님이 저한테 딱 맞는 의뢰라면서 들고왔을 때에는 조금 놀란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그야 그럴법도 하지요, 어떤 여자라도 홀리는 마성의 마녀라면 저도 위험하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제 걱정을 불식시켜주기라도 하듯 스승님이 연기를 후 내뱉으셨습니다.


"너는 그 뭐냐, 일레이나한테 푹 빠졌잖냐."


"그렇죠!"


이름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표정이 풀린 제가 몸을 베베 꼬았습니다. 그렇군요, 저는 이미 일레이나 씨한테 푹 빠져있으니까 그 마녀가 얼마나 요망하던, 얼마나 여자들을 홀리던 개의치 않고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군요! 스승님의 말 뜻을 깨달은 제가 그 길로 빗자루에 올라타서 의뢰한 나라로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가는동안 마을 사람들이 모아서 적어준 그 마녀에 대한 정보를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의 특징은..."


잿빛머리카락에 예쁜 유리색 눈동자를 가졌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갑자기 행복한 예감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


행복한 예감은 전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의뢰한 나라에 들어서자마자 그 마녀가 누구인지는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 한복판 광장, 여자아이들한테 둘러쌓인 채 [여친대행아르바이트] 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간판을 들고있는 가련한 마녀가 서있었습니다.


나는 새조차도 뒤돌아보고, 나라의 모든 여성의 연심을 홀리고, 일을 하러 간 마녀조차도 미모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외모와 청렴한 말솜씨를 가진, 저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일레이나 씨였습니다.


마이러블리엔젤 일레이나 씨였습니다!


이얏호! 이러면 이제 일같은데 신경쓸 여유는 없었습니다. 일레이나 씨의 여자친구(자칭)이자, 정실로써 주변 여자들을 모조리 몰아내고 모든 서비스를 제가 받아야 했습니다! 기다리세요마이러블리엔젤일레이나씨당신의사야가갑니다후헤헤헤헤일레이나씨일레이나씨일레이나씨일레이나씨주변의다른가짜들을몰아내러제가갈게요!!!!


가벼운 폭주상태에 빠진 상태로 돌격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가드가 단단했습니다. 우선 줄이 무지막지하게 길었습니다. 편지에 적힌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였는지, 조금 큰 광장의 반 이상이 사람으로 꽉꽉 차있어서 발디딜틈 조차 없었습니다. 하늘을 공략하려고 해도, 이번에는 협회에서 낚인 마녀들이 자발적으로 경호를 서주는지 일레이나 씨 주변에서 날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인물들을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이래서야 접근할래야 접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일단은 상황파악이라도 할 겸 슬쩍 빗자루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마녀들이 저를 견제하듯이 째려보았지만 접근하지 않고 그냥 날기만 하고 있으니 무해하다고 생각했는지 그 이상 접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틈에 오랜만에 보는 일레이나 씨를 실컷 볼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 정도 텀을 두고 느긋하게 관찰해본 결과 사람이 너무나 많아져서 데이트같은건 제대로 못하는걸까요, 일레이나 씨가 하는건 대부분 포옹, 대화, 혹은 연인다운 팔짱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여성들은 만족한듯 두둑한 금액을 쥐어주고 물러났습니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이제 슬슬 끝낸다면서 일레이나 씨가 박수를 치자 마을의 여성들이 혀를 차면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제 숙소로 가려는걸까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면서 두둑한 돈뭉치를 들고 그녀가 골목길로 사라졌습니다.


나흘정도 계속 일레이나 씨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관찰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마음 속은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공과 사를 가린다고 해도 이번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돈만 주면 일레이나 씨와 합법적으로 꽁냥거릴 수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일레이나 씨를 못봐서 금단증상에 빠져있는지라, 목걸이를 쓰다듬으면서 그리워하는 나날이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친대행, 여친대행-


"얼마를 가지고 왔더라아..."


정신을 차리자 그곳에는 어느새인가 협회에서 주기로 약속한 돈 까지 포함시켜서 일레이나 씨를 얼마나 빌릴 수 있을지 계산하고 있는 제가 있었습니다. 아까 건내주는 금액을 보니 이 정도면 아마 두 시간 정도 데이트를...에헤헤, 에헤헤헤...


"사야 씨."


두 시간이면 손을 잡을 수도 있고, 맛있는것도 사드릴 수 있고, 기념품도 서로 나눠가질 수 있고, 분위기만 타면 키스도...키스도...


"사야 씨."


"일레이나 씨, 지금 한참 좋은 상상중이니 방해하지 말아주세요...우왓, 일레이나 씨?!"


그리고, 그리고 또 뭘...한참 숙소에서 기분좋은 망상중에 잠겨있던 차에 목소리가 들려서 옆을 쳐다보자, 일레이나 씨가 평소처럼 상쾌한 얼굴로 절 보면서 생긋생긋 웃고계셨습니다. 화들짝 놀란 제가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니, 그보다 어째서 여기에? 어떻게 제 숙소를 안거죠? 운명이죠? 운명인거죠? 운명이니까 일레이나 씨가 구태여 제 숙소를 찾아서 여기까지 와주신거죠? 이건 이제 결혼할 수 밖에 없겠네요 일레이나 씨 일레이나 씨 일레이나 씨 일레이나 씨!!


"사야 씨, 눈이 조금 무서운데요."


"착각이에요...그런데 일레이나 씨, 무슨 일로 여기에?"


"장사를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사야 씨가 보여서요. 오랜만이라 인사라도 할 겸, 뒤를 쫓아와봤답니다."


이상하네요, 평소라면 일레이나 씨를 제가 스토킹하는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역할이 반대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레이나 씨가 방에 와주셨다는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금방 자세를 바로잡은 제가 히죽히죽 웃었습니다. 방 공기마저도 상쾌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야 씨는 무슨 일로...아, 설마 제 아르바이트 때문에 오신건가요?"


"네! 일레이나 씨와 데이트하게 해주세요!"


즉답, 즉답이였습니다. 오 분 전 까지만 해도 협회 일로 고민하던게 우스울 정도로 일레이나 씨를 보자마자 즉답으로 외쳐버리자, 그녀가 조금 당황한듯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쿡쿡 웃으면서 품에서 종이를 꺼내 제게 내밀었습니다.


"그렇네요, 사야 씨라면 이 가격에 해드릴 수 있어요."


"아, 돈은 받는거네요."


"아뇨, 돈 대신 다른걸 받을려고요."


미소짓는 일레이나 씨를 보자마자 여친대행이고 뭐고 지금 당장 일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애써 억제하면서 종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맨 위, [사야 씨 전용 금액표]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채 아래에는 가격이 줄줄 늘여져 있었습니다.


[대여조건] : 애칭으로 부르기 ※일레이나 씨는 금지!


[30분] : 볼에 뽀뽀


[60분] : 키스 (혀를 집어넣어야 함)


[2시간] : 데이트하기


[3시간] : 커플아이템 사서 서로 나눠가지기


[하루] : 같은 숙소에서 같은 방 잡고 한 침대에서 꼭 붙은 채 자기


[영구] : 결혼하기


"일레이나 씨?"


제 눈을 의심하면서 몇 번이나 종이와 일레이나 씨를 번갈아가면서 봤습니다. 하지만 잘못본게 아니라는 듯, 그녀가 활짝 웃더니 품에서 반지 한 쌍을 꺼내들었습니다.


"참고로 지금 영구를 고르면 반지가 서비스로 딸려온다고요?"


"일레이나 씨이...!"


일레이나 씨의 말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곧장 그녀한테 껴안겼습니다.


대답은 정해져있었습니다.


*


여친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버는 일레이나


는 사실 사야를 낚기위한 큰 그림이였고요


같은 회로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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