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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너라는 구속, 나라는 변명 (1)앱에서 작성

참수리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16 09:09:51
조회 704 추천 17 댓글 7
														

인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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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 미즈키(中野 美月) - 토오쿠 고등학교 1학년 C반. 학기 초부터 하루카와 가까이 지내고 있다. 조용하고 내향적이면서본인의 의사는 확고하게 밝히는 편. 취미는 천체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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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라 하루카(三原 春香) - 토오쿠 고등학교 1학년 C반. 미즈키의 유일한 고교 친구. 밝고 명랑하면서도 은근 겁이 많다. 문필가인 엄마에게 글 쓰는 법을 배워서 그런지 그쪽에 관심이 많다.


'뭐가 그렇게 무서운거야? 내가 무섭니?'

'아니요. 저는 제가 무서운 거에요.'


3월 말, 벚꽃 필 무렵

-------------------------------------------------------------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함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 주는 건 없을 겁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좀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화면에 띄워진 작은 점에 손가락을 올려본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렇게 작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이렇게 컸구나..

혼자 이렇게 감상에 빠져있기를 좋아한다.

반짝이는 별들 저 너머 뭐가 있는지 궁금한 내 마음에 자그마한 힌트를 솔솔 뿌려주는 것만 같아.

하나를 새롭게 알게 되면 두개가 더 궁금해진다.

조금씩 의식하지 못 할 만큼 내 안의 세상이 넓어져간다.

"미즈키~ 밥 먹어라~"

"네."

이어폰을 뽑아 노트북을 덮어두고 가득찬 휴지통을 들고 부엌으로 내려갔다.

갓 지은 밥의 냄새랑 기름진 생선구이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다.

"언니는? 아직 집 안왔어요?"

"사치코!! 밥 치워버린다!"

"아아아아 지금 나가요!"

언니는 한창 통화중이었나보다.

요즘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던데 애인이라도 생긴걸까?

"오늘 가자미가 싸길래 가져와봤어. 네 엄마가 생선 하나는 기가 막히게 굽잖냐."

"바다사람이 생선 못구우면 어떡하겠어."

"아.. 그러고보니 벌써 가자미 철이네요."

한 눈에 봐도 윤기가 줄줄 흐르는 먹음직스런 가자미에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확실히 엄마...가 구워준 생선은 진짜 맛있기는 하지..

"뭐야 뭐야? 가자미? 아빠가 사왔어?"

뒤늦게 나온 언니가 내 뒤에서 기웃거린다.

"퇴근길에 사왔다. 밥 먹으라 부르면 바로 좀 나와야지. 자꾸 그러면 네가 차리게 시킨다?"

"피이.. 핀잔 주는거에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작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작게 한숨을 폭 내쉰다.

나 혼자만 붕 뜬 것만 같은 느낌..

이 화목한 가정에 내 자리는 없는 것만 같은 느낌.

아니, 실제로 없는거나 다를 거 없겠지.

그야 나는..

"미즈키, 안먹니? 어디 아파?"

"아, 아니요. 잘 먹겠습니다."

이 사람들의 자식이 아니니까..

씁쓸한 기분을 꾹 눌러 담고, 먹음직스런 생선을 한입.

너무 맛있어서 괜시리 더 우울해졌다.




부모님은 기억에 남지 않았을 만큼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이 집에 입양되었다.

대모.. 라고 하던데, 기독교 집안은 아이가 태어나면 대모나 대부라는 사람을 정해주는 모양이다.

전부 그런거는 아니겠지만 내 진짜 엄마는 지금의 엄마에게 대모를 부탁했던 모양이다.

두 분은 나를 친 자식처럼 정말 소중하게 대해 주셨다.

엄마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셨다고 한다.

이렇게 방도 주고 부족한 거는 없는지, 스스로 말하기 불편해하는 나를 위해 계속 신경써 주신다.

부족할 거 하나 없는 환경임이 틀림 없어.

나한테 문제가 있는거지.

이렇게까지 잘 대해주시는데, 아직까지도 벽을 쌓으려는 내 태도가 잘못된거야.

괜히 미안함에 속이 쓰렸다.

방 문을 닫고 커튼을 연다.

환한 달빛이 방 안을, 내 몸을 비춘다.

슈퍼문이라더니 밝긴 밝은가봐.

구석에 있는 기다란 망원경을 질질 끌고와 창문 밖으로 향한다.

커버를 벗기고 접안 렌즈를 끼우고, 파인더로 달을 가리킨 뒤에 이제 가장 설레이는 순간.

바늘구멍 같은 작은 접안부에 눈을 가져간다.

포커서를 돌려 초점을 맞추면은...

"와..."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름다움? 눈부심? 휘황찬란?

모르겠어.

그냥 이 순간이 너무 좋다.

꼭 내가 살고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 같은 막연한 즐거움이랄까..

고상하지만 나에게는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느끼게 해주는 순간.

나만의 고독하면서도 행복한 시간은 구름이 달에 숨어버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미즈키 안녕~"

"하루카. 좋은 아침."

구석진 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보는 중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또 염색한거야? 그러다 머리카락 다 녹으면 어쩌려고."

"후후... 동생이랑 같이 시내까지 가서 한거라구! 애프터케어까지 싹다 받고 왔으니까 괜찮지 않겠어? 어때, 예쁘지?"

요즘은 카키색이 유행인건가? 드문드문 저 색이 보이기는 하는거 같다.

"응 예쁘다. 머리카락의 건강을 포기하면서까지 해야하나 싶기는 하지만.."

"에휴, 미즈키도 한 번 해봐! 좋아하는 색으로 하면 거울 볼 때마다 기분 좋은걸? 미즈키는 얼굴도 예쁘니까 더 좋을거 같은데."

"말은 고맙네.."

하루카는 상냥하다.

말주변도 없고 늘 조용히 지내는 내게 제일 먼저 다가와준 고마운 친구.

딱히 다른 학우들이랑 관계가 나쁜거는 아니지만은, 그냥 같은 반이니까 이야기를 나누는거라는 느낌이지 하루카만큼 내게 관심을 보이는 아이는 없는 것 같아.

"있지 있지, 어제 시내에서 봤는데 데프트에서 이벤트 한다더라구. 커플 이벤트라는데 동성이어도 상관 없대! 둘이 같이 와서 인증만 하면 반값 할인이라는데, 이번 주말에 같이 갈래?"

"인증? 무슨 인증을 해야하는데?"

데프트는 유명한 수제 의류 브랜드.

딱 고등학생 수준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이다.

"원래는 둘이서 찌이이인한 키스를 하면 인정이었는데 공공장소이기도 하고 여러 얘기가 나와서 그런가 볼에 뽀뽀하는거로 낮췄대. 이정도면 껌이잖아! 어때??"

완전 같이 가자는 듯한 얼굴..

볼에 뽀뽀하는 거 정도는 별거 아닌거야..?

"그래 가자. 이번 주말은 아직 월령도 안좋으니까 집에만 있을 거 같거든."

"와아! 미즈키 최고! 얏호!"

딱히 가도 살 거는 없지만은.. 이렇게 즐거워하는 하루카가 보고싶었으니까.

주말에 할 일 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집에 있기는 싫으니까.

라며 스스로에게 명분을 만들었다.

하루카의 방방은 타종 소리와 함께 선생님이 들어오고서야 멈췄다.




"미즈키는 동아리 정했어?"

"응?"

날아가는 새를 보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놓쳤다.

"동아리 정했냐구."

"아직.. 천문부가 없더라."

"나는 서예부 들어가려는데, 으음... 우리학교는 동아리가 의무니까, 미즈키도 마음에 들만한데가 있어야 할텐데.."

남은 빵을 우물우물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는 내가 선택해서 온 게 아니다.

언니가 대학에 가면서 겸사겸사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이사갈 집의 근처로 알아보다 보니 선택지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었다.

천문부가 없다는 걸 알아도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부모님에게도 말 할 수 없었고...

"그럼 미즈키가 부를 만드는건 어때?"

"내가? 에이 1학년이 부를 만들어도 누가 찾아주겠어?"

"5명이 최소 인원이랬어. 앞으로 2주 정도 여유 있으니까 뭐라도 해보는게 낫지 않겠어? 동아리 의무인 만큼 학교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니까 선생님들한테도 물어보면 좋을거 같은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나는 말주변도 없는데..."

동아리 창설이라니, 그럼 내가 부장도 해야할 거 아냐.

여러사람 챙기는거는 해본적도 없는걸.

아니 애초에 5명 모으는게 쉬은 것도 아니고..

"내가 도와줄게! 부원은 못되어주겠지만.. 홍보라던가 그런거 같이 해보자. 재밌을 거 같은데?"

반짝 반짝 빛나는 하루카의 눈빛.

거절 할 수가 없어...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해?"

"음... 수요조사부터 해야하나.. 홍보문은 게시판에 붙이면 되려나?"

"하루카는 가끔 되게 무모하게 느껴지는거 알아?"

"일단 들이 받으면 어떻게든 되는거야!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안일어난다!"

하루카는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구나.

왜 나랑 어울려주는지 모를 만큼..

"학생회에 물어볼까? 동아리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회가 관리하잖아? 보통은."

"보통은 그렇지..?"

"가자! 목표는 학생회실이야!"

손목을 덥석 잡고 이끄는 하루카의 뒤를 따른다.

하루카가 없었으면 정말 외로웠을거야.

정말로.




"후하- 후하-"

"왜 네가 더 긴장하고 있는거야."

"그그그치만 학생회는 왠지 무서운 느낌인걸.. 막막 엄청 무서운 언니 오빠들이 험상궂은 얼굴로 맞아주면 어떡해..!"

"하루카가 다니던 중학교는 도대체 어떤 곳이었던 거야.. 들어간다. 실례합니다-"

노크를 하고 미닫이 문을 열자 환기 중이었는지 잔뜩 열린 창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여러개의 시선이 이쪽을 향한다.

배치상... 테이블의 가장 끝에 앉아있는 사람이 회장이겠지?

"아, 가입 희망자? 와서 앉아. 아직 시작 안했어."

"올해는 지원자가 많네요~ 작년엔 너무 없어서 큰일이었는데."

희망자? 지원자?

"자자 여기 서류에 이름이랑 학급 반 적어주고, 앉아 앉아! 녹차 마실래?"

"귀여워라~ 머리 염색 어디서 했어?"

"앗 이거 어제 시내에서..."

완전 휘말린 하루카랑 나는 얼떨결에 자리에 앉혀졌다.

"저기.."

"긴장 하지마~ 아무도 안잡아먹어!"

"펜 안가져왔지? 여기 이거 써!"

양쪽에 앉아서 싱글싱글 웃는 두 선배 사이에 끼어서 녹차에 펜에 가입 신청서에...

학생회는 되게 밝은 분위기구나..

하루카는 신이나서 다른 선배랑 떠들면서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하루카- 서예부 들어간다면서. 학생회로 마음 바꾼거야?"

"응? 아! 맞다 맞다 선배님 저희 가입 신청하러 온게 아니여서요.."

"아...?"

"뭐라구?"

"히익-!"

갑자기 험상궂은 표정을 하는 선배들.

겁에 질린 하루카는 헛숨을 들이킨다.

"새로운 부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여쭤보러 왔어요. 가입 희망자가 아니어서 죄송해요."

"저기.. 저희도 그냥 교무실에서 서류 가져다 주라고 온거일 뿐인데..."

먼저 앉아있던 애들도 휘말려버린건지 울상을 지은채 떨고있다.

허탈한 얼굴로 추욱 늘어지는 선배들은 신청서들을 주섬주섬 모으더니 구석에 한데 모여 쭈그려 앉았다.

"너무해.. 올해는 풍년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희망고문을 하다니.."

"학생회 같은거 재밌게 생각해 줄 애들이 있을리가 없지.."

"교무실 서류는 놓고 가렴.. 거기 너, 새로운 부 만들고 싶으면 교무실에 쵸로이 선ㅅ.. 아니 치히로 선생님한테 가면 돼.. 이젠 나가줘 우리끼리 있고 싶어..."

회장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 선배가 우울한 목소리로 말하는게 썩 짠하기 그지없다 느껴진다.

뭔가 미안한데.. 딱히 잘못한 거는 없지만 뭔가 미안해...

문득 창가에 앉은채 난장판인 중에도 무언가 열심히 쓰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었다.

서기..? 회계담당이려나.

아, 눈 마주쳤다..

"가자 하루카."

"응? 어어.. 가자."

얼떨결에 눈이 마주친 그 선배에게 가볍게 목례하고난 정신을 못차리는 하루카를 데리고 학생회실을 나오자 그제서야 숨통이 트여 숨을 푹 몰아쉬었다.

"재밌는 선배들이네. 학생회는 저런 분위기인가봐."

"우우.. 무서웠어.. 막막 웃고 떠들던 선배들이 갑자기 험상궂게 바뀌었어.."

"괜찮아. 하루카가 귀여워 보여서 그랬던 거겠지."

팔을 붙잡고 흐느끼는 하루카가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교무실로 향하려 방향을 잡았다.

"응? 왜그래 하루카. 아직도 놀랐어?"

옷소매를 붙잡은 하루카의 손가락이 조금 떨리는 것 같다.

애가 진짜 겁먹었나?

".. 미즈키는, 내가 귀여워..?"

"으응.. 귀엽지 미즈키는. 스타일도 좋고 늘 밝잖아?"

하루카의 상태가 이상해 보여 고개를 숙여 얼굴을 살펴본다.

우는건가? 그늘져서 얼굴이 잘 안보여.

"괜찮아? 왜그래."

"아니야. 가자 교무실. 치히로 선생님이라고 했지?"

갑자기 벌컥 고개를 들더니 앞장서는 하루카.

왜 저런담..

많이 놀랬나보네.

나도 부지런히 걸어서 뒤를 쫓았다.





-------------------------------------------------------------


장편을 써보려고 해.

아직 야가키미에 취해 있어서 비슷한 느낌이 묻어날까 좀 걱정이야..

장르는 집착이랑 소유욕이 섞여있는 달콤한 순애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뭔가 써보고 싶은 머리속에 있는걸 전부 쏟아내는 느낌이야.

당분간 원소백합은 쉬고 이거 쭉쭉 이어가 볼게.

봐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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