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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망각결혼 암네시아 下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16 16:10:27
조회 608 추천 21 댓글 4
														


※대충 이 이후부터는 4권 이후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안본 사람들은 스포일러에 주의히라는 내용


※4권 마지막장 내용을 조금 많이 비튼 글


※원작과 조금 많이 다른 부분=아예 같은부분이 없으니 원작은 신경쓰지 말라는 경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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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기 방지 짤


--





*


묵직한 감각에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였습니다. 여기가 어디였지요, 생각해내는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있는 나라는 암네시아 씨의 고향인 에스트고, 제가 자고있는 이곳은 암네시아 씨의 방이였습니다. 어제, 무사히 에스트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녀의 방에서 같이 잤던 기억이 났습니다.


일어나려고 했으나 몸이 일으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뭔지 알고있었습니다. 이래서 같이 자기 싫다고 했던건데, 투덜거리면서 팔 다리만을 허우적거리면서 이불을 천천히 들추자 역시나, 예상대로 자는 사이에 제 침대로 들어온 암네시아 씨가 제 위에서 절 꼭 껴안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습니다.


"암네시아 씨."


"우웅...오 분만 더어..."


오랜만에 고향으로, 거기다가 자기 방에 와서 긴장이 풀린걸까요? 평소에 하지도 않던 말까지 해가면서 제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다시 새근새근 잠들기 시작했습니다. 목덜미쪽에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제가 몸을 흠칫 떨었습니다. 잠꼬대겠죠? 이거 전부 다 잠결에 하는 행동이겠죠??


"일레이나 씨이...키스하자..."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제 목덜미를 혀로 슥 핥았습니다. 그 감각에 다시한 번더 몸서리 치자 이번에는 그녀가 제 목덜미에 그대로 입술을 가져다대고, 조금 강하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암네시아 씨, 당신 지금 솔직히 일어나있죠?


*


"안녕...일레이나 씨."


"안녕히 주무셨어요, 암네시아 씨."


"이상하네, 나 왜 바닥에서 자는거야? 내던져진 것 처럼 온 몸이 아픈데."


"기분탓이 아닐까요?"


"일레이나 씨, 목덜미는 왜 그렇게 빨개? 벌래라도 물렸어?"


"네에, 엄청나게 큰 벌레에 물렸답니다."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면서 곧장 마녀 복장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아직 잠옷 차림의 암네시아 씨가 어느새인가 제 뒤로와서는 절 등 뒤에서 꼬옥 껴안아주었지요. 여행 중에도 간간히 있던 일이었기에 태연하게 넘기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고 손만 뻗어서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며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브로치, 망토, 마지막으로 빗자루. 모든 준비를 끝마친 제가 기지개를 쭉 폈습니다. 씻고올께, 하품하면서 암네시아 씨가 욕실로 들어가는걸 본 다음, 지팡이를 꼭 끌어안고 그대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눕혔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대로 밤이 된다면 암네시아 씨의 신부가 되어서, 차기 왕녀님의 아내로 이 나라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암네시아 씨와 이대로 쭉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자유로운 여행에는 끝을 고하는 것 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기전에 나라를 도망친다면, 암네시아 씨와는 이대로 작별이겠지만 니케처럼 계속해서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에스트는 두 번 다시 올 수 없고, 암네시아 씨도 두 번 다시 볼 수 없지만요.


평소라면 답은 두 번째였습니다. 아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라를 나갔겠지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라 밖으로 나갈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어째서일까요, 이유는 물론 알고있었습니다. 암네시아 씨 때문이였습니다.


"다 씻었어."


마녀도 제말하면 날아온다더니, 한참 암네시아 씨 생각으로 머리가 꽉꽉 차있자 그녀가 씻으면서 나온 뒤 곧장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밤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뭐할까, 그렇게 묻는 그녀한테 제가 살며시 웃었습니다.


"약속했잖아요?"


"뭐를?"


"암네시아 씨가 이 나라를 안내해주기로."


웃으면서 그렇게 말한 제가 빗자루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일단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여행자 답게 이 나라를 돌아볼 생각이였습니다.


*


나라 안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암네시아 씨가 귀환한 사실이 밤 사이에 나라 안에 전부 알려진듯, 떠들석한 분위기였습니다. 거리에 나와있는 거대한 수정구슬에서는 [암네시아 공주님의 귀환] 이라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었으며, 거리 안은 활기로 가득찼지요.


이런 때에 암네시아 씨가 궁궐을 빠져나와도 괜찮은걸까요? 조금 의아했지만 예상보다 괜찮은 듯 했습니다. 사람들이 저희한테 몰려들거나 하지 않고 먼 발치에서 가볍게 덕담만 해주었거든요. 덕분에 쾌적하게 길거리를 걸을 수 있었답니다. 중간중간 저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들려왔습니다.


"공주님이 돌아오셨다!" "암네시아 공주님, 갓 구운 닭입니다, 하나 드시겠나요!" "옆에 계신 아름다운 마녀님이 공주님의 신부라지?" "재의 마녀라는데" " 기억을 잃은 공주님을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여기까지 데려다주셨다고 했어!" "어쩜, 상냥하신분일까!" "분명 청렴결백한 분이실거야!" "물욕이 없으신 분일테지!"


청렴결백하지도 않고 물욕이 없지도 않아서 죄송하네요. 암네시아 씨도 그 말을 들은건지 옆에서 쿡쿡 웃더니 제 손을 꼭 붙잡았습니다.


"청렴결백하다네?"


"그만두세요."


"물욕도 없고?"


"그만해주세요잘못했어요정말그만해주세요."


"아름답고?"


"그건 맞네요."


암네시아 씨의 놀림에 제가 뺨을 붉힌 채 시선을 피하자 암네시아 씨가 제 팔에 고개를 가져다댔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인관계로 착각할 만큼 가까운 거리였지만 신기하게도 불편한게 없었기에 그대로 걷기로 했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꼬르륵 소리가 들렸습니다. 옆을 보니 암네시아 씨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배를 잡고있었지요. 그러고보니 아침을 먹고 나오지 않았던가요? 생각해보니 저도 조금 출출하기도 했기에 걸어다니면서 먹을 겸 빵을 사먹기로 했습니다.


"좋은 빵집을 알고있어!"


자신있게 말하는 암네시아 씨의 뒤를 따라서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자 조금 낡은,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고풍스러워보이는 빵집이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집이라는걸까요? 암네시아 씨의 뒤를 따라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빵집 아주머니가 저희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적당히 빵을 고르고 값을 계산하려니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공주님이랑 그 아내한테 돈을 받을 수 없지. 오늘은 그냥 가져가! 서비스야!"


방금 사려던 빵을 그대로 받고, 가게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이 나라 사람들한테 제가 암네시아 씨와 결혼하는건 확정사항인 듯 싶었습니다.


*


석양이 내리앉고 노을이 지는 때, 가장 나라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일까요.


그렇습니다, 산 위였습니다.


지금 저는 암네시아 씨가 가르쳐준 어느 산 위에 단 둘이서만 올라와 있었습니다. 듣기로는 그녀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여기 와서 혼자 경치를 본 장소라고 했습니다. 여기서라면 나라가 한 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도 여기서 보는 경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만큼 아름답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암네시아 씨의 말마따나 확실히 아름다웠습니다. 나라 전체가 마치 붉게 물들어서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이었지요. 감탄사를 뱉으면서 그 광경을 보고있자 암네시아 씨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일레이나 씨는."


"네?"


"일레이나 씨는, 계속 여행을 갈거지?"


쏴, 하고 저희 사이를 스치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방금 전 까지 애써 회피하고 있던 문제를 암네시아 씨가 그대로 들고온 것이였습니다. 그렇지만 대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 저는... 제 망설임을 눈치챈것인지, 그녀가 먼저 말했습니다.


"알고있어. 그야 일레이나 씨는 여행자잖아? 나와 결혼해서 여기 묶여있는 것 보다는 여행을 떠나는게 더 좋을지도 몰라."


"암네시아 씨..."


"그러니까, 이건 일레이나 씨가 떠나기 전의 내 마지막 어리광이야."


뒤돌아보지 말아줘, 그렇게 말하면서 암네시아 씨가 제 등뒤를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등 뒤가 조금 촉촉해지기 시작했기에 아무 말 없이 서있었습니다.


"떠나지 말아줬으면 해. 사실은, 기억을 잃고 같이 여행할 때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일레이나 씨랑 쭉 이렇게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이대로 쭉-"


"암네시아 씨."


이 상태로 시간이 멈췄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언제까지고 쭉 흘러가는 법이였습니다. 저희도 지금, 이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어요?"


바람이 저희 사이를 스치고 불었습니다.


*


한 마녀가 있었습니다.


니케의 모험담이라는 책을 읽고 여행을 동경한 마녀는, 여러 나라에 가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가며 여행을 계속해나갔습니다.


여행을 계속하던 도중 마녀는 매일 기억을 잃는 소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흰색 머리카락에 검은색 카츄샤, 그런 그녀를 착하디 착한 마녀는 아무런 대가 없이 고향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습니다.


착한 사람한테는 복이 있다고 했던가요, 놀랍게도 그녀는 그 나라의 공주님, 성대한 환영을 받은 공주와 마녀, 그 마녀는 공주한테서 결혼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여행을 계속 해야할지 어떻게할지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사랑하는 공주의 옆에 남기로 결심하고 여자끼리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마법을 개발해서 손녀를 데리고, 시간이 날 때 마다 부모님을 찾아뵙고는 했답니다.


그러면, 그런 가련한 공주님을 고향까지 데려다주어서 사랑하는 아내도 얻고, 예쁜 딸아이도 둘이나 얻게된 마음씨 상냥한 마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래요, 바로 저랍니다!


*


와 끝났다 와


원래는 암네시아가 일레이나한테 고백하는 장면을 더 구구절절하게 쓸까 했는데 손발 터져서 걍 다 삭제함


동일한 이유로 아빌리아가 견제하는 장면도 좀 그래서 다 빼버리고 둘이 꽁냥거리는데만 집중했음


데려다준 암네시아가 공주였다면, 하는 내용 보고싶어서 써봤는데 쓰고나니 원작과 일치하는점이 하나도 없는거 실화냐


쓸때마다 느끼지만 생각할때는 재밌었는데 쓰고나면 퀄리티가 좀 그런거같음


하지만 굴하지 않고 내일은 일레프랑 2세나 실라프랑으로 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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