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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체인지업!-44화앱에서 작성

커틀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7 16: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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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의 담당 에이전트로 착각할 수도 있는 정장 차림. 유라 고교의 우에하라 감독은 이 한여름에도 그 복장을 고수했다.

의미는 야구에 대한 자신의 태도.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류오의 결정적인 패전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미 여러번 보았던 시라사키의 류오전 영상 직후의 질문. 대답하는 선수들의 생각은 다들 방향성이 같았다.

“아야나미 아이나를 공략하지 못해서 확실한 점수 차이를 내지 못했죠.”

아웃카운트 15개 중 반 이상을 삼진 처리. 허용한 안타는 3개. 그리고 ‘볼넷이 0개’.

결과론이지만 그렇다. 점수차를 크게 벌려 ‘굳히기’를 하지 못한 것이 역전의 계기를 준 것.

다만 점수를 내지 못했다는 결과는 같지만 과정에 대해서는 정정할 것이 있었다.

“정확히는, 그녀를 이기게 해 준 것입니다.”

말하는 것과 함께 화면을 바꾼다. 크게 클로즈업 된 스트라이크 존과 그 주위. 거기에 43개의 점이 찍혀있다. 물론 겹치는 부분도 많기에 덩어리와도 같지만.

그 시각정보만으로 소요는 우에하라 감독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 또한 투수니까.

“볼 반 스트라이크 반이군요.”

하이 패스트볼 등 의도적으로 존에서 벗어나게 던진 공이 있음을 감안해도 스트라이크:볼 비율은 거의 6:4.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에 가려졌지만 탄착군만 보면 상당히 어설프다. 중심 근처가 아니면 빠지는 공. 보더라인에 걸치는 것도 있지만 드물다. 유의미한 확률이 아니기에 전술로 고려할 수 없다.

물론 그럼에도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아이나의 다른 요소들이 대단한 것이지만.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것이 야수인 노조미의 의견.

카운트가 하나 움직이는 것만으로 피칭과 배팅은 변한다. 크게 벗어난 공에 배트를 내지 않았더라면. 딱 1구라도 걸러낼 수 있었다면.

야구에서 가장 의미없는 말이 ‘만약’이라는 건 안다. 그렇지만 상상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

만일 그녀들이 ‘안타를 때려서’ 쓰러트린다는 생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시합에서 이기는 것만을 생각했다면. 분명 다른 길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전력이 드러난 지금 시라사키는 아야나미를 선발로 내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에게는 침착하게 생각하며 싸울 여유가 있죠.”

이것이 결론. 그것을 알게 된 선수들은 일제히 미소지었다.

“여러분의 18번을 보여주세요.”

“괴롭히라는 거군요.”

“좋아. 저 애 예쁘기도 하니까, 반드시 울려 버리겠어.”

“오. 기대되는데, 우는 얼굴.”

서로가 서로를 분석하고 약점을 찾는 것. 그것은 현대 야구의 기본이자 묘미일 것이다.









한편 시라사키 그라운드. 시합이 코앞인 만큼 이쪽도 본격적으로 시합에 초점을 맞춘 연습에 들어섰다. 오늘 펑고에서 중시하는 것은 추가 진루를 막기 위한 후속 플레이. 야수들은 리에의 지시대로 위치를 옮기고 사쿠타가 상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타를 노리고 타구를 보낸다. 타순은 물론 1회전 당시의 유라 고교. 거기서 다양한 가상환경을 설정해서 그에 맞는 커버-중계 플레이의 정확성과 속도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

“볼 3루로! 1루 주자가 파고든다!”

대체로 외야진이 구르는 날. 그리고 내야에게 집중을 요구한다.

“내야, 전진! 홈에서 잡는다!”

“오!”

집중해야 하지만, 2루의 카에데는 본능으로 눈치채고 있었다.

‘타카하시는 그렇다 치더라도 오오토리 녀석, 요즘따라 목소리를 잘 내고 있잖아?’

항상 지적하던 부분이기에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다른 2학년들도 어림풋이 눈치챘다. 카나가 평소보다 기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는 선발 유격수. 감독님도 나한테 기대를 걸고 있어. 베스트를 보여줘야 해.’

카에데에게 보다 많은 숙련도와 경험이 있지만 어깨의 차이는 크다. 1초 미만의 시간이 세이프와 아웃을 갈라놓을 시합이 될 예정이기에 신체조건이 우수한 카나 쪽이 더 적합한 것.

펑고 뒤 야수진은 시라사키가 자랑하는 초 고성능 피칭머신을 이용한 프리 배팅. 체감 구속을 상정해서 설정은 130대 중반. 투수가 결국 무브먼트나 구위에서 대등히 싸울 수 있는 직구가 있어야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듯이 타자도 직구를 공략할 수 있어야 좋은 상대전적을 낼 수 있다.

타격이란 극단적으로 말해서 입체적이고 전신을 활용한 리듬 게임. 이론적으로는 타이밍과 코스만 안다면 못 치는 공은 없다.

“카나 짱 컨디션 좋네~.”

그리고 오오토리 카나는 이론에 강하다. 제대로 바깥쪽에 들어온 직구를 깔끔하게 중전안타로. 코스를 정해두긴 했지만 이걸로 4연타다.

“원래 맞추는 거 하나는 잘했지만...저거는 나카무라보다 인간미가 없잖아.”

처음부터 불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그녀이긴 하나 몰두할 대로 몰두해서 공만을 바라보는 것도 그렇게 캐릭터가 맞는 건 아니다.

‘좀 더 가볍게 일을 처리해낸다고 해야 할까. 쿨한 커리어 우먼의 느낌?’

어째서인지 자신을 혼내는, 혼내려다가 시간이 아까워 경멸하는 시선과 함께 한숨을 쉬는 직장 상사 역할이 이미지되는 카에데. 내가 왜 부하인데! 스스로에게 항의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결론은 그거다.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야.’

존재만으로 작품. 무표정이 제일 예쁘다.

미소도 좋지만 그걸 보여주는 대상은 주로 아이나니까.

기우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작은 가능성을 무시했다가 당한 팀이 등에 짊어져 있다.

“어이, 카나. 슬슬 나도 치자.”

물론 자기 연습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기계에 공을 넣어주던 료가 눈치 좋게 멈추고, 카에데가 카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에. 벌써 교대에요?”

“너 깡깡 쳐대서 몇구째인지도 모르는 거냐.”

“그러게요. 얼마나 지났죠?”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뒷걸음치며 비키는 카나.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본론을 전한다.

“무리만은 하지 마.”

“아, 네.”

더 이상 깊게 묻지는 않는다. 나름대로의 신뢰다.

‘역시 카에데 선배는 나를 잘 보고 계시는구나.’

또한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무리라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만날 팀들은 다들 강하다. 그리고 더 이상의 기책은 없다. 모두가 전력을 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검증을 받을 때군요. 모두가.”

사쿠타는 알고 있었다.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아이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새 7월이 시작된지도 2주 째. 태양은 드높아지고 기온은 상승하며 매미의 울음과 함께 모기가 늘어났다. 뜨거움은 스포츠 장르에 있어서 성스러운 기운과도 같지만 여름이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거다. 주로 모기라던가 말이다.

“왜 옆집인데 너만 멀쩡한 건데, 유우...”

“먀 짱이 대신 맞아줬나본데~.”

근접 물리 공격 자동 회피인 유우키와 그런 버프가 없는 마야가 대화하며 하차. 주장과 부주장의 뒤를 따라 일반 선수들도 버스를 내리는 시라사키 나인. 알기 쉽게도 당연히 시합날이다. 오늘은 합법적인 조퇴로 학교를 나온 상황. 시라사키의 방학은 다소 빠른 편이기에 3회전은 일정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늘은 관중석이 조금 더 비어있겠는데.”

“뭐야. 아쉬운 거냐, 스즈키?”

“아뇨. 딱 좋겠다 생각하던 참이에요.”

“그것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 프로 지망이잖아.”

평소 떠드는 조합과는 조금 다르구나. 하는 생각으로 뒤돌아보는 카렌과 메이. 거기서는 아이나를 선두로 리에와 카나가 정삼각형을 이루며 걸어오고 있었다. 선발 예정인 아이나를 생각해서인지 입의 자물쇠를 필사적으로 걸어잠근 느낌이다.

“!”

“!”

그러고는 눈치를 살피다 자기들끼리 눈이 맞는다.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리는 쌍둥이.

‘저 애, 친구로서 같은 말을 해놓고는...’

‘역시 카나는 확실하게 아이나를 연애대상으로 생각하는 거겠지?’

몇 걸음 안 가서 다시 곁눈으로 마주보게 되는 리에와 카나.

‘어차피 아이나가 나쁜 거겠지만, 솔직히 조금은 괘씸해.’

‘아이노 씨가 나빠! 계속 이런 생각이 들어서 집중하기 힘들잖아!’

고도의 심리 작전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 원망하면서도 계속 잡생각이 드는 리에다. 2차 창작자 특유의 망상이 돌아간다.

예를 들면.

‘나카무라 선배랑 아이하라 선배는 서로 애칭도 부르지...커튼만 걷으면 만날 수 있는 옆집에 소꿉친구...거의 가족같은 관계지? 아. 잘 보면 나카무라 선배는 카나랑 비슷할지도. 구애하는 것 같은 느낌.’

지금도 자각하지 못한 체 이런 생각을 하다가 정신 차리고는 한다.

원인은 아이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의문을 품게 된 것. 두 번째로 직접적인 원인은.

[그렇구나. 리에는 아직 아야나미 양을 좋아하는지 확실히 모르겠다는 거구나?]

그런 문자를 보내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백합 만화나 소설 몇 개를 링크까지 공유하며 추천을 해 준 하나일 것이다. ‘일단 보내주셨으니 몇 화 정도만 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읽다가 스토리에 빠져서 깔끔하게 정독해버린 리에다. 그 중 일부는 동성연애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세계관이었고, 그 뒤로 리에 스스로 정의하길 ‘의심증’이 생겨버렸다.

간단히 말해 주위에서 친하게 지내는 여자들을 상대로 ‘혹시?’ 하고 의심해보는 증세.

시라사키는 남녀 분반인 만큼 아무래도 각각의 반은 여자들만의 공간이라는 감각이다. 이것이 리에에게 나쁘게 작용하여 팀의 정포수가 수면이 부족한 상황. 기합을 지르고 공을 노려보며 필사적으로 훈련을 소화해 왔다.

“리에, 괜찮아요? 안색이 좋지 않은데.”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는 순간 코앞에 아이나의 얼굴이. 리에는 순간 호흡을 잊는다.

“괘, 괜찮아...”

마주보지 못해 시선을 피한다. 게임에서 피부색을 커스터마이즈 하듯이 실시간으로 붉어지는 리에의 얼굴을 보고 아이나가 납득할 리가 없다.

“열이라던가 컨디션이 무너졌으면 말해주세요? 함께 싸우는 거니까.”

“알았다니까...”

결과적으로 료의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지금은 리에 혼자의 산만함이지만, 그것이 에러로 이어진다거나 해서 팀에게 전염이 될지도 모른다.

타이밍을 잡아서 제대로 대화하자. 돌아보며 다짐하는 료였다.










가위, 바위...

“보.”

주심의 선언과 함께 등을 맞댄 마야와 유라 측 주장의 오른손이 올라간다. 마야는 가위, 상대는 보자기. 마야의 승리다.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커. 분위기를 잡으려면...’

판단이 섰다.

“선공, 가져가겠습니다.”

그저 선후공을 정하는 것 뿐인데. 마야는 벌써부터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사 후 준비 시간. 여느 때 처럼 시라사키 나인은 다시금 상대 타선을 정리했다.

1번-유키노 리나(SS) 등번호 6

2번-유메사키 아이(1B) 등번호 3

3번-히지타카 노조미(CF) 등번호 7

4번-요코사키 마이(3B) 등번호 5

5번-요시무라 유이(RF) 등번호 9

6번-유즈키 아카리(C) 등번호 2

7번-키즈나 유카리(2B) 등번호 4

8번-오키타 쇼요(P) 등번호 1

9번-유하라 아즈사(LF) 등번호 12

“투수가 9번도 아니고 8번?”

아무래도 지식의 양은 부족한 카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시합 중에 타순이 꼬이는 걸 고려해서 9번에 1번으로의 연결고리 선수를 넣어놓기도 해. 1회전에 나온 좌익수와 교체되었다는 건 타격을 투수보다 못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고.”

라고 대답하는 카에데는 벌써 출격 준비다. 오늘도 리드오프를 담당할 예정인 것이다.

즉.

1번-혼죠 카에데(2B)

2번-오오토리 카나(SS)

3번-스즈키 료(CF)

4번-나카무라 유우키(1B)

5번-토도 카렌(RF)

6번-토도 메이(LF)

7번-아이하라 마야(3B)

8번-타카하시 리에(C)

9번-아야나미 아이나(P)

참고로 카렌과 메이는 최근의 타격감으로 순서를 정했다. 컨디션을 고려해도 마야와 리에보다 기대치가 높다는 뜻. 팀을 지탱하는 중요한 파츠라는 뜻이기도 하다.

[유라 고교의 선발투수는. 등번호 1번, 오키타 선수.]

“얘들아~! 상대 에이스의 연습 투구라고?”

유라의 주장 겸 포수인 아카리가 미트를 두들기고, 구장의 이목이 모인다.

의외로 거칠다는 인상은 없는 투구폼. 시소가 움직이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체중 이동. 발을 깊이 딛기보다는 지면의 반동을 이용하는 타입이라 놓아진 활의 줄처럼 빠르게 상체가 돌아간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릴리스 포인트를 상당히 앞으로 잡아 손목을 의식적으로 튕기며 릴리스.

어깨를 풀어두었기에 당연히 전력투구. 관중에 감탄에 묻히지 않는 가죽소리를 울리며 기록은 127km/h.

“여전하시네, 오키타 선배.”

컨디션에는 문제 없음. 그걸 입증하듯 환하게 웃으며 공을 돌려받는 쇼요. 시라사키 쪽 덕아웃을 보더니 간결하게 손을 흔든다.

“제법 사이가 좋았나 봐요?”

“일방적으로 말을 걸었었지. 사람이 약점이 없어서 친화성도 좋더라고. 귀찮았어.”

대충 대답하며 배팅 장갑을 끼는 료.

“그래서는 뭔가 재미없는 사람일지도.”

결함이 없는 캐릭터는 이야기적으로는 써 먹기 힘들다. 그런 의미의 중얼거림과 함께 배트를 닦는 카나.

“공은 진짜야. 기계랑 같은 건 속도뿐.”

“라고 말씀하신다. 방심해서 헛짓거리 하면 날려버린다, 카나.”

“네...그럼 다녀올게, 아이나.”

전체적인 인원수는 확실히 류오 전과 비교해서 눈에 띄게 적었다. 다만 평범한 야구 팬이나 흥미로 보러 온 사람의 수는 오히려 늘어난 상태.

[1회 초, 시라사키 고교의 공격은. 1번, 2루수. 혼죠 선수.]

타석에는 카에데. 대기 타석에 카나가 들어서고.

“플레이볼!”

다소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무대의 막은 열리고 있었다.

A블록 2회전 제 4시합. 유라 고교 대 시라사키 고교. 시합 개시.












*존나 굴러 죽기 직전까지 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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