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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조금 더, 메이드 미사키와 아가씨 코코로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8 21: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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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코코] 메이드 미사키와 아가씨 코코로


*


정신을 차려보니, 밧줄에 꽁꽁 묶인 채였다.


어떻게 된걸까, 놀라면서 다리쪽을 쳐다보았다. 하반신이 드럼통에 갇힌 채로 시멘트로 딱딱하게 굳혀져있었다. 상체는 밧줄로 꽁꽁묶인 채 움직일 수 없는 상태 그대로, 그 주변을 경호원 언니들이 둘러싼채였다. 어떻게 된걸까, 상황파악을 하는 데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가씨랑 잔 것이 걸린것이다.


해고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었지, 아예 여기서 날 묻어버릴 생각이구나. 덜덜 떨면서 눈 앞에 청명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벌벌 떨고있기도 잠시, 결호원 언니들을 지나쳐서 당주님이 모습을 드러내셨다. 


"..."


아무 말 없이 빤히 날 쳐다보셨다. 오히려 그게 더 지옥이였다. 차라리 뭐라고 한 마디 해주려면 좋으련만! 애써 시선을 피하면서 속으로는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이유는, 입에 재갈이 물려있었기 떄문이였다.


째려보시는것도 잠시, 오른손에 든 지팡이를 바닥에 강하게 내려치셨다. 그것이 신호였다, 주변에 서계시던 경호원 언니들이 드럼통을 들어서 그대로 바닷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때 까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언니들이 날 조금 딱하게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명령은 명령, 수행하기 위해서 그대로 드럼통을 번쩍 들어서, 그대로 바닷가에 던졌다. 


마지막 말을 미처 꺼낼 시간도 없이, 그대로 바닷가에 풍덩 빠졌다.


"웁...웁..."


재갈을 밀고 수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숨이 턱 막히는게 느껴졌다. 죽는구나, 여기서 죽는거구나. 이러는 와중에도 머릿속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간 아가씨에 대한 생각 만이 가득이였다. 아가씨는 지금 뭘 하고 계실까, 주무시고 계실까? 아니면 날 찾고 계실까? 어느쪽이든 먼저 갑니다...


"...사키..."


입 안에 무엇인가에 막힌듯 호흡이 가빠져오기 시작했다. 혀 안에 물이 얽혀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죽는구나,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슬슬 눈을 감은 그 시점이였다.


"미사키!"


날 부르는 그 목소리에, 의식이 그대로 올라왔다.


눈을 뜨자 아가씨의 예쁜 모습이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방금 전 까지 키스를 하고 계셨던걸까, 입가에 침이 쭉 늘어져 있으셨다. 잘먹었습니다, 양 손을 모아서 공손하게 인사하신 아가씨가 그대로 내 곁에 누우셨다.


"미사키, 악몽이라도 꾼거에요? 심하게 가위눌리고 있었어요!"


"아...아하하...네, 뭐. 그럴 일이 조금..."


꿈이였구나,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꿈에서 숨이 막혔던건, 아무래도 아가씨가 자는 사이에 키스를 하셔서 숨이 막혔던 모양인 듯 했다. 어떻게든 오늘도 살아남구나...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대로 몸에 힘을 풀자, 아가씨가 곧장 내 품 안에 안겨오셨다. 그것만으로도 좋으신지 연신 미소가 끊이지 않은 채, 연거푸 내 볼에 입을 맞추셨다. 아마 다른 고용인들이 보면 일개 메이드한테 뭐 하는 짓이냐면서 곧장 한 소리 듣지 않을까.


일단은 아가씨보다 늦게 일어난건 늦게 일어난거였기에 지금이라도 메이드로의 본분을 다하려 했다. 그랬기에 몸단장을 위해 일으켜드리려 했건만, 주말이라 그런지 그런거는 신경쓰지 말라면서 오히려 나한테 더 찰싹 달라붙으셨다. 그러더니만, 뭔가 생각이 나셨다는 듯 내 뺨에 한 번더 입을 맞추셨다.


"우후후, 실은 있죠, 미사키! 오늘은 놀랄만한 뉴스가 있어요!"


"놀랄만한 뉴스말인가요?"


정말로 놀랄만한 뉴스인지, 포옹마저도 포기하시고 아가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시더니 그대로 양 팔을 벌리시고 외치셨다.


"어머님이 미사키를 보고싶어하셔요! 오늘 점심은 셋이 같이 먹자는데요?"


아가씨의 어머님이면, 츠루마키 가의 안주인 되시는 분이셨다. 그런 사모님이 아가씨만 부르셨으면 부르셨지, 나와 아가씨만 따로 부를 일은 없을테고, 그 말은 즉슨 나와 아가씨의 관계가 들켰다는 소리-


아무래도 그냥 꿈이 아니라 예지몽이였던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가씨가 이마에 입을 맞추며 준비하자고 하셨다.


*


성인식 저녁, 아가씨한테 덮쳐진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되었다.


물론 나는 아가씨의 연심을 받아들일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애초에 내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랬기에 필사적으로 반대했건만, 아가씨는 오히려 태평하게 웃으시면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셨다.


"저와 이런걸 했다는게 알려지만, 미사키는 집을 나가야 겠죠?"


"...그렇죠?"


물론 덮친건 아가씨였지만 명백히 이 저택에서 을의 입장은 자신이였다. 짐을 싸서 나가는건 물론이오, 스리슬쩍 사라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 미사키를 사랑하고, 미사키가 나가지 않기를 바래요. 그러니까 이런건 어때요? 오늘 있던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 대신, 미사키가 내 여자친구가 되는걸로!"


당연히 받아들여주실거죠? 쐐기를 박으시면서 미소짓는 아가씨의 등 뒤로 늑대 한 마리가 보이셨다. 그랬다, 이건 늑대였다. 내가 성인이 될 때 까지 끈기있게 기다리시다가,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을 파고. 나라는 양을 한 입에 꿀꺽 잡아삼켜버리신 늑대. 이렇게까지 철처하게 준비하신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많지 않았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아가씨의 연인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아가씨는 약속을 철처하게 지키시는 타입이였다. 그 날 이후로 제법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무도 눈치챈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일을 잘한다면서 월급이 조금 올라갔던 것이다. 이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가씨 역시 내가 연인이라는 사실은 비밀로 하고 싶은 듯, 겉으로는 아가씨와 메이드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셨다. 그렇지만 연인이라는 점은 과시하고 싶으신걸까, 단 둘만 되면 잔뜩 연인다운 짓을 하시고는 했다.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는, 이걸로는 안걸리겠지 싶으신건지 대놓고 손을 잡곤 하셨다.


집안 어디서든, 아무도 안보는 순간이 되면 아가씨는 곧잘 혀를 얽혀서 키스를 하시고는 하셨다.


전에는 가끔씩 부르셨지만, 연인이 되신 다음부터는 내가 없으면 잠을 못잔다는 핑계를 드셔서 매일 밤 나를 침대에 부르시곤 하셨다. 평소에는 손만 잡고 주무시곤 했지만 다음날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을 때에는 그대로 나를 덮쳐버리시곤 하셨다.


유일하게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은 아가씨가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실 때 까지, 이럴때는 성인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 삼 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졌다. 이제 갓 고등학교 일학년이 된 아가씨가 내 뒤를 따라서 성인이 되시려면 삼 년이 남았던 것이다. 


그래도 삼 년간 자유를 즐길려 했었다.


아니, 즐길려고 생각했었다.


"다음주부터 같이 고등학교에 가세요."


갑작스러운 사모님의 호출에 아가씨는 예쁜 드레스를 입혀드리고, 나는 평소 그대로 메이드 복장으로 향했다. 실례하겠습니다, 곧장 인사드리고 아가씨와 같이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를 위 아래로 뜯어본 사모님은, 그 한 마디만을 곧장 꺼내셨다.


다행히도 아가씨와 사귀는게 들통난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첫째, 그리고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하는 당혹감이 둘째였다. 아니, 진짜로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면서 실례를 무릅쓰고 되묻자, 아가씨를 쏙 빼닮은 사모님이 안경을 올리시면서 말씀하셨다.


"말 그대로에요, 코코로가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호위로써 가줬으면 해요."


"그렇지만 전 이미 졸업을..."


"다행히도 체형도, 얼굴도 그렇게 변하지 않았더군요. 전학 수속은 이미 끝내놓았어요, 교복은 여기, 다음주부터는 하나사키가와로 가서 코코로와 같이 학교를 다니세요."


이미 모든 일이 결정된 다음인건지, 내가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모든게 끝나있었던 듯 싶었다. 내 손에 교복을 쥐어주신 사모님이 살며시 미소지으셨다. 아가씨가 가끔 나한테 장난을 치실 때 보이셨던, 장난기 가득한 미소셨다.


"그리고 모두 코코로가 부탁한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모님의 방에서 내쫓기듯이 쫓겨났다. 바로 옆에서는 아가씨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월요일부터는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좋아하시면서 내 품에 또다시 껴안기셨다. 잠시만, 그러니까 아가씨? 아가씨가? 아가씨가 날 고등학교에 데려가시려고? 어째서? 내가 넋이 나가서 중얼거리자 그 말을 들으신건지, 아가씨가 웃으시면서 대답해주셨다.


"그야, 이러면 미사키랑 떨어져 있는 시간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말씀드려봤답니다! 웃으면서 내 품 안에 껴안기는 아가씨를 보면서 내가 모든걸 포기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바이바이, 내 휴식시간.


*


원래라면 린아코나 토모히마 성격반전물이랑 마녀의여행 2차 쓰고있을텐데 내 몸 안의 무엇인가가 강력하게 이 이야기의 뒷부분을 보고싶다고 속삭였음


그래서 조금 더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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