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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카이아] xx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0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9 12: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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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방에 우리가 정신이 들었을 때 누워 있던 침대 하나. 그리고 오른쪽에 굳게 잠긴 문 위의 문구.

 ‘솔직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이게 무슨 상황인지 떠올리려 아무리 애써 봐도 기억이 애매하다. 분명 회사 워크샵에 왔었지, 뒤풀이 때 막내라며 여기저기 테이블에 끌려 다녔던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혹시나 선배들의 장난인 걸까 주위를 두리번 거려봤지만 저 의미를 알 수 없는 문구만 다시 한 번 눈에 새겨져 날 심란하게 만들 뿐이었다. 문으로 가까이 다가가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긴 문고리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역시 단순히 열리지는 않네요. 선배는 뭐 기억나는 거 있어요?”

 “......”

 이아짱은 여전히 침대에 앉은 채로 내 쪽을 돌아보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 차분해 보이는 옆모습과는 달리 불안한 듯 손가락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게 눈에 들어온다. 긴장한 걸까? 아니, 긴장과는 조금 다르다. 저건 좀 더..

 아, 냉전 중이었구나, 우리.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무표정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건 분명 나에게 무언가 불만이 있는 표정이다. 말이 냉전이지, 사실은 이아짱이 나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있을 뿐이지만. 입을 꾹 다물고 애꿎은 이불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걸 보니 문득 우리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저런 얼굴이었지.

 초등학교 1학년, 아니다, 2학년이었나? 너무 예전일이라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놀이터에서 꽃잎을 찧으며 소꿉놀이를 하던 게 기억이 남으니 아마 봄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 동네 놀이터가 으레 그렇듯이 학교가 끝나고 찾아가면 처음 보는 또래 아이들과도 어렵지 않게 어울릴 수 있었다. , 늘 새로운 아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대체로 멤버는 비슷비슷 하긴 했지만, 이사를 왔다던가 이 쪽 초등학교로 입학을 했다던가 하는 이유로 가끔씩 모르는 얼굴들이 섞여 들어오곤 했다. 그래서 혼자 멀찍이서 시선을 보내오던 이아짱을 처음 봤을 때는 올해부터 우리 학교에 들어온 아이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 같다.

 나는 그다지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었기에 처음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아짱은 며칠이고 같은 시간에 놀이터로 나와 다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무표정으로 앉아 있는 게 재미있나?’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을 때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놀이터에 오면 이아짱을 눈으로 쫓는 게 일과가 되어있던 후였다.

 “있잖아, 이름이 뭐야?”

 “...이아.”

 “그럼 이아짱이구나. 난 유카리. 같이 놀래?”

 순간 반짝거리는 눈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게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같이 하는 소꿉 놀이에서 내가 다른 애랑 부부 역할을 하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자기가 내 아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꼭 질투 많은 여동생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어 싫지 않았다. 처음엔 표정이 별로 없는 무뚝뚝한 애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아짱은 변화폭이 적어서 그렇지 의외로 표정이 다양했고 말수도 많았다. 언제 낯을 가렸냐는 듯 금세 날 유카링이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는 게 정말 동생이 생긴 것 같았다.

 하지만 놀이터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옷차림이 한껏 가벼워질 때쯤 이아짱은 더 이상 놀러오지 않게 돼서, 여기까지가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첫 만남이자 추억의 전부다. 예상과 달리 이아짱은 우리 학교 입학생은 아니었는지 졸업할 때까지 마주친 적도 없다. 그러니 겨우 그 한 계절뿐인 만남이었다.

 그래서 이 회사에 들어와서 재회 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그 쪽도 날 한 눈에 알아봤는지, ‘유카링!’ 하며 뒤에서 강아지 꼬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반겨주는 것도, 어릴 적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물론 놀랐지만 날 진짜로 경악하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당연히 연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사수가 된 이아짱은 여전히 작은 주제에 나보다 무려 2살이나 연상이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이아짱을 선배라고 부르는 것에 저항했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이아짱도 처음엔 내가 선배라고 부를 때마다 미묘한 표정을 짓고는 했는데,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동생에서 선배가 된 이아짱은 생각보다 일을 잘 알려주는 믿음직스러운 사수였다. 비록 사석에서는 여전히 옛날처럼 달라붙어 왔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금방 다시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후배 포지션이라는 건 여전히 좀 분했지만 선배라고 부를 때 마다 이제는 익숙한 듯 뿌듯한 표정을 하는 이아짱을 보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왜 화가 나있는 건데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이아짱이 있는 침대로 올라가며 물었다. 설령 이아짱이 지금 나와 말하기 싫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고 이 영문 모를 방에 가만히 갇혀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솔직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데, 정말 그렇게 있을 거에요?”

 “......”

 상황을 이용해서 다그치는 건 좀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것 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그야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침대 위에, 이아짱과 단 둘이라니, 솔직히 냉정해 지는 게 더 힘들다.

 “것보다 우리 사귀는 사인데, 이런 방에 갇힌 게 아니더라도 서로에게 솔직한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내 말이 그거야.”

 “?”

 이아짱이 갑자기 내 어깨를 잡고 몰아붙이는 바람에 그만 뒤로 쓰러져 버렸다. 이건 위험한데. 내 위에 올라탄 모양이 된 이아짱이 어깨에 올려둔 손에 힘을 준다.

 “사귀는 사이인데 유카링은 언제까지 날 선배라는 딱딱한 호칭으로 부르려는 거야?”

 “...?”

 아니, 이제 와서? 것보다 본인도 즐기고 있었으면서 왜...

 “심지어 나보다 직급도 높은 옆 부서 마키씨한테도 친근하게 마키씨~’하고 부르면서..!”

 “...제가 언제 그렇게 목소리 높여서 불렀어요? 그리고 회사 사람들 있는데서 계속 선배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이름으로 바꾸면 시선이 좀 창피할 것 같아서..”

 “그럼 회사 사람들 없는 곳에서는 괜찮잖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몸을 바짝 붙여오는 이아짱 때문에 아까부터 닿을 듯 말 듯 하던 몸이 밀착되면서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걸 의식해버린다.

 “, 안돼요! 그러다가 익숙해져서 회사에서 실수할 수도 있잖아요.”

 순간 나도 모르게 이아짱을 밀쳐냈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 큰일났다. 저건 제대로 삐진 표정이야. 내 위에서 떨어져 나간 이아짱이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이불을 끌어 모아 몸에 둘렀다. 그대로 뒀다간 이불 안에 언제까지고 웅크린 상태로 나와 더 이상 말하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키씨야 그 쪽에서 워낙 붙임성 좋은 편이라 금방 편해진 것도 있는데다가 별 생각 없이 그런 거였는데, 저번 주에 탕비실에서 투닥거리던 걸 이아짱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이야. 물론 질투해주는 것도 귀엽지만. 이아짱을 선배라고 부르게 된 것도 이제 벌써 반년이 다 되 가서 새삼 이름으로 부르려니 좀 부끄러웠다. 목 언저리가 화끈화끈한 게 열이 나는 것만 같다.

 “..,이아짱..?”

 내 목소리를 들은 이아짱이 몸에 둘렀던 이불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엄청난 시선을 보낸다. 저건, , 대하는 표정이네. 정말 이젠 모르겠다.

 “이아짱, 좋아해요.”

 그래도 한 번 내뱉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품에 꽉 껴안은 이아짱의 귀가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뭐야, 본인도 이렇게 부끄러워 할 거면서. 괜히 장난이 치고 싶어져 머리를 쓰다듬으며 몇 번 더 이름을 귓가에 속삭여 본다.

 “나도 정말 좋아해.”

 조금씩 움찔거리며 몸을 떨던 이아짱이 잔뜩 상기된 얼굴을 들었다가 곧바로 다시 숙이며 내뱉었다.

 달칵.

 나는 그 소리가 분명 내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일 거라 생각했다.

 “, 이거 봐, 열렸어 유카링! 솔직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더니 정말이었나 봐.”

 어느새 문 앞까지 달려 나가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려는 이아짱의 손을 잡아 멈추고는 열리려던 문을 힘을 주어 다시 닫았다.

 “..아직이에요.”

 “..유카링..? 그치만 문 열린 것 같았는데..”

 이아짱의 손을 끌어 침대에 눕히고는 이번엔 내가 위에 올라갔다. 뭐가 솔직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이야. 난 아직 하고 싶은 말이 정말 잔뜩인데. 평소라면 이런 행동은 절대 못하겠지만, 오늘은 얼마든지 더 솔직해질 자신이 있었다. 입에서 튀어나오려는 수많은 말들이 흘러넘치는 마음을 따라잡지 못해 이아짱의 입술을 훔쳤다.

 “솔직하게..”

 한참을 뒤얽혔던 입이 떨어지고 현실로 돌아오면서 다른 선배들이 사라진 우리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혀가 멋대로 움직여 나가자는 말이 아닌 다른 말을 뱉었다. 이건 다 빨갛게 달아오른 이아짱이 날 올려다보며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절대로 내 탓이 아니야.

 “..하고 싶어요.”

 다시 몸을 포개고 이아짱의 목을 깨물며 놔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후배를 꼬드기는 나쁜 선배에겐 분명 벌이 필요할 테니까.


유카이아 여기와서 영업당했는데, 너무 갓컾이야.. 다른 사람들이 쪄주는 유카이아가 먹고싶다 저 노래 몇번을 들었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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