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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설풀실] (41) 드디어 끝났어.

리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9 20:01:47
조회 225 추천 15 댓글 2
														

이 창작글은 설풀실 마지막화 후 우타와 카오루의 과거 회상을 담은 글이며 실제 설풀실과는 관련없는, 순수한 창작글임을 밝힙니다.


이전화들은 제 갤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양이 많아서 링크 걸기 귀찮네요.)

05













나는 혼자가 되어버린 이 집에 남아버렸다.


그 일이 있고나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 버렸는지 모르겠다.


우타에 대한 원망과, 그 원망보다도 큰 슬픔이 나를 덮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게도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을 나에게 주지 않았다.


안정되어 주문이 급증한 핸드메이드 일에, 나는 하루의 절반을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만드는데 힘을 써야했다.


디행인지 모르겠지만 일에 열중하는 그 시간만큼은 슬픔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어 침대에 누우면, 깊은 어둠 속에 나 밖에 없다는 절망감이 밀려온다.


「...그런 거, 조금 빨리 말해주지 그랬어.」


그야, 여자끼리 좋아한다라니, 분명 일시적인 감정이니까.


평소답지 않은 우타의 차가운 표정과 말들이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게 한다.


'이제, 진짜 혼자야.'


'제발, 누가 날 좀 도와줘...'


나는 그렇게, 이따금씩 몸을 움찔거리며 밤새 흐느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아무 대책 없이 집에서 나왔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집에는 있을 수 없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나는, 휴대폰을 들어 연락처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눈에 뛰는 전화번호가 있었다.


[...}


꽤 오랜 시간 동안 통화 연결음이 들려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마침내 연결음이 툭 끊어졌다.


[...카오루?]


욧 짱의 따뜻하지만, 어딘가 슬퍼하는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듣자 왜인지 모르게 울컥하여,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여보세요?]


내가 말을 하지 않자, 욧 짱이 당황한 듯 계속 나를 부른다.


나는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지금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평온한 목소리를 내었다.


"혹시 지금 만날 수 있어?"


하지만 최대한 숨기려고 했던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을 눈치챈 듯, 욧 짱이 담담히 나에게 말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까, 우리 집으로 와.]


욧 짱은 이미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대충은 짐작하고 있는 거겠지.


"알았어."


욧 짱과 내 집 사이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았기에, 나는 10분만에 욧 짱의 집 앞 현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이내 문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문이 벌컥 열리며 욧 짱이 나왔다.


"들어 와."


어느 떄와 다름없이 싱긋 웃어보이는 욧 짱.


그런 욧 짱을 보니 조금이나마 평온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집 안으로 돌아갔다.


긴 복도를 걸어 지나가니, 탁 트인 넓은 거실이 보였다.


항상 올 때마다 넓은 집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욧 짱이 불룩해진 배를 힐끔 보았다.


"앉아 있어, 내가 할게."


"미안해, 그러면 부탁할게."


욧 짱은 그렇게 말하고는 조심히 앉기 시작했다.


몇 번 욧 짱의 주방을 써본 적 있던 나는, 능숙히 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을 끓이고, 주방의 위 쪽 문에 있는 녹찻잎을 꺼내 달였다.


그리고는 잔 두 개를 준비해 각 잔에 달인 차를 조심스럽게 따랐다.


잔 하나는 욧 짱에게 건내고, 잔 하나를 들어 조심스럽게 마시기 시작했다.


"...우타와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욧 짱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나는 나지막하게, 비탄에 잠겨 중얼거렸다.


"...우타가 나를 이제좋아히지 않는다고 했어."



*



"...뭐?"


나는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우타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


그 말은, 자신이 지금까지 카오루 몰래 해온 일들을 모두 부정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말을 해야했다면,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카오루가 흠칫한다.


카오루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본 나는, 우타의 계획에 없던 어떤 일이 일어났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실대로 말해줘."


"그, 그게..."


카오루가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망설인다.


나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러자 마침내 들려오는 한 마디


"...우타한테 좋아한다고 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이제야 우타가 왜 카오루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카오루는 충격 받은 표정의 나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한지 모르는, 그 순진한 표정으로.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


"...?"


"언제부터 우타를 좋아하게 됐어?"


"...4달 전쯤 부터."


나는 얼굴이 굳어졌다.


2주 전, 우타가 지금 카오루가 있는 자리에서 했던 말들 중 일부가 떠올랐다.


「...한심하죠. 다시 저에게 마음을 열어 주었는데, 불순한 생각이나 하다니.」


「모두가 사이 좋은 가족이라고 이야기 해주는데, 왜 저만 납득하지 못하는걸까요.」


「...이제는 끝내야 할 것 같아요. 길었던 첫사랑. 」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말해야 한다.


사실을 이야기해야하는데, 기억나는 우타의 또 다른 말.


「제가 아프다거나 그런 이야기는, 카오루 씨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사실을 알게되면, 분명 슬퍼할 꺼에요.」


곧 알게될, 최소한의 사실만 아는게 정말 맞는걸까.


"...욧 짱?"


나는 눈을 질끈 감는다.


그리고는 정말 무책임한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



나는 잠시 뒤 욧 짱의 집에서 나온다.


「...힘내」


욧 짱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건낸 한 마디.


욧 짱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다 만걸까.


의문은 제쳐두고, 나는 나온 김에 사장님의 가게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욧 짱 집에서 다시 10분을 걸었다.


그러자 보이기 시작하는 한 가게.


가게의 안을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바뀌어 있었다.


'...뭔가 이국적인 분위기이네.'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두리번 거리지만, 사장님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안 쪽에서 어떤 사람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그러자 사장님 대신 보이는 두 명의 여자.


나는 두 사람 모두 누군지 알고 있었다.


"쿠로에와 미야비?"


두 사람이 뒤돌아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둘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경악했다.


쿠로에는 보지 말아야 할 사람을 본 것처럼 경악했고, 미야비는...


미야비는 눈물을 흘리고 있던 눈은 나를 보자 분노로 가득 찼다.


미야비는 말리는 쿠로에를 뒤로 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왜 그러셨어요?"







오랜만입니다 다들. 제가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았는데, 정말 볼품 없더군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글을 안 쓴 기간 동안 여러가지 소설을 읽으면서 글 쓰는 스타일을 배웠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스타일의 글을 보게 해서 죄송합니다. 스토리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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