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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현수지] 달이 참 예쁘네요 - 1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31 00:03:25
조회 711 추천 2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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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웹 이것도 친구라고 소현수지 너무 열린 결말로 끝난게 아쉬워서 찐 2차
4화내외로 왼결 예정
남캐 등장하나, 가능한 짧게 마무리 짓고 싶으므로 고구마는 최대한 안넣을 예정


******

"달 예쁘네."
"그러네!"

***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의 밤 공기는 이제 제법 차가워져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 코 끝을 발개지고 입에서는 가끔가다 옅은 입김이 불어 나왔다. 그런데도 수지는 따뜻한 실내에 들어가기 보다는 밖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밝게 빛나는 동그란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 남수지. 취했냐?"

그녀를 부른 것은 그녀의 친구 도윤호였다. 그들은 윤호의 입대 전 모임이라는 이유로 그들과 고등학교 동창들 그리고 그 외의 몇몇 친구들까지 모여 술을 마시던 중이었고, 수지만 잠시 홀로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던 것을, 술 깰 겸 밖으로 나온 윤호가 그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취한 건 내가 아니라 너 같은데."

실제로 단순히 바람을 쐬고 싶었던 수지와 달리 술을 깨기 위해 나온 윤호는 그녀보다도 얼굴이 빨갰고 가만 서 있는 것 조차 힘든지 나오자마자 근처의 벽에 곧 바로 등을 기대었다.

"ㅋㅋㅋ 그런 듯. 아 진짜, 미연이 술 개 잘 마셔... 방금도 퍼포먼스 하나 더 하려는 거 보고 식겁해서 나 뛰쳐나왔다니깐..."
"미연이 잘 마시지 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마시는 속도 걔한테 맞추지 말라니깐."
"아니, 왠지 오늘은 될 거 같아서..."

수지의 말에 대꾸를 하는 그의 표정에는 곧 다가온 그의 입대 일에 속이 쓰린 듯 아련한 얼굴을 하였다. 그런 그의 얼굴에 대놓고 놀리기 미안한지 수지는 급하게 화제를 돌리기 시작했다.

"야... 야, 그러고 보니 오늘 달 예쁘지 않냐?!"
"남수지 네가 웬일이냐, 달 보고 그런 감상도 내밀 수 있고. 달 보면 피자가 먹고 싶니, 파전이 먹고 싶니 하는 감상 밖에 못했으면서."

수지의 감상에 대놓고 비아냥을 하는 윤호는 그녀가 저를 위로 해주기 위한 화제를 꺼낸 것을 알아차리곤, 평소 둘의 분위기에 맞는 대답을 하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수지는 싱겁게 웃으며 "그냥, 정말로 달이 예뻐서." 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
"뭐야, 왜 그래?"
"아니, 갑자기 뭐가 좀 생각이 나서."

장난스레 대꾸한 것에 의외로 우수 가득한 눈으로 대답한 수지에게 윤호는 저도 모르게 이전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말을 삼켰다. 그런 그에게 눈짓으로 '뭔데?' 라고 캐묻는 수지에게 윤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스스로도 멋쩍은지 제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일본의 유명한 이야기라는데... 나도 잘은 모르지만, 달이 예쁘다는 거 사랑한다는 뭐 그런 뜻이라나 봐. 옛날에 'i love you'를 '달이 참 예쁘네요.'로 대신 번역 했다나 뭐라나."

더듬더듬 말하는 윤호는 계속 바닥만을 바라보다가, 어쩐지 조용한 수지에게 이상하다는 듯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그의 눈에 비친 것은 심각하리만치 웃음을 참고 있는 얼굴이었다.

"풉... 넠..."
"뭐야, 왜 웃어?!"
"이 자식, 은근 보면 그런 로맨틱한 거 참 좋아한단 말이야. 안어울리겤ㅋㅋㅋ풉...!"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어디서 들은 거라고! 그리고 좋아하면 뭐?! 안 어울리게는 뭔데?!"

술을 마셔서 빨개진 것보다, 수지에게서 놀림당해서 빨개진 게 더 심해진 윤호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 듯 언성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수지가 배를 잡는 것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푸하하, 그럼 내가 너보고 달이 예쁘다고 한 건 내가 너 사랑한다는 말이냐?! 그리고 전쏘가 나보고 달이 예쁘다고 한 건, 걔가 나 사랑한다는 거고?"
"뭐...?"

순간 윤호의 얼굴이 경직되더니 눈동자만 휘둥그레졌다. 수지는 이내 눈물을 훔치며 그의 딱딱해진 얼굴에 장난이었다며 표정 풀라고 말했다.

"소현이가 너보고 달이 예쁘데..?"
"응? 아아, 응."

소현의 언급을 한 것은 자신이었으나, 윤호 또한 그녀의 이름을 언급한 것에 잠시 의아한 수지는 한차례 대답이 늦게 떨어졌다. 그러고는 며칠 전 있었던 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았던 달이 유독 예뻤고, 그 날 소현이 그런 말을 제게 한 것과 그 후로 달을 보는 것이 제 일상이 된 것을 수지는 말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에 윤호는 마치 딴 생각을 하는 듯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소현이가 그 날 나한테 한 말이 사랑해의 뜻일 수도 있겠지만!"
"ㅁ.. 뭣?!!"
"그렇잖아? 세상에 나처럼 완벽한 사람이 어딨다고. 멋있지, 성격 좋지, 잘생겼지, 수영 잘하지. 소현이가 반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

곧 수지가 장난치고 있는 것을 깨달은 윤호는 그녀를 눈으로 온갖 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굴하랴 수지는 더더욱 멋있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꼭 잘생겨서 죄 많은 사람인 것처럼 행했다. 그런 그녀에게 윤호는 취한 탓인지 억눌러오던 말을 무심코 꺼내게 되었다.

"만약 정말 그런 거면, 넌 어쩔 건데?"

곧 윤호는 스스로가 사고 쳤음을 알게 되었으나, 내색하는 순간 이 사고는 수습이 어려운 것을 알기에 저 또한 진심이 아니라는 듯의 표정을 했다. 그러면서 수지의 대답이 무진 궁금한 그는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말 그런 거면 정말 안타깝지만 거절해야지."
"뭐? ㅋㅋㅋㅋ 왜?"

여전히 장난처럼 대답한 윤호였지만 그의 속마음은 미치고 팔짝 뛰며 수지를 깔아뭉개 그녀의 멱살을 마구잡이로 흔드는 중이었다.

"그렇잖아? 나처럼 인기 많은 사람이 어느 한 사람의 것이 되다니, 그건 전국에 있을 내 팬들 모두에게 절망적일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병신."

속마음에서 수지의 멱살을 잡고 흔들던 윤호는 이내 그 안에서 수지를 매우 갈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장난처럼 질문을 한 것이나, 대답마저 저 따위 대답일 줄은 몰랐던 윤호는 다시는 술 한 방울도 입에 못 댈 것 같은 게, 지금은 병째로 시원하게 들이키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이왕 장난처럼 시작한 거 끝도 그렇게 끝내자고 생각한 윤호는 마지막 말을 그녀에게 던지고 다시 한 번 술을 마시기 위해 가게로 들어갔다.

"그러다간 소현이가 어느 한 사람의 것이 되지."

그의 마지막 말은 어찌 보면 수지에게 충고이자 경고의 말이었으나, 그녀에게 닿진 못했다.

***

2차를 가기 위해 술집을 나온 그들은 이제는 두 다리로 서지 못 하는 윤호를 데리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나머지도 상태는 좋지 못하였으나, 이전 미연의 주량을 몸소 체험한 바가 있어, 이번엔 조절을 한 덕으로 윤호를 제외하곤 다들 두 다리로 걷기는 하였다.

"소현이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소현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혜경이었다. 양 뺨이 살짝 붉었으나, 술기운에 붉은지 날이 추워 붉은지 가늠하기 힘든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곁에 가장 상태가 좋은 미연이 말했다.

"오늘만 날인가. 다음에 또 만나면 되지."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그래도 카톡 답 없는 건 너무 하지 않아?"

혜경은 미연의 얼굴 앞으로 소현과 나눴던 대화 창을 열어 보여주었다. 대화 창에는 혜경이 소현에게 모두가 모였다는 이야기와 다음엔 자신들과 함께 모이자는 이야기를 했으나, 소현이 아직 읽지 않았는지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이며, 이것은 벌써 4시간이 넘은 상태였다.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런 걸로 열을 내."
"이건 분명 남자일 거야...!"
"뭐어~?"

혜경의 추측에 미연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에 혜경은 얼마 전 자신이 소현에게 남소를 해주었으며, 지금 소현이 연락이 잘 안되는 것은 분명 이로 인한 것이라며 확신에 찬 두 눈으로 말했다. 그러자 미연은 언제 그런 걸 해줬냐며 그녀에게 물었다.

"한 한 달 아니다, 삼주 전쯤? 아는 동기가 어쩌다 나랑 소현이랑 함께 있는 걸 봤는데, 계속 소개 시켜달라고 조르길래, 소현이한테 살짝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런 일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네. 아무튼 그 남자와 있으면 소현이도 바쁘겠지, 너무 보채지 마."
"그래도, 그래도~~~! 응이라곤 답장해 줄 수 있잖아."

술이 들어간 탓인지 혜경의 칭얼거림은 전보다 심한 느낌이 든 수지는 얼른 그녀를 그녀의 남친에게로 던져주어, 그녀가 답장 없는 소현을 잊게 만들었다. 수지의 예상대로 혜경은 그녀의 남친 곁으로 가자 소현에 대한 칭얼거림이 확연히 줄어 든 것을 볼 수 있었다.

"혜경이 멀쩡해 보이더니, 쟤도 꽤 취했구나."
"그러게 ㅋㅋㅋㅋㅋ ... 그런데 전쏘가 남소라니, 전혀 몰랐어."
"응? 아아, 그러게ㅋㅋ 뭐, 괜찮은 사람이면 잘됐으면 좋겠네."
"응, 그러게... ㅋㅋㅋ"

미연의 말에 수긍하는 수지의 얼굴은 어딘가 찝찝함이 남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미연은 별다른 말이 없었으며, 수지 본인 또한 자신의 이런 상태를 알지 못했다. 잠시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한 수지는 소현이 제 문자에도 꽤 오래 답장을 하지 않은 상태임을 발견했다.

'잘됐으면... 좋은 거.. 맞지...?'

***

한창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던 중, 꺼내두었던 수지의 휴대폰 화면이 잠깐 빛을 내었다 이내 꺼졌다. 노래를 부르며 그것을 발견한 수지는 입으로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며 눈으로는 휴대폰을 들어 그 화면을 보자, 소현에게 답장이 온 것을 알아차리곤 마이크를 근처의 아무에게나 던져두고 방을 빠져 나왔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듯 했으나, 수지는 손으로 전화 수화기 모양을 내어 흔들기만 하고서 사라졌다.

뚜르르뚜르르.

[여보세요. 수지야?]
"전쏘~ 오늘 바빴어? 왜 이렇게 답장이 늦은 거야?"
[아, 잠시 그럴 일이 있어서. 너희는 재밌게 놀고 있어?]
"응ㅋㅋㅋ 들어봐 도윤호는 벌써 아주 꽐라가 돼선 걷지도 못하고, 혜경도 취했는지 너 보고 싶다고 난리야 ㅋㅋㅋㅋㅋ 지금은 또 2차로 노래방을 왔는데..."

노래방을 채 나오지 못한 수지는 시끄러운 복도를 걸으며 소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와 통화를 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소현은 마치 자신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수지와 함께 웃으며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었다. 

"다음엔 우리도 함께..."

드디어 노래방을 빠져 나온 수지가 버릇처럼 하늘을 올려다 보자, 문뜩 말을 멈추었다.

[수지야?]
"소현아. 오늘 달이 참 예쁘다."
[...응. 달이 예쁘다...]
"그러고 보니 아까 도윤호한테 들은 건데, 달이 예쁘단 거..."
[소현아-!]

그 순간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소현을 불렀다.

[앗, 수지야. 미안, 내가 지금 좀 바빠서.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그럼 재밌게 놀아.]
"어? 아아, 응. 미안 갑자기 전화해서, 그럼 나중에 다시 연락해."
[응.]

-뚝.

소현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기고, 수지의 휴대폰에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화면이 떠올랐다.

[우린 이제 다들 모여서 저녁 겸 술 먹기 시작ㅋㅋㅋㅋㅋ]
[전쏘 넌 저녁 먹었어?]

[미안 이제 봤어]
[응 나도 먹었어ㅎㅎ]
[약속이 있어서 밖에서 엄청 맛있는걸로]

수지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은 노래방으로 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먹구름이 짙게 끼이기 시작해 달 같은 건 사실 보이지 않은지 오래였다.

'무슨 약속인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남았으나, 미처 하지 못한 수지는 아쉬움에 금방 노래방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며, 어두운 하늘만을 빤히 바라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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