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트로이드 저택

상해 인형과 봉래 인형이 마리사의 양 볼을 꾹꾹 누른다.

“왜 하필이면 내 침대에 누워있는 건데?”

“글쎄~?”

“신경에 거슬린단 말이야.”

연이어 들리는 앨리스의 핀잔을 듣고 마리사는 몸을 뒤척이며 일어났다.

“이야~ 촉감이라던가, 냄새라던가 포근해서 좋았는걸!”

마리사가 아쉬운 듯 이불을 두드리며 빵긋 웃었지만, 앨리스는 어째선지 목소리가 기어 들어갔다.

“이… 이상한 소리하지 마.”

인형들이 준비한 티컵에 앨리스가 홍차를 따르자 그제야 마리사는 자리에 앉았다.

“있잖아, 저번에 하쿠레이 신사에 갔을 때 말이야…….”

홍차를 마시며 마리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앨리스의 표정은 영 시큰둥했다.

“음? 왜 그래 앨리스?”

마리사가 앨리스의 표정을 보고는 물었다.

“왜 나랑 있을 때 항상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얘기만 하는 거야?”

앨리스는 뾰로통하게 따졌다.

“응? 아하핫! 딱히 레이무 얘기만 한 게 아니라…….”

마리사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환상향에서 누구랑도 사이가 좋은 편인 마리사지만, 유독 가까운 이가 있다면 단연 레이무일 것이다.

“나랑 있을 때는 다른 사람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어.”

앨리스는 양팔로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고개 숙인 얼굴은 마치 홍당무처럼 새빨갰다.

“……”

그 모습을 본 마리사는 실이 끊긴 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딩동!

대문에서 들린 소리에 앨리스는 튀어 오르는 스프링이 된 것 마냥 일어섰다. 앨리스는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방을 나섰다.

“어이~ 심심해서 좀 일찍 왔다구!”

“보통 1시간이나 일찍 오면 실례거든!”

인형들이 혼비백산 무언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보이면 안 될 무언가를 황급히 치우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