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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현수지] 달이 참 예쁘네요 - 2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31 19:12:43
조회 265 추천 17 댓글 1
														



***

"으아, 추워~!!"

갑자기 불어온 겨울 바람에 수지는 어깨를 움츠리며 바람에 맞서 듯 외쳤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 선 소현은 이 정돈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는 소현이 추위에 강하다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수지가 현재 추위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해 설명하자면, 둘은 우선 같은 체육관의 수영장을 이용한다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둘은 같은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수지는 그곳의 강사, 소현은 그녀의 수강생이며, 강사들은 수업이 끝나도 뒷정리가 있어 수강생보다 나오는 시간이 늦다.

그로 인해 함께 돌아가기 위해 늘 혼자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소현을 위해, 수지는 항상 준비를 부랴부랴 하고 나오며, 하필 오늘은 그녀가 수영장 청소 당번인 탓에 나오는 시간이 더욱 늦어 머리를 제대로 말리고 나오지 못한 것이 지금 추위에 약한 상태가 되어 버린 이유이다.

여전히 물기가 맺힌 수지의 머리는 차가운 바람으로 인해, 당장이라도 얼 것 같은 상태를 취하고 있었다.

"정말... 그러니까 머리 제대로 말리라니까."
"아닌데, 나 정말 괜찮은데... 훌쩍."

소현이 수지를 기다리고 있을 당시, 그녀의 앞에 나타난 수지가 머리를 덜 말린 채로 나타나자 소현은 그녀를 다시 탈의실에 밀어 넣을 만큼 제대로 머리를 말리고 나올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수지는 끝까지 자신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기에 이 정도 추위는 끄떡없다며 나왔고, 그 결과가 지금 이렇게 코를 훌쩍이는 상태가 되었다.

"정말, 끝까지 말도 안 듣고..."
"하지만 네가 나 기다리고 있으니까..."

자꾸만 코를 훌쩍이는 수지에게 소현이 속상하다는 듯 말하자, 수지는 입술을 비죽 내밀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곧 걸음을 크게 걸은 소현이 수지의 앞에 마주 보고 서자, 수지의 걸음이 자연스레 멈췄다. 소현이 단호한 눈으로 수지를 보자, 그녀는 마치 잘못을 저지를 아이처럼 살며시 시선을 피했다.

"...나 기다리는 거 잘해. 그러니 다음부턴 머리 제대로 말리고 와."

그 순간 수지의 목에 따스한 온기가 감싸들었다. 그것은 소현이 메고 있던 자신의 목도리를 그녀의 목에 감싸준 덕이었다. 다시 한 번 소현의 눈을 마주치자, 그녀의 단호했던 눈빛은 어느새 녹아들어 저를 향해 다정하게 보고 있었다.

"응, 미안... 그리고 고마워."

소현은 대답 대신 웃어주었다. 수지의 목에 감싼 목도리는 포근하고 따뜻했으며, 소현의 향이 났다.

겨울의 하늘은 해가 평소보다 빨리 저물었고, 대신 달이 빨리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지를 올려봄과 동시에 제 눈에 밝은 달이 비치자 소현은 문뜩 생각 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전화했을 때."
"응?"
"그때 나한테 달이 어쩌고 라고 말하지 않았어?"

완전 잊고 있었다는 듯, 수지가 "아."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그때의 윤호 얼굴이 생각 났다는 듯 다시 키득거리며 그때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니 시작하려 했다.

"소현아-!"
"...?"

그 순간 들린 목소리는 소현이 방금 말했던 '그 날'의 수화기 너머로 들렸던 남성의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체육관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서 내리며 소현을 향해 팔을 흔들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누가 봐도 소현을 마중 나온 것 같은 사람,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 수지는 그가 혜경이 말했던 소현의 남소 상대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아, 대현아!"

그리고 그를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소현의 반응에서는 소현도 그에게 마음이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소현에게로 한달음에 달려온 대현이 말했다.

"너 나오는 거 기다리고 있었어, 춥지? 집까지 바래다 줄게."
"와, 정말? 다행이다 안 그래도 내 친구 수지가 추워 보였는데, 바래다 주면..."
"아, 나 생각해보니 사무실에 두고 온 게 있었지 참!"

갑작스레 수지가 외쳤다. 그녀의 외침은 생각하고 외친 것보단, 본능적으로 외쳤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 옳았다. 그녀의 외침에 소현이 깜짝 놀라 눈을 껌벅이다가, 이내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 그럼 기다릴게 다녀와."
"아니야, 생각해보니까 그거 말고도 오늘까지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까먹고 있었어, 난 괜찮으니까 너 먼저가."

그러나 소현의 제안을 다급하게 거절한 수지는 발걸음을 체육관 쪽으로 돌리며, 그녀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만 남긴 채 급하게 사라졌다. 이런 그녀의 행동에 소현은 당황한 눈치를 감추지 못하며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잘됐으면 좋겠네.] 달리는 동안 수지의 머리에는 미연의 말이 자꾸만 맴돌았다.

'추운데 일부로 마중까지 온 사람이면 좋은 사람인 거겠지? 소현이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고, 그러면 여기서 내가 빠지는 건 맞는 일이야. 응, 그게 맞는 일이야.'

여전히 차가운 겨울 공기가 수지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

체육관으로 다시 돌아온 '두고 온 물건'도, '오늘까지 해야 할 일'도 없는 수지는 멍하니 빈 사무실을 둘러 보았다. 실내로 들어오자 후끈하게 들어차는 열기에 그녀는 겉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 목도리... 돌려주고 올 걸...... 내일 돌려주자."

겉옷을 다 벗고 나자, 이번엔 바깥에 있는 그 잠깐 동안 얼었던 머리가 다시 녹으며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 수지가 자신의 락커에서 헤어 드라이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콘센트를 꼽고 머리를 말리기 시작하는 수지는 제 얼굴에 닿는 그 뜨거운 열기에 눈이 건조해지기 시작해, 눈을 감았다.

[달이 예쁘단 거 'i love you' 라는 뜻이래.] 이번엔 괜히 윤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괜히 헛웃음을 터트린 수지는 드라이기 소리에 묻힐 게 뻔한 제 목소리를 내었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하면 되지, 왜 달이 예쁘다고 돌려서 말해."

달을 언급하면 할 수록 자꾸만 떠오르는 소현의 존재에 수지는 옅게 눈을 떴다. 여전히 드라이기의 바람이 제 얼굴을 덮고 있었지만, 감았다 뜬 덕일까 촉촉해진 눈이 아까만큼 건조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소현을 두고 이곳으로 달려온 것을 떠올리자, 가슴 한쪽이 이상하게 메였다. 마치 고등학생 시절 자신이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둘려 무심코 소현을 밀어냈던 것이 떠올라서 일까, 수지는 자신이 나쁜 짓을 한 아이가 생각하는 의자에 앉은 것 마냥 제 잘못을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그때와 달리, 전쏘를 위한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쿡쿡 쑤시는 기분은 뭘까.

'아, 이게 그건가. 친구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흔히들 친구에게 연인이 생기면 친구의 연인에게 내 친구를 뺏기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는데, 자신이 지금 그런 기분이 든 것 같아 수지는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전쏘가 무슨 물건도 아니고... 그리고 걘 연인이 생긴다고 해서 나나 혜경이, 미연이한테 소홀해질 애도 아니...' [그러다간 소현이가 어느 한사람의 것이 되지.]

"...에이, 시발. 도윤호 개자식."

또 한 번 떠오른 윤호의 말이 수지의 심기를 건드렸다.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운 그녀는 오갈 데 없는 해답에 괜히 윤호를 욕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했다.

의미 없는 제 혼잣말에 어느새 머리가 다 마른 것을 깨달은 수지가 시계를 바라보자, 시간은 어느새 소현과 헤어지고 30분 가량이 지났다. 다시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하는 그녀는 드라이기를 정리하고, 겉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소현이 메어준 목도리를 맸다. 다시 멘 목도리는 온기를 잃어 차가웠다.

그리고 그녀가 사무실의 문을 연 순간, 그녀는 있어선 안 될 존재를 발견한 사람처럼 눈을 휘둥그레 떴다. 수지가 본 것은 늘 같은 벤치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는 소현의 모습이었다. 소현을 발견한 수지는 딱딱하게 굳어 아무 말 하지 못했고, 그런 그녀를 발견한 소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녀에게 말했다.

"다했어? 많이 피곤하지?"
"...왜 여기에."
"너 기다리고 있었어. 얼른 집에 가자."
"......어..."

체육관을 나서자 밖은 더 어두워진 탓으로 아까보다 더 추웠다. 그 탓에 아까까진 괜찮아 보였던 소현이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그것을 발견한 수지는 제 목에 감싼 소현의 목도리를 풀어 그녀의 목에 감싸 주었다.

"아, 난 괜찮아. 너 해."
"...나 머리 다 말라서... 이제 안 추워."

소현의 목에 목도리를 감싸주자 그것은 그 잠깐 사이 수지의 온기로 데워진 덕에 따뜻했다. 그러나 소현은 제목에 감싸인 따뜻한 목도리보다도 수지의 얼굴에 시선을 집중했다. 더 정확히는 그녀의 보송보송해진 머리칼에 시선을 두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이네... 잘했어."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소현의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리고 그보다도 더 자신을 보며 미소 짓는 얼굴이 다정했다. 그 얼굴이 방금 전 자신의 행동이 결코 소현을 위했던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 준 것 같았다. 그녀의 목에 야무지게 매듭까지 지어 목도리를 꼼꼼하게 감싸준 수지가 말했다.

"...소현아, 미안."
"응?"
"도망치듯이 너 두고 간 거... 나는 너 도와주고 싶은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됐던 거 같아."
"수지야? 무슨 말이야 그게."
"혜경이한테 다 들었어, 너 남소 받은 거. 아까 그 사람... 맞지? 난 그런 거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꽤 착해 보이고 좋은 사람 같..."
"잠깐 수지야! 뭔가 오해를 하는 거 같은데...!"
"...?"

한창 죄인처럼 울상을 지으며 사과하는 수지에게 소현은 무언가 잘못됨을 깨닫고 식겁하며, 심지어 그녀의 옷깃을 잡아 흔들기까지 했다. 그런 그녀에게 수지는 매우 하찮은 미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시퍼레지기까지 한 소현의 얼굴을 바라봤다.

"수지 너 기억 안나? 걔 대현이잖아!"
"응...?"
"내 친척...! 전대현!"
"............롸?"

수지는 정말 난생 처음 듣는 이름이라는 듯 반응했다. 그에 소현은 학생 시절 그녀의 수영대회 응원을 갈 때, 몇 번 같이 간 적이 있으며 그녀가 억지로 그에게 사인까지 해 주었던 적이 있지 않냐며, 수지는 까마득하게 잊은 일을 그녀는 바로 어제의 일처럼 설명하고 있었다. 동시에 얼마 전 윤호의 입대 전 모였던 날, 소현은 친척 모임이 있었고 그 날을 계기로 대현에게 이 곳 체육관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는 말을 하였고, 마침 그 근처를 지나던 그가 이렇게 마중을 오게 된 거 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수지 넌 도대체 무슨 착각을 한 거야!!"
"하지만 혜경이가 너 소개..."
"그건 혜경이가 그 사람 때문에 곤란해 보여서 받은 거야!"

소개남과는 한참 전에 정리가 되었다고 말하는 소현의 얼굴은 너무나 어이가 없어 울상이 되기까지 했다. 반면 수지의 얼굴은 너무나도 바보 같은 벙찐 얼굴이었다.

"그럼 너 만나는 사람은..."
"없어, 그런 거!"

바보 같은 벙찐 얼굴이 생기가 돌더니 두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갑자기 주저앉은 수지에게 소현은 기가 차다는 듯 웃기만 했다.

"하아, 정말 다행이다. 난 또..."

'뭐가, 다행이란 거지?'

주저앉은 채 스스로에게 위화감을 느낌 수지가 고개를 들어 소현을 바라봤다.

"정말이지... 뭐가 다행이란 거야."

제 생각과 똑같은 말을 한 소현의 표정에는 수지에겐 의미 모를 안도감이 비쳐 있었다. 그 안도감의 정체는 수지가 저를 피한 이유가 별 것 아니라는 것에서 나타난 것이나, 그것을 수지가 알리는 만무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수지는 다른 것을 알아차렸다.

소현을 올려다보자, 방금 전 소현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뒤에서 밝게 빛나는 달이 보였다.

"...있잖아, 소현아."
"응?"
"오늘 달이 참 예쁘다..."

수지의 말에 소현이 고개를 돌려 달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수지를 보며 그녀는 못말린다는 듯 눈썹을 꺾곤,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왜 사랑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달이 예쁘다고 돌려서 말하는 지 수지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말하면 안 되었기 때문에, 말하면 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이었다.

***



+)전대현은 이야기를 위해 지어낸 가상의 인물
이름 고민하다가 현 돌림에, 작을 소(소현) 큰 대(대현)임.
또한 친척이나 동갑이라는 설정으로 서로 반말을 한 것이며, 더이상 출현예정 없음.

++)생각 외로 담화를 기다리는 댓이 많아서 놀랬다... 솔직히 말해서 네웹작이라서 아무도 안 볼 줄..

암튼 이러한 이유로, 우선 연재는 최대한 일일연재로 목표 하고 있음
진행도는 휘갈겨 쓴 상태로 80퍼 완성되었고, 현재 막화를 쓰면서 앞부분 수정할 설정 있으면 수정하면서 쓰는 중.
그리고 더이상 수정할 설정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때 오타, 문맥, 설정오류, 나타내고 싶은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는 가를 내 능력 안에서 검토 후 업로드 함.

이때까지 쓴 한편 당 1만자를 넘기는 글에 비해 이건 5천자 밖에 안되는 글이기에 개인적 볼일이 따로 생기지 않으면 앞으로 이틀 안에 끝날 듯

소현수지 의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완결까지 즐겁게 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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