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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 가출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4 01:04:53
조회 447 추천 19 댓글 3
														

란은 가출하면 언제나 우리 집으로 오고는 했다.


힘들면 언제든지 우리집으로 와도 괜찮아, 그런 식으로 어린 시절 손가락을 꼭꼭 걸고 나눈 자그만한 약속 때문일까, 란은 예전부터 집을 나오면 언제나 우리 집에 오고는 했다. 자그만한 손에는 자기가 배던게 아니라면 잠을 못잔다고 들고온 자그만한 배게, 다른 손에는 갈아입을 옷과 선물로 들고온 과자. 누가보면 가출한게 아니라 우리 집에 놀러온 걸로 생각할 수 있는 복장이었다.


실제로도 우리 집도, 란네 집도 그걸 가출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란이 우리집에 자러오는, 자그만한 이벤트 정도로 생각했기에 란이 우리집에 오면 어머니는 언제나 란네 집에 전화했고, 란네 어머니는 우리한테 줄 과자를 들려보내고는 했다. 뭐, 란은 정말로 가출로 생각했던 것 같았지만. 


빈도도 상당했다. 한 달에 두 번에서 세 번, 한 달에 네 번씩이나 가출해서 우리집에 자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 때 마다 이유는 모두 달랐다. 때로는 어머니와 싸웠다, 때로는 아버지와 싸웠다, 때로는 집에 있기 싫다...하지만 모두 핑계라는걸 우리들은 알고있었다. 그저 주말마다 우리 집에 자러오고 싶어서 온갖 구실을 붙여서 가출했다고 하는것에 불과했다.


이러나저러나 어린 시절의 나는 그 이벤트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 시절부터 란한테 은근히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기에, 겉으로는 티내지 않더라도 란이 자러오는게 무척이나 기뻤던 것이다. 그러기를 몇 년, 이제는 토요일 밤 여섯 시가 되면 우리 집은 자연스럽게 밥을 사 인분 차리고 있었고, 나는 문 앞에서 란이 언제 가출할까 노심초사 하면서 기다리곤 했다.


"모카...나, 오늘도 가출했어..."


그리고 여섯시 반, 벨소리가 들리면 여김없이 란의 목소리와 함께 벨소리가 들리면 나는 밝게 웃으면서 제일 먼저 문을 열고 란을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고는 했던 것 이다.


중학교 에 올라오고 난 다음에는 빈도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더 늘었다. 다만, 몇 가지 다른점이라면 주말만 아니라 평일도 종종 자러 왔다는 것이고, 어린 시절에는 나와 같이 자고싶어서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 왔다면, 거기서부터는 진짜 가출을 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에는 가문의 일을 이어받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매일 란은 란의 아버님과 싸웠고, 그 때 마다 짐을 챙겨서 우리 집에 오고는 했다.


"모카..."


평소처럼 자러 올 때는 아무렇지 않게 부모님과 대화하고, 밥을 같이 먹고, 같이 씻고, 손님용 이불에서 자고는 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싸운 날은 조금 달랐다. 남들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 주제에, 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걸까? 어딘지 모르게 울음기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내 품 안에 기대어서 한참이나 아무 말 없이 훌쩍거리고는 했다.


부모님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대화하고, 같이 씻었지만 잘 때는 언제나 한 이불에서. 내 침대 위에서 내 품 안에 고개를 파묻고는, 상의가 축축해질 때 까지 있었다. 나 역시 란의 기분을 어느정도 짐작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달래주었다.


"착하다, 란. 뚝, 착하지..."


내 목소리를 들으면 안정이 되는걸까, 신기하게도 방금 전 까지 떨리던 몸은 금방 잦아들고는 했다. 서로 꼭 껴안은 채 한숨 푹 자고나면 신기하게도 기분이 많이 풀린걸까, 다음 날 란이 얼굴을 조금 붉힌 채로, 하지만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컨디션으로 일어나고는 했던 것이다.


한 번은, 정말로 심각하게 싸운건지 우리 집에서 란이 2박 3일간 묵고간 적이 있었다. 그 당시의 란은 정말로 날카로워서, 본인은 숨긴다고 숨겼지만 잘 숨길 수 없었던건지, 부모님이 눈치채시고는 날 조심스래 부르시더니


"란 짱, 집에서 무슨 일이 있던 모양인데 잘 달래주렴."


그렇게 말씀하셨을 정도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몰랐지만 란을 달래는건 주특기였다. 그랬기에 평소처럼 란한테 다가가서 꼬옥 껴안아 주었다. 내 품에 껴안기자 마음이 놓인걸까, 란이 울면서 내 가슴팍에 대고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진짜로 물려받고 싶지 않은데."


"응, 응. 알고있어~"


"난, 난 진짜로 힘냈는데..."


"응, 란이 열심히 하는 아이라는건 우리 모두 알고 있어~"


"모카...모카...모카랑...결혼...싶은데...고등학생이 될 때 까지는 안된... "


마지막 말은 너무나 울음이 섞여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란이 집에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는건 알 수 있었다. 그랬기에 말없이 머리만 쓰다듬어주자 조금 진정이 됬는지 눈물을 그친 채 내 품 안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이 또 퍽 사랑스러워서, 웃은 채로 그녀를 품에 꼬옥 껴안고 나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모카."


얼마나 잤던걸까, 뺨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져서 그대로 눈을 뜨자 얼굴이 붉어진 란이 내 앞에 서있었다. 아무래도 먼저 일어난 모양이네, 눈을 비비면서 그대로 기지개를 쭉 폈다. 란도 제법 기분이 풀린건지, 잠들기 전과 다르게 기분이 굉장히 좋아보였다. 마침내 했다면서 싱글벙글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서 팔짱을 끼면서 그대로 물어보았다.


"뭘 했다는거야~?"


"비밀!"


혀를 살며시 내밀면서 대답한 란이 저녁 먹자면서 나한테 손을 내밀었다. 내밀어진 손을 꼭 잡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내가 란의 뒤를 따라서 그대로 거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것도 전부 다, 어린 시절의 추억.


고등학교에 올라오자 란이 우리 집에 오는 빈도는 점점 줄어들었다. 대신 학교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란이랑 이제 같이 잘 수 없다고 생각하니 조금 쓸쓸했다. 란도 참, 나이 먹었다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평소처럼 자러와도 괜찮은데에~


부모님도 같은 생각이신걸까, 나를 보면서 종종 란은 언제 자러오냐고 한탄을 하시곤 하셨다. 특히 어머니는 란을 정말로 친딸처럼 아낀건지, 토요일이 되면 저도 모르고 밥을 사 인분 차리더니만, 종종 한숨을 내쉬셨다.


"우리 며느리는 언제쯤 올까."


정정, 친딸처럼 아낀게 아니라 며느리 후보로 마음에 두신 것 같으셨다. 뭐어, 나도 란한테 그렇고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 사실 틀린 말은 아니긴 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꼭 반 년 후의 일이였다.


평소의 토요일, 여섯 시가 되자 나도 모르게 문 쪽으로 몸을 옮겼다. 란은 이제 오지 않는걸 알면서어, 혀를 살며시 내밀고 몸을 돌려서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였다.


문이 두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잘못들은줄 알았지만, 세번 더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내가 곧장 문을 열자, 손에 꽃을 가득 든 란이 잘차려입은 채 서있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란이 곧장 나한테 꽃다발을 내밀었다.


"모카, 나 가출했어."


그렇게 말하더니, 란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집에서 가출해서 계속 모카네 집에 있을 예정인데, 받아줄 수 있어?"


"계속~?"


"응, 계속. 성도 아오바로 바꿀꺼고, 주말에 가끔, 그리고 명절에만 올라갈 생각이야."


그게 무슨 말일까, 란의 말을 천천히 곱씹던 내가 마침내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라안, 내가 눈을 빛내면서 곧장 란의 품에 껴안겼다.


아무래도 이번 가출은 평소보다 더 길어질 것 같았다.


*


매일 집에서 가출한다는 명목으로 모카의 집에 자러온 란


그리고 마침내 모카와 결혼에서 집에서 완전히 가출하는 란 이야기


를 써보고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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