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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알 수 없는 그녀-2

ㅇㅇ(58.225) 2021.01.05 16:54:34
조회 218 추천 12 댓글 3
														

1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85428

 

———————————————————

 

 

 

 

무사히는 아니지만 여차저차 자기소개를 마쳤고

이제 자리에 들어가 앉을 일만 남았다.

 

"저기 빈 자리 보이지? 거기 앉으면 돼"

 

선생님의 손가락이 가르킨 곳으로 시선을 향하니 그곳에는 내 지갑을 찾아준 여자아이가 앉아있었다.

 

""

 

짧게 대답한 후 걸음을 옮겨, 가방을 내려놓고 의자를 당겨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한 선생님께서는

아침 조회를 시작하셨고 나는 멍하니 아침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전학 온 첫날부터 늦잠을 자고 학교에 지각할 뻔 했다.

, 학교로 뛰어가다가 내 옆자리에 있는 여자아이와 부딪혔고 지갑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 여자아이가 지갑을 주워서 건네주었기에 지갑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살짝 돌려 옆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는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곧바로 시선을 선생님이 계신 방향으로 돌렸다.

피할 생각은 아니였지만 조금 무서운 이미지였기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렸다.

.

.

.

조회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께서 문을 열고 나가자 순식간에 교실은 시끌벅적해졌다.

 

한 교실에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무리를 짓고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자리에 앉아 조용히 수업 준비를 하는 아이들, 멀리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와있는 아이들.

 

그 중에서 가장 붙임성이 좋아보이는 검은색 긴 머리의 아이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 지연아"

"..안녕"

 

머리로는 밝게 대답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입에서는 쥐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소리가 나왔다.

작게 대답하는 내 목소리를 들은 그 아이는 가볍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난 다혜야. 김다혜. 앞으로 잘 지내자 지연아."

 

"그래.."

 

내 작은 목소리에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왔어?"

 

"백붕고등학교에서 왔어"

 

"백붕고..?"

 

", 여기서 좀 많이 먼 곳에 있는 학교야"

 

"아아, 그렇구나. 그럼 전학 온 이유는 뭐야?"

 

"부모님 직장 때문에.."

 

"아 그렇구나.."

 

그렇게 대화는 끝났고 침묵은 자연스레 찾아왔다.

 

나는 뭐라도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건 생각뿐이었다.

붙임성이 좋지 않은 나에게 그런 것은 무리다.

 

그때, 침묵을 깨는 다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면 내가 학교 소개해줄게!"

 

그렇게 말한 그녀는 아직 어색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있는 나의 손을 잡아 끌었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엉겁결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함께 교실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

.

.

그녀와 얘기를 나누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색함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가 매점이야. 예전 학교는 매점 있었어?"

 

"아니, 우리 학교엔 없었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하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 앞에 섰다.

 

"그럼, 친구가 된 기념으로 오늘은 내가 사줄게."

 

"..? 아냐 괜찮..."

 

그렇게 말한 그녀는 손사래를 치는 나의 손을 잡아 끌며 매점으로 들어갔다.

 

활짝 웃으며 나의 손을 잡고 달리는 그녀를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

.

매점에서 산 과자를 손에 쥐며 교실 문을 열었고 동시에 많은 아이들의 관심이 나와 다혜에게 쏟아졌다.

 

"김다혜 나도 한입만!"

 

"전학생하고 아는 사이였어?"

 

".."

 

쏟아지는 질문에 망부석처럼 굳어있는 내가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다행히도 1교시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

.

.

"지연아 안녕"

 

1교시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 아이들이 내 앞으로 모였다.

 

"..안녕"

 

많은 관심이 부끄러웠으나 다혜 덕분에 조금 긴장이 풀려서 무난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

.

.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덧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나갔고, 한 여자 아이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남자친구는 있어?"

 

"..? 아니.."

 

살짝 움찔하며 어색한 미소와 함께 대답하자 옆에 있던 아이가

"그럼 좋아하는 애는??"

 

라며 물어왔다.

 

그럼 좋아하는 애는 그럼 좋아하는 좋아하는 좋아하는

 

머리가 지끈거린다.

점점 멀어지는 시끌벅적한 교실의 소리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누군가의 고함 소리

물건이 내던져지고 무언가가 깨진다

뒤이어 들리는 쾅 소리와 함께 찾아온 침묵

그 침묵 속에는..

 

 

", 곧 수업 시작하는데 적당히좀 하고 들어가지?"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한동안 정적이 흘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2교시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다.

그 말을 기점으로 나는 깊은 생각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린 후 그 말이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 목소리의 주인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

.

.

.

.

.

.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을 하며 대화를 이어가던 그녀는

한 질문을 기점으로 말이 없어졌다.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나는 그녀가 앉아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대답이 없는 그녀를 쳐다보며 기다리는 아이들,

그리고 그녀의 목 뒤에 흐르는 한 줄기의 식은 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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