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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야치사] 매니저 아야와 연기자 치사토 下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9 22:13:49
조회 458 추천 18 댓글 4
														

전편


*


첫 눈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설이나 영화, 혹은 만화에서나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 아이를 만나기 전 까지만 해도 말도안된다는 소리로 치부하고 있었지요. 물론 연기자였기에, 이론으로는 알고있었지만 경험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첫 눈에 사랑에 바진다는 말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였습니다. 계기는 정말로 단순한 만남, 팬미팅 때의 일이였습니다.


당시의 저는 살짝 불만에 빠져있었습니다. 연기자면 연기만 하면 된다, 그런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있었거든요. 그랬기에 갑작스럽게 잡힌 팬미팅이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실 책상에 엎드린 제가 매니저 언니한테 살짝 항의를 했습니다.


"연예인도 아니고, 연기자인 제가 왜 팬미팅을 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면 어느정도 프로의식도 있고,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이지만 당시에는 아직 미숙하던 시절이였습니다. 언니도 그 사실을 알고계셔서인지 크게 나무라지는 않고, 대신 제 뺨을 쿡쿡 찌르셨습니다.


"욘석, 그런말 하면 못써.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팬분들이잖니."


"그치마안..."


몸으로는 그래도 머리로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팬분들이 없으면 결국 그냥 연기자에 불과한 것이지요, 머리로는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기에 자세를 바로 하고 팬미팅을 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슬슬 시간이네, 옆에서 시계를 슬쩍 들여다보신 매니저 언니가 웃으시며 제 등을 두드려주셨습니다.


"잘해보렴, 오늘은 여자아이들밖에 안오니까 크게 부담가지지 않아도 괜찮을거야."


"네에~"

그 말을 마지막으로 시간이라면서 언니가 제 손을 잡고 그대로 대기실 밖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바깥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깜짝 놀랐지만, 이내 침착하게 팬미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 것 같은데도 어느덧 팬미팅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슬슬 끝내라는 매니저 언니의 신호에 제가 살며시 헛기침을 한 다음에 말을 이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드리고 끝내려고 하는데요, 평소에 저한테 궁금했던 점이 있으신가요?"


동시에 수많은 관중들이 손을 번쩍 들어올리셨습니다. 누구로 할까, 관중석을 천천히 흝어보던 와중, 한 명의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또래일까요, 자그만한 체구에 분홍색 머리카락, 보기만 해도 꼭 껴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그 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 모든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넓은 팬미팅 회장, 그녀와 저 단 둘만 남겨진 느낌이 들어서-


시간으로 따지면 십 초 정도, 그렇게 멍하니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뭐하는거야, 빨리 진행해! 옆에서 이야기하시는 매니저 언니의 말에 시간이 간신히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다시금 복잡하니 소란스러운 팬미팅 회장으로 가까스로 정신이 돌아온 제가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그 아이를 집었습니다.


"어머나, 이번 질문은 귀여운 여자아이네요. 평소 저한테 물어보고 싶으셨던 점은 있나요?"


"저는 시라사기 치사토를 엄청 좋아합니다!"


질문 대신 뜻밖에 받은 고백에 순간, 아주 순간이지만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어리긴 해도 일단은 프로였기에 표정을 수습한 제가 웃으면서 다시금 이었지요.


"이렇게 귀여운 팬 분들한테 사랑받고 있다니, 그거 기쁘네요. 하지만 평소 궁금했던 점은..."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팬미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빠르게 뛰고있는 심장은 제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것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표정이야 연기로 가릴 수 있었지만 몸은 아니였던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저는 아마 이 날, 이 때-


그 아이한테, 첫 눈에 반했습니다.


*


쉬는 시간이나 일이 없는 날에는 계속해서 그 아이가 눈 앞에 아른거렸습니다.


분홍색 머리의 아이는 제 팬인걸까요, 주기적으로 팬미팅에 오고는 했습니다. 그게 너무나 기뻐서 질문시간이면 꼭 그 아이를 지목하고는 했지요.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SNS를 통해서 그 아이에 대한 정보를 찾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있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기를 수 개월, 끙끙 고민하던 저한테 매니저 언니가 넌지시 악수회를 권했습니다. 악수회요? 제가 되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악수회라면 팬미팅 보다는 1:1로 있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잖니, 그 사이에 슬쩍 이름을 물어보는건 어때?"


훌륭한 생각이였습니다. 제가 눈을 빛내면서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자 언니가 곧장 일정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를 알게되고 수 개월, 마침내 그 아이의 이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루야마 아야, 라는 이름의, 같은 나이의 아이였습니다.


아야, 아야, 아야 짱, 어쩜 이름마저도 이렇게 사랑스러울까요! 그 날 부터 제 하루 일과에는 밤마다 꼭 그 아이의 SNS를 확인하는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SNS를 제법 오래 한건지, 사소한 것 마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것이 무척이나 귀여웠습니다. 거기다가 제가 나오는 방송을 할 때나, 팬미팅 날이면 꼭 저에 관련된 SNS가 올라오고는 했습니다.


[오늘은 치사토 짱이 주연인 드라마가 하는 날! 9시부터 시작이니까 모두 보세요!]


[오늘은 팬미팅에 다녀왔어요! 치사토 짱이 제 이름을 불러주었답니다!]


[치사토 짱이 주역인 영화. XXX가 이 주 뒤 방영 시작! 모두 꼭 보러가세요! 물론 전 예매했답니다!]


이런 식의 글을 볼 때 마다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런 글 하나하나를 모두 캡쳐해서 저장하고 있는 제가 있었습니다. 아야 짱을 알고 이 년 째, 좋아한다는 감정은 어느새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있는 상태였습니다. 연예인으로서의 감정은 접어두고 당장이라도 그 아이와 사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어떻게-


그러다가 문득 기가막힌 생각이 났습니다. 어느 날, 머리속에서 무엇인가 스치고 지나간 제가 매니저 언니를 보았습니다.


"저기, 언니."


"응?"


이거라면 아야 짱을 합법적으로 제 옆에 둘 수 있었습니다. 이거라면 그녀를 제 옆에 두고 평생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이 관계라면 주변에 의심을 살 일도 없었습니다! 어쩌면 결혼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멋진 방법이라면서 제가 웃었습니다.


"혹시 후배 안필요해요?"


그것은, 아야 짱을 매니저로 들이는 방법이였습니다.


그녀가 매니저라면 얼마나 멋진 하루일까요, 출근하면 언제나 그녀가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같은 나이라는걸 이용해서 사적으로도 친해질 수 있었고, 주말에도 슬쩍 부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친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조금씩 선을 넘어간다면-


제 말 뜻을 이해한걸까요, 언니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야 짱 말하는거지? 그 말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거라면, 완벽하게 그녀를 제 것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


그리고 다시 맨 처음으로


한 눈에 아야한테 반한 치사토가 아야를 매니저로 삼아서 곁에 두고 꽁냥거리는 글을 써보고 싶었음


하던게임이 망해서 이틀정도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이제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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