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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사야] 사아야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13 18:05:33
조회 410 추천 21 댓글 4
														

평소보다도 조용한 점심시간이였다.


카스미와 아리사는 학생회의 일이 남아있다면서 학생회실로, 리미는 감기로 결석. 그랬기에 평소 모이던 포핀파 멤버 중에서 나와 오타에밖에 남지 않았다. 평소라면 마당 안뜰에서 다섯이서 떠들석하게 먹었을 터이지만, 단 둘만 있어서 그런걸까? 그녀가 내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사아야, 다른데서 느긋하게 먹지 않을래?"


"단 둘이서?"


"단 둘이서."


경치 좋은 곳을 봐두었어, 그렇게 말하는 오타에의 말에 내가 도시락을 챙겨서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몇 분 정도 걸었을까, 커다란 나무 아래에 놓여있는 벤치를 그녀가 가리켰다. 저기서 먹자는 의미인 것 같았다. 확실히, 오타에의 말대로 주변에는 아무도 없어서 조용했던데다가, 나무 아래의 벤치는 제법 시원해보였다.


좋은 곳을 찾아냈네, 웃으면서 도시락을 들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내 바로 옆에 앉은 오타에가 우연히 찾았다고 이야기한 다음, 도시락 통을 열었다. 평소처럼 맛있어보이는 도시락, 평소처럼 오타에와 하나씩 반찬을 교환하고, 서로 말없이 도시락을 까먹었다.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은 풍경이였다.


사그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조용히 부는 바람소리에 나란히 앉은 오타에의 체온만이 옆에서 느껴졌다. 평소에는 다같이 떠들며 떠들석하게 먹었건만, 이런식으로 단 둘이서만 조용히 먹는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아야는."


묵묵히 도시락을 먹던 오타에가 꿀꺽 삼키더니, 조심스럽게 내 이름을 불렀다.


"사아야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하하, 갑작스럽네."


오타에가 갑작스러운거야 하루이틀일이 아니긴 했지만, 웃으면서 대답해준 내가 입을 살짝 다물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있었다. 내가 몇 번이나 고백해도 혼자 둔해빠져서는, "나도 사아야 좋아해" 같은 소리만 하면서 내 고백을 회피한 사람이.


그런 오타에의 입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본다라, 아무래도 이제서야 자신의 감정을 자각한 듯 싶었다. 일 년 동안 내 고백을 이리저리 잘도 회피했으면서, 이제야 자각한게 귀여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괘씸해서 살짝 장난기가 솟은 내가 도시락통을 옆으로 밀어놓으며 말했다.


"오타에, 어쩌다가 그런 생각이 든거야?"


"오늘, 사아야가 러브레터를 받는걸 봤어."


그러고보니 그랬었다, 오늘 아침, 후배한테 러브레터를 받았었다. 내용이 분명, 매일 빵집에서 일하는 사아야 언니한테 반했습니다! 였던가. 물론 나한테는 이미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서 찾아가 거절했지만.


"그걸 보니까 가슴에서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거든. 뭔가 알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라서..."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을 물어본거야?"


"응."


쏴, 하고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기분좋은 바람에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비어있는 오타에의 손을 꼬옥 붙잡으며 살며시 물어보았다.


"그러면 오타에는 누구를 좋아해?"


"사아야."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였다. 오히려 물어본 내가 더 부끄러워져서, 뺨을 붉힌 채 잠시 시선을 피했다. 왜? 오타에가 옆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그냥 덥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잡은 손은 놓지 않고 꼬옥 쥐고있었다.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나는 나대로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고, 오타에도 오타에대로 자기가 부끄러운 말을 한 걸 자각한건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있었다. 조금 놀려줄 생각으로 가볍게 꺼냈건만, 제대로 카운터를 맞은 느낌이였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이윽고 갑작스럽게 침묵을 깨고 방송이 울리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끝나기까지 이 십분 남았으니까 오늘의 신청곡을 틀어주겠다는 방송이였다.


짧은시간, 단 둘만의 시간은 방송으로 끝이 나고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마음을 다 잡은걸까, 뺨을 붉힌 오타에가 내 쪽을 똑바로 보면서, 그러면서도 마주잡은 손은 놓지 않은 채 물어보았다.


"사아야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이런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대답을 안할수가 없었다. 나 역시 각오를 다진 뒤, 오타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지금 내 옆에 있어."


잠시동안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듯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앉아있었다. 그러더니만 손을 잡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길래,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진짜로? 믿기지 않는지 목소리로는 내지 못한 채, 입으로만 뻥긋거리는 그녀한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팔을 벌려서 그대로 날 꼬옥 껴안아주었다.


지난 일 년 동안의 짝사랑이 이 포옹 한 번에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눈을 감으면서 나도 오타에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곧 점심시간이 끝날 시간이었건만,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포옹을 풀지 않은 채 서로 껴안고 있어서...


단 둘만의 시간은 아무래도 조금 더 계속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무 내용 없이 오타에랑 사아야가 고백하는 내용


아무 내용도 없어서 후기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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