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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란] 연하공이 그렇게 좋다면서요?앱에서 작성

비교적정상적이라고생각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16 23:39:04
조회 628 추천 27 댓글 2
														

요즘 유난히 미타케 씨가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 연말이라 각자 바쁠 시기라서,



라고 말하던데, 연습은 꾸준히 하고 있잖아. 



…아니다. Roselia도 연말에 바빠져도 연습을 빼진 않으니, 어찌보면 사실일 수도. 



- 미타케 씨.

- ??

-  그러면, 우리 집에는 무슨 일일까? 여기서는 딱히 할 일도 별로 없을텐데.



미타케 씨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내가 집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침대에서 단 사탕같은 것을 입 안에 굴리며 신곡의 가사를 생각하거나, 휴대전화로 고양이 사진 보는 게 가끔 있을 뿐.



다시 말하지만 고양이를 찾아보는 건 가끔이다. 



- 그게, 집에만 있어봤자 별 도움되는 것도 없고, 바쁜 친구들을 방해하긴 싫고….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미나토 씨 말고는 안 떠올라서 말이죠.

- 왜 굳이…. 말했잖아. 여기서 할 건 별로 없다고.

- 그렇긴… 하죠? 

- 순순히 인정하라는 말은 아니었어.

-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주시죠. 이정도는.



또 시작된 신경전, 이상하게 대화가 잘 이어진다 싶으면 어디선가 또 꼬여서 이렇게 되어버린다. 미타케 씨랑 대화하다보면 신기하게도 이 외의 방법으로는 안 된단 말이지.



본론으로 돌아와서, 미타케 씨가 온 이상 그냥 돌려보내기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음악이랑 관련한 걸 하자고 하면 불편해 할까? 항상 음악으로 다퉜는데….



끙끙대며 앓는 나를 보며 미타케 씨 역시 고민하는 듯 했다. 티나지 않게 배려해주는 그런 모습에 조금 고마움을 느끼며, 넌지시 말을 건네본다.



- 미타케 씨, 혹시 벌게임 같은 거, 알아?

- 네? 물론, 알기야 합니다만….

- 그럼 그거라도 하지 않을래? 여기까지 와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심심하지 않을까.

- 그렇네요…. 그럼, 사양않고.

- 미타케 씨가 아는 벌게임이랑은 조금 다를 수도 있으니까, 규칙을 먼저 알려줄게. 여기 앉아봐.



미타케 씨를 내 옆에 앉게 했다. 약간 쭈뼛거리면서 앉는 그 모습이 어딘가 귀엽다.



규칙은 간단했다.



서로 번갈아가며 게임과, 이긴 사람은 진 사람에게 시킬 수 있는 벌칙 등을 제시한다. 이걸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그대로, 거절한다면 그 내용을 조금 수정하는 방법. 그야말로 단순 그 자체.



다 설명해주고 나니, 턱에 손을 대고 잠시 생각하는가 싶었던 미타케 씨는 별 거부감은 없었는지,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제가 미나토 씨에게 질 리가 없잖아요?' 하면서 도발하는 미타케 씨는, 역시 여전하다고 생각했지만.



- 왕게임이랑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말이죠.

- 미타케 씨는 그런 것도 해?

- 뭐, 어릴 때 이야기예요. 각자 과자같은 사소한 걸로 조금 했었던 기억이 있어서.

- 헤에…. 그렇구나. 의외네.



어릴 때 친구가 많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추억이 생긴다는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서로 준비를 마쳤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나름 재밌는 벌칙이 나오기도 했다. 서로를 흉내낸다거나, 자기 멤버의 누군가를 흉내내고 맞추기라거나, 미타케 씨가 우리 Roselia의 노래를 일부 부른다거나…. 중간부터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작아져서, 듣는데 꽤나 집중해야 했지만. 꽤나 딱딱한 성격을 가진 우리도 재밌게 놀 수 있는 거였구나.



물론 이 벌칙은 그대로 되돌아와서, 내가 Afterglow의 노래를 일부 부르기도 했다. 그때 미타케 씨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고 했었나. 분명 나름 기억하는대로 열심히 불렀는데, 어딘가 실수를 했나 싶었다.



- 웃지 마.

- 아니, 미나토 씨. 얼굴 엄청 빨개… 푸흣.

- …….

- 아아, 알겠어요. 안 웃을… 흡.

- 그만.



미타케 씨의 입을 내 손으로 막고 나서야 웃음이 멈췄다. 실수가 아니라 그냥 얼굴이 빨개진 거 가지고…. 정말로 비웃은 건 아닐테지만, 이상하게도 비웃는 느낌이라 어딘가 꿍하다.



분명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하게 놀 거리였을 것이다. 벌게임이라는 게, 따로 정해진 선을 두지 않았다는 걸 간과했기 때문일지는, 글쎄.



미타케 씨가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는가 싶더니, '저기,' 하면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킨다. 아, 저건….



- 고양이 머리띠, 할로윈 때 쓰신 거 아니예요?

- 아, 그랬지. 아직 저기에 있었네.

- 그럼 다음에 진 사람은 저걸 쓰는 걸로 하죠.



…물론 미타케 씨가 져서 내가 다시 저것을 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 그랬다면 꽤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것 같았다.



이미 미타케 씨가 '으극….' 하면서 이를 갈았기에, 나름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나한테는.



- 저기, 미타케 씨.

- …네.

- 이 정도면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 너무 나가는 것 같기도….

- 무슨 소리세요? 이정도로 포기하실 생각인가요?

- …….



약이 올라도 단단히 올랐나 보네. 이거, 단순한 승부로 끝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방금보다 더 강한 조건을 걸어야 끝나려나. 



아무래도 어렸을 때 샀지만, 지금까지 써보지는 못했던 걸 써봐야 할까 싶었다. '잠깐 기다려줘.' 라고 미타케 씨에게 말하고 구석에 놓인 상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자에는 어릴 적의 물건이라고 쓰인 종이가 있으니, 여기가 확실하다. 먼지가 조금 있었지만, 평소에 관리를 해둬서 당장 사용하기에도 딱히 문제는 없어보였다.



- 찾았다.



미타케 씨에게 보이지 않게 몸 뒤로 숨기고 마주 앉았다. 몸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궁금해하는 당신에게 순순히 알려줄 수는 없지.



- ? …???

- 뭔지 궁금해?

- (끄덕끄덕)



아무 말 없이 고개로 대답하는 미타캣… 아니, 미타케 씨에게 숨겨온 것을 보여주니,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아, 예상했던 반응이라 쿡쿡 웃어버렸다.



그런 미타케 씨를 모른 척 하고, 나는 이 물건의 내막을 밝혔다.



- …어렸을 때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운 적이 있었어. 고양이를 좋아하기만 했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사다가 남은거야. 뭐, 지금은 고양이가 목줄 따위는 안 차는 것 정도야 알지만.



그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미타케 씨는,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너무 강한 충격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무엇을 제시할지 이미 눈치챈 걸까.



- 말 안해도… 알 것 같네. 미타케 씨.

- 아, 아니… 모르겠는데요. 

- 그래…? 그럼 말해줘야겠네. 지면, 이걸 끼우는 거야.

- …!!

- 왜? 미타케 씨는 이정도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잖아?



사실 반 억지로 밀고 나간 것이지만, 나 역시도 엄청 부끄럽다. 누가 감히 목줄 매는 걸 벌칙으로 정하겠냐고.



…결국 그대로 조커뽑기로 진행되었고, 매 순간 서로의 눈치를 보는 초읽기가 계속되었다. 이거, 말다툼 할 때도 이렇게 하진 않았을텐데. 벌게임이라는 거, 엄청 무서운 거였구나. 다음에 할 때는 완충제를 좀 많이 깔아둬야겠어….



- …! 이번에도, 내 승리네.

- 아아 진짜…. 왜 저만 이렇게 되는 거냐구요….



손에서 짝으로 만난 카드를 가운데로 던져버리며 안도를 하는 나와 반대로 손에 한장만 남은 당신의 손에는 홀로 남은 카드가 외로이 자리잡고 있었고,



육안으로 당신이 절망하는 게 보였다. …당연한 걸지도. 고양이 머리끈에 목줄까지, 자존심은 1도 지키지 못한 모습이다. 꼴좋다는 생각은 어디에도 없었고, 이쯤되면 자꾸만 지는 당신에게 미안해질 정도다.



그런 미타케 씨에게 나는 제안했다. 그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불리한 것도 아닌 승부를. 



이건 상대방에게 제시가 아니라, 이렇게 하는 건 어떻느냐고 묻는 것이기에, 상대가 받아들이고 그걸로 승부를 걸어온다면 결론적으로는 내가 제시한 것이 아니게 된다.물론, 미타케 씨가 거절하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 가위바위보. 어때? 이거면 빠르게 끝날텐데.

- 단판승부인가요.

- 그래. 지면, 아무거나 한 개,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

- …지면? 왜죠?

- 그야, 미타케 씨…. 계속 지고 있잖아.

- …….



그 말에 되게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고양이 귀에 목줄까지 차고 그런 표정이라니, 굉장히 괴롭히기 좋은 상황이라 무심코 자극하는 말만 나오는 듯 했다. 



뭐, 미타케 씨가 긴장하고 있다는 걸 숨기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겠지만, 이쪽에서는 너무 티가 난다. 저거 보나마나 허세야. '당신, 엄청 긴장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계속 지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 …지면? 



미타케 씨는 그 말을 곱씹는 듯 했다.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방금까지는 져서 벌칙을 받았다면, 이젠 이겨서 벌칙을 받는 상상?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 좋아요. 지금 제 상태에선 더이상 잃을 게 없기도 하고.

-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면….

- 됐어요. 지면 되는거죠?



자기 나름대로 약이 올랐는지 '두고 보세요. 반드시 져볼테니까.' 라고 말했다. 방금까지 중요한 승부에서 모두 져놓고서 그런 말을 들으니, 이상하게 웃기는 바람에 표정 관리하느라 힘들었다. 아, 괜히 이런 말 했나….



- 간다. 미타케 씨.

- 가위,

- 바위,

- 보!!



……. 내가 주먹, 미타케 씨가 가위. 설마 했는데, 정말 미타케 씨가 졌다. 이거, 이겨도 이긴게 아닐텐데.



- …축하해. 미타케 씨. 이겼…네?

- 으으….



봐, 이겨도 이긴게 아니라니까. 규칙에 따르면 자기가 이겼는데, 분명 원래대로였다면 또 졌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졌다는 사실이 분한걸까.



- 그래도 하나 건졌네, 미타케 씨.

- 하…. 그렇긴 하네요.



지금은 아무런 말도 소용이 없는걸까….



- 아.



'미나토 씨.' 하고 나를 부르기에 무심코 대답하면,



- 소원, 아무거나 된다고 하셨죠?

- !!


범위를 어느정도 정해뒀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당신이 당한 짓을 모두 배로 돌려주려는 걸까…. 하고 방금의 경솔한 발언을 후회했다. 



- 그러면, 저랑 놀아주세요.

- ? 뭐…?



내가 뭔가를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미타케 씨가 말한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분명 험한 꼴을 보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예상을 한참 벗어난 소원이었기에.



- 지금 제 모습을 보세요. 이거 미나토 씨가 한 거 아니예요?

- …맞지.



미타케 씨는, 자신의 목에 걸린 목줄을 보여주며 그렇게 말해왔다. '이것도.' 하면서 머리끈을 보여주는 것은 덤으로. 목줄만 보면 강아지거늘, 머리띠는 고양이 귀라서, 무언가 언밸런스한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가만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기습 공격에 성공한 미타케 씨가 조금은 흡족한 표정을 짓고서, 대체 무슨 꿍꿍이길래 그렇게 나오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미타케 씨.

- 지금의 전 미나토 씨의 애완동물이잖아요?

- 읏….

- 그러니까, 놀아달라구요. 주인으로서, 그정도는 해줘야하지 않겠어요?



미타케 씨가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나올줄은 생각도 못 했기에 우물쭈물하는 사이, 천천히 다가오는 미타케 씨는 ㅡ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호랑이 같아서.



- …잡았다.

- 잠깐, 미타케 씨. 무슨…!

- 말했잖아요. 놀아달라고.



앉아있는 내 위에 올라탄 당신은 어버버하는 날 보며,



- 안 놀아주시면, 제 마음대로 해버릴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서 내 대답도 듣지 않은채 목덜미로 얼굴을 갖다대고는, 숨결이 닿는가 싶더니 곧이어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 이거, 좀 아프다.



- 윽….



이걸로 끝이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시선을 바로 아래로 옮겨보면 전혀 멈출 기미가 없는 ㅡ 말 들으라 해도 지지리도 듣지 않는 ㅡ 미타케 씨가 내 목덜미에 매달려 있었다.



한 쪽을 물면, 반대쪽으로 가서 물고, 그러고 나면 또 다시 반대쪽으로. 미타케 씨가 나름 힘조절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만큼 엄청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온 몸에 힘이 풀리는 듯한 느낌만이 들었다. 고양이 귀에 목줄, 성격은 사나운 맹수인 정체불명의 천적이, 나의 겉과 속을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간다.



- 흣…. 미타케 씨…. 기다, 려….

- …이미 늦었어요. 미나토 씨.

- 아니, 진짜로 힘이, 빠져서….

- 그러니까, 참으시ㅡ?!



앉아있을 힘마저 빠져버린 나는 미타케 씨의 머리를 양팔로 감싸안은 채로 뒤로 넘어갔다. 폭, 하고 매트리스가 온 몸을 감싸는 느낌과 목을 물린다는 느낌이 섞여 생각이 뒤죽박죽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타케 씨는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집착하듯 달라붙었던 목에서 떨어져서, 위로부터 날 바라본다. 물었던 곳을 보고 있는 걸까. 그 모습에 어딘가 압도되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 미나토 씨.

- 응….

- 목에 자국, 엄청 남으셨네요.

- 이건, 전부 미타케 씨가 한 짓이잖아. 내 잘못은 없어.

- 아직도 그렇게 말할 힘이 남으셨나 보네요….



여기까지 와서 인정하면 뭔가 진 느낌이 들 것 같아서, 반항,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지극히 사실을 말했다. 자국이 남겨지길 원한 건 아니니까. 미타케 씨가 원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미타케 씨는 이젠 지친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하실래요?' 라고 물어왔다. 자신이 당하는 건 상관없지만 공격하는 건 싫어하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당한 게 많은 만큼 되돌려주고 싶은 것이 많을 것…. 미타케 씨 성격이라면 그렇게 했어야 했다.



아마, 이 게임을 ㅡ 정확히는 이 소원을 ㅡ 끝내려고 하는 거겠지. 



아마 자기 자신보다는 나를 배려한 질문일 것이다. 여기서 더 계속했다간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 ㅡ 물론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어진다 ㅡ 단순히 추측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미타케 씨는,

- …네?

- 어떻게, 할래? …분하지 않아? 그 모습.

- …….



이 말에 내가 담은 의미는 ㅡ 없다. 단순히, 미타케 씨를 자극하는 말이다.



미타케 씨는 꽤나 전에 나에게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도망치려 든다.' 라고 한 적이 있다. 자기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먼저 나에게 물어본 것도 분명, 이 뒤로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에서 나온 질문이 아니었을까. 자기가 도망칠 구실을 만들어, 합리화하려는 비겁한 수를 쓰려고.



한 번이라도 좋으니, 두려워하는 걸 이겨내보라는 ㅡ 나에게는 최선을 다한 ㅡ 소심한 의미를 알아채주었으면, 그것 뿐이다.



그 말에 미타케 씨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내 결심이 섰는지,



- …하.



방금과는 다르게 이젠 나도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으로,



- …각오하세요. 미나토 씨. 아무리 빌어도 멈출 생각 없으니까.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니까….

- 그래. 그렇게 나와야 미타케 씨답지.



이번엔, 내 패배를 인정하는 게 좋겠는걸. 물론, 이걸 미타케 씨에게 말해줄 생각은 전혀 없지만.



나를 위해서일지, 아니면 약이 오를대로 올라서 무심코 그랬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 두려움을 이겨내주었다. 그런 미타케 씨에게, 몸을 맡기는 것 정도의 포상은, 줘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일단 분 단위는 아니라는 것. 그나마 남아있던 힘마저도 빠져버린 나는 누운 채로 천장을 응시할 뿐이다.



…무서웠다. 그런 미타케 씨는 처음 봤어. 한번 선을 넘으면 정말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잡아먹혔다…. 정도면 설명이 될까.



아직도 조금씩 따끔거리는 목을 쓰다듬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옆에는 색색거리며 자고 있는 고양ㅇ… 아니, 미타케 씨가 있다. 자기가 먼저 시작해놓고, 먼저 지쳐서 잠들어있다. 꽤나 무리한 걸지도. 



……. 지금 상태로 거울을 본다면 분명 꽤나 험한 상태겠지. 물릴 만한 곳은 거의 다 물려서 자국이 남았다고 봐도 될 정도다. 이게 의미하는 건 뭘까, 독점욕일까. 아니면 단순 소유욕일까. …둘 다 같은 말인가? 대충 그렇다고 생각하자.



어찌되었든 간에, 이게 미타케 씨 나름대로 진심을 다해준 증거라고 생각하니 어딘가 뜨거워지는 것만 같다. 



지친 몸을 옆으로 돌려 미타케 씨를 보면, 잠이 든 모습은 고양이 귀 머리띠와 궁합이 꽤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다고, 무심코 생각해버린다.



가만히 응시하다, 얌전히 당신의 뺨에 손을 가져다 댄다. 따스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오른다. 자고 있으면서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신기하네.



- …잘 자, 미타케 씨. 좋은 꿈 꾸길 바래.



들을리가 없겠지만, 평온하게 웃는 듯한 표정을 보아하니 좋은 꿈을 꾸고 있음은 분명하리라.



비록 시작은 이상했고, 과정도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 같았지만, 결말이 괜찮으면 어느정도 된 것 아닌가…. 어쨌든, 나는 미타케 씨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친 몸을 수면 속으로 이끌었다.



미타케 씨가 일어나서 상황 파악을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고 말이야….



---------


죽지도 않고 또 써서 돌아온 유키란

란이 역공하는 게 보고 싶어서 썼는데, 빌드업이 쓸데없이 너무 길었지 않았나 반성중

다음에 다 쓰면 또 가져올게

하룻밤 지나서 다시 확인해보니 오탈자가 너무 많네

이건 잠수함 패치로 고쳐나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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