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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역전 - 뒤바뀐 주종관계 23화

1234(39.113) 2021.01.19 18:22:39
조회 163 추천 10 댓글 9
														

치사토의 방은 다른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그녀만의 성이었다. 이곳에는 그녀의 부모도 들어온 적이 없었다.


그곳은 흔히 말하는 오덕 물품들이 가득 찬 곳이었다. 그래도 의외로 정리는 철저히 하는 것인지 사야의 입장에서는 신기한 것이 가득이기는 해도 정돈된 분위기가 아주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그럼 이거 마시면서 이야기 해요."


치사토는 서투른 솜씨로 준비한 티백차를 받으며 사야는 그녀가 어떤 말을 할지 조용히 기다렸다.


"저, 저기 사야씨는 그거 아나요? 조금 어려운 국가의 아이들을 지원하는거요."


치사토는 그렇게 운을 떼며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것은 사야도 아는 것이었다.


바로 해외에 있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기부.


실제로 오랜 시간 기부를 한 덕분에 도움을 받는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서 고맙다고 인사했다는 이야기 같은 미담도 종종 방송에 나오곤 하였다.


"처음에는 세금 문제도 있고 뭐 그래서 한거였어요."


기부를 하면 세금을 공제해준다던가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 사야도 자신의 수익 일부를 기부하곤 하는 만큼 딱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


치사토는 액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 등을 하며 쓰게 웃었다. 그것은 마치 일부러 무거운 분위기를 풀기 위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저 치사토가 저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일까? 사야는 각오를 마음 속으로 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다른 나라의 아이랑 연결이 되었어요. 이쁘고 귀여운 아이였지요. 나름대로 꿈도 있고.... 제가 미키에게 질투하면서 스스로를 무너트리고 있을 때도 딱 하나 그 아이 보는게 낙일 정도로 좋아했어요. 제가 그나마 사람다운 행동을 하는구나 싶어서요."


치사토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그, 근데 어느 날 그 아이의 소식이 끊어진거에요. 그, 그리곤...."


치사토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 울기 시작하는 치사토를 사야는 다가가서 안아주었다.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복수라는 단어를 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으아아아앙...."


치사토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떠올리는 순간 다시금 막을 수 없는 감정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수소문 하다가 소식 듣고 디, 딥웹이라는, 곳을 찾다가...."


겨우 거기까지 말하고 치사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사야 또한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아니 물어볼 수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치사토는 누구에게도 말을 할 수 없었겠지.


잘해봤자 고작 한달에 만엔 정도 밖에 안되는 돈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름대로 시간을 들여서 인연을 쌓아왔다.


그 인연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것.


그것이 그토록 허무하게, 그리고 잔혹하게 사라지는 것을 본다면 사람이 어떻게 될까?


사야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해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체온으로 치사토를 안아주는 것 뿐이었다.


치사토는 진정될 때까지 계속해서 울었다.


그동안 남들 앞에서 보일 수 없던 감정을 계속해서 눈물과 함께 터트렸다. 그동안 막은 감정들이 폭발하던 그 때의 치사토는 더 이상 그렇게 슬프게 울 수 없을 정도로 울었다.


----------- 


유코는 생각했다.


지금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자신은 알 수 없었다. 그저 즐겁게 살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대가가 이런 것이라니 말이 안된다.


자신이 구해준 약을 먹고 즐기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녀의 손 아래에서 무너져가던 여자들이 떠올랐다.


다들 재미있게 잘 놀았을 뿐이다.


그런데 왜 이러는 것일까?


이것은 세상이 잘못된 것이었다. 하급한 것들은 유코에게 감히 반항해서는 안되었다.


외국에 있는 천한 것들은 그저 돈이면 다 되는 놈들이다. 그런 것들이 죽었다고 이러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당장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녀를 처벌하겠다는 목소리가 천민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아...."


그녀의 아버지는 유코에게 한동안 외국으로 나가 있으라고 명했다. 허나 말이 좋아서 외국이지 아마 나가면 그대로 잡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국은 무리였다.


잘해봤자 국내의 별장 정도겠지. 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허나 어쩔 수 없었다. 때론 사람들의 눈을 피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현명한 방법 중 하나다.


피해자라는 놈들을 하나 둘 찾아서 입막음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일단 몸을 숨겨야 할 것이니 챙길 것은 챙겨야 할 것이다.


"진짜 이게 다 뭔지 원...."


유코는 분노하면서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나나를 제외하면 그녀에게 있어서 믿을 사람은 없었다.


가족들 중에서도 가장 고립된 위치였기에 더욱 그런지도 몰랐다. 이런 때에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고객들은 물론 도와주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리스트가 유코의 손에 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에 그들은 자신을 돕지 않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할 터였다.


그러나 그 무엇을 해야 할지 유코는 감이 오지 않았다. 그것은 머리가 어느 정도 식어야 가능할 듯 싶었다. 지금은 그저 도망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리라.


"내가,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하다니...."


그저 원통함에 눈물을 흘리며 유코는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시중을 드는 여자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눈은 결코 순종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들은 유코를 마치 위험한 무언가로 보는 듯했다.


그렇지만 최소한 그녀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코도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쫓겨나는 입장이다.


더 이상 무어라 하기보다는 조용히 시간을 버는 것도 필요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나는 어디 있지?"


유코는 마지막으로 나나를 찾았다. 그녀가 있다면 모든 것을 잘 풀릴 터였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전달된 소식은 다름 아닌 나나의 체포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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