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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약해진 틈을 타서 上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6 00:45:42
조회 807 추천 55 댓글 6
														

#1 프랑


사랑스러운 제자, 일레이나와의 재회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그러면서도 당황스러운 것이였습니다.


옛 동문이자 친애하는 친구, 실라한테서 온 한 통의 편지가 재회의 계기였습니다. 실라의 말에 따르면 어느 한 마을, 여성의 머리카락을 마구잡이로 잘라대는 살인귀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 살인귀를 잡기 위해서 지금 마법통괄협회의 의뢰를 받아 와있다는 편지였습니다.


이 때 살짝 위화감을 느끼긴 했습니다. 그녀와는 옛 동문, 나쁜 사이는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일 년 마다 같이 여행을 떠날 정도로 사이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이임에도 여행을 떠날 때가 아니면 간단한 안부만 전할 뿐, 무엇을 하고 있다고 편지를 보내는 적은 거의 없었지요. 그런 그녀한테서 의뢰에 대한 편지가 왔다는 건, 굉장히 드문 상황이였습니다.


뭔가 일이라도 있는걸까요, 편지를 받았을 때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곧장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그 다음 날, 실라한테서 편지가 한 통 더 도착했던 것입니다. 담배냄새가 물씬 풍기는 편지봉투를 열자, 놀랄만한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네 제자가 위험하니까 빨리 와]


단문으로 짤막하게 적혀있는 한 문장, 하지만 그 문장에 무슨 앞 뒤 사정이 있을지는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제자인 일레이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결국 그 길로 학원에 휴학계를 제출하고, 곧장 실라가 지정해준 마을로 날아갔습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습니다만, 거리가 제법 있어서인지 도착하는 동안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고작 이틀이라는 시간은, 제 애제자 일레이나를 정신적 궁지로 몰아넣는 데에 충분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실라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서있었습니다. 일레이나는요? 제 물음에 실라가 아무 말 하지 않고 따라오라면서 몸을 돌린 채 여관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발견했을 때는 이미 위험한 상태여서 말이다."


후, 하고 실라가 담배연기를 내뿜었습니다.


"뭔가 의욕을 완전히 잃은 것 같더라. 머리카락이 잘렸는데도 반항하지 않고, 범인을 잡았는데도 머리를 되찾으려고 하지 않고...위험하다 싶어서 일단 널 불렀어."


실라의 안내를 받아서 곧장 방으로 들어서자, 숨을 헉 하고 들이켰습니다.


방 안에 있는것은, 일레이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 전, 마법학교에서 본 생기넘치는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감에 차있던 어린 소녀의 모습도 아니였습니다. 머리가 완전히 잘린 채, 단발 상태로 방 구석에 틀어박혀서 울먹이고 있는-어딘지 모르게 위태롭고, 금방이라도 부숴져버릴 것 같았지요.


"일레이나."


조심스럽게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어딘지 모르게 초점이 어긋난 눈동자로 저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마치 의심하기라도 하듯 몇 번이나 눈을 비비더니,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곧장 저한테 달려든 일레이나가 품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프랑 선생님.."


"네, 일레이나. 전 여기에 있답니다."


어떤 마음의 상처를 입은걸까요, 거기에는 자신만만하게 떠났던 제자의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저 상처를 입은 여자아이의 모습만이 있었지요. 제 모습을 보자 마음이 풀린걸까, 품 안에서 그녀가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이대로 두고볼 수 없었기에 그녀를 품에 껴안은채로 달래주기를 한참, 이윽고 그녀가 지친 모습으로 제 품 안에서 새근새근 잠들었습니다. 어디 가지 않고 제 옆을 지켜준 실라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말했습니다.


"프랑, 그래서 어떻게 할거냐."


짧아진 일레이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녀한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대로 다시 홀로 여행을 떠나보내면 안될거라는 것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고향으로 돌려보내기에는 스승님을 뵐 면목이 없었기에, 당분간 제 옆에 두고 상태를 지켜볼 생각이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한 제가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 데려가서 상태를 보려고해요. 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상태로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그래."


그걸로 충분한걸까요, 실라가 만족스럽게 웃더니 잘 보살펴달라면서 웃었습니다. 잠깐 있는 사이에 정이 제법 든 듯 싶었습니다. 잘부탁해, 그 말 만을 남긴 실라가 곧장 방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이후로 일레이나와 저의 두 번째 동거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한 달 간은 정말로 위태로운 생활이 반복되었습니다. 대체 무슨 사건을 겪은걸까요, 일레이나의 성격은 눈에 띄게 어두워진 상태였습니다. 혼자 있는것을 극단적으로 두려워했으며, 때로는 잠을 자다가 악몽을 꾸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한 번은, 새벽에 깼더니 옆에서 일레이나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끙끙거리고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당황한 제가 일레이나를 흔들어 깨우려고 하자, 그녀가 억눌린 목소리로 웅얼거렸습니다.


"...셀레나 씨...그만...에스텔...씨..."


새벽 내내 두 사람의 이름을 끙끙거린 다음에야 간신히 잠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트라우마의 원인은 그 두 사람인듯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새벽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계속되었고, 그 때 마다 옆에서 깨서 그녀를 달래준 다음에야 저도 잠이 들곤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난 다음에는 그래도 어느정도 상태가 안정된 듯 싶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예전 수행생활과 똑같은 나날이 반복되었지요. 아무런 문제도 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차리고, 제가 일을 나간 사이에는 집안일을 해놓고, 밤에는 제 옆에서 같이 잠들곤 했지요.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였습니다. 일레이나의 트라우마는 아직 치료된 것이 아니였습니다. 아직도 두려움이 많이 남아있는것인지 밤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제 옆에서 한참이나 꼭 붙어있다가 자고는 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걸까? 그것은 아직 묻지 못했지만, 그것은 이 아이의 상처가 나은 다음에 물어보기로 하고 지금은 성심껏 일레이나의 트라우마를 치류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였습니다.


"프랑 선생님..."


그날 밤, 사랑스러운 일레이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짐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어디 가지 말아주세요, 저와 같이 있어주세요 하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니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네요, 웃으면서 일레이나를 품에 꼬옥 끌어안아주자, 그제서야 간신히 눈물을 멈춘 그녀가 제 품 안에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조금의 욕심.


아주 살짝이지만, 일레이나가 약한 틈을 타서 보내는 신혼부부 같은 생활도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2 호우키


로스트루프의 사건 이후, 제 주인이신 일레이나 님은 절 자주 사람으로 바꾸시곤 하셨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쓸쓸해서냐면, 아니였습니다. 저를 말벗으로 쓰기 위해서였냐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아니였습니다.


일레이나 님은,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시고는 하셨습니다.


"빗자루 씨...빗자루 씨..."


저를 불러낸 다음에는 언제나 제 품 안에 껴안긴채 한바탕 눈물을 쏟아내시곤 하셨습니다. 프랑 선생님이랑 몇 달 있어서 어느정도 나아졌다고 생각했건만, 아직도 일레이나 님의 마음 속에는 트라우마가 깊숙히 남아계신 듯 했습니다. 그럴만도 했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프랑 선생님은 몰라도, 저는 빗자루로써 로스트루프에서 일어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사물이였습니다. 일레이나 님이 받으셨을 마음의 상처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사람으로 바뀌었음에도 아무 불평 없이 일레이나 님을 꼬옥 끌어안아주고 그녀를 달래주었습니다. 프랑 선생님 앞에서는 애써 강한척 하면서 여행을 재개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19살의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로스트루프 사건에서 얻은 충격은 하루 이틀내로 회복될 것이 아니였습니다.


매일 밤마다, 일레이나 님은 저를 사람으로 바꾸어서 품에 껴안긴 채 한참을 우시다가 잠드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시면 다시 여행을 떠나시곤 하셨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평범하게 여행을 하는 소녀였지만, 옆에서 가장 오래동안 지켜본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말수도 부쩍 적어지셨고, 어째서인지 공격마법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연습하시고는 하셨습니다.


"제가 더 강했더라면, 그런 비극은..."


그 때 마다 그런 말을 반복하시면서, 몇 번이고 지팡이를 휘두르셨습니다. 그야말로 지쳐 쓰러질 때 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말리고 싶었지만 사람으로 변할 수 없는 저는 그저 평범한 빗자루, 그랬기에 매일 피를 토할 정도로 연습하시는 일레이나 님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날 밤, 마력을 다 쓰시고 지친 일레이나 님이 저를 사람으로 바꾸시면 그런 일레이나 님을 상냥하게 달래주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가끔은 이것밖에 해줄 수 없는 제가 너무나 무력하고 한심해서-


"빗자루 씨..."


하루 빨리 원래의 일레이나 님으로 돌아오기를, 오늘도 제 품 안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일레이나 님을 껴안은 채, 진심으로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조금의 욕심이지만, 사물이라면 절대로 품어서 안될 욕심이지만.


일레이나 님이 약한 틈을 타서 그녀를 꼭 껴안을 수 있는, 이런 생활도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로스트루프에서 트라우마에 걸린 일레이나


를 프랑 -> 빗자루 -> 사야 -> 암네시아가 돌아가면서 치료해주는 그런 이야기


그런 일레이나가 약해진 틈을 타서 매의 눈으로 노리는 네 사람이지만 일레이나의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쌔서 그런 마음은 넣어두고 성심성의껏 돌봐주는 그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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