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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1화

1234(39.113) 2021.01.27 17:55:50
조회 515 추천 14 댓글 9
														

"제 피 맛보지 않을래요?"


당돌한 한마디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한 유혹은 또 없을 것이다. 후미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사유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유리는 진심인 듯 보였다.


마치 절대 해서는 안될 장난을 하면서 흥분한 아이와 같은 불길한 미소를 띄며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운 손가락에 상처를 내었다.


새하얀 손가락.


그리고 대조되는 붉은 피.


그 향기는 흡혈종의 일족에게 있어 무슨 말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 유혹에 빠지는 순간, 자신은 배신을 하는 것이 되겠지. 그것도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후미나는 그렇기에 거절하려고 했다. 아니 무조건 거절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몸은 원했다.


그리고 본능은 후미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녀는 피를 마시게 되겠지.


그것은 싫었다.


하지만 눈 앞의 순수종 인간은 후미나를 계속해서 유혹했다.


꿀꺽.


피가 마시고 싶었다. 이미 혈향은 그녀의 코를 가득 채웠다. 단 한방울의 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후미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모든 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 


환상종이 더 이상 환상이 아니게 된 시대.


이제 인간의 학교에 흡혈종이나 변신족, 혹은 그 이외의 종족들이 다니는 것은 별로 이상할 것도 없어졌다.


물론 과거 어둠의 시대처럼 인간들의 피를 마신다던가 그 고기를 탐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같이 살기 위해서 필요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서로간에 평범하게 우정을 쌓으며 다양한 종족이 같이 생활하는 건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그렇다곤 하더라도 역시 인간과 인외간에는 어쩔 수 없는 경계가 존재했다. 그렇기에 보통 친하게 지내는 것은 각자 자신과 비슷한 부류들끼리다.


하지만 때론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종족 간에 우정을 넘어선 감정이 흐르는 경우도 있다.


후미나와 아야메가 전형적인 경우였다.


흡혈종은 변신족, 특히 그 중에서도 늑대인간들과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하다. 그것은 조상 대대로 원한을 쌓아 내려왔기 때문이지만 그것을 떠나서 순수하게 서로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후미나와 아야메는 그런 것을 뛰어넘은 관계였다.


후미나는 반을 리드하는 경우가 많은 흡혈종치고는 드물게 조용하게 눈에 띄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독서를 즐기며 남들의 눈을 피해 다니곤 했다.


전형적인 문학 소녀.


조용히 교실에서 책에 집중하는 그녀는 한폭의 그림과 같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였다.


조금은 아슬아슬한 느낌까지 도는 그녀를 보며 다들 한송이의 꽃과 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후미나는 남들과 다른 아이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후미나가 딱히 남들에게 모질게 굴거나 하지는 않았다. 상냥하고 남을 잘 도와주는 성미 때문에 사람들에게 외면받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진짜 별종은 아야메였다.


늑대 인간이라고 하면 보통 야성적이며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야메는 늑대인간 답지 않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었다.


이른바 외로운 늑대.


하지만 그런 아야메도 후미나와는 함께 있을 수 있었다. 후미나는 따로 아야메에게 무엇을 원하지 않았다.


대신 아야메가 불편해 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좋은 책이 있으면 권해주는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며 둘은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깊은 유대를 쌓은 상태다.


덕분에 매우 신기한 일 취급하면서도 사람들은 그녀들이 잘 어울린다며 누구도 무어라 간섭하지 않았다.


벌써 그렇게 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단 한사람.


사유리는 그렇지 않았다. 미녀지만 어딘가 너무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는 요괴들도 감히 다가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후미나가 표적이 된 것이다.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단지 후미나가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만 중요할 뿐이었다.


--------- 


사유리가 후미나를 빈 교사로 부른 것은 누구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 단지 좀 도와달라는 말에 후미나는 응했을 뿐.


그것이 설마 이런 식으로 될 것이라고 후미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것은 정말 별 것 아닌 박스 옮기기.


하지만 그것이 끝나고 사유리가 한 말은 후미나를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늑대인간의 피는 흡혈종들에게 있어 치명적인 독이라고 했지요? 그래서 흡혈을 전혀 못한다고 들었어요."


사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불길한 미소를 지었다. 누구라도 그런 미소를 짓는다면 두려워할 수 밖에 없을 표정은 후미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흡혈종에게 있어 피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식사일 수도 있지만 연인간에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렇지만 사유리의 말 그대로 후미나는 아야메의 피를 마실 수 없었다. 그것은 후미나가 내색을 하지 않을 지언정 아주 조금의 아쉬움을 남게 하였다.


그것을 노린 것인지 사유리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 것이 된다면 얼마든지 흡혈하게 해줄게요."


후미나는 그 정도의 말에 흔들릴 정도로 심약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무리 피가 좋다고는 해도 아야메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현대 문명의 상징인 수혈팩은 후미나가 흡혈 욕망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주었으니까.


그렇지만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무통채혈기로 자신의 손가락에서 피 한방울을 흐르게 만든 사유리 앞에서 후미나는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사유리의 피는 평범한 사람의 피가 아니었다.


말로 표현 못할 그 향기 속에 후미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아.... 맛 보세요."


사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후미나 쪽으로 다가가며 손가락을 앞으로 내밀었다. 흰 손가락을 붉게 물들이는 피의 향기가 후미나의 이성을 서서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후미나는 혀를 내밀었다.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냄새가 그녀의 이성을 무너트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사유리는 웃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자신에게 완전 복종하는 동물을 보는 주인과 같은 눈빛이었다.



그때였다.


후미나의 혀가 사유리의 피에 닿기 직전, 누군가 문을 부숴버리고 들어왔다.


"사유리! 넌 후미나까지 건드릴 생각이야?"


아야메는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소리를 지르며 재빨리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어머, 아야메. 개는 개같이 저쪽으로 가 있으면 될 일인데요."


사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흥이 깨졌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말로 표현 못할 적의가 흘러 넘쳤다.


오직 후미나만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

신작임

원래는 R19 생각했는데 그러면 에로만으로 막 나갈거 같아서 이번엔 그보다는 정상적으로 갈려고 꾸금 안할거임.

월부터 금까지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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