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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엘.컴플렉스 36

우드포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8 20:09:53
조회 226 추천 15 댓글 3
														

레이가 오늘 유신에게서 받은 전화는 한 통이었다. 오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면서 전화 한 게 전부였다.

'전화 많이 해 달라고 말했는데...'

레이는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 놓고 뒷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다. 혹시 유신에게서 오는 전화를 놓칠까봐 일하는 중에도 계속 확인했다.


지금 레이가 불안한 건 연채린이 스타라서가 아니었다. 유신은 명성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연채린이 예뻐서도 아니었다. 예쁜 건 한수민도 연예인급으로 예뻤다.

레이가 보기에 유신은 집중을 잘했다. 레이와 함께 있을 땐 오로지 레이에게만 집중했다. 플레저에 와서도 레이 말고 다른 사람에겐 무관심했다.

그런 유신이 연채린을 칭찬했다. 그것도 여러 번. 드라마를 보더니 연채린의 연기에 몰입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연기 잘하는 연채린과 함께 작업하는 게 즐거울 거 같다며 해외 촬영에 승낙했다.

지금까지 레이는 유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일에만 집중하며 잘하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엔 예감이 좋지 않았다. 유신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연채린의 연기에 빠져 있었다.


평소 유신은 레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유신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게 대체 어떤 건지 갑자기 궁금했다.

'난 유신이가 없으면 못 살 거 같은데 유신이도 그럴까?'

유신이는 레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잘 살 것만 같았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팠다. 갑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 본 감정이었다.


유신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혔다.

'유신이는 한수민과의 이별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던 걸까? 어떻게 버텼을까? 아... 그래서 헤어졌구나.'

이제서야 레이는 유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보내 줘야 한다는 그 말을. 유신이 겪은 일이 레이 자신에게도 생긴다면 유신이 원하는 대로 보내 줘야 할까?



레이는 일을 끝내고 앨리에게 가서 힘없이 앉았다. 그때까지도 유신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앨리, 유신이는 내 생각을 안 하나 봐. 일하는 동안엔 전화를 거의 안 해."

"얘기해 봤어?"

"아니. 유신이는 집중력이 좋아. 일에 집중해서 그럴 거야."

"그래도 서운하면 얘기해. 유신이가 네 마음을 알아야지."


"아... 지금 불안해서 미칠 거 같아. 오늘 계속 유신이 생각만 했어. 나 왜 이러지?"

"당연해. 지금 연채린하고 같이 있잖아. 나라도 그럴 거야."

"휴... 그런 거지? 별일 없겠지? "

레이가 한숨을 쉬었다.


"바람 피울 사람은 뜯어 말려도 몰래 피워. 안 피울 사람은 등 떠밀어도 안 해."

"유신이는 어느 쪽일까? 후자라고 믿고 사귄 건데..."

"그만 생각하고 한 잔 마셔."

앨리가 레이와 자신의 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둘 다 벌컥 벌컥 한 번에 마셔 버렸다.


"캬~ 좋다. 맥주는 이 맛에 먹는 거지. 레이, 저기 쟤 어때? 유신이랑 느낌 비슷한데 옆에 앉혀 줘?"

술이 들어가니 앨리가 레이에게 슬쩍 장난쳤다.

"미쳤어? 겉이 비슷하다고 해서 속까지 닮는 건 아냐."

"유신이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그걸 어떻게 말로 다 해?"

"말해 봐. 연애에 관심도 없던 네가 왜 이렇게 빠지게 된 건지 궁금해서 그래."


"달라."

"그러니까 뭐가 그렇게 다르냐구?"

"내가 싫다고 하는 건 기억해 뒀다가 조심해. 예전에 유신이가 술 먹고 갑자기 키스했을 때 내가 싫어했거든. 이후 태도가 마음에 들었어."

"어땠는데?"

"깔끔하게 사과했어. 그리고 그 다음 데이트할 때 키스하는데..."

"하는데...?"

뜸을 들이자 앨리가 재촉했다.


"망설이더라구. 내가 또 싫어할까봐. 그러니까 오히려 내 쪽에서 간절해 졌어."

"아...하..? 유신이가 밀당을 잘하는구나."

"계산하는 게 아냐. 유신이 성격이 그래.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 건 집중력이야. 같이 있을 땐 나한테만 집중하고 나만 봐."

"그럼 지금 불안할 이유가 없잖아. 네가 싫어하는 거 안 하고 너한테만 집중하는데 왜 불안해?"


"지금은 떨어져 있잖아. 그리고... 연채린은 좀 달라. 다른 사람한테 관심 보인 적 한 번도 없는데 연채린 연기 좋다는 얘긴 여러 번 하더라. 드라마 보고 울기도 했고.

그래서 걱정돼. 연기가 마음에 드는 걸 사랑하는 걸로 착각할까봐.

그리고 연채린이 유신이 좋아해. 지난번 여기 왔을 때 느꼈어. 유신이가 연채린에게 반응이라도 하면... 하아... 어쩌지?"

레이가 한숨을 쉬었다.


"보내줘야 할까? 내가 빠져야겠지? 아... 싫다. 사랑이 이런 거면 시작하지 말 걸 그랬어."

"왜 보내 줘? 네가 현재 애인인데."

"마음 변하면 보내 줘야지. 내가 뭐라고..."

레이의 얘기를 듣더니 앨리가 속이 타는지 술을 잔에 가득 부어 또 다 마셨다.


"둘이서 뭐하는데?"

주영이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왜 난 애인이 없을까? 앨리, 레이.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둘 다 아무 반응하지 않자 주영이 투덜대며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보고 앨리를 툭툭 쳤다.

연채린의 공항 사진과 목격담이 올라 왔고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유신도 같이 찍힌 사진이 있었다.


"뭔데? 보여 줘."

앨리와 주영, 둘이서만 보고 있자 레이가 끼어 들었다.

"안 보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앨리가 말했다.

"결국 보게 될 거야. 줘 봐."

역시나 보고 나더니 레이의 표정이 어두워 졌다.

"전화 해 보지 그래? 지금 거기 밤 10시 좀 넘었겠다."

앨리의 말에 레이가 전화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유신이었다.



"지금 자려고 누웠는데 네 생각나서 전화했어."

레이의 속도 모르고 유신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뭐 했어?"

"내일 사진 찍을 장소 미리 가 봤어. 밥 먹고 씻고 짐 푸니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촬영은 내일부터야."

"보고 싶어."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전화기 너머에서 유신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네가 웃으니까 좋아."

레이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레이, 식욕과 성욕은 많이 닮았대."

"응?"

"맥주 광고에서 한 잔 꿀꺽 꿀꺽 다 마시고 카아~ 하는 소리 넣잖아. 그 소리 들으면 맥주 마시고 싶지? 우리 같이 잘 때 ... 그러니까 네가 느낄 때 내는 소리 듣고 싶어. 지금 해 줄 수 있어?"

유신의 말에 레이가 많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얼굴을 찡그렸다.

"진심이야?"

"응. 지금 네 생각 많이 나. 어제 하자고 할 때 그냥 할 걸. 후회해."

유신이 전화기 너머 레이의 표정을 봤다면 이 말 전에 바로 사과하고 입을 닫았을 것이다.

"옆에 친구들 있어. 그리고 그걸 어떻게 가짜로 만들어 내?"

"그럼 지금까지 들은 건 다 진짜였다는 거네."

"장난치지 말고 잠이나 자."


"레이, 많이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에 레이의 심장이 찌릿했다.

"유신아."

"응?"

"날 사랑한다는 게 어떤 의미야?"

"아직도 레이보면 떨리고 설레. 신기해. 보면 볼수록 반하는 거 같아."

"유신아, 가슴 떨리고 설레는 것만 사랑인 건 아냐..."

"무슨 말이야?"

"오래 가는 커플에게는 그 이상의 것이 있어."

"그게 뭔데?"

"그건 네가 생각해 봐. 난 우리가 오래 같이 했으면 해."

"나도 그래. 생각해 보고 말해 줄게. 늦었는데 조금만 놀아. 나 없다고 한눈팔지 말고. 내일 또 전화할게."


전화를 끊고 레이가 미소짓자 앨리가 한소리 했다.

"좀 전까지 죽을 상이더니 얼굴 좋아지는 거 봐. 전화 한 통으로 이러네. 주영아. 너도 애인 만들고 싶지 않니? 배 아프다 진짜."

"아까 말할 때 뭐 들었어? 매일 작업거는 것도 이제 지친다. 내 짝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둘이 만나 봐."

유신의 전화를 받고 이제 기분 좋아졌는지 레이가 웃으며 말했다.

"훗. 아무 느낌이 없어 얘랑은."

앨리가 주영을 보며 고개를 흔들자 주영이 발끈했다.

"너만 그런 줄 알아? 키스 내가 먼저 하자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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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부터 보려면 여기로.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99060


이전 소설 모음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91257


포스타입 : 여기가 연재글 읽기 편해.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이야.

https://woodford101.postype.com/


그리고 내일 연재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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