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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일레레나 -2- (일레이나x레나코 '그 방')앱에서 작성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4 23: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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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에잇!"

지팡이에 마력을 가득 담아 있는 힘껏 휘두르고 휘둘렀습니다. 잿빛 머리카락 곁으로 폭발의 폭연이 스쳐지나가며 바람을 일으켜 살랑살랑 머리칼이 은은하게 나부꼈습니다.

유리색 눈동자는 주홍색과 녹색, 푸른색 화염을 화려하게 비추었습니다.

돌벽을 향해 남은 마력도 상관 않고 마법을 퍼부어 대는 이 분노한 마녀는 누굴까요?

네, 바로 접니다.

난폭한 저를 만났을 때와 에스트에서 망할 마녀를 혼내줬을때 이후로 이렇게 마력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형형색색의 광선이 마력을 듬뿍 담아 회색 돌벽을 때렸습니다. 얼음 창을 쏘고 돌풍을 일으키기도 하고 위험해서 잘 쓰지 않았던 화염 마법까지 원없이 쏘았습니다. 벌써 열번은 넘게 조각 났을 정도로 공격을 퍼부었지만 끄떡도 하지 않네요. 특수한 마력 대책 처리라도 되어 있는걸까요?

"아...아아아 진짜 마녀였어..."

뒤에서 아마오리 레나코씨, 줄여서 아마씨가 웅크린 채로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하긴 분노해서 마력을 미친듯이 쏘아대는 마녀를 보는건 처음일테죠.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광경일테니까요.

마지막 마력을 짜내 벽을 얼려서 깨뜨려보았지만 약간 흠이 남은 것 외에는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만 지쳐서 지팡이를 떨어뜨리고 침대에 털썩 쓰러지듯이 누워버렸습니다. 한숨만 나오네요.

힐끗 옆을 바라보자 눈이 마주친 아마씨의 어깨가 깜짝 놀란 새끼고양이마냥 들썩였습니다. 어차피 마력이 떨어져서 아마씨에게 해코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아마씨도 진짜 고양이가 아니어서 제게 아무 해를 끼치지 못하고요.

실력행사가 실패한 이상 정말로 그 방법밖에는 없는걸까요.

아마씨가 말한 섹스라는 것. 머리로는 어떤 건지 알고 있는 그런 행위였습니다. 근데 이왕 한다면 저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습니다. 풍차 나라의 왕녀님과 기사님처럼, 비룡과 라나씨처럼 그런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게 그...섹스라는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으니까요.

물론 여행을 하다보면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걸 목적으로 여자들에게 꼬리치는 무리들도 있었습니다. 사람들마다 그것에 대해 두는 가치는 분명 다른거겠죠. 눈앞의 아마씨도 나름대로 그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이 있을겁니다.

어찌됐건 제게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에 나가기 위해서 그걸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지팡이를 로브 속에
넣은 저는 잔뜩 그을린 자국이 가득한 벽을 다시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역시나 조금의 틈도 없었습니다.

"저기..."

아마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왜 그러시죠?"

마력을 가득 담은 듯한 날카롭고 뜨거운 눈빛으로 아마씨를 째려보자 또 놀란 고양처럼 웅크리네요. 마력은 바닥나버렸지만요.

고양이 앞에서는 몸이 나빠지는 저지만 이런 아마씨의 모습은 조금 귀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으로 보기만 하는건 귀여우니까요.

"저... 여자끼리 섹스라는건 한명만 당해도 되는거니까! 그러니까, 일레이나씨가 해준다면..."

"하? 당신은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가요?"

이제보니 아마씨 엄청 헤픈 여자였나보군요. 자기를 덮쳐달라 그런건가요? 뭔가 짜증나네요. 묘하게 절 어린애 취급하는 느낌도 들고. 나이차도 얼마 안나는것 같은데.

"섹스인지 성관계인지 전 무리라구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전 싫거든요?"

물론 아마씨가 싫다는건 아닙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때 아마씨가 매력 없는 건 아니거든요. 이목구비도 동글동글하고 길진 않지만 적당한 단발이 상당히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꽤 두껍게 껴입은 상의로도 숨겨지지 않는 저 볼륨...... 갑자기 짜증나네요. 나중에 마력이 돌아오면 저걸 좀 혼내주도록 할까요?

다만, 그렇다고 아마씨를 사랑하는건 아니니까. 그런걸 하는건 저 자신이 용납 못할 뿐입니다.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요.

하지만 방금 전까지 힉힉거리던 고양이는 어디가고 아마씨는 호랑이처럼 결의에 찬 눈빛으로 저를 보았습니다. 어딘가 박력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습니다.

"저... 사실 그... 섹스라는 것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을 상처입힌 적이 있어요. 물론 걔도 좀 성급하긴 했지만요. 지금은 신경 쓰지 않고 지내고 있지만 언제 또 그럴지 몰라요. 그러니 혹시라도 제가 무서워서 거부하지 않도록 이런 기회를 받은 걸지도 몰라요!"


아마씨는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무서워서 거부할 정도면 그 사람 좋아하고 있는거 맞나요? 그 사람이랑은 무서운데 생판 남인 저는 안무섭나요? 제가 만만한거죠 그쵸? 좀 어려보이는 외모라는 자각은 있었지만 그걸 이런식으로 돌려서 비꼬는건가요? 아마씨 얕보기만 할 상대는 아닐 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아마씨는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으니까 아마씨가 계속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기분 나쁠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일레이나씨도 여기서 나가고 싶잖아요?"

확실히 배도 고프고 망할 마녀에게 한방 먹여주기도 해야하기에 대안이 없는건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마력을 채워서 문을 부수려고 시도해 본들 엄청나게 튼튼한 이 벽은 부서질 것 같지가 않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씨가 제 손을 감싸 쥐듯이 잡고 제게 다가왔습니다. 분홍색 머리카락 사이로 향긋한 향기가 났습니다.

"저...... 노력해볼테니까."

당당하게 말한 것과 달리 아마씨의 손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하긴 처음 보는 사람과 그... 그런걸 하는거니까요. 아마씨도 처음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을테지요. 그러나 아마씨는 그런 것마저 집어던지고 방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나가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는 마음이 전해져 와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 알았으니까. 일단 손은 놓죠."

"네...... 잘 부탁드려요. 일레이나씨."

"그나저나 그...그건 어디부터 인정되는 걸까요?"

"음...섹스라고 한다면 역시 삽입아닐까요?"

"우리 여자끼리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아까 말한대로 일레이나씨가 손가락을 제... 여기에... 넣으면 섹스라는 조건을"

"아까부터 자꾸 섹스 섹스하는데 너무 외설스러우니까 다른 말로 바꿔서 부르는 건 안돼나요?!"

빨개진 얼굴을 쓸어내리면서 항의하자 아마씨가 '아... 그럼 뭐라고 할까요? 성행위? 성관계?' 라면서 진지하게 고민하자 저는 한숨을 쉬고 그냥 꽃꽂이라고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럼...벗을까요?"

"아니, 어차피 넣기만 하면 되니까 그냥 입고 있으세요."

"근데 그럼 제 옷이 더러워지는데......"

"......그 부분은 제가 마법으로 어떻게든 할 거니까 잠자코 누우세요."

"네,넵!"

잔뜩 긴장해서 온몸의 근육에 힘이 들어간 아마씨가 뻣뻣하게 침대에 누웠습니다. 새하얀 허벅지를 꼬듯이 모으고 있고 양 손은 가슴께에 올린 그녀의 모습은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외설스럽고 배덕감이 넘쳐흘렀습니다.


아니 제가 리드하는 포지션인데 왜 제가 더 긴장하는거 같죠? 침을 꼴깍 삼키면서 조심스럽게 아마씨의 허벅지에 손을 대어봅니다.

"햐앗!"

터져나오는 귀여운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손을 떼버렸습니다. 이거......생각보다 굉장히 자극적인데요?

목소리가 안나오게 하는 마법을 걸 정도의 마력은 있었지만, 제 마음속의 어딘가에서 그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저로서도 알 방법이 없네요.

섬세한 유리세공품을 만지듯이 야살스러운 신음을 들으면서 조금씩 아마씨의 허벅지를 따라 늘씬한 다리의 기시부로 더듬듯이 올라갔습니다. 올라갈 수록 신음이 짙어지고 진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일까요.

마침내 속옷에 손가락이 닿았습니다. 조금 젖어있는듯 축축한 속옷을 옆으로 슬쩍 치워내었습니다. 차마 부끄러워서 속을 볼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손가락이 부드러운 곳에 닿은 느낌이 듦과 동시에 아마씨의 허리와 엉덩이가 들썩였습니다. 눈가에 고인 눈물과 신음을 참으려 입을 막고 있는 가느다란 손가락. 몹시 뜨거운 비부.

어째선지 저도 아랫배가 뜨거워졌습니다. 무심코 다른쪽 손으로 아마씨의 가슴을 슬쩍 주물러 보았습니다. 꽤나 두꺼운 옷을 입었지만 그 아래로 탱글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속에 단단한 속옷이 있는지 생각만큼의 감촉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정도로도 충분했습니다. 더 뜨거워진 신음은 덤이구요.

단추를 하나 둘 풀고 기묘한 속옷을 걷어내자 새하얀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밀가루 반죽처럼 새하얀 가슴의 감촉은 부드러운 식빵 같아서 몹시 중독성 있는 촉감이었습니다. 탄력있는 예쁜 가슴을 마구마구 주무르자 아마씨의 아래에서도 물이 조금씩 흘러나와 손가락이 축축해졌습니다.

폭신한 반죽 위에 올려진 분홍색 과실이 갑자기 너무나 탐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한번 앙 깨물어 보았습니다. 꺅 거리는 비명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달콤...하진 않고 땀 때문에 짭짤한 맛이 났습니다. 혀로 두어번 분홍색 열매를 굴리니 조금 단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지만요.

축축해진 아마씨의 은밀한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듯이 더듬어서 입구를 찾아냈습니다. 그 곳은 완전히 질척질척하고 끈끈한 액체로 가득했습니다.


지하 미궁을 앞에 둔 모험가처럼 저는 잔뜩 긴장한 채로 침을 꿀꺽 삼키고 꿀이 잔뜩 흐르는 그 입구로 집게 손가락을 슬쩍 넣었습니다.


액체 덕분인지 제 손가락은 아마씨의 속에 삼켜지듯이 미끄러져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마씨의 야한 목소리가 울렸고 미끌미끌한 내벽이 제 손가락을 아플 정도로 조여들었습니다.

조이는 감각에 저는 무심코 손가락을 빼내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아마씨가 떨리는 손으로 제지했습니다.

"더 해줘요. 일레이나씨."

순간 제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졌습니다. 마치 사악한 마녀에게 정신 조종 마법을 정통으로 맞은것 처럼 저는 홀리듯이 손가락을 깊게 집어넣고 움직여댔습니다.

사전 지식도 뭣도 없었지만 그저 본능대로 저는 아마씨의 깊은 곳과 과실을 잔뜩 탐했고 제 아랫쪽도 불쾌한 꿀로 젖어들어갔습니다.


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손가락으로 계속 아마씨를 괴롭혔고 도중부터는 너무 더워져서 저도 로브와 모자를 벗어던지고 아마씨의 허벅지에 제 아래를 비벼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는 알몸으로 서로의 몸을 엉망진창 탐하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워서 보지 못했던 아마씨의 은밀한 부위를 핥기도 하고 아마씨가 제 목덜미와 가슴을 침범벅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마씨의 손가락이 제 안으로 들어올 때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질척하고 격렬하게 비벼대면서 절정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저희들은 처음의 목적과 달리 쾌락과 본능에 집어삼켜져 서로의 몸을 잔뜩 만지고 빨고 핥으며 손가락을 넣어댔답니다.


몇번의 절정이 지나고 나서야 저는 겨우 제정신을 찾았습니다. 마법이 풀려버린 것이겠지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남은 마력을 짜내서 아마씨와 제 옷을 깨끗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축축해지는 아래 때문에 결국 속옷은 포기해버렸습니다.

뭔가 짜증이 나서 화염마법으로 흔적도 없이 태워버렸습니다. 아마씨가 기겁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바람이 들어오던 두꺼운 벽을 손으로 밀자 육중한 소리와 함께 벽이었던 문이 열렸습니다. 문 밖은 컴컴했지만 저 멀리에 새하얀 빛이 보였습니다. 저기가 원래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입구일까요.

"이제 가죠. 아마씨."

"네...네!"

우리는 서로 어색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문을 열기 위해 손가락을 속에 넣기로 했던 계획이 어째서 이렇게 된걸까요. 중간부터 잔뜩 즐겨버린 제 자신이 혐오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아마씨도 어딘가 시꺼먼 열기를 품은 채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마녀와 아마씨의 친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말 재수가 없었다고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오늘 겪은 이야기는 일기장에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눈 앞에 상처 입은 듯한 아마씨를 보니 조금 마음이 걸립니다. 마력은 바닥나 버렸지만, 마녀라면 비장의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장의 수가 요구하는 댓가를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 난폭한 제가 보여준 '마녀의 여행'에 담겨있던 로스트루프에서의 일. 그렇게 형편좋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아마씨, 오늘 일은 잊어버리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아요."

"네?"

얼빠진 표정으로 아마씨가 저를 봤습니다. 뭡니까 그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은. 겨우 하룻밤 같이 잔걸로 정이라도 생긴 겁니까? 참 헤프고 쉬운여자네요. 헤프고 쉬운 주제에 어디서 배웠는지 핥는 건 기분좋고 손가락도 이쁘고 피부고 새하얗고 냄새도 좋은 냄새가 나고.....

아 정말 제가 어딘가 이상해져버린게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 여자 자각하지 못할 뿐 위험한 마법을 계속 내뿜고 있는거 아닌가요?

"아마오리 레나코. 당신의 의사는 상관 없습니다. 이건 그냥 저의 자기만족이니까요."

"......그래도 잊어버리는 건 슬플 것 같아요. 왜냐면 오늘의 감각을 잊어버리면 제가 용기를 낸 이유가 없는걸요. 그리고, 일레이나씨, 말은 그렇게 해도 몹시 상냥하다는 거, 전부 느껴졌으니까요."

진짜 구제불능일 정도로 바보네요. 감옥에서 나가기 위해서 어떤 나쁜짓을 했지만 그걸 전부 깔끔하게 망각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면 될것을.

기억 소거 마법을 걸어버리려 했지만 이 마법은 어디까지나 당하는 사람이 그 기억을 잊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성립하는 마법입니다. 상대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거해버리는 마법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저는 적어도 알지 못합니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저는 눈 앞의 구제불능의 바보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주머니에서 작은 브로치를 꺼내어 주었습니다. 뭣도 아닌 아무 의미도 없는 별모양 브로치. 돈이 떨어졌을때 어딘가의 마을에서 사기 쳐서 비싸게 팔아 먹을 생각으로 가지고 있던 거니까 비싼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이걸 받아주세요 아마씨. 저의 마력이 미세하게 들어가 있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더라도 아마씨의 감각만은 남을 거예요. 저와 몸을 섞으며 마력을 나눴던 그 감각 말이에요."

또 낯이 뜨거워져서 저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마씨는 그 별볼일 없는 브로치를 소중한 듯이 감싸쥐고 치마 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싱긋 웃는 아마씨의 미소는 처음 봤지만 굉장히 두근거렸습니다.

"일레이나씨는 잊어버릴 건가요?"

"네, 완전히 깨끗하게 잊고 싶네요."

"그렇군요......"

낙담한 듯 눈동자를 어둡게 물들인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머리핀 한개를 제게 건넸습니다.

"그럼 이건 내 욕심이야. 일레이나씨. 잊어버리는건 좀 슬프니까."

X 모양의 볼품없는 센스의 머리핀. 저는 어이가 없어서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알았어요. 그래도 다른 세계의 물건이니까 비싸게 포장해서 팔도록 하죠."

"맘대로 해."

처음 봤을 때 겁에 질린 표정과 달리 어딘가 성숙한 눈빛과 말투. 묘하게 매력적이여서 다시 만나지 못하는 점이 조금은 서글퍼 지려는 마음이 들자 저는 가차없이 지팡이를 들고 한없이 저주에 가까운 마법을 아마씨에게 걸었습니다.

빛나는 지팡이와 함께 저의 뜨거웠던 기억이 녹아갔습니다.


*



눈을 뜨자 숙소의 창문에서 햇빛이 새어들어왔습니다. 이상한 금발 마녀에게 받은 돈 덕분에 오랜만에 고급요리를 즐기고 푹신한 침대에서 자니 피로가 말끔히 풀린 기분입니다. 지금처럼 부유한 시기는 잘 없으니 마음껏 즐기도록 해야겠네요.

그래서 그 실험은 뭐였던 걸까요. 번쩍거리며 빛나더니 저는 체력과 마력이 바닥난 채로 이상한 마녀의 방에서 깨어났습니다.

200닢이나 되는 금화를 두고 금발의 마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혹시 마력과 체력을 몰래 뺏어가는 악마 같은 종족인가 싶어서 걱정했지만 하루 동안 푹 쉬자 마력은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저의 출중한 마법들도 그대로였고요.

다만 금화 무더기 속에 볼품없는 X자 헤어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공예품과 비슷한 재질로 만들어진 헤어핀. 대체 이런걸 왜 끼워두고 갔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헤어핀을 만지자 어딘가 그리우면서 낯뜨거운 기분이 들었던건 왜일까요.

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어렵고 복잡한 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저 좋은 음식과 좋은 잠자리를 잠깐 동안 누리면서 앞으로 기다릴 여행길을 생각해 볼 뿐입니다.

여행은 언제까지나 이어지는 것이니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레나코가 캐붕인것 같다고요?

일레이나가 이상하다고요?


어차피 둘이 레섹하는 것 자체가 개연성 없으니 그냥 욕망의 산물이라 생각하시고 머리를 비우고 즐겨주세요



마법으로 SM 플레이 하는것도 생각했는데 그런 데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생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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