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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여행을 떠난 내 딸이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0 00:22:03
조회 1064 추천 263 댓글 6
														

딸이 여행을 떠난지 벌써 수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어디서 뭘 하고있을까? 때로는 걱정이 되곤 했지만 그래도 주기적으로 편지는 꼬박꼬박 왔고, 가끔 그 아이의 스승이자 내 애제자, 프랑한테서도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기에 그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여행을 하고있다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종종 프랑의 편지에 여비가 부족해서 종종 사기를 친다는 내용이 섞여있어서 장래가 심히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 아이도 참, 대체 누구한테 배웠기에 이런 못된걸 배운걸까...잘 생각해보니 내가 낳은 자식이였다. 어머, 그러면 잘 배웠네! 웃으면서 딸아이가 준 편지를 펼쳤다.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었기에 딸아이가 보고싶을 때에는 언제나 그 아이가 남긴 편지를 읽으면서 달래곤 했던 것이다.


우리 딸도 참, 언제 올지 정도는 말해줘도 괜찮은데! 하지만 그 아이가 마음 내키는대로 하는 여행이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쯤은 얼굴을 비춰줬으면 하는게 어머니의 마음이기는 했지만.


딸아이가 없는 일상은 늘 똑같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집안일을 끝낸 다음 딸아이가 보내준 편지를 읽다가 잠이들고는 했다. 언제 딸아이가 돌아올지 모르기에 집안을 최대한 그 아이가 아는 상태로 유지하고 싶었기에 매일 아침마다 부지런히 움직이고는 했다. 그 날도 평소와 똑같았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하기 위해서 불을 붙인 그 때였다.


밖에서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른 시간에 누가 온걸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불을 끄고 곧장 문쪽으로 향했다. 그 사이에도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네, 네, 금방 나가요! 대답해주면서 문쪽으로 향한 내가 그대로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잿빛의 무엇인가가 그대로 내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부드러운 향기, 날 꼭 끌어안는 그 손길, 몇 년 만이지만 잘못볼래야 잘못볼 수가 없었다. 그녀도 오랜만에 만난 내가 반가운걸까? 품 안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어머니!"


만족할만큼 한걸까, 이윽고 그녀가 활짝 웃으면서 날 올려다보았다.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사랑스러운 얼굴에 내가 웃으면서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며 대답해주었다.


"일레이나, 어서오렴."


"네, 다녀왔어요!"


그것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돌아온 나의 사랑스러운 딸아이, 일레이나였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한참동안이나 모녀상봉을 즐기던 내가 이윽고 포옹을 푼 다음, 모자를 벗기고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떠나기 전에는 이렇게 안컸던 것 같은데, 웃으면서 말했다.


"키가 좀 자랐구나."


"몇 년이나 지났는걸요. 자라는게 당연하죠."

 

"살은 좀 빠졌네, 밥은 잘 먹고 다니는거지?"


"어머니도 참, 매일 먹고 다녀요."


모녀다운 대화에 그녀가 쑥쓰러움을 숨기지 못하겠는지 몸을 살짝 꼬았다. 그 모습이 퍽 사랑스러워서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춰주자, 그녀가 얼굴을 더욱 붉히더니 다시금 내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귀여워라...빨개진 귀를 매만지면서 내가 살짝 웃었다.


얼마나 단 둘만의 시간을 보냈을까, 갑작스럽게 옆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옆을 보자, 일레나와 똑닮은 마녀 복장에 검은색 단발 머리의 소녀가 서있었다. 


일레이나랑 같이온걸 보면 그녀의 친구일까? 웃으면서 그쪽을 쳐다보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더니 이윽고 내 쪽을 향해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예의가 바른 아이네, 웃으면서 똑같이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받아주었다.


"어머나, 일레이나의 친구니? 난 일레이나의 엄마란다."


"아뇨, 친구가 아니라..."


"참, 잊을 뻔 했네요. 소개할게요 어머니."


품에서 빠져나온 일레이나가 그대로 그 소녀의 옆으로 가더니, 팔짱을 꾹 꼈다. 그 행위에 순간 마음이 불안해졌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거리감은 아니였던 것이다. 거기다가 방금 팔짱을 낄때 드러난 일레이나의 손가락을 슬쩍 봤는데, 왼손 약지에 반지 비슷한게 껴져있었다.


불안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조금 더 강하게 그 아이의 품에 껴안긴 일레이나가 웃으면서 왼손을 드러냈다. 반짝거리는 보석이 박힌 반지가, 약지에 얌전히 놓여져 있었다.


"장래를 약속한 사이인 사야 씨에요. 이번에 식을 올리고 싶은데, 어머니한테 허락을 맡으러 왔어요."


그 말에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뭐라고? 사랑스러운 내 딸 일레이나를 물어가려는 도둑놈이라고? 내 표정이 굳는것과는 정 반대로 사야라고 소개받은 아이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잘부탁드립니다 어머님."


잠시만, 얘.


누가 어머님이니?


*


그러면 문제입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김에 겸사겸사 약혼한 상대를 소개하러 왔는데, 어머니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된 이 아름다운 마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저랍니다!


"..."


일단 밖에서 계속 떠드는것도 그랬기에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표정은 태어나서 처음본, 무시무시한 표정이였습니다. 늘 저한테 보여주신 온화한 모습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여서 움츠러드는것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야 씨도 비슷한 심정이지 제 옆에 앉은 채 떨면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시선을 받는 것 정도는 각오했었습니다. 몇 년이나 집에 돌아오지 않고 편지로만 안부를 전했는데 갑자기 집에 와서는 약혼자라면서 여자를 데려오다니, 이런 반응을 보이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했습니다. 


"일레이나."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뭔가를 곱씹으시던 어머니가 손가락을 두어번 튕기셨습니다. 네, 제가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살며시 한숨을 내쉰 어머니가 제 손을 꼭 붙잡으셨습니다.


"결혼, 사실이니?"

 

"네, 사실이에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긍정하자 어머니의 눈이 슬퍼지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구나, 일레이나가 결혼이라니 벌써 그런 나이구나...그렇게 몇 번인가 중얼거리시더니 이번에는 사야 씨를 똑바로 쳐다보시다가, 이윽고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차를 타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렴."


"아, 제가 뭔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없단다."


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표정이 되신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를 타시기 위해 부엌으로 갔습니다. 도와주기 위해 사야 씨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순식간에 거부당했습니다. 비트적비트적 걸으시면서 위태롭게 걷는 어머니의 뒷모습에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은 가만히 있기로 했습니다. 이윽고 단 둘만 남자 사야 씨가 조심스럽게 제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


"괜히 말했나봐요, 일레이나 씨."


"그러게요. 너무 충격을 받으신 것 같은데."


아직 약혼자가 둘이나 더 있는데 사야 씨 한 명 가지고 충격을 받으시면 안될텐데요, 제가 살며시 눈을 감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습니다. 혹시 어머니가 충격을 받으실까봐 대표로 사야 씨를 데려온거지만, 암네시아 씨와 프랑 선생님까지 해서 제 약혼자는 총 세 명이였습니다. 그랬습니다, 문자 그대로 중혼이였습니다.


사야 씨 한 명 만으로도 이런데 남은 두 사람을 데려오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생각만으로도 걱정이 된 제가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상견례는 이제 막 시작이였습니다.


*


여행을 떠난 내 딸이 신붓감을 셋이나 데려온 것에 대해서.txt


같은 느낌으로 충격받은 니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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