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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욕망] 주종 (3)앱에서 작성

참수리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1 03: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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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눈을 떳을 때는 다시 프림의 방으로 돌아와있었다.

의식을 잃듯이 잠에 든 뒤로 기억이 안나는 걸 보니 프림이 무슨 수를 쓴 것 같았다.

버릇처럼 목을 더듬자 이제는 익숙해진 가죽 초커가 느껴진다.

"하아..."

똑 똑

"실례하겠습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방에 들어선다.

시녀 복장을 입고있는, 뿔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인간으로 보이는 시녀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테이블 한켠에 놓인 열쇄를 들고 다가왔다.

"프림님의 전언이십니다. 당분간 성을 비우게 되어 몇일간은 성내를 자유롭게 다니셔도 좋다는 말씀입니다. 덧붙여서 식사와 수면은 꼭 잊지 않고 챙기게 해달라 제게 부탁을 하시고 오늘 오전 일찍 성을 나가셨습니다."

초커에 달린 자물쇄를 풀고 줄을 분리한 시녀는 침대위에 올려진 예쁜 드레스를 들고 섰다.

"치장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쪽에 앉아주세요."

의자를 가리키는 시녀는 사무적인 말투로 내게 말한다.

이사람도 나와 같은 인간인데, 무언가 벽이 쳐진 것 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내가 성에 갖히고 있던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의자에 앉자 시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내게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정돈한다.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았지만 기계처럼 아무런 표정 없어 분주하게 일하는 통에 쉽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처음 말을 걸 수 있었던 것은 치장품을 고르고 있었을 때였다.

"당신은 언제부터 이 성에서 일을 했나요? 마족들이 무섭지는 않나요?"

"...?"

시녀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섭지 않습니다. 마족들은 노예 신분이던 저를 해방시켜주셨고 늘 학대하던 전 주인에게 원하는 형태의 복수를 해주셨습니다. 저로써는 그분들을 무서워 할 이유가 없네요. 그리고 이렇게 왕도에 적응 할 수 있게끔 직업도 주셨는걸요.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족들은 수 많은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했어요. 왕국의 군인들은 당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는데, 마족이 무섭지 않다는 건가요? 마족은 우리의 평화를 부수고 지배하려 들고 있잖아요."

조금 감정이 격해져 언성이 높아졌다.

억울함에 목줄이 묶여있는 벽을 가리키며 외쳤다.

"마족에게 있어서 인간은 그냥 장난감일 뿐인거에요. 살려둔 인간들도 적당히 즐기다 질리면 버리겠죠. 당신은 그런 삶에 만족하나요?"

시녀는 잠시 내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프림님께서는 제이님을 지배하기 위해서 방에 가둔 것이 아닙니다. 프림님께서 제이님을 이곳에 모셔온 것은 군인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고 보다 편안한 인생을 살기를 바라셨기 때문일 겁니다. 패배한 왕국의 병사들은 대부분 그 임무를 여전히 수행 중 입니다. 제이님이 특별한 경우인겁니다. 마왕님과 국왕님의 허가를 받아서 가능한 겁니다. 이렇게 성내까지 들어올 수 있는 자는 상급 마족이나 귀족들 뿐이니까요. 이 방에서 제이님이 나가실 수 없게 하신거는 아마 다른 마족들에게 노려지는걸 방지하기 위함이었을 거구요."

담담한 얼굴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시녀의 눈은 한없이 맑았다.

거짓이나 가식 하나 없는 솔직한 그녀의 소감은 내게 혼란을 줬다.

프림에게 특별 취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마족인 그녀는 나와 같은 전리품을 더 챙길 수 있을 테니까.

그치만 나와 같은 케이스가 없을 줄은 몰랐다.

특별함이라는 것은 묘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왜.. 프림이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건지 모르겠어요. 내게 원하는게 뭔지. 어떤걸 노리고 있는건지..."

"프림님은 마왕군의 군단장이십니다. 전장에서의 그 잔혹함과 무자비함은 마족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습니다. 그런 프림님께서 제이님에게 해주신 것들을 미루어 보면은..."

"보면은?"

시녀는 잠시 말을 끊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

"저를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게 해주신 고마운 마족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마족들 가운데서는 말단 전사일 뿐이셨지만 저에게는 영웅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혹독한 생활에 암담한 미래를 부수고 저를 구원해주신 그분께서 가장 먼저 제게 해주신 말씀은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는 거 였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 원치 않는 주인을 모시고 온갖 멸시를 받으며 살아왔던 것에 대한 보상은 진짜 나를 필요로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주인님을 모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노예로써 평생을 보낸 저에게는 그게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녀는 장식을 몇 개 집어 들고 내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을 이었다.

"그분께서는 제 마음에 고맙다 말해주셨고.. 처음으로 마족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상냥함에, 깊은 애정에 저는 몸둘 바를 몰랐어요. 그저 내 몸이, 내 마음이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시간들이 오직 눈 앞의 주인님을 위한 것들이었다는 생각에 기쁨이 넘쳤지요. 군인의 신분이셨던 제이님은 제 이야기를 공감하시지 못 할 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은 제 주인님을 만난 순간이었답니다."

잔잔한 그녀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린다.

지금도 그 순간이 생생한 듯 얼굴을 붉히며 미소짓는 그녀는 사랑에 빠진 여인의 그것이었다.

"제 주인님은 프림님을 따라 정벌에 나서셨습니다. 오늘 이렇게 제이님의 시중을 들게 된 것은 프림님께서 제 주인님에게 부탁하셨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짧은 기간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구원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절대 악이라고 믿고 있었던 마족이 적어도 이 시녀에게 만큼은 구원자요 사랑을 알려준 축복일 것이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미소지은채 치장을 마무리짓는 그녀의 행복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프림이 성을 비운지 한 달이 지났다.

프림이 돌아오지 않은 것은 곧 엠마의 주인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뜻이기에 아직까지 내 곁에 남아있었다.

엠마는 그 시녀의 이름이다.

엠마는 그녀의 주인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칭찬 일색인 엠마는 그녀의 주인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출신을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노예로서의 삶만을 살아온 그녀이기에 그 모든 것이 기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계속 듣게되는 엠마의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 사랑의 대상이 마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그 사랑을, 둘을 부러워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판의 꽃을 좋아하고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그날의 보람을 느끼고 장을 볼 때는 흥정하며 깎으려 애를 쓰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사랑하는 애인의 품에 파고드는.. 엠마의 주인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프림 또한 그랬다.

방에 있는 모습만을 봐왔지만 전쟁전의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퇴근하고 나서도 밀린 서류를 결재하고 다음날의 계획을 검토하다가 불을 끄고 잠드는..

마족이라 해서 문란하고 방탕한 생활을 보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내 정기를 강제로 취하지 않았다.

엠마의 말에 따르면 마족은 기본적으로 정기를 탐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배가고프면 식사를 하듯이 마족은 정기를 얻어 갈증을 해소한다.

일반 음식으로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인간족을 통해서 얻는 정기가 극상의 맛과 영양을 품은 마족들의 산해진미라고 한다.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다면 허기를 참기 어렵 듯이 마족 또한 좋아하는 인간이 근처에 있다면 정기를 취하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고 한다.

아무 인간이나 정기를 빼앗는 무서운 마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들 세상이 그렇듯 마족들 또한 그들만의 대원칙이 있는 모양이었다.

프림이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기를 취한 적은 없었다.

내가 원치 않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나를 슬프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지난 산책때의 말이 떠올랐다.

"... 역시 프림의 마음을 받아주는게 좋은걸까?"

"글쎄요..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것 부터 프림님께서는 좋아하지 않으실 것 같네요. 아마 프림님은 제이님께서 진심으로 그 마음을 받아주기를 원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저 받아주는게 아니라 받기를 원하는 제이님을요."

"그치만.. 나는 여전히 모르겠어. 프림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알겠지만 내가 프림을 좋아하는건지, 좋아 할 수는 있을지..."

졸지에 연애 상담을 하게 된 나와 엠마는 늘 이런 이야기로 시간을 때운다.

프림의 마음은 이제 충분히 이해했다.

프림은 그녀만의 인간을 갖고 싶어한다.

그것도 아주 특별하고 세상에 하나 뿐이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과도 대체 할 수 없는 유일한 소유물.

엠마와 그녀의 주인이 서로를 원하는 것 처럼 진심으로 프림을 원해하는 인간을.

"역시 부딛혀 보는게 좋겠어."

"응? 어떻게요?"

"프림이 돌아오면은... 아, 아니야. 방금건 잊어버려."

하지만 프림은 보름이 더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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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회로가 돌아서 다다다다 써봤어!

다음 다음화 쯤에는 끝낼 수 있겠다.

프림이랑 쩨이는 꼭 이어질거야!!!

- 사요히나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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