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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르테미스의 견녀 15

우드포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5 21:10:52
조회 420 추천 23 댓글 8
														

'시리가 여신님을 지금보다 더 좋아하면 어떡하지?'

포브스는 바닥에 주저앉아 괴로워했다. 하지만 곧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머리를 좌우로 강하게 흔들었다.

'시리는 내 짝이야. 내가 더 잘해서 반드시 날 좋아하게 만들 거야.'

포브스는 손에 묻은 흙을 털어 내고 신전으로 달려 갔다.



여기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

타위게테와 칼리스토가 어젯밤 터마에서 있었던 일로 대화하고 있다.

"어제 포브스 행동 너무 이상하지 않아? 왜 터마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고집피운 걸까? 지난 번엔 여신님 목욕하는 걸 훔쳐 보려고 나무 위에 올라 갔다가 떨어졌잖아. 목욕 시중을 들겠다고 여신님께 청하질 않나... 설마... 포브스가 여신님을?"

타위게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생각도 그래. 포브스가 여신님을 좋아하는 거 같아. 시리우스도 마찬가지고. 두 자매가 여신님을 동시에 좋아하는 건가? 이거 참."

칼리스토가 혀를 차며 말했다.

"휴...여신님이 연적이면 승산이 없는데... 칼리스토 너라면 이길 자신 있지만."

타위게테의 말에 칼리스토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여신님이 둘 모두를 취하신다면 그렇긴 한데, 둘 중 한 명만 취하신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여신님은 그런 쪽으로 전혀 관심 없으시잖아. 그러니 두 자매 모두 거절하실 가능성이 크네."

이 말을 하는 칼리스토의 입가에 엷은 웃음이 번졌다.



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한쪽에선 히알레가 네팔라이의 팔을 보며 걱정하고 있었다.

"네펠라이, 팔은 어때?"

"아직 아파. 움직이기 힘들어. 칼리스토가 매일 치료해 주고 있으니 기다려 봐야지."

"저 돌팔이 곰이 뭘 치료한다고. 포레이아와 마을 사이에 용한 치료사가 있다는데 내가 가서 알아 볼까?"

"메데이아 말하는 거면 그만 둬. 능력은 뛰어나지만 위험해. 과거가 좋지 않은 사람이야. 그래서 여신님도 포레이아에 들어오지 못 하게 하라고 엄명을 내리셨어."

"저 곰만 믿고 있다가 팔을 완전히 못 쓰게 되면 어떡해?"

"히알레, 걱정은 고맙지만 메데이아는 절대 안 돼. 곧 여신님 활 연습 끝날 시간이야. 준비하자."



이때 포브스가 신전으로 들어와 호위님프들이 있는 테이블을 스치듯 지나갔다.

"어... 포브스?"

칼리스토가 말을 거는데 포브스는 그냥 무시했다.

"야 곰, 견녀 동생 안 잡고 뭐 해? 여기가 아무나 막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칼리스토에게 짜증내는 히알레였다.



여신님은 눈을 감으시고 내 입술에 입을 맞추셨다. 나는 눈을 뜨고 여신님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여신님은 입술을 떼시고 작게 한숨을 쉬셨다. 그리고 나를 보셨다. 갑자기 눈을 크게 뜨시더니 입을 떡 벌리셨다.

"아... 견녀였구나..."

여신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리고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내가 소리내어 울자 여신님이 아무 말씀 없이 나를 내려다 보셨다. 나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여신님의 다리에 비볐다.


"여신님, 만져 주세요."

여신님이 무릎을 굽히시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등도 만져 주세요."

등을 내밀자 여신님이 바닥에 앉으셨다.

"여신님. 거기 앉으시면 옷에 흙 묻어요..."

"견녀, 내 무릎 위에 앉아."

"여신님..."


나는 여신님의 무릎 위로 올라가 여신님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여신님은 아무 말씀없이 내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셨다. 그제서야 진정이 되었다. 눈물이 멈추었는데 여신님은 한참을 더 만져 주셨다.

"여신님, 왜 저를 엄마 이름으로 부르셨어요?"

여신님이 잠깐 생각하시더니 한숨을 쉬셨다.

"순간 네가 다프네인 줄 알았어. 예전에 다프네에게도 활을 가르쳐 줬거든. 배우고 싶다며 가르쳐 달라고 했어, 네가 오늘 그랬던 것처럼."

"엄마도요?"

"응. 넌 정말 다프네를 많이 닮았어. 외모만 닮은 줄 알았는데..."

"혹시 엄마를 좋아하셨나요?"

"다프네는 내가 가장 아끼는 호위님프였어."

여신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내 눈을 피하셨다.


'여신님의 말씀...내가 포한테 동생으로서 좋아한다고 할 때와 비슷해. 그런데 왜 키스를 하신 걸까?'

여신님은 더 이상 아무 말씀하지 않으셨다. 나를 쓰다듬기만 하셨다. 하지만 여신님의 손길을 받아도 마음이 울적했다. 나는 여신님의 품에서 빠져 나와 일어섰다.

"그럼 나중에 터마에서 뵙겠습니다."


여신님을 등지고 나오는데 또 눈물이 나왔다. 훌쩍이며 걷고 있는데 포가 보였다.

"시리, 무슨 일이야. 지금 울고 있는 거야?"

"포가 여긴 어쩐 일이야. 오늘은 사냥도 없는데..."

"시리가 여기 있다고 하길래 왔어."

"포... 나 자꾸 눈물이 나."

내가 울자 포가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일단 여기서 나가자."



나오는데 신전 안에 호위님프님들이 계셔서 나는 잠깐 멈춰 인사했다.

"견녀는 또 언제 들어 온 거야? 야 칼리스토, 너 똑바로 신전 안 지키지?"

히아님이 말씀하셨다.

"시리우스, 울었니?"

네프님이 다정하게 물으셨다. 울지 않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때 포가 빨리 나가자며 내 손을 당겼다.

"그럼 저 갈게요."

나오는데 등 뒤에서 칼리님이 말씀하셨다.

"무슨 일이지? 설마 여신님께서 울리신 거야?"

"천방지축 날뛰더니 잘됐네."

히아님의 목소리였다.



신전 밖으로 나와 숙소로 가는 길에 포가 날 멈춰 세웠다.

"시리, 왜 울었어? 여신님하고 무슨 일 있었어?"

"포... 포도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우는 거야? 난 그럴 땐 시리 얼굴을 봐."

포의 말을 듣자 내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시리... 또 우네. 이리 와."

포가 우는 나를 안아 줬다. 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다. 슬프긴 한데 왜 슬픈지 설명하기 힘들었다.


"저녁에 일 끝나고 같이 달구경 할까? 오늘 보름달 뜨는 날이잖아. 게다가 별도 쏟아지는 날이야. 두 날이 겹쳤어. 우리 같이 소원 빌자."

달과 별의 날은 포레이아 최대의 축제일로 작년에 포와 나는 달의 언덕에서 함께 소원을 빌었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땐 개의 모습이었다.

"시리, 아침 먹었어?"

"아니."

"나도 아직이야. 배고프지? 얼른 가서 먹자."

포가 나의 손을 이끌었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시리우스가 떠난 후 활쏘기를 그만하고 신전으로 들어갔다. 신전에는 네 명의 호위 님프들이 여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전달사항 없어. 해산해."

여신은 호위 님프들을 물러나게 한 후 생각에 잠겼다.


'왜 그랬을까? 시리우스에게 키스를 하다니...'

실수였다. 다프네라고 착각하고 키스했다. 눈을 떴을 때 시리우스가 놀라서 굳어 있는 걸 보고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시리우스에게 미안했지만 여신 체통에 사과할 수는 없었다. 잊어버리려고 해도 시리우스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는 아르테미스였다.

'점점 다프네와 비슷해지고 있어. 거리를 둬야 해. 이대로는 위험해.'



"늦은 거 알아요. 그래도 밥 주세요. 배고프단 말이에요."

포가 주방 앞에 서서 밥 달라고 큰 소리로 '떼'를 쓰고 있었다. (떼가 금칙어라 글이 업로드가 안 됨, 작은따옴표 붙임)

'창피해.. 포... 그만해...'

나는 '떼'쓰는 포가 창피해서 고개를 숙였다.

"없어. 다 치웠어. 그러게 끝나기 전에 와서 먹었어야지."

주방장은 귀찮은 듯 포에게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해요. 재료 주시면 제가 만들어 먹을게요. 그리고 깨끗하게 정리할게요. 한번만 봐 주세요. 배고파서 죽을 거 같다고요."

포가 계속 '떼'를 쓰자 주방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창고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은 얼음이 얼 정도로 시원해서 음식을 보관할 수 있었다.

"문 바로 앞에 통 보이지? 거기 남은 거 있으니 익혀서 먹어. 그리고 꼭 치워라. 더럽게 하고 가면 제시간에 와도 밥 안 줄 거야."

"네~. 감사합니닷!"


"시리, 조금만 기다려. 내가 만들어 줄게."

돌아보며 나에게 말하고 포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곧 맛잇는 냄새가 났고 포가 접시에 음식을 담아 가지고 나왔다.

"시리, 얼른 먹어. 금방 해서 맛있을 거야. 역시 네프님 숙소 주방장님 음식 하나는 정말 맛있게 만드신다니까."

나는 포가 만들어 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어, 포."

"많이 먹어, 시리."

포가 웃으며 말했다.


"포..."

"응?"

"날 좋아한다고 했지?"

"응."

"그게 어떤 뜻이야?"

내 말에 포가 먹던 걸 멈추고 가만히 내 눈을 바라봤다.

"좋은 거 있으면 시리 주고 싶고, 맛있는 거 있으면 시리 먹이고 싶어. 시리 보면 가슴 떨리고 ... 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어..."

포는 키스하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내 눈을 피했다.


"포, 여신님이 나한테 키스하셨어."

"알아."

포는 여전히 내 눈을 피한 채 말했다.

"근데 나한테 한 게 아냐..."

"그게 무슨 말이야. 시리?"

포가 깜짝 놀라며 나를 쳐다봤다. 나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다시 눈물이 나올 거 같았다.

"시리, 왜 그래? 또 울려고 하잖아."

"그런 게 있어, 포. 밥 먹어."

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밥을 먹었다.



'생각할수록 분해.'

히알레는 자신의 숙소로 돌아와 수하 요정들을 모두 불렀다.

"견녀와 그 자매들에 대해 아는 거 있으면 다 말해 봐."

"그건 타야가 잘 알아요. 타야가 견녀 좋아해요."

요정들 중 한 명이 타야를 가리키며 말했다. 타야가 얼굴을 붉혔다.

"타야, 네가 견녀를 좋아한다고?"

"그게...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빨래 시키다가 친해진 거예요. 완전 변신한 후 그전과 확 달라져서 좀 좋기는 했어요. 근데 저도 견녀에 대해 아는 건 없어요. 아, 맞다. 견녀 동생이 견녀한테 키스하려고 했어요. 견녀가 발로 차서 나자빠지는 거 봤어요."

"붉은 머리 말야?"

"네. 붉은 머리 포."

"또?"

"그리고...음... 제가 견녀 바르라고 크림을 줬어요."

"그런 건 왜 줬지?"

"빨래해서 손이 거칠어졌길래...요..."

"또?"

"이제 생각이 안 나요."

"타야, 너 견녀와 그 붉은 머리 잘 감시하고 특이한 점 있으면 바로 보고해."

"네... 히알레님."


'붉은 머리가 견녀를 좋아하는 거였어?'


요정들을 물러가도록 한 후 히알레는 몰래 포레이아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간 곳은 여신이 지배하는 포레이아와 인간들이 사는 마을 중간에 위치한 메데이아의 집이었다. 노크하자 메데이아가 문을 열었다.


"들어오시죠, 포레이아의 제 4 호위 님프 히알레님."




여기는 순결의 여신이지만 시리우스에게 키스해 버린 아르테미스 님이 다스리는 평화로운 포레이아. ^^



====================================================


15화가 견녀 대백갤 마지막 글이야.


장편을 연재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아. 지난 글 링크 모음 만드는 것도 일이고, 특히 수정하기가 너무 불편해. pc 에서 올린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어. 글 올리고 폰으로 보는데 조아라나 포타는 폰에서도 바로 수정 가능한데 여긴 pc 를 다시 켜야 해.

지난 글 보고 싶으면 조아라나 포스타입에서 보는 게 좋아. 다듬어진 수정본이야. (엘.컴플렉스나 단편도 마찬가지)


아쉬운 건 땡땡이의 따끈한 댓글을 못 본다는 거지. 조아라나 포스타입 아이디 있지? 코멘트 쓰고 'OO' 이런 식으로라도 표시좀 해 줘. 그래야 넌 줄 알지. 너의 감상 기다리니까.


그리고 견녀에 댓글 달아 주신 고마운 요정님들, 조아라나 포타에도 댓글 달아주세요! 감동 댓글 기억하고 있어요.


그동안 대백갤에서 즐거웠어. 한달 보름동안 모르는 거 많이 배웠고 글쓰는 재미를 알게 됐어.

여자 둘이 숨만 쉬어도 백합이라니...ㅋ 이런 드립 좋네.

덕분에 쓰고 싶은 게 한 트럭이야.


새로 글 연재하면 1화 여기에도 올릴게. 보고 어떤지 따끈한 감상 달아줘.



조아라

https://m.joara.com/book/1523500


포스타입

https://woodford101.postype.com/




p.s. 금칙어 문제는 정말 답답해. 지난번에는 숫자가 금칙어에 걸리더니... 왜 저게 금칙어인 걸까?

어쨌든 잘 있어~ 또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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