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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19화

1234(39.113) 2021.02.22 21:44:59
조회 82 추천 10 댓글 3
														

다음 날.


이미 이야기는 퍼진 모양인지 후미나와 사유리는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 물론 선생님들이 이야기는 했기 때문에 환상종 아이들은 사유리에게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사유리를 이해한다는 모습까지 보였다. 원래 환상종 아이들이 퇴마사의 가문에 가지는 적대감을 생각한다면 이상한 일이지만 후미나의 모습을 보는 순간 어느 누구도 사유리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것도 당연했다. 


이른바 개화한 후미나를 본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반응이기 때문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위험한 말까지 할 정도로 후미나는 변해 있었다.


딱히 신체가 더 성장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원래 아름다웠던 후미나는 이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황홀한 미녀로 변해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매료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매료에 면역이 있는 환상종들도 후미나가 분위기가 바뀌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치명적인 퇴폐미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후미나가 딱히 무언가를 꾸미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분위기가 바뀐 것 뿐.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든 것은 변해버렸다. 후미나는 이제 반에서 주목받는 존재로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당연하지만 후미나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강제로 피를 마시게 되어 스스로가 변해버렸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눈이 바뀐 것을 보니 두려운 모양이었다.


덕분에 사유리가 후미나에게 그러는 것처럼 후미나도 아야메에게 매달리게 되었다.


아야메는 그런 후미나를 보며 난감함만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아이들은 둘 사이의 깊은 관계를 알기 때문에 무어라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다른 질투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아...."


점심시간, 오늘도 아야메는 후미나, 사유리, 그리고 스즈메와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실에서는 식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게 학교 생활이 진행되니 어쩔 수 없는 도주에 가까웠다.


다행인 것은 원래 따로 먹다보니 거기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분위기는 무거웠다. 어제의 일을 사과하며 사유리는 부적을 통해 자신이 매혹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은 여전히 열정이 느껴졌다.


이제는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불안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이제는 스즈메의 눈빛도 아주 조금이지만 변한 상태였다. 그런 것을 보며 아야메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물론 제일 문제는 후미나 본인이었다.


현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현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은 개화와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성격이 변하는 증거였다.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야메는 알 수 없었다.


단 하루 만에 자신이 좋아하던 사람은 아주 조금 성격이 변해버렸다. 그것은 본인도 느끼기 어려울 정도의 조금이지만 아야메 눈에는 그 모습이 확실히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아야메는 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당장 본인도 지금 스스로가 변했는지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야메 자신도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는게 고작이었다. 무엇이 어떻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몇 번이고 말하는 것이 늦어 상황이 일그러지는 것을 경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야메가 당장에 어찌할 수 있는건 아니었다.


그녀는 아직 어렸다. 단 하루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는데 그것에 대해 당장 어떻게 결정하기에 아야메는 모든 것이 모자랐다.


그래도 후미나가 당장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후미나 본인도 스스로의 능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잘 알고 있었다. 같은 흡혈종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후미나는 아주 위험한 존재였다.


매혹적이기에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름답고 위험한 여왕.


스스로도 그 위험성을 알기에 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미나는 그저 있는 것만으로 사람들을 홀린다.


이른바 경국지색.


본래의 바탕을 더해 피어난 아름다움 앞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아야메는 복잡한 심정으로 젓가락을 움직일 뿐이다.


"아...."


그런 아야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후미나는 언제나처럼 혈액팩을 마셨다. 오늘은 당첨이 아닌지 피의 맛이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한방울까지 마시겠다고 팩을 기울이는 것은 항상 보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마지막 한 방울이 그녀의 입술을 지나 후미나의 하얀 뺨을 타고 내려가는 모습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듯한 모습이었다.


재빨리 휴지로 피를 닦아내었지만 그 순간의 모습은 마치 최고의 작가들이 모여 만든 영화 포스터와 같은 장면이었다.


"하아...."


사유리는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말려야 할 스즈메마저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아야메 또한 마찬가지.


어색한 침묵 속에서 그녀들은 모두 후미나만을 바라보았다.


"어머...."


후미나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갑자기 왜 이런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것일까?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 시간은 흘러만 갔다.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 


"아하하하하!"


치즈루는 결국 어색함을 참지 못하고 찾아온 후미나와 아야메의 이야기를 듣고 배를 잡고 웃었다.


"선생님!"


아야메는 매우 심각한 얼굴로 치즈루를 불렀다. 그렇지만 연장자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동안 폭소를 참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는걸. 이해하렴. 이 나이가 되면 어쩔 수 없단다."


외모는 어지간한 모델보다도 젊고 아름다워도 결국 내면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이렇게 웃는 것은 연장자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사실 이건 결국 너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린거니까. 후미나의 개화는 예정보다 빠른 거였지만 결국 흡혈종인 이상 어쩔 수 없는거인걸. 물론 선생님 입장에서도 법적으로나 혹은 흡혈종의 기준으로 성인식을 할 때가 되어서 개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치즈루는 후미나를 보고 미소지었다.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은 어떻게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일까에 대한 거야. 후미나도 그렇고 아야메도 그렇지만 결국 성장을 하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거지."


그러면서 치즈루는 한가지 경고를 잊지 않았다.


"후미나 양, 딱 하나만 잊지마. 사람들 홀리기 딱 좋은 상태니까 그거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서 사람들 유혹하면 곤란해. 아무리 그래도 흡혈종이 직접 사람의 피를 빠는 건 금지니까. 선생님들도 봐주기 어려워."


그렇게 말하며 치즈루는 다시금 깔깔 웃었다. 귀엽다는 말을 이어가는 선생님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눈은 불안으로 가득 찼다.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이 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둘은 한숨만 쉴 뿐이었다.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치즈루는 여전히 재밌다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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