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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여동생에게 EBS 폴더를 털린 사연 2부 -1-

LL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3 00:25:08
조회 1073 추천 64 댓글 16
														



 최근 일상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최근 4학년으로 진학한 김에 취업준비 겸 자취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평소 식사준비라거나 집안일은 엄마나 언니가 해주었기 때문에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애로사항이 꽃피었다. 내가 자취를 우습게 본 것이 문제겠지만.


 가끔씩 옆집으로 밥이라도 얻어먹으러 가면 언니의 연인이 살짝 압박을 주는 게 느껴졌다. 결국 날과 시간을 잘 선택해야 끼니를 거르지 않을 수 있었다.


 언니가 지금 살고 있는 집 옆으로 이사 가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수상한 낌새가 보이면 방해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사실 내 성질머리가 이래서 언니의 연인이 나를 싫어하는 거겠지.


 이기적으로 보이긴 하겠지만, 언제나 옆에 있는 게 당연했던 언니를 눈뜬 채 뺏겨버린 내 심정도 조금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오늘은 방해꾼인 유리 언니가 출근하는 날. 언니한테서 밥 얻어먹은 다음 잔뜩 어필할 생각이다. 오늘 메뉴는 어떤 걸까?


 띵 띠로리롱


 아침부터 엄마한테서 전화? 언니를 잘 챙기라거나 뭐 필요한 게 있나 묻는 거겠지? 우선 그렇다면 라면이랑 인스턴트식품들을 요청해야지. 그리고 집에 잔뜩 남아있을 김치도 요청해서 언니를 꾀어볼까?


 "여보세요."


【나리야. 건강하게 지내니?】


 "응"


【마침 잘 됐다. 혼자 사는 데 불편하거나 한 건 없니?】


 "식사랑 가전제품이 부족한 것 같아서 조금 힘들어."


 집에 손을 뻗치는 것은 조금 창피하지만, 일단 나도 살고 봐야지. 집세정도는 부모님이 내주시지만 돈도 없고, 필수품도 없어서 여러모로 빠듯했다.


【그래서 말인데. 수련이 기억하지?】


 "뭐 어릴 때 자주 봤던 건 기억하는데."


 근데 여기서 사촌동생 이름이 왜 나오는 거지? 설마 뭐 지원해줄 테니까 얠 데리고 살라 이런 말일까? 싫어! 이런 애를 데리고 살아봐야 언니의 연애를 방해할 기회가 없어지잖아! 그리고 나 혼자도 감당이 안 되는데. 얠 어떻게 키워!


【애가 마침 재수를 시작해서 그런데….】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절대 들어줄 생각 없어! 재수라니! 틀림없이 내 개인시간을 털어서 돌봐주고 공부 봐달라는 거잖아!


 "싫어. 절대 싫어."


【끝까지 들어보렴. 아직 엄마 말 안 끝났어.】


 "데리고 살면서 공부 도와주라는 거잖아! 나 이제 취업준비 들어갈 4학년이거든?"


 결과적으로 언니가 1년 이상 날 백조가 되었기 때문에 '취업'이라는 협박은 내 최대의 무기였다. 이거면 무조건 먹히겠지.


【애 공부를 가르쳐주면 네 작은 아빠가 집세랑 식비는 물론 기구 지원을 해준다는구나.】


 이, 인질이 조금 센데. 아냐! 절대 굴하지 않아! 식비가 생기면 언니와 지낼 시간이 더 줄어들 거 아냐! 그리고 집세를 작은 아빠가 부담? 엄마가 돈을 아끼고 싶은 거였네!


【거기다가 성적이 오르면 용돈도 매달 100만원씩 주신다더라.】


 100, 100만원? 순간 마음이 엄청 동했다. 하지만… 성적이 오른다는 전제가 너무 무서웠다. 안 오르면 국물도 없을 거 아냐. 본 지 몇 년 되어서 잘 모르겠는데, 애가 학습의지가 없으면 내 시간만 털리고 끝나고 말 테니까.


 "싫어. 걔 학습의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걸."


【네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네. 알겠다. 잘 지내렴.】


 "응."


 전화를 끊은 뒤에 한숨을 내쉬었다. 은근 아까운 기회였는데. 하지만 언니와의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 후회만 할 수는 없지. 나는 그렇게 옆집 문을 두들겼다.


 "언니. 나야."


 잠시 후에 철컥 하고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뻔뻔한 거 알지만 방해꾼이 없는 집으로 들어섰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계란 익는 냄새가 나를 맞이해주었다. 정말 평범한 아침이구나. 하지만 평범한 만큼 실패가 없는 조합이라 맘에 들었다.


 "올 줄 알고 준비해놨어."


 언니는 지금도 자신을 노리고 있는 여동생을 앞에 두고도 태연하게 식사를 차려주고 있었다. 관계를 자연스럽게 진전시키려면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가 요즘의 고민이다.


 "잘 먹을게."


 나는 밥을 먹으면서 언니의 왼손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내가 줬던 반지랑 유리 언니가 준 반지를 같이 끼고 있는 거… 솔직히 불성실해 보여. 반드시 다른 쪽을 빼게 만들 거야.


 어쨌든 식사는 단촐 하지만 맛있었다. 나를 생각한 언니의 손 맛 이라서? 어쨌든 가슴 깊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그런 맛이었다. 매일 이런 식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역시… 아까 엄마가 한 제안을 받아들일 걸 그랬나? 굶는 데 익숙해지는 건 너무도 슬픈 일이었다. 유리 언니의 휴일이 길어지면 굶고 굶어 결국 눈치를 보면서 얻어먹게 되는데 체할 것 같았다.


 "아 참, 나리야. 네 방 비밀번호 알려줄 수 있어?"


 내 방 비밀번호? 설마… 유리 언니의 눈치를 보는 나를 위해? 직접 와서 밥을 해주려고? 그런 거라면 무조건 환영이다. 당연히 알려 줘야지.


 "응. XX0526이야."


 "응? 그건…."


 언니의 생년월일. 이거라면 절대 잊을 일 없으니까. 이걸로 자연스럽게 어필을 해낼 수 있었다. 내가 이만큼 언니를 생각한다고!


 "그랬구나. 알겠어. 잠시만 밥 먹고 있어."


 "응? 어디가?"


 "잠시 밖에."


 내 대답을 들은 언니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설마 열리는지 직접 확인해보려고? 당연히 열릴 텐데. 쿡쿡쿡. 이걸로 내 진심이 조금은 더 전해질까? 의외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돌아왔다. 뭐 비밀번호만 확인하고 안을 확인하는 정도라면 그럴 수 있지. 찢어지게 가난해보였을 테니 눈물 좀 쏟았을까?


 "언니. 밥 한 그릇만 더."


 "알았어."


 언니에게 돼지처럼 인식되고 싶진 않지만… 언니의 사랑이 담긴 밥이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 두 번째 공기도 게 눈 감추듯 해치워버렸다. 맛있는 아침이었어. 나는 살짝 언니의 눈치를 보았다. 밥만 먹고 돌아가는 것도 정 없어 보이고…는 핑계고, 어떻게든 유리 언니가 오기 직전까지 눌러앉고 싶어!


 "오늘도 놀다가도 돼?"


 "반지 빼게 해주면."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지만, 그건 허락할 수 없었다. 그것마저 없으면 유리 언니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만 같으니까.


 "그럼 그냥 눌러앉을 거야!"


 나는 뻔뻔하게 대자로 뻗어 누웠다. 등 따숩고 배부르니 여기가 낙원이었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여유가 생기자 잡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언니와의 대화 소재가…. 그래! 그게 있었지!


 "언니. 요즘 무슨 일 해?"


 "다시 제대로 취직준비 중이야."


 "헤에…."


 사실 알바를 한다고 하면 같이 해서 함께 할 시간을 늘리려고 했는데 이 작전은 실패인 모양이었다. 취직이 그리 쉽게 되지도 않고, 한동안은 현상 유지일까?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다. 다른 접근 방식도 많을 테니까.


 "예전엔 주중 평일5일 8시간만 고집했는데, 유리를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그런 스케줄 근무도 감당하겠다는 의미구나. 그건 그것대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의외로 쉽게 직장을 잡아낼 수 있을 지도.


 "아 맞다. 아까 비번 확인 겸 내 방에 들어가 봤다면 발견했을 텐데, 언니가 쓰던 컴퓨터 갖다 놨으니까. 구직할 때 사이트 뒤져볼 일 있으면 편하게 써."


 "응. 고마워."


 좋아! 이걸로 한 발 전진! 언제든 언니가 집으로 들어오게 만들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참에 지금 바로 부를까? 했다가 잠시 멈췄다.


 나도 거기 새로 EBS 폴더를 깔아버려서 곤란했다. 이른 바 'Erotic BaekHab SE…'를 줄인 나만의 작명 센스. 아직 언니 능욕물이 잔뜩 남아있기 때문에… 만약 본다면 경멸을 살지도. 그 폴더부터 잘 숨겨놓고 맞아들일 준비를 해야지.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는 걸로 만족하겠어!



 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은 의외로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역시 즐거운 시간은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유리 언니와 마주쳐서 얼굴 붉히기 전에….


 "언니. 저녁밥 좀 줘."


 "알았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밥을 챙겨주는 언니. 아침과 달리 더 신경을 써서 만들고 있었다. 사실 일하고 피로한 유리 언니를 위한 거란 건 알지만… 나를 위한 거라고 믿고 싶다.


 메뉴는 밥과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간 김치찌개, 야채 볶음 등이었다. 김치찌개가 내 예상보다 엄청나게 많은데? 밥이랑 저 김치찌개 조금만 싸갈 수 없으려나? 다 먹고 부탁해 봐야지.


 역시 돼지고기는 비계 맛. 언니가 솜씨를 부린 김치찌개는 내 밥을 도둑질해버려서 그릇을 순식간에 동내 버리고 말았다.


 "언니. 혹시 이거랑 밥… 좀만 싸줄 수 없을까?"


 "물론이지."


 언니는 의외로 흔쾌히 들어주었다. 나갈 때가 되자 서운해졌지만, 내 일용할 양식은 행복의 무게가 되어 내 어깨를 기쁘게 해주었다. 이걸로 내일 유리 언니가 집에 머물러도 따로 버틸 수 있어!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도어 록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분명 평소와 같았어야 할 터인데….


 "나리 언니 오랜만이야."


 이 목소리는 설마… 수련이? 어떻게 들어온 거지? 나는 몸이 굳어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검은 머리를 양 갈래로 묶어 앞으로 내린 헤어스타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쌍꺼풀 진 큰 눈과 오뚝한 콧날, 가지런한 입… 그래 미인으로 잘 자랐구나. 심지어 몸매도… 언니에게 뒤지지 않았다.


 우리 집안 유전자 왜 이래! 왜 나한테만 이런 빈약한 몸을 물려 준 건데! 아니야!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왜 하필 내 컴퓨터 앞에… 설마 EBS폴더를 건들 진 않았겠…지?


 "자, 잠깐 어떻게 들어온 거야!"


 "아침에 큰 엄마한테서 연락 받았는데."


 자, 잠깐 큰 엄마라면 우리 엄마? 여기 비밀번호를 알 리가 없을 텐데? 서, 설마 아까 언니가 비밀번호를 물어본 게 그런 이유에서? 잠깐 나가서 엄마랑 통화한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맞겠지? 배신당했어! 엄마와 한통속이었구나! 믿을 사람 하나 없다더니!


 "사실 언니 컴퓨터로 바로 수험공부 좀 하려고 했는데… 다른 쪽을 공부한 것 같아."


 수련이의 이죽거리는 표정. 내가 언니를 협박했던 그때와는 반대되는 입장이지만 확실히 익숙한 장면이었다. 폴더를 열어 봤구나! 마, 망했어!


 아, 아냐. 치, 침착하자. 우선 수련이를 데리고 살자. 나한테 이렇다 할 마음을 품진 않았을 테니까. 그래. 작은 아빠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그랬구나. 아하하. 공부는 잘 봐 줄테니 잊어주지 않을래?"


 애석하게도 수련이는 손가락을 입술에 장난스럽게 대며 나와 눈을 맞춰왔다. 부, 불안한 예감뿐이야. 아니야! 이 예감은 빗나갈 거야! 빗나가야 해!


 "싫어. 지금 공부한 거 당장 복습해보고 싶어졌어. 물론… 도와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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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어떤 느낌으로 전개할 건지 보여드리려고 프롤로그만 올렸어요.

도망칠 수 없는 환경에서 EBS폴더를 턴 사촌동생과 동거생활

아마 천천히 올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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