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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제자가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6 00:31:51
조회 745 추천 20 댓글 5
														

여행없는 마녀의여행


[일레니케] 딸이 여행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


[친애하는 선생님께]


제 애제자이자, 선생님의 딸인 일레이나의 교육을 끝내고 브로치를 건내주었습니다. 이제 그 아이도 한 명의 어엿한 마녀에요.


[친애하는 첫 번째 제자한테]


고마워 프랑, 설마 이렇게까지 해줄줄은 몰랐단다. 


그토록 되고싶어했던 마녀가 되었으니 그 아이는 집을 향해서 출발했니? 훌륭하게 성장한 딸아이를 볼 날이 벌써 기대되는구나.


[친애하는 선생님께]


그게, 선생님. 실은 조금 문제가 있는데요.


[친애하는 첫 번째 제자한테]


무슨 문제?


그리고 편지는 착불로 좀 보내지 말아줄래?


[친애하는 선생님께]


실은, 일레이나가 여행을 떠나려고 하지 않고 있어요.


[첫 번째 제자한테]


뭐라고?


[선생님께]


저한테 한 눈에 반했다면서, 알콩달콩 살자며 전혀 여행을 떠나려고 하지 않고 있어요.


*


운명이였습니다.


운명같은 말을 믿지는 않았습니다만, 프랑 선생님과 만나건 우연이 아닌 운명이였습니다. 일단 첫 만남부터가 그랬습니다. 프랑 선생님한테 있어서는 그저 단순한 첫만남일지도 몰라도, 저한테 있어서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였습니다.


 니케처럼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저를 제자로 받아줄 선생님을 찾아 헤맸습니다만, 고향-로베타의 마녀들은 아무도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럴때 소문으로 들은것이 숲에 살고있는, 먼 곳에서 왔다는 마녀였습니다.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숲으로 찾아가자 나온것이 그녀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프랑 선생님이였습니다.


첫 눈에 반했습니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제자로 꺼내달라는 말도 쉽사리 나오지 않았습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고백해버릴것만 같아서 입이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저를 이상하게 볼 법도 한데, 선생님은 평범하게 웃으셨습니다.


"어머, 설마 제자로 받아달라고 온건가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때 까지도 얼굴을 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건지, 선생님이 양 손으로 제 얼굴을 감쌓습니다. 그 시점이 되자 얼굴이 더 붉어지고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자세히좀 봐요, 그렇게 말하면서 제 얼굴을 들어올리자 눈이 그대로 마주쳤습니다.


아름다운, 검은색 머리카락이였습니다.


말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제자로, 제자로, 제자로...오로지 그 말만 입 안에서 빵긋거리면서 맴돌다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알아들으신걸까요, 프랑 선생님은 방긋 웃으셨습니다.


"좋아요, 마침 한가하기도 했고...그런데 열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은 푹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말씀하신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제 이마 위에 자신의 이마를 겹치셨습니다. 열이 있는지를 재려는 행동 같았지만, 저한테는 그 행동 이상의 의미가 있어서 순식간에 열이 더 오르더니만,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직후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걸 보면 아마 그 자리에서 너무 행복해서 의식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다음 순간 기억에 남는것은 절 간호해주시면서 머리 위에 물수건을 올려주시던 프랑 선생님의 모습이였습니다. 그 다정한 모습에 얼굴을 다시 붉힌 제가 몸을 꼬물딱 거리면서 이불 안으로 숨어들어갔습니다.


그것이 제 첫사랑의 시작이였습니다.


그 이후로 일 년, 제자 견습을 위한, 외딴 숲에서의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두 달간은 아무런 마법도 배우지 못하고 허드랫일만 도와야 했습니다만, 그건 그거대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치 스승과 제자 관계가 아니라 신혼부부가 된 것 같아서, 아무런 불평 불만도 없이 열심히 해치웠습니다.


제가 아무런 불만도 없이 해나가자 오히려 초조해진건 스승님인 것 같았습니다. 너무 참으면 안좋아요, 그렇게 종종 말씀하셨지요. 제자인 저를 배려해주시다니, 이 얼마나 멋진 선생님일까요! 마음씨마저 아름답다고 생각한 제가 되려 웃으면서 대답해주었습니다.


"아뇨? 선생님과 이렇게 있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 말이 어떻게 트리거가 된걸까요, 방에 들어간 선생님은 그 이후로 편지를 몇 통인가 보내시더니, 이윽고 다음 날 부터 평범하게 마법을 봐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신혼여행같은 분위기가 깨져서 안타깝긴 했지만, 제 본질은 마녀가 되기 위한 수행을 받으러 온 것이였기에, 아깝다고 생각하면서도 평범하게 수행을 받았습니다.


일 년 동안의 동거는, 제 인생에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한 나날이였습니다.


눈을 뜨면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습니다. 마음이 내키시면 수업을 봐주시기도 했고, 마음이 내키시지 않을 때에는 하루종일 주무시거나 연구를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때에는 저도 집안일을 하거나, 선생님을 꼭 껴안고 새근새근 잠들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언젠가는 끝이 나는 법, 신혼생활...아니, 마녀수행을 위한 생활도 일 년이 다되갈 때 쯤, 마침내 선생님이 절 부르셨습니다. 미리 준비한것일까요? 선생님의 가슴팍에 달린 브로치와 같은 별모양의 브로치를 손에 든 것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일레이나, 축하해요. 당신도 오늘부로 어엿한 한 명의 마녀랍니다."


방긋 웃으시면서 선생님이 손수 브로치를 제 가슴팍에 달아주셨습니다. 기뻤습니다, 분명 기쁜 일이였습니다. 이걸로 마침내 목표로 했던 니케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니케처럼 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분명 기쁜일임에도-


"싫어요."


짧은 갈등 끝에 결론을 내린 제가 짧게 읊조렸습니다. 그랬습니다, 떠나기 싫었습니다, 선생님 곁을 떠나기 싫었습니다. 니케처럼 여행을 떠나기 보다도 선생님과 이대로 쭉, 신혼부부처럼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제 대답이 당황했는지 선생님이 네? 하고 되묻자 제가 곧장 그녀의 품에 껴안겼습니다.


"첫 눈에 반했어요 프랑 선생님! 이대로 결혼해서, 이 집에서 알콩달콩 같이 살면 안될까요?"


선생님은, 조금 당황하신 눈치셨습니다.


*


사랑에 쉽게 빠지기 쉬운 성격인 일레이나


가 히로인들한테 빠져서 여행을 떠나지 않거나 / 여행을 중도포기 하는 그런 시리즈


가 생각나서 이어쓰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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