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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9살 백붕이 글써왔다

ㅇㅇ(222.112) 2021.02.26 17:42:31
조회 776 추천 34 댓글 4
														

어제 글쓴다고 했더 백붕이다 

이 이상 뭘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올림





주인공: R

상대: G

주인공 친구: B 얜 별 의미없음


제목: 보색대비로 배우는 급식 K-백합



우리반에는 나를 좋아하는 애’ G가 있다.

미리 말하지만 우리학교는 여고고 나는 그런 데에 편견 없다. 편견도 없고 날 좋아하는 애에게도 별 관심도 없다.

 왜냐하면 내 이상형은 재미있는 사람이다. 언변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외모나 행동이 특이해서 날 즐겁게 해주면 재미있는 사람으로 치고 있다.

반면 G는 나무토막 같은 범생이다. 굳이 내가 여자랑 사귄다면 연상에 나보다 키가 더 크고 가죽 자켓이 잘 어울리는 무시무시한 바이크 타는 양아치 스타일의 사람과 사귀겠다. 분명 그쪽이 더 즐거울 테니까.


 날 좋아한다는 애는 작고 가늘어서 체육시간이면 쟤가 저렇게 뛰다 가다 어디 하나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열심히 하기는 또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머리로 슛 막는 애는 처음 봤다. 좆경이 아니라 다행히 병원엔 실려가지 않았고 하필 내 앞에서 얻어맞아 내가 보건실까지 업어 줬다.

저번 주 담당 선생이 다혈질인 수학 수업때에는 G의 무리에서 혼자 숙제를 해온 것 때문에 미움 받는 것 같았다. G의 숙제나 베끼는 주제에 G를 미워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 사실 걔들은 별 볼일 없는 애들이기 때문에 G가 강하게 한마디만 해도 지금처럼 얕보이진 않을텐데 대신 말해 줄 수도 없고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외형도 별로다.

피부 트러블 없고 하얗고 밝은 갈색의 단발. 개인적으로 긴 속눈썹이 마음에 든다. 그런 얼굴을 가지고 짓는 표정이 G의 외형을 망친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객관적으로 예쁘지만 그 맥아리 없는 표정이 싫다.

예뻐서 친구(친구가 맞긴 한가?)가 있는 거지 얼굴이 별로였으면 평소엔 모른척하다 숙제가 있을 때만 친해지는 숙제 셔틀이다. 흐물하게 생겨서 만만해 보이니까 본인 옆에 있는 애들이 자기 잡아먹는다는 걸 모른다.


노는 무리가 달라 평소에는 대화할 일이 적었지만 G가 날 좋아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G보다 내가 더 뒷자리에 앉으면 주기적으로 한번씩 쳐다본다든가 복도에서 마주치면 얼굴 붉히고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동아리 어디 들어갈거냐’, ‘여름방학 특강 뭐 듣냐’, ‘경시대회 참가할거냐등등 행사가 있을 때만 말을 걸면서 진짜 나와 같은 동아리에 들고, 같은 특강 듣고, 같은 경시대회에 참가했다. (수학 경시대회에서 나는 떨어지고 G만 입상했다.) 활동만 같이하지 영양가 있는 대화를 하는 일은 없다.


 그나마 예체능 시간에는 교류가 좀 있다. 미술 조별 수행평가 시간, 내가 G를 업고 보건실까지 달린 체육시간. 마지막으로 대화를 가장 많이 해 본 음악시간.

출석번호대로 앉는 음악시간에 나는 G와 나란히 앉는다. 마치 나를 기다린다는 듯이 수업시작 한참 전부터 음악실 의자에 착석해 있다. 막상 옆에서는 힐끗힐끗 눈짓만 하다 수업시간이 끝난다.

압박을 견디지 못한 내 쪽에서 시덥잖은 수업내용을 물어보면 얼굴을 살짝 붉히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준다. 저번 달인가 수행평가 볼 악보에 기호 하나를 짚으며 그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게 뭐야? 쌤이 시험 칠 때 이거 지키라고 했어?”

 그렇게 당황시키려 한 건 아닌데 눈이 똥그래져서는 교과서를 팔락팔락 앞뒤로 넘나들며 눈에 불을 켜고 읽어 내려갔다.

 아냐 됐어, 말씀 없었으면 신경 안 써도 된다는 거겠지.”

 “그래도미안, 내가 꼭 찾아보고 알려 줄게


 수업 끝나자 마자 음악쌤한테 헐레벌떡 뛰어가서는 교과서를 들이밀었다.

교실에서 천천히 알려줘도 될 걸 굳이 그 작은애가 빽빽한 반 아이들을 비집고 내가 음악실을 벗어나기 전에 다가와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고묻지 않은 답까지 종알댔다. 결론은 내 예상대로 중요하지 않으니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내용이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걸 상기된 채 얘기하니 귀엽기도 했지만 솔직히 귀찮았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내 쪽에서 다가가면 필사적으로 잘보이려한다. 크게 좋아하지도 친하지도 않은 반 친구 중 한명에게서 무조건적인 호의가 귀엽긴 하지만 날 꽤 귀찮고 피곤하게 만들었다. 친구도 아니고 이런 이상한 관계는 처음이라 너무 피곤했다.



 

 그 애는 앗싸!’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수학여행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 장소는 그 진부한 경주다. 앞뒤 꽉 막힌 담임 재량으로 여섯 명이 출석번호대로 잘려 배정되었다. 여섯 중 셋은 나와 같은 무리 둘는 다른 무리지만 내 무리 중 한 명과 좀 친한 아이고 남은 깍두기 하나가 그 귀찮은 애다.

 담임 몰래 방을 바꿔도 되지만 걔가 날 두고 옮길 눈치는 아니었다. 혼자 동떨어진다 해도 그렇게 나와 같은 방을 쓰고 싶은 걸까?

 수학여행 첫날은 버스 승하차의 연속이었다. 몇시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 애들이 평생 경주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지 첫날부터 강행군이었다. 여기 후딱 보고 버스 타고 또 내려서 한바퀴 돌고 사진 찍고 네댓번을 오르내리니 순서는커녕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잘 모르겠다. 버스에 내려서 둘러본 불국사라던가 관광 명소보다 달리는 버스 밖 낙엽이 물들기 시작한 도로가 더 예뻤다.


 저녁까지 먹고 숙소로 돌아보니 여덟 시. 그동안 그 아이와는 안녕간단한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그도그럴게 하루 종일 가이드나 담임을 쫓아다니느라 주변을 살필 수 없었다.

버스내에서 슬쩍 비치는 그 아이를 보면 점심 때 이후론 계속 피곤한지 졸거나, 자거나, 자다 깼거나 셋 중 하나였다. 그러게 왜 이런 무지막지한 일정을 짜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 이래서 신참 교사한테만 맡기면 안 되는 건데. 열정이 넘쳐서 무리한 계획을 짜 놓고 애들 통솔도 제대로 못하니 몇배 더 피곤해지는 거다.

 어두워지고 나서야 숙소에 짐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우리 작은 깍두기씨는 나보다 먼저 짐만 대충 던져두고 자기네 친구들 방에 놀러갔나 보다

현관에 나동그라진 아무도 정리해 주지 않는 가방을 내 짐 옆에 곱게 세웠다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깨끗한 숙소는 거실 하나 방 하나 화장실 하나로 이뤄져 있었다. 깨끗해 보이는 침구류, 꽤 큰 TV, 욕조, 개별난방, 커다란 냉장고까지 선생님들이 일정 짜는데 열정적이었던 만큼 숙소도 열정적으로 찾아봤는지 수학여행으로 오기엔 좀 사치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매점 갈 사람?”

 같은 숙소 멤버 다섯이 함께 숙소를 나왔다.

띠리릭숙소 문이 잠겼다.

, 이거 문 잠기면 G는 어떡해?” 내가 물었다.

다른 방에서 놀고 있는거 아냐?”

그래도 잠깐 매점만 가는 건데 키는 꽂고 가자.” 나는 열쇠를 받아 들고 방으로 돌아와 현관벽에 키를 꽂아 넣고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에서 과자와 음료수 이것저것 둘러봤다.

니가 쏘는 거지?” 나는 냉장고에서 핫식스를 꺼내 흔들며 B에게 물었다.

그걸 마시겠다고? 내일 피곤해 죽고 싶은 거라면 니 돈으로 사 먹어. 난 사망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거든.”

지는 커피 들고 있으면서 핫식스를 집어 든 나를 나무라다니. 그래 이런 식으로 농담 따먹기 해야 재미있지. 우리 깍두기씨는 딱딱해서 재미가 없다. 모든 말을 진지하게 받기 때문에 아까와 같은 상황에서 진심으로 내일 내 컨디션을 걱정해서 잠 제대로 못 잘 텐데 다른 게 좋지 않을까?’라든가 아니면 내 손에 뭐가 들려 있든 사줬을 텐데. 상상만해도 재미없고 답답하다

얼굴은 귀여운데 행동은 왜 그렇게 귀염성 없는지.

 G가 덜 진지했다면 내 쪽에서 친해지고 싶어서 쫓아다녔을 것이다. 외형만큼은 정말 귀여운 아이니까.


 원래 수련회나 수학여행은 밤새 떠드는 맛인데. 버티다 잠든 기억 뿐이지만 밤이 시작되기도 전에 맥 빠지는 건 처음이다.

몸은 피곤하고 숙소 인원 삼분의 일이 친하지 않은 아이들이라 이번 수학여행에서는 잠이나 푹 자고 와야겠다. 한 손엔 빵빠레 한 손엔 핫식스를 들고 무리 맨 뒤에 서서 숙소로 들어갔다.


나 그거 한입만.” B가 말했다. 핫식스로 꼽을 주더니 빵빠레는 먹고싶은가보지?

싫어. 네 포카칩 주면 생각해볼게

알았어, 이따 줄 테니까 빨리 한 입만.” 이 양심 없는 게 빵빠레 든 내 손목을 잡고 크게 한입 문다. 나와 B가 뒤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다른 아이가 숙소 문을 열었다.

 , 언제 왔어?”

 “R?” G가 물었다.

 나 여기!” 대충 보이지 않는 숙소 안을 향해 대답했다.

 어색한 인사. 그 애가 돌아왔나 보다. 좋은 숙소라도 다섯이 동시에 신발을 벗을 수 있을 정도로 현관이 크진 않았다.  다른 애들이 다 들어가길 기다린 후 마지막으로 신발을 벗었다.

 “… 좀 전에 왔어.”


 내가 물은 것도 아닌데 왜 날 보고 대답하는 걸까. 아니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지 않나?

 세수하고 나왔는지 뽀얀 얼굴에 살짝 젖은 앞머리, 학교 하복 체육복차림이다. 수학여행 안내문에 잘 때 입을 체육복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정말 잠옷으로 체육복을 입다니 답답한 모범생 성격 어디 안간다.

거실의 작은 베이지색 인조가죽 소파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UFC…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중이었겠지.


 이거 먹을래?” 우리끼리만 매점 다녀온 게 마음에 걸려서 빵빠레를 G에게 내밀었다.

 , 고마워.” 뽀얗던 얼굴이 붉어진다. 행동과 말은 답답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을 보는 건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조막만한 입을 벌려 한 입 bear불었다.


 얘들아, 곧 점호시간이다. 빨리 들어가서 씻고 잘 준비나 해라. 선생님 계속 돌아다니면서 체크할 거니까 딴짓 하지 말고 빨리 움직여! 선생님들도 힘들다 빨리 가서 쉬어!”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며 학생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홉시 정각. 열 시에 점호를 하겠다니 빡세도 너무 빡세다.

 둘씩 씻어야 되겠는데?” 누군가 말했다.

 이거 상황이 복잡해졌다. 둘씩이면 내가 이 작고 싱거운 깍두기랑 같이 씻어야 될 판이다. 나는 상관없지만

내 목 아래를 응시하던 G와 눈이 마주쳤다. 갈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이거 보기와는 다르게 음흉한 애 아냐?


 , 나는 내일 아침에 씻을 테니까 나는 괜찮아.” G가 말했다.

 먼지 뒤집어쓰고 땀 뻘뻘 흘렸는데 그냥 잘 거야?” 저렇게 우물쭈물 꼼지락거리니 장난치고 싶어졌다.

 나랑 씻어. 그럼 되지?” 일단 한마디 지르고 반응을 살피자.

 ? ? , 난 싫어. 혼자 씻을래. 다른 사람이랑 같이 씻기 싫어” G가 말했다.

 의외로 세게 나온다.

 알겠어, 셋이 씻으면 되…”

 ! 진짜 빨리 씻고 나올 테니까. 그럼 괜찮지!” G는 재빠르게 자기 가방에서 세면 용품을 꺼내 들고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쟤 갑자기 왜저래?’ 놀란 우리는 서로 말없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TV에선 아직도 외국인들이 피 튀기면서 주먹질을 하고 있었다. 나는 TV를 껐다.

 핫식스를 냉장고에 넣고 남은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다.

 G가 나오면 B와 다른 친구 셋이서 씻기로 해서 세면 도구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평범한 반팔과 긴 아디다스 츄리닝 바지로 갈아입었다. 낙엽이 물드는 계절이라 그런지 반팔만 입기엔 좀 서늘했다. 입던 옷 잘 접어들고 방에서 나오기까지 오분 걸렸을까 G가 방금 전 같은 자세로 소파위에 앉아 있었다. 근데 오 분이면 물만 바르고 나온거 아닌가?

 어찌저찌 셋이 샤워기 돌려가며 분주하게 씻고 나왔다. 벌써 아홉시 사십오분이 지나간다.


 띵동담임이다.

 하나, , , . 둘은 어디갔어? , 씻는 중이야. 근데 너희들 아직도 이불 안 폈니. 그만 놀고 빨리 자라. 한바퀴 돌고 오기 전에 다 깔아 놔. 또 확인하러 올 거야.” 담임 잔소리에 벽장에서 요와 이불을 꺼냈다. 요와 이불을 셋씩, 베개 여섯 개를 깔았다.

 이제 열 시, 온다던 담임은 감감 무소식이다. 포카칩은 뜯지도 못하고 이게 뭐람.

 

 

 

 숙소 불을 끄고 다 같이 둘러앉아 TV를 본다.

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의 볼륨으로 방송국에서 틀어주는 아무 영화나 보기 시작했다. 팔십 대 할아버지의 제2의 인생 직업 찾기 뭐 그런 지루한 스토리다. 내가 핫식스를 홀짝이는 동안 하나 둘씩 자러 들어갔다.

나와 G 둘만 남았다.

버스에서 하루 종일 잤으니 잠이 올 턱이 있나. 좁은 소파에 꽤 거리를 두고 앉았다. 웅크리고 앉아 손가락 발가락 꼼지락꼼지락

얘 영화 안 보고 딴생각하네.


 안자니?” 내가 물었다.

 잘거야?”

 이제 양치질하고 자려고.”

 나도 양치질하고 잘래.” G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TV끈다?”

 그래!” TV를 끄고 G를 따라 화장실에 들어왔다.

둘이서 나란히 거울을 보며 이를 닦는 모습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어색하지만 신혼 부부 같네 이거. 거울로 몇 번 눈치 보며 양치질 하려니 평소 보다 시간이 두배 더 걸렸다. 아마 내 생에 치과 스케일링을 제외하고 가장 치아가 깨끗한 상태 일거다.

그렇게 천년 같은 시간이 지나고 방에 들어가다 방문 옆 개별난방기가 눈에 들어왔다. 반팔 반바지 체육복차림인 G가 아침에 추울까 28도까지 난방 온도를 올려 뒀다.

 누울 자리 여섯 개 중 남은 자리는 벽에 가까운 두 자리였다.


 어디서 잘래?” 내가 물었다.

 제일 안쪽에서 잘게.”

 자고 있는 애들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피곤했던지 코고는 소리가 크다. 둘이 덮기 넉넉한 이불은 우리가 거리를 두고 누워도 남았다.

 나는 내 잠버릇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바로 누워 자고 아침이 되면 천장을 보며 일어나기 때문이다. 어깨가 불편해 옆으로 누워 자는 일은 별로 없지만 오늘은 옆자리 아이의 자는 모습이 궁금하니 좀 불편하게 자야겠다.


 웬걸, 내가 왼쪽으로 돌아눕는 동시에 G동시에 왼쪽으로 몸을 돌린다.

 서운하네. 아무리 그래도 등을 돌리고 자다니. 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나봐? 괘씸해서 나도 똑같이 등을 돌리고 누웠다. 계속 챙겨준 것도 모르고 에휴 이래서 답답이들은 싫다니깐. 음악시간, 체육시간, 쉬는 시간 그동안 G와 있었던 일들을 곱씹고 곱씹다 학기 첫날까지 생각이 거슬러 올라갔다.



 

 왼쪽 어깨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귀찮아. 자는 척하자

 꾸욱

 상체가 전부 흔들릴 정도로 강한 압력이 느껴졌다. 난 절대 안 일어날 거야. 비겁하게 잘 때 건들지 말라고. 두번째 자극 이후로 등 뒤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 자나? 설마 삐진건가? 웃겨. 등돌릴 땐 언제고.


 바스락

 옆구리에 미약한 무게가 느껴진다. 뜨겁고 미세하게 떨리는게 아마 G의 손인 것 같다.

어 그래 하고싶은 거 다 해. 응 그래.

 온 신경이 옆구리에 쏠린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기는 해도 더 강하게 손가락을 움직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안심하고 시커먼 속내를 드러내는 순간에 현행범으로 체포할 계획이다.

 그런데 얘가 다가올 기미가 없다.

, 별 소득 없이 옆구리에서 빠져나가는 손을 본능적으로 잡아챘다.

 히익뒤에서 새된 소리가 난다.

 G의 손을 잡고 뒤로 돌았다.

 창 밖 가로등 빛이 비치는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이 아이의 손떨림이 내 심장까지 전해진다. 살짝 벌어진 입에선 날 만지고 들켰을 때 전할 변명이 걸려서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너무 연약해서 숨이 멎을 듯 말 듯한 모습이 내 장난기에 불을 붙였다.


 ? 추워?”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진다. 바닥에 슬슬 지져지려던 참인데 절대 추울리 없다.

 ? ,

 얘도 참 바보다. 내가 하는 말이면 뭐든 응, (같이 씻자고 할 때 빼고)

 왼쪽으로 돌아누워 G를 마주봤다. 왼팔을 구십도 접어 팔베개를 만들고 오른손으로 왼쪽 팔뚝을 치며 속삭였다..

 추우면 이리와.”

 와줄까? 아니면 아까처럼 싫다고 할까?


 G가 내 품을 응시한다.

 고민할 거 뭐 있나 좋아하는 애가 안아준다는데 당연히 안겨야지. 평생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데. 고민하는 포인트를 모르겠다.

G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이내 내 팔을 베고 자신의 팔을 내 몸통에 감았다.

내 왼팔로 G의 어깨를 감싸 안는다. G의 작은 몸을 흔드는 심장박동이 느껴진다. 얘 몸은 또 왜 이렇게 뜨거워.

어깨폭도 좁고 말라서 내 안에 쏙 들어온다. 어깨뼈 갈비뼈 내 손길이 스칠 때마다 움찔거리는게 너무 귀엽다. 이 아이가 숨을 거칠게 몰아쉴수록 괴롭히고 싶다.

 뭘 해야 G의 뇌가 녹아 내릴까. 일단 반응이 온 등과 허리를 쓰다듬는다.

오른손이 골반 가까이 닿자

 으으응” G가 가볍게 도리질치며 더 꽉 껴안는다.

자그마한 머리가 목덜미를 파고든다. 허리에서 손을 떼고 등을 토닥인다.

 아래가 안되면 위를 공략해야지. 부드럽고 가는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훑다가 얼굴을 덮은 잔머리를 귀 뒤로 넘긴다. 옅은 샴푸향이 퍼진다. 그 짧은 시간에 잘도 머리까지 감았구나. G의 좋아 죽을 것 같은 얼굴을 보고 싶은데 이 각도에서는 젖살 덜 빠진 볼만 보인다.

 얼마 껴안고 있지도 않았는데 땀이 난다. 이제 좀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얜 덥지도 않나


 더워

 ? 미안!” G가 놀라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미안할 것도 많지.

 난방 온도가 너무 높나 봐. 좀만 내리고 올게.”  자리에서 일어나 난방기 계기판 숫자를 20도까지 내리고 돌아왔다.

정말 어미 기다리는 새끼고양이처럼 뚫어져라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

크게 좋아하지도 않는 애가 날 좋아한다고 온몸으로 신호를 보내니 솔직히 양심에 찔린다.

순진한 애 가지고 노는 것 같아서.

그래도 나 재미있고 너 기분 좋으면 된 거 아니겠어?


 저기, 나 추운 것 같아.” G가 내 쪽으로 몸을 슬그머니 붙이며 소곤거린다.

 이마에 땀이 맺히는데 춥다니. 목에도 습기차기 시작했으면서

 거짓말하는 게 귀여우니 그냥 안아주자.






  사귀는 부분 이후도 쓰고 있는데 힘들다

분명 머리 속에서는 더 간질거렸는데 쓰고보니 영....

만자씩 어떻게 쓰는거냐 사천자도 뒤질 것 같음

쓰면서도 등장인물 성격이 왔다갔다 해서 정신 분열 오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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