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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23화

1234(39.113) 2021.02.26 20:39:00
조회 99 추천 10 댓글 3
														

후미나가 다시 등교한 것은 며칠 지난 후였다. 그 동안 아야메와 사유리가 각각 문병을 갔었다.


그리고는 각자 자신들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것은 후미나에게 있어서도 큰 힘이 되었다. 사람이란 결국 말을 하는 것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알릴 수 있는 법이다.


후미나는 조용히 자신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 감정들을 모두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들도 고민은 많았다. 특히 사유리 같은 경우에는 치즈루를 비롯한 학교의 선생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지 이전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아야메도 그런 건 다르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하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질투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들려주었다.


완벽하게 그것을 이해했다고 후미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이나 늑대인간이 아니기에 후미나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았다. 아야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각이나 사유리가 평소 생각하는 불안불안함까지 모두 후미나는 완전히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상대가 자신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들을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바로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은 무리다. 그것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그렇지만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이해해나간다면 어느 정도 선에서 서로 잘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생각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생각대로 모든 것이 잘 된다면 전쟁 같은 일도 없었겠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래도 천천히, 서로를 이해하면 괜찮아 지지 않을까 라고 후미나는 생각했다.


조금은 무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아직 어른이 아니라는 걸 핑계대면서 후미나는 다시 학교에 갈 용기를 얻었다.


어떤 난장판이 될지 모르지만 이전처럼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후미나는 다음 날을 준비했다.


---------- 


오랜만에 학교에 갔을 때, 후미나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난리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한숨만 내쉬었다.


설마하니 며칠 못봤다고 종족을 떠나 자신에게 대시하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을 것이라고 예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야메와 사유리, 그리고 스즈메가 후미나를 지켜주려고 노력했지만 후미나에게 이미 매료된 아이들은 마치 그 동안 후미나와 만나지 못한 것을 보충하겠다는 듯 달려들었다.


그렇지만 이전과 다른 것도 있었다.


아야메는 그냥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험한 짓만 못하게 막을 뿐이었다. 사유리는 자신의 죄가 있다는 걸 아니까 스즈메의 품에 안겨 바라만 볼 뿐이었다.


폭풍의 중심에 있던 후미나는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안아주며 그녀들을 진정시켜 주었다.


조금은 쑥쓰러웠지만 약간의 스킨쉽은 때로는 좋은 약이 되기도 했다. 다른 아이들의 따뜻함, 그리고 거기에 대비되는 자신의 서늘함이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아야메는 좋겠다~아."


아이들 중 하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야메를 놀렸다. 매일 같이 점심 먹으면서 후미나 독점한다고 놀리는 모습에서 이전과 같은 광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모습에 아야메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조금은 씁쓸한 감정도 함께했다.


이제 더 이상 그녀들만의 조용하고 비밀스럽지만 행복한 시간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결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미나는 오늘 아야메, 사유리와 같이 점심을 먹지 않았다.


---------- 


"흐음.... 아야메는 많이 쓸쓸한거 같아."


점심 시간, 후미나의 빈자리가 더 없이 크게 느껴지는 것을 보며 사유리는 그렇게 말을 꺼냈다.


후미나는 다른 아이들하고 식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한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방과 후 도서관에서라면 둘은 함께 있을 수 있겠지. 그러나 한동안은 점심의 행복은 잠시 잊어야 할 터였다.


후미나는 딱히 다른 아이들에게 여지를 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피 한방울에서 시작된 그녀의 개화는 이미 존재만으로 꽃들이 고개 숙일 정도로 오싹한 아름다움으로 발전한 상태였다.


딱히 어디가 변했다고 말을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아름다움에 반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매료의 기운 같은 건 부적으로 억누르지만 그런 것이 없어도 이미 후미나는 위험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러니 이 정도는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참 간사한 법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해도 아야메는 더 없이 싫었다.


아야메는 자신만의 후미나라고 늘 생각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곁에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후미나는 마치 자신에서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오늘 점심 같이 못 먹어서 미안-


그런 아야메에게 날아온 후미나의 메시지. 그것을 보며 아야메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매일 영업으로 바쁜 나머지 혼자 저녁 먹는 아내가 된 기분이었다. 그런 아야메를 보며 사유리는 그녀답지 않은 말을 했다.


"사랑하는 소녀는 애인을 빼앗기고 우울 속에 가라앉는건가?"


아야메는 움찔했다. 분하지만 틀리지 않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기에 아야메는 젓가락을 놀리며 대답 대신 튀김을 먹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만든 고기 튀김은 언제나 그렇듯 절품이었다. 비록 식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함 없는 튀김의 맛이 아야메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잊게 해주었다.


"으음...."


식었지만 아직도 바삭한 튀김옷, 그리고 풍부한 육즙을 즐기며 아야메는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맛있어 보이는데 나 하나만 줘."


그런 아야메를 보며 사유리는 그녀답지 않게 말을 걸었다. 아야메는 왠지 모르게 미운 친구를 보는 듯한 눈으로 사유리를 바라보았다.


개과 특유의 식탐을 아는 사람이라면 감히 하지 않을 행동. 그러나 아야메는 선선히 그녀의 튀김 하나를 사유리에게 주었다.


"너무 기름져.... 맛있는데 기름져...."


받아서 한입 먹고 사유리는 그렇게 답했다.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평가겠지. 그래도 맛있다는 말은 왠지 기분이 좋은 듯 아야메의 표정은 아주 조금 풀렸다.


그래도 뭔가 말을 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었다.


아야메는 그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다시 또 다른 튀김을 한입 베어 물었다.


고기의 진한 맛만이 그녀를 달래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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