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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여동생에게 EBS 폴더를 털린 사연 2부 -9-

LL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7 17:21:30
조회 704 추천 40 댓글 10
														


 솔직히 기억도 없었다. 하지만… 이 이불을 보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보는 게 더 이상한 거겠지. 나는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아니 당한 쪽이겠지? 수련이와의 연락은? 걸리적거리는 릴리를 달고 주변을 더듬어 스마트폰을 찾아보니, 역시 부재중 연락이 잔뜩 와 있었다. 정말 곤란한 상황이었다.


 "저 오늘 공강 이에요. 퇴실까지 즐겨요. 몸으로 기억나게 해줄게요."


 "자, 잠깐 난 아직…."


 바로 힘으로 덮쳐누르는데… 역시 언니나 수련이와 달리 힘으로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모처럼 힘으로 깔려보는 귀중하지 않은 경험을 해야 했다.


 "나리 정말 사랑스러워요. 어른인데도 어린 얼굴, 작은 가슴 최고에요!"


 마지막에 한 말은 욕이지? 바로 항의하고 싶었지만 바로 입술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아직 숙취가 덜 깨서 찝찝해. 그러나 릴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혀를 얽으며 내 입안 곳곳을 훑다가 타액을 강하게 흡입해왔다.


 쮸웁! 하는 소리와 함께 기도 같이 빨리는 기분이었다. 묘사로 표현하기 정말 힘들 정도로 테크니컬해서 그대로 온 몸에서 힘이 쫘악 빠져나갔다. 이런 비슷한 키스를 해본 것 같지만, 이정도로 본격적인 건 처음이야.


 "우후후… 순진한 반응도 사랑스러워요."


 사실 내 속은 엄청 시꺼먼데… 이 여자의 기준을 도저히 모르겠어. 내 머리가 다시 생각을 할 틈도 주지 않고, 내 몸 전체에 키스를 해나갔다. 아니… 키스뿐만이 아니었다. 키스와 내뱉는 호흡이 피부를 자극하는 배분이 굉장히 절묘해서 몸이 절로 움찔거려왔다.


 내가 분명 인생선밴데! 어째선지 릴리 앞에서는 한없이 어려진 기분이야! 그저 이쪽 경험으로는 당해내지 못하는 것일 뿐일까?


 "나리의 몸 뜨거워요."


 이번에는 내 균열에 키스를 한 다음, 뜨거운 숨을 후욱 불어넣었다. 놀랍게도 하체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침부터 갑작스럽게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몸은 순식간에 함락되어갈 것 같았지만, 그걸 내색하는 것은 마지막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입에서 새어나오려는 신음성을 간신히 억누르고 릴리를 위협적으로 째릿 노려보았다. 그러나 눈이 마주쳤는데도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긴 했지만… 역시 거칠게 대해서 멀어져야 할까? 하는 수준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후욱… 이, 이러지 마!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우후후. 어째서요? 반했으니까죠?"


 너무 쉽게 반하는 거 아니야? 아니! 반하면 먼저 상대와 합의를 가지는 게 먼 저 아니야? 반했으니까 덮친다라니, 그 발상 위험하다고! 네 본국은 어떨 지 몰라도 한국에선 범죄거든?


 "난… 너한테 반하지 않았거든!"


 "이 참에 반하게 만들 거예요. 릴리 노력하겠어요."


 내 말에 데미지를 입긴 커녕 태연하게 하던 일을 계속 하기 시작했다. 릴리의 손길과 호흡이 지나가는 곳은 모두 민감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이대로는 안 돼! 선배의 위엄도 있지만, 아무튼 여러 의미로 곤란해지고 마니까! 이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멈추려면 어쩔 수 없었다.


 "장난 하냐?"


 내게서 정이 떨어질 정도로 괴롭혀주는 수밖에. 반성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볼 지는 내 알 바 아니다. 먼저 안 좋은 선입견을 심어준 건 네 쪽이니까. 바로 뺨을 후려치고 머리채를 붙잡을 생각을 하던 차였다.


 "나리! 앙탈부리는 것도 귀여워요!"


 바로 내 손목을 낚아챈 다음 찍어 눌렀다. 반대편 손도 똑같은 상황. 이게 피지컬 차이로구나. 하지만 내겐 발도 남아있으니까! 라고 생각할 때, 그 심리를 읽었는지 무릎으로 허벅지를 눌러 버렸다. 침대가 푹신하지 않았으면 엄청 아팠을 거야. 기구나 별다른 도구 하나 없는 데도 속박감이 느껴졌다.


 "우후후, 이제 완전히 제 것이 되었어요."


 "놔, 놔줘!"


 "아직 싫어요."


 완전히 덮쳐누르는 자세를 잡은 릴리는 입술을 매끄럽게 핥은 다음 내게 키스하였다. 그다음 이어서 귓가에 미지근한 숨결을 불어넣은 다음, 귓가를 살며시 핥아왔다. 미지근하고 간질간질한 느낌의 절묘한 조화를 견디기 힘들어져왔다.


 한국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고, 힘도 전혀 먹히지 않는 생애 첫 난적이었다. 어, 어쩌지? 몸을 바둥거려 보려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낌새를 잡은 릴리의 표정이 더욱 요염하게 달아오를 뿐이었다.


 머, 멈춰야 해! 좋은 생각 없을까? 퇴실 전까지 계속 당하면 또 뭐가 곤란했지? 릴리에게 붙잡혀서 몸 전체를 빼앗기는 기분이라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조차 부족했다. 슬슬 내 자그마한 가슴도 정복되어 가기 직전에 기지가 떠올랐다.


 "퇴실 전엔 씻어야지!"


 "네?"


 "지금 상태에서 옷만 입고 나갈 순 없잖아! 분명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거야!"


 퇴실 전엔 씻고 옷 입고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퇴실 직전까지 몸을 섞다가 허겁지겁 옷만 입고 나가는 것은 여러 의미로 위험한 그림이었으니까.


 "나리 말이 맞아요."


 다행히 수긍한 릴리는 드디어 내 몸 위에서 떨어져 나왔다. 상당히 허무한 해방이었다. 이미 엉망진창 당한 기분이지만 이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너무 오래 잡혀서인가 사지가 저려서 잘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 피지컬을 극복하고 뿌리치려면 근력운동이라도 해야 할까?


 "나리! 움직이기 힘들어요?"


 "으응."


 죄책감을 느끼라고 일부러 과장해서 더욱 끙끙거렸으나, 릴리는 상식 밖의 인물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나를 일명 '공주님안기'로 들어 올린 것이다. 얼굴이 쓸데없이 가까이 다가오는 구도였다. 노, 노린 걸까?


 "이대로 같이 씻어요."


 그 상태로 결국 같이 샤워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솔직히 상황부터 구도까지 굉장히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린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자마자 릴리의 상체를 살짝 민 다음 내려왔다. 왠지 정말 여자취급 받는 것 같아 쓸데없이 부끄러워.


 따뜻한 물에 찝찝한 것들이 씻겨 내려가자 드디어 안심이 되기 시작했다. 먼저 머리를 감고, 폼 클렌징으로 얼굴을 꼼꼼히 닦고, 바디워시까지 잘 쓰던 중이었다.


 "아아, 바닥 미끄러워요!"


 릴리는 정말 어색한 국어책 읽기 연기로 나를 벽에 밀어붙였다. 덕분에 내가 벽을 등지고, 릴리가 나를 벽쿵한 구도가 되어버렸다. 이거 노렸어! 분명히 노렸다고! 여긴 여기대로 내 퇴로를 차단해서 완전히 갇혔다는 실감을 자아냈다.


 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과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쓸데없이 부끄러워져 시선을 피했지만, 바로 내 뺨을 잡고 입술을 겹쳐왔다. 결국 어딜 가든 이렇게 될 운명이었구나.


 "우후후…. 퇴실 시간만 아니었어도 더 했을 텐데 아쉬워요."


 다행히 키스 한번으로 나를 놔주었는데, 그 상황이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럴까? 나오는 순간까지 심장이 쿵쾅 뛰어댔다. 내 귀 밖까지 심장소리가 들리는 기분. 그래! 이건 긴장해서 그런 거야! 설렌 거 아니야!



 파란만장한 모텔경험을 끝낸 뒤 체크아웃까지 마치고 밖에 나오자, 이제 스킨십은 가벼운 포옹정도로 수위가 확 내려갔다. 덕분에 안심되는 기분이었다. 다시는 릴리와 술 마시지 않을 거야. 절대로!


 "저와 나리와 같은 냄새 나요! 기분 좋아요!"


 같은 샴푸와 바디워시 냄새겠지. 릴리의 저런 발언 때문에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는 실감만 들었다. 이제 밖이니까 계속 궁금했던 것을 이제 물어볼 여유가 생겼다. 실내에서라면 이 질문만으로도 곧바로 덮쳐올 지도 몰랐으니까.


 "저기, 릴리는 내 어디에 반한 거야?"


 반드시 반한 포인트들을 콕 집어서 고쳐버리겠어! 난 그렇게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어필을 할 거니까!


 "검은 머리 좋아요. 저보다 나이 많은데 어린 얼굴도 좋아요. 냄새 안 나는 것도 좋아요. 깨끗한 피부 좋아요. 저보다 작은 체격도 좋아요. 그리고 작은 가슴 정말 사랑해요! 페어리 같아서 사랑해요!"


 나 설마… 서양인이 동양인 여성에게 가진 환상의 결정체였던 것일까? 그리고 모텔에서 말한 작은 가슴부분… 진심이었냐! 순간 울컥했지만, 화내면 그것도 사랑스럽다고 할 것 같아서 무서웠다. 네가 좋아할 만한 부분들을 제거할 거니까! 반드시 떨어지게 만들어 주겠어!


 검은 머리…는 염색하면 되지만, 취업반인 내가 면접을 하러 다닐 텐데 염색? 무조건 마이너스였다. 이건 제외. 어쩔 수 없지.


 릴리보다 많은 나이인데 동안…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이는 진짜 탄생년도를 이제 와서 바꿀 수 없고, 서양인 기준에서의 동안도 내 잘못은 아니었다. 그냥 너희들이 너무 빨리 삭는 거야!


 체취가 안 나는 것은 한국인 특유의 체질이었다. 물론 오래 안 씻고 다니면 냄새야 나겠지만… 그랬다간 사회생활은 그냥 아웃이었다. 릴리를 떨쳐내려다가 사회에서 격리당할 거야!


 깨끗한 피부는 약간은 타고 난 것도 있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정체였다. 당연히 기업 면접을 볼 때도 자기관리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피부를 본다는 소문도 있으니까. 아니 면접이 아니더라도 피부는 양보 못해!


 남은 건 결국 릴리보다 작은 체격과, 콤플렉스인 가슴이었다. 절망스럽지만 이것도 더 이상 성장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난 릴리의 이상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가슴이 조금만 더 컸어도! 두 세 살만 더 어렸어도!


 "어때요? 나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죠? 우리 사귈까요?"


 정말 억울하지만 나와 비슷한 조건의 사람도 있을 텐데, 하필 나를 먼저 만난 모양이다. 아니야! 이미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포기하게 만들자. 항상 그래왔잖아!


 "미안하지만…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맞아요. 소라에게 들었어요. 나리 좋아하는 사람 있어서 고백 많이 거절했다고 했어요."


 "그걸 알면서?"


 알고도 밀어붙인 거였냐! 터무니없는 녀석이야. 아무튼 그런 고로 네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은 없으니까.


 "저는 섹스 프렌드도 좋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제가 더 좋아지면 받아줄게요."


 이 녀석 길거리에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개방적인 데에도 정도가 있지. 뭐? 섹스 프렌드? 여긴 한국이거든? 난 그런 불성실한 관계를 가질 생각 없으니까! 이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릴리는 가볍게 웃어 보이며 캠퍼스 건물 방향으로 사라져갔다. 취업반이 될 새 학기는 예상보다 다사다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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