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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EBS 그림 그려준 게 감사해서 쓰는 번외편 -그 때 우리는-

LL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05 23:42:15
조회 852 추천 27 댓글 6
														

 원본? 만화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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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고마워! 잘 먹을게."


 "으응."


 자신이 돌아가야 할 옆집으로 향하는 여동생을 향해 속으로 용서를 빌어야 했다. 아마 집에 가면… 수련이가 있겠지만 그 일용할 양식과 퉁치려는 마음으로 아주 든든히 싸주었으니까 용서해 주겠지?


 아침에 엄마에게 연락이 왔을 때, 아주 기꺼이 공부할 수련이를 위해… 아니 사실 나를 위해 나리의 방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사실 나도 이렇게 잔인한 언니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옆집에 나리가 이사 온 이후로 대놓고 알콩달콩한 시간마저 방해받았기에 견제수로 넣어준 것이었다.


 유리가 없을 때는 그냥 없는 거였고, 있을 때는 벽에 귀를 대고 있는지 뭔가 할 낌새만 보이면 곧바로 방해를 해 와서 솔직히 욕구불만 상태였다. 그리고 나리의 정신이 빠져있을 오늘이 기회였다. 간만에 유리와 좋은 시간을 보내야지. 우선 속옷부터 귀여운 걸로 갈아입을까? 고민하는 틈에 도어 록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왔어!"


 "기분 좋아 보이네?"


 돌아온 유리는 손에 작은 케이크 상자를 들고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나리의 집에 수험공부 해야 할 사촌 동생을 심어놨다는 연락을 할 때도 흥분한 낌새가 보였는데, 그 등쌀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너무 대놓고 방해했으니 어지간히 눈엣가시였던 모양이었다.


 "밥부터 먹자."


 "응!"


 상 한가운데에 김치찌개를 두고, 각자의 밥공기를 조금씩 채워 배치를 해 보았다. 소박하지만 가정적인 느낌의 밥상이었다.


 "이따 케이크도 먹어야 하니까 이만큼이면 되지?"


 "케이크 들어갈 배는 따로 있긴 한데…."


 사실 오래 봐오면서 익히 아는 거지만 유리는 대식가가 아니었다. 아마 케이크는 기념 삼아 조금만 먹고, 내가 손수 차린 것들로 가슴 깊이 채우고 싶어서 대는 핑계가 확실했다. 그 마음이 너무나 기뻐서 그릇 안에 밥을 한가득 채워주었다. 그럼 케이크는 내가 더 많이 먹어야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건데!


 =내가 찍은 폴더랑 그거 큰엄마에게 보내고 우리 사이를 인정받자. 응?


 벌써 싸우나? 역시 방음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네. 어쨌든 지금 것은 못 들은 걸로 해야지. 역시 식사를 하는 유리도 조금 난처한 표정이었다.


 "간만에 오붓한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방음상태가 너무 안 좋네. 역시 이사를 가거나 방음벽 공사라도 하는 게 좋을까?"


 확실히 이런 상태면 프라이버시고 뭐고 없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사는 반대야! 유리와 나의 연인 관계가 시작되고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니까! 내겐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들이 살 법한 으리으리한 곳보다도 여기가 더욱 멋진 장소니까.


 "이사는 반대야."


 "사실 나도 그래. 우후훗."


 옆집에서 나는 자잘한 소음을 배경음악으로 삼다보니 제법 익숙해져왔다. 이 정도의 생활소음이면 굳이 방음이 필요할까? 싶었다. 역시 쓸데없는데 굳이 돈을 쓰지 않아도 되겠지? 무엇보다도 지금 경제적으로 부담을 지는 건 유리니까.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보자고 해야지.


 그렇게 우리는 오순도순 예전처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케이크 타임이야! 사실 여기가 메인이라고! 상자를 열어보니 구름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른 생크림과 LOVE라는 글자가 적힌 초콜릿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나를 향한 유리의 마음이겠지? 케이크 디자인을 고른 것은 유리니까! 유리의 이런 소소한 디테일을 챙기는 점은 항상 사랑스러웠다. 거기에 보응하듯 유리의 사랑을 테이크아웃 하는 느낌으로 초콜릿을 내 접시로 옮겨놓았다. 이 마음만은 내 거야!


 "맛있어 보이지?"


 "응!"


 우선 케이크를 포크로 찍어서 한 입 먹어 보았다. 혀를 타고 녹아드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케이크시트와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역시 유리의 센스! 그 다음엔 이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초콜릿을 먹으려다가 문득 포크를 멈추었다.


 아마… 유리가 오늘 밤에 간만에 나와 뜨거운 시간을 기대하고 어필하는 걸 수도 있었다. 근데… 사소한 잡음이 계속 들려오는데 우리의 소리가 저기로 새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특히 지금이야 둘이 뭔가 투닥 거리고 있다 해도, 이따 시간이 지나서 저쪽이 잠잠해지면 방해하러 올 수도 있었다. 수련이의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명분이 있으니까 각 잡고 따지러 올 지도. 아니야! 벽에 귀를 기대고 있지 않으면 그렇게 디테일하게 들리지 않을 거야!


 "아리야?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해?"


 "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평소와 같이 생각에 깊이 잠겨있었던 모양이었다. 여기서 얼버무리려면… 이거닷!


 "에잇!"


 "꺄앗!"


 케이크에 올라가 있는 생크림을 유리의 뺨에 살짝 묻혀왔다. 그리고 이걸 혀로 핥아주면… 에헤헤. 벌써 눈빛도 살짝 아련하게 촉촉해져오는 게 내 다음 행동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처음 의도대로 생크림이 묻은 뺨을 혀로 살짝 핥아 주었다.


 행동까지 마치자 유리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방해 없이 너무 오랜만에 꽁냥 거리다보니 예전에 익숙해졌을 때보다 더욱 분위기가 가볍게 달아올랐다.


 "아리! 너어 정말!"


 "꺄아아!"


 유리가 주먹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모습에 오버액션을 하며 살포시 쓰러져 보였다. 유리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밑밥을 깔았으니까! 모, 모처럼 간만에 찾아온 기회이기도 하고, 아직 한창 뜨거울 때니까 벌써 유리와 하나가 되고 싶어진 기분이었다. 벌써 머릿속에서는 19금 스위치가 딸칵 들어갔다.


 =우으으….


 잠시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유리도 들었는지 나를 덮쳐누르려다가 살짝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거… 아리 동생 목소리였지?"


 지, 지금은 날 봐달라고! 갑자기 그렇게 무드가 깨지면 팍 식잖아! 저건 그냥 배경음이야! 모른 척 해달라고! 우선 시치미를 떼자! 우린 아무 것도 모르는 거야!


 "무, 무슨 소리?"


 =헤헤헤… 언니 만족했지?


 =후욱… 아, 아니거든. 우읏!


 =여기 질척여.


 교성이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들리면 더 이상 잡아 뗄 수 없었다. 그나저나 나리! 너 나 일편단심 아니었어? 조금 마음이 복잡해지는데. 근데… 동거한지 단 하루, 아니 몇 시간 만에? 요즘 젊은 것들은 참 대단 하구나….


 "화, 확실히 나리와 수련이 목소리긴 한데…."


 =이, 이거야! 좀 더!


 하아… 진짜 뭘 하고 있는 거야. 왜 부끄러움은 듣는 나의 몫인 거냐고! 지금 옆집에 나랑 유리가 듣고 있거든? 자, 잠깐! 그럼 그동안 벽에 귀를 댈 것도 없이, 쉽게 낌새를 눈치 챌 수 있었던 것일까? 급격한 수치심에 얼굴이 화악 달아올라왔다. 나는 그동안 무슨 짓을….


 "옆집에서도 힘내는데, 언니인 우리들도 질 수 없지?"


 자, 잠깐 너는 여기서 갑자기 왜 달아오르는 거야! 우리 소리가 옆집에 들려오면 저기도 급 어색해질 거라고!


 "아, 아냐! 이런 건 져도 되니까! 동생들에게 들려주다니! 부끄러워서 죽어버릴 거야!"


 유리 입장에서야 생판 타인이지만, 내게는 친동생이랑 사촌동생이거든! 언니의 위엄은커녕 칠칠치 못한 이미지만 심어줄 거야! 절대 안 돼!


 "부끄러워 죽지 않으려면 아리가 소리를 참아야 겠네?"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유리가 필요 이상으로 짓궂어졌다. 지금 표정을 보면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여. 물론… 나도 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은 진짜 위험한 걸! 필사적으로 생각을 쥐어 짜낸 끝에 신음소리를 옆집으로 흘려보내지 않는 방법을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유리의 양 뺨을 살며시 잡고 빠르게 입술을 겹쳤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부드럽고 따스한 감각. 빨갛게 달아오른 뺨과 호흡이 가까이 다가와서 이게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여, 여기서 더 하고 싶은데. 어쩌지?


 "유, 유리야!"


 "응?"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유리의 모습이 예전보다 유난히 색기가 돋보여 보였다. 너도 많이 참았구나…. 앞으로는 참지 말자고! 방해꾼도 수련이가 대신 처리했으니까!


 "당장 내일이라도 방음벽 공사 어때? 그러면… 우리의 소리가 새어나갈 걱정 없이 마음껏…."


 내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유리는 내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한 다음, 옷을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아, 아직 씻지 않아서 창피한데. 지, 지금은 참고 방음벽이 설치되면 그 때 이어서… 해도 되는데.


 "방음벽 공사는 물론 할 거야. 근데… 이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오늘 밤 뿐이잖아. 그렇지?"


 유리는 말을 이어가면서도 능숙하게 내 옷을 하나씩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아아… 내 여자 친구는 욕구가 하도 쌓여서 이렇게 변태가 되어버렸구나. 이 몸을 바쳐서 원래대로 되돌리는 수밖에. 그나저나 유리가 갑자기 리드하다니… 이건 귀중한 경험이야! 만끽해 주겠어!


 "와, 와줘."


 "우후후… 입 잘 막고 있어야 해?"


 "노, 노력해 볼게."


 유리의 입술이 내 민감해진 피부를 스치기 시작하자, 벌써부터 신음성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시작하자마자 혼자 가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까… 눈을 꽈악 감고 양 손으로 입가를 살짝 틀어막고 견뎌 보았다. 그다음엔 섬세한 터치로 내 가슴을 살며시 쥐어 보였다. 조금 차갑지만 간질간질한 손길이었다.


 "우읍…!'


 역시 새어나오려는 소리를 막아내기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 몽롱한 느낌으로 유리를 받아들이며 다시 입맞춤을 해올 때, 희미한 생크림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케이크를… 그래!


 "자, 잠깐만."


 "으응?"


 내가 몸을 살짝 밀자, 유리는 살짝 아쉬운 표정으로 상체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게 있었어! 바로 케이크 위에 있던 LOVE가 새겨진 초콜릿을 들어보였다.


 "이거 반씩 먹을래? 물론 같이 녹여먹는 걸로."


 유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가 뺨을 발그레 붉히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나는 달콤쌉쌀한 초콜릿을 혀에 올린 다음, 유리를 끌어안으며 혀를 얽어보았다. 이것도 오랜만에 느껴서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다. 사랑해서 달콤했고, 그동안 방해받은 기억 때문에 씁쓸했고, 오랜만에 해서 더욱 끈적해지는 맛을 모두 표현해내는 기적의 재료였다.


 우리는 입맞춤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열중할 수 있었다. 초콜릿이 우리의 타액에 섞여 하나가 되어 녹아들어가는 감각. 혼자 삼키지 않기 위해 조절하며 서로 혀를 이용해 먹여주는 긴장되는 순간까지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되어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별 것 아닌 것이 계기였지만 이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 유리와 와줘."


 "으응."


 유리는 다시 내 위에 올라타서 아랫배부터 가슴까지 가벼운 키스를 남기며 올라갔다. 이 행동은… 잊을 리가 없었다. 내가 떠난다고 했을 때, 유리가 나를 만족시키려고 했던 행동이었다. 이런 사소한 행동일 뿐인데도 내 몸이 유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다음엔 내 균열 안에 약지를 조심스럽게 넣은 다음 가슴을 잘근 깨물며 핥아나갔다. 절로 어금니에 힘이 들어가자, 입술을 겹친다음 혀로 치아를 살살 두들리며 입을 열어 안을 정복해나가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가 그 날에 해줬던 행동이었다. 유리의 몸도 나를 기억해 주었다는 감동이 가슴을 더욱 벅차오르게 만들어주었다.


 이번엔 귓불을 살며시 깨물어주며, 내가 다치지 않게 하려는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그 날의 사랑과 기억으로 절로 입에서 신음성이 새어나오려고 할 때였다. 이미 내 마음과 연결된 것처럼, 교성이 새어 나오기 전에 빠르게 키스로 입을 막아준 다음 겸연쩍게 웃어보였다.


 "어때? 방금 순간까지 아리와 한 마음이었을까?"


 그 나지막한 목소리는 내게 정신적인 충족감을 그 어느 때보다도 채워주었다. 그 마음을 느끼기 위해, 상체를 일으켜 유리의 몸을 살짝 끌어안아 보았다. 오른쪽 가슴으로 느끼는 유리의 심장. 내 반쪽은 이미 예전에 유리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던 거였구나.


 "오늘은 이대로 있어도 될까?"


 "물론이야."


 역시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서로의 평온한 체온과 심박을 느끼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일체감으로 마음이 놓여왔다.





 띵동-


 이른 아침부터 초, 초인종? 누가? 왜? 옆에서는 모처럼 리드하느라 기력을 소진한 유리는 알몸 위에 이불을 살짝 덮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나 역시 지금 차림새가 말이 아니지만… 내, 내가 응대하는 수밖에.


 "누구세요?"


-나야.


 "… 무슨 일이야?"


-잠깐 할 말이 있어서.


 지금 나리와 대화를 나누면… 어젯밤 일이 계속 떠오를 것만 같았다. 아니, 지금도 실시간으로 떠올라서 진정되지 않아서 무슨 실수라도 저지를 것 같아! 나리에게 하는 말은 나에게도 하는 셈 치자.


 "… 미안.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


-자, 잠깐 열어 봐! 무슨 일인데!


 벌써 문이 철컥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절대 열어줄 수 없어! 이 꼴을 보면 태클 걸 게 분명하니까! 그리고 어제 나리의 그런 목소리를 들어서 얼굴 보기 정말 창피하니까! 계속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떠올라버리니까!


 "그… 어제 격렬하게 하는 게 여기까지 들려서. 엿들을 생각은 아니었어! 정말 미안해!"


 말을 내뱉고도 급격하게 창피해져서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무릎을 꿇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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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에 없던 장면을 회로로 그림을 그려주셔서 보답하는 마음으로 짧게나마 적었어요 'ㅁ'/
 케이크의 LOVE 초콜릿?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어서 저도 회로를 태웠어요.
 
 나리와 수련이의 대사가 나오는부분이나 마지막 부분은 2부 2,3편과 비교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 시점에서의 아리와 유리는 육체적인 꾸금씬을 굳이 쪄올 필요도 없을 정도의 관계라서 디테일하게 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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